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Km -Sound Visual Book - 젊은 아티스트 여섯 명의 여섯 빛깔 여행기
김진표 외 지음 / 시공사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올 여름 큰맘먹고 해외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 호텔팩으로 유럽에서 빡빡한 일정을 고생스럽게 소화할 것이냐, 홈스테이로 호주에 머물며 여유롭게 내 생활을 즐길 것이냐를 고민하다 결국 나는 후자를 택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유럽에 대한 미련을 여행기로 달래보고자 이 책을, 덜컥, 사버렸다. 평소 김진표의 사진들이 느낌이 참 좋았기 때문에 18000원이라는 거금에도 불구하고, 김진표를 한 번 믿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구매했다. 그런데 여기서 잠시 쓸데없는 말 하나, 책값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종이 재질도 별로고 그다지 오래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닌데, 게다가 나처럼 집에 DVD 플레이어가 없는 사람은 같이 포장되어 있는 DVD는 그냥 무용지물에 불과한데, 그래서 18000원이라는 돈이 온전히 책값으로 계산되는데 책의 질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되었건.

1. 정신의 도쿄 여행기

'여행기'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도 많이 미흡한 파트라 생각한다. 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도쿄에 가서 돈을 쓰며 영수증을 모았는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엔 단지 영수증을 모으기 위해 도쿄에서 생활한 것으로밖에는 안보인다. 대체 그녀가 쓴 택시비나 통조림 영수증을 보며 무엇을 느껴야 한단 말인가! 개인적으로 여섯 파트의 이야기 중 가장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책의 맨 앞에 나와있어서 이 책에 대한 전체적인 내 기대마저 무너뜨렸다.

2. 김진표의 동유럽 여행기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김진표의 글보다는 그의 사진이 내 마음을 더 많이 울렁거리게 만들었는데 너무나 자유로운 표정으로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그의 표정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자동차를 리스해서 동유럽의 거리를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쯤이면 지금 나의 어두운 표정도 그처럼 투명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드라이브 코스로 죽인다는 두브로브니크의 길을 나도 한 번 달려보고 싶다.

3. 임상효와 장윤주, 홍진경의 파리 여행기

상당히 감상적으로 쓰여진 글이다. 여행기라기보다는 차라리 에세이에 가까운 글인듯. 그녀들은 마치 사랑을 잊기 위해 파리로 떠난 것처럼 보이는데 그렇게 떠난 파리에서 과연 사랑을 잊고 자신을 찾아서 돌아왔을지 궁금하다. 개인적으로 재미난 여행기를 기대했었기 때문에 그녀들의 글은 그럭저럭. 여행에 대한 기록이기보다 자기 내면의 기록이 더 많은 파트라.. 사실.. 별로였다. 하지만 홍진경이 쓴 글들은 기대보다 꽤 괜찮았는데 단지 사진없이 담담히 글만 담겨있어서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평소 그녀의 가벼운(?) 이미지들을 생각했을 때 그녀가 쓴 글들은 상당한 무게가 담겨있는 듯..

4. 나얼의 자메이카 여행기

브라운 아이즈,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노래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인지 몰라도 나는 나얼의 그림들 또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꼭 사진 같이 그려진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나도 한번쯤 자메이카라는 나라에 가서 그 아이들을 한 번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다. 때론 길게 늘어뜨려진 글보다 이렇게 간단한 그림이 마음을 더 울릴때가 있나보다. 여행에 대한 감상은 거의 없었지만 그림을 통해 그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전체적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책이라 아쉬운 마음이 많이 남는다. 한편으론 이렇게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위해, 자신을 버리고 새로 얻기 위해, 어디론가 훌쩍 떠날 수 있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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