전출처 : 이매지 > CmKm
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서로 다른 cm의 신발을 신고, 서로 다른 km의 도시로 떠나는 거야!'라는 의미의 cmkm은 이미 지난 해, JP(김진표)가 JPHOLE이나 그의 미니홈피에서 이야기하였기 때문에, 참 오랫동안 기다리고 또 기다려온 책이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또 사진을 잘 찍기도 하는 JP의 여행기라. 어떤 느낌일까 하는 마음에 읽기 시작. (다른 5명에게는 솔직히 그다지 관심은 없었다. 미안하다.)

 처음에 시작되는 파트는 <정신과 영수증>을 지은 정신의 도쿄 생활기이다. <정신과 영수증>에 대해서는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좀. 그저 일상이다. 뭔가 그 영수증을 통해서 다른 어떤 것을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 오늘은 이거 샀어.'라고 자신의 다이어리에 써도 무방할 것을 이리 써놓았다. 책의 처음에 배열되어 있어서, 참으로 시작부터 실망해버렸다.

 두번째 파트는 내가 바라고 바라던 JP의 동유럽 여행기. 생각보다 사진이 많이 실려있지 않아서, 내심 DVD를 보면 더 많이 볼 수 있는건가 싶어진다. 자신이 직접 차를 운전해서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고, 얽매임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도 한 번 자동차로 동유럽을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면허도 없으면서.) 여행기의 성격과 여행안내서의 성격이 그래도 어느정도 잘 어우러진 파트였다. 여담을 붙이자면, 전체적으로 봤을 때, JP 참 글쓰느라고 욕봤다. 분량도 젤 많다.

 세번째 파트는 임상효의 파트이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감성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이 파트가 가장 괜찮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이게 무슨 여행기이냐?'라고 반론의 여지가 많지만...사랑이 끝난 뒤에 감정에 대해서 감상적으로 써놓은 글에는 고개가 끄덕끄덕. 하지만 마지막에 레스토랑, 쇼핑샵 등에 대해서 소개해놓은 파트에서는 그저 혀를 내두를 뿐. 전적으로 그녀의 취향에 맞는 그런 곳들에 대한 소개. 나는 갈 일 없다.

 네번째 파트에서 장윤주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그녀가 만든 Fly away라는 노래에 한동안 빠져있었기에 좋은 감정이 있었지만, 책에 실어놓은 사진도 제법 잘 찍어놓았기에 호감은 플러스. 멤버들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이기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에 혼란스러워하는, 지금의 나와 같은 상태에 공감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모델이라는 직업도 있고, 음악을 하고자 하는 꿈도 있지 않은가.)

 다섯번째 파트는 홍진경의 이야기. 사실 홍진경하면 조금은 가벼워보이는 듯한 이미지였는데, 책에 실린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가난한 글 몇 줄'을 통해서 그녀가 생각보다 깊이를 가지고 있는 사람임을 느끼게 되었다. 이 역시 예상외의 발견이랄까. 하지만 사진 한 장 없어서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마지막 파트는 나얼의 이야기. 자메이카에 간 그는 그림을 통해서 자신의 여행을 표현했다. 글이라곤 자메이카에 도착한 이야기 약간뿐. 그게 좀 아쉽다. 자메이카는 아무래도 접해보기 어려운 나라이긴 하니까. 하지만 그림만으로도 자메이카를 어느정도 느낄 수는 있었다.

 이 여섯명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생활을 팽개치고, 과감히 떠난다.(이 책을 만들기 위해서 떠났다는 점에서 보면 일을 하러 떠난거라고 볼 수도 있으려나?!)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젊음이 부럽게 느껴졌다. (사실 나도 누가 돈 좀 대줘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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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올 여름 큰맘먹고 해외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 호텔팩으로 유럽에서 빡빡한 일정을 고생스럽게 소화할 것이냐, 홈스테이로 호주에 머물며 여유롭게 내 생활을 즐길 것이냐를 고민하다 결국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유럽에 대한 미련을 여행기로 달래보고자 이 책을, 덜컥, 사버렸다. 평소 김진표의 사진들이 느낌이 참 좋았기 때문에 18000원이라는 거금에도 불구하고, 김진표를 한 번 믿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쓸데없는 말 하나, 책값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종이 재질도 별로고 그다지 오래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닌데, 게다가 나처럼 집에 DVD 플레이어가 없는 사람은 같이 포장되어 있는 DVD는 그냥 무용지물에 불과한데, 그래서 18000원이라는 돈이 온전히 책값으로 계산되는데 책의 질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1. 정신의 도쿄 여행기

'여행기'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많이 미흡한 파트라 생각한다.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도쿄에 가서 돈을 쓰며 영수증을 모았는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엔 단지 영수증을 모으기 위해 도쿄에서 생활한 것으로밖에는 안보인다. 대체 그녀가 쓴 택시비나 통조림 영수증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한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여섯 파트의 이야기 중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책의 맨 앞에 나와있어서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내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2. 김진표의 동유럽 여행기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김진표의 글보다는 그의 사진이 내 마음을 더 많이 울렁거리게 만들었는데 너무나 자유로운 표정으로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자동차를 리스해서 동유럽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쯤이면 지금 나의 어두운 표정도 그처럼 투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드라이브 코스로 죽인다는 두브로브니크의 길을 나도 한 번 달려보고 싶다.

3. 임상효와 장윤주, 홍진경의 파리 여행기

상당히 감상적으로 쓰여진 글이다. 여행기라기보다는 차라리 에세이에 가까운 글인듯. 그녀들은 마치 사랑을 잊기 위해 파리로 떠난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떠난 파리에서 과연 사랑을 잊고 자신을 찾아서 돌아왔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재미난 여행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글은 그럭저럭. 여행에 대한 기록이기보다 자기 내면의 기록이 더 많은 파트라.. 사실.. 별로였다. 하지만 홍진경이 쓴 글들은 기대보다 꽤 괜찮았는데 단지 사진없이 담담히 글만 담겨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평소 그녀의 가벼운(?) 이미지들을 생각했을 때 그녀가 쓴 글들은 상당한 무게가 담겨있는 듯..

4. 나얼의 자메이카 여행기

브라운 아이즈,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노래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나얼의 그림들 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꼭 사진 같이 그려진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 자메이카라는 나라에 가서 그 아이들을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때론 길게 늘어뜨려진 글보다 이렇게 간단한 그림이 마음을 더 울릴때가 있나보다. 여행에 대한 감상은 거의 없었지만 그림을 통해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책이라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는다. 한편으론 이렇게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새로 얻기 위해,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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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닉네임을뭐라하지 > "CmKm" 惡評 혹은 毒說
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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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근히,
다카하시 아유무의 "love&free"와 같은 느낌을 받길 원했다.

꽤나 기대한 책이었다.
표현을 빌리자면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였으니까.


"우리 이제, 서로 다른 cm의 신발을 신고
서로 다른 km의 도시로 떠나는 거야!"

제목은 여기서 따왔다.



그럼 이제부터
지극히 주관적인 썰.



1. 정신 part

- 젊음의 아름다움은 커녕 여행에서의 신선함마저 느낄 수 없었다.
매너리즘과의 접점에서 근근히 써낸 듯한 느낌.
이 정도라면 개인 홈페이지 다이어리란에만 써도 무방하지 않을까,
하는 아주 괘씸한 생각을 했다.


2. 김진표 part

- 김진표는 말이 너무 많았다.
어줍잖은 산문력으로 인해 비문을 비롯, 읽어내기 힘든 문장들이 곳곳에 눈에 띄였다.
다행인건, 중반 이후부터 문장들이 그나마 다듬어졌다는 것.
글보단 사진을 좀 더 싫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개인적인 단상
(아직 덜 읽음 -_-)


3. 임상효, 장윤주 part

- 기대도 안한 이들의 파트가 그나마 괜찮았다.
장윤주 part는 많이 흡족했다. 글이나 사진이나.


4. 홍진경 part

- 기존의 이미지가 부숴지는, 꽤나 느낌이 좋은 글이었다.
아쉬운건 사진 하나 없이, 그녀의 표현을 빌리자면, '가난한 글 몇 줄' 뿐이라는 점.
어라, 근데 詩란다. 그래서 함구한다.


5. 나얼 part

- 여행에 대한 기록이 많이 부족해 섭섭했다.
그의 개성이 한껏 발휘된 일러스트들은 좋았다.



그래도 총체적(-_-)으로 봤을 때
젊음의 열정이 느껴지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

책속엔 서울에만 지점이 있는 레스토랑의 쿠폰이 들어있었다.

뭐냐, 지방민은 등한시하는 이 폭력성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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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야클 > 중독성 있는 소설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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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묘한 소설이다. 더디게 읽히며, 지루한듯 하면서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소설. 매력이 없으면서도 어쩐지 끌리는 구석이 있는 여주인공. 추리소설인듯 하면서도 어찌 보면 아닌듯하고. 옮긴이의 말에도 나오지만 어느 한 장르로 구분하기 곤란한, 다양한 시각의 독서가 가능한 소설이다.

1.추리소설로서의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사람들은 추리소설을 왜 읽을까? 가슴 깊이 밀려오는 감동을 위해서? 범죄에 대한 새로운 지식습득을 위해서? (설마....)

난 오로지 책 읽는 동안 숨막히는 스릴을 만끽하고  범인이나 탐정과의 논리적인 머리싸움을 즐기고 막판에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를 위해 추리소설을 읽는다. 따라서 한번 손에 쥐면 다음장이 궁금해서 견딜수 없는 그런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 책은 추리소설로서 거의 낙제점에 가깝다. 스피디한 이야기 전개도 아니며, 범인과의 숨막히는 두뇌대결도 없으며 그 흔한 소소한 반전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집중력 있게 읽힌다. 신기하지 않은가?

2. 이 책의 매력

역설적이지만 더디게 읽히는데 이 책의 매력이 있다. 책 전체에 걸쳐 하나하나 곱씹어 볼만한 멋진 문장들로 넘쳐난다. (난 책 읽는 동안 내내 이 책의 작가가 감수성 넘치는 여성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자주했다. 이렇게 지극히도 추리소설작가다운 외모를 몇번이나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작가들이 그렇겠지만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라든지, 상황설명들에 대해 문장 하나하나 공들여 쓴 자국이 역력하다.  '대충' 책을 넘겨서 눈에 띄는 몇개만 옮겨보겠다.

"나는 항상 패배자들에 대해서는 마음이 약하다. 환자,외국인,반에서 뚱뚱한 남자애,아무도 춤추자고 하지않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보면 심장이 뛴다. 어떤 면에서는 나도 영원히 그들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항상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p71

"나는 정기적으로 그때의 기억을 눌러버리려 했고 오랜 시간 동안 성공했었다. 그렇지만 단지 흘긋 들여다보기만 해도 때때로 기억 한 조각이 빛 속으로 끼어들어올 수 있다"  p30

"내 삶은 자그만 즐거움에 좌우된다" p101

"그런 날에는 도저히 잠들 수 없었다. 그 애의 가쁜 숨결이 미묘하게 변하기만 해도,나는 잠에서 깼다. 종종 나는 잠에서 깬 채로 그냥 누워서 내가 숨쉬고 있는 공기가 그 애가 방금 뱉어낸 공기일까 생각하고는 했다." p77

문장의 수려함을 떠나 약자에 대한 따뜻한  동정심과 불의에 대해 불같은 분노를 가진 스밀라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도 이 책을 빛나게 한다. 누가 표현한 차갑고도 뜨거운 여자, 스밀라. 역시 소설은 주인공이 멋지고 볼 일이다.

3.소설을 다 읽고

소설 읽는 내내 쥴리아 오몬드를 스밀라의 얼굴에 대입시키며 읽었다. 이미 영화를 본지 오래되어 소설과 얼마나 다른지도 기억이 안나지만 다시 한번 보는것도 괜찮을듯하다. 아직 식지않은 책의 여운도 느낄겸.

짜릿한 재미도 없고 어떻게 보면 지루할 수도 있는 책이지만 가끔씩 다시 꺼내 읽을것만 같은 소설이다. 이런것도 중독일런지.



피에쓰1. 책의 매력으로 보자면 별5개도 아깝지 않지만 '추리소설'로는 별 3개 이상 줄수 없으므로 평균해서 별4개랍니다. ^^

피에쓰2. 책의 군데군데,그리고 막판에 집중적으로 기생충에 대한 깊숙한 얘기들이 나옵니다. 혹시 기생충에 관심 많은 알라디너(누굴까?^^)가 계시다면 한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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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lunamoth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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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웅이 아니다. 한 아이에 대한 애정이 있었을 뿐이다. 나는 그 아이의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그 손에 내 집념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나 말고는 아무도."

눈을 기억합니다. 더 부연할 것도 없이 진부한, 누구나 갖고 있을 그런 개인적인 삽화와도 같은 얘기입니다. 세상의 끝에 서서 끝없이 내리는 눈을 홀로 맞으며 눈물이 내리던 순간. 언젠가 그 얘기를 언급하기도 했었지요. 그 순간 생각난건 처음으로 눈을 품어보게 된 때 였습니다. 누구도 범하지 않은 순백의 결정 위에서 한없이 쏟아지는 눈을 마주하며 그때까지 질러보지 않았던 일성을 내뱉어 봤던 풍경이었습니다. 그 순간 "세상의 중심"은 바로 차디찬 등결속으로 스며드는 눈밭의 안온함을 느끼는 제 자신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모든 비밀을 다 품어내는 것만 같은. 처음으로 눈을 느끼고, 호흡한 때를 기억합니다.

스밀라가 읽어내는 눈은 정밀한 세계속을 현미경으로 들어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누구도 못할 타고난 감각으로 그 속에 내재된 의미와 숨겨진 배후를 파고드는 발걸음은 한없이 빠져들어 매혹되는 눈의 마력과 닮아 있는듯 했습니다. 누구나 흘려 지나치게 되는 눈을 가슴속에 담아 더 없는 애정으로 품어내는 순백의 감정 역시 부럽게 바라볼 뿐입니다.

작은 결정에서 시작해서 조금씩 결빙하며 빙산과 빙하를 이루는 순간 처럼 이야기는 범위를 확대해 생각 못한 극점을 향해 다다릅니다. 그 사건의 귀결과 일련의 과정들이 그리 무상하진 않습니다. 점차 알게되어 가는 한 여인 아니 한 인간의 성장과 성취에 그리고 깊은 내면에 매료되어 그 뒤를 따르는 그림자가 되어버리니까요. 눈과 얼음과 매서운 추위의 배경속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순수한 열정이 이 소설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는것만 같았습니다.

"끝없이 방향을 바꿔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그 여정이 눈을 끌어안고 세상에 맞서 한바탕 호기를 부려보고 싶어 하던 때를 생각나게 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다만 눈을 맞으며 눈속을 걸어냈던 때가 떠올라서 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은 언제나, 그리고 여전히 경이의 순간입니다. 사위를 차갑게 식게 한 뒤 가슴속을 타오르게 만듭니다. 스밀라가 그러했듯이.

스밀라를 기억합니다. 더 이상 설명할 수 없을, 누구도 가서 닿지 못할 그 차고도, 따뜻한 어떤 이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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