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기적 밍기적..어제 너무 늦게자서..아침 10시에 깨어나..부랴부랴..현태준,이우일의 도쿄여행기를 읽고..점심을 먹은후..도서관에서 고래와 십시일반을 빌려왔다..거리의 눈이 질퍽거리고..또는 사박사박 눈을 밟으며..집에 돌아와 컴퓨터를 켜서..네이버 뉴스를 봤다..근데 이게 웬일?..내 눈이 잘못됐나?이은주의 자살보도가 신문 면면마다 장식되어 있었다..설마..거짓말이 너무 심한걸..하고 기사를 훑어보니.이게 장난이 아니었다..사실 지금은 상당히 쇼크를 먹은 상태다.장국영의 자살이후..또 다시 이은주라는 배우의 자살이라니..이은주는 사실 처음 봤을때부터 내 이상형의 여자였다..물론 편차가 있겠지만..보면 볼수록 이은주의 매력은 깊어서..비록 목소리가 중석적일지 망정..아름답게 느껴졌다..이은주의 모습을 처음 만났던때가 드라마 카이스트..도도하면서도 차가운...하지만 너무 고지식해서.나에게는 불편함이 스치기도 했던..그러나 이은주를 그때 상당히 좋아했었고..그 후의 활동을 눈여겨 보게 된 계기가 이 드라마에서 였다..그리고 난후 이은주의 모습을 영화로 종종 만날수 있었다..노출 연기를 불살랐던 오 수정..이은주의 솔직하고 발랄한 모습이 눈에 띄었던 연애소설,눈 먼 연기를 소화해낸 안녕 유에프오..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짧았지만 강렬한 역을 해내..또 한번 이은주에게 빠져들었었다..그후 드라마 불새에 출연해..이서진과 에릭의 사랑을 받으며..흔히 표현하면 주가가 오른 모습을 볼수 있었다..그 드라마를 보면서..이은주에게서 여지껏 보지 못했던..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했고..불새 이후 주홍글씨로 반갑게 볼수 있었다..물론 오 수정 이후 그녀에게 부담이 됐을 노출연기를 다시금 발견해서..맘이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이은주가 실제로도 버거웠는지..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의 계기가 되었다고..기사에 써있다..자세히는 모르겠지만..이은주는 정말 배우로선 짧은 생이라고 할수 있다...무엇보다 아쉬운건..그녀가 출연할 영화와 드라마를 다시 못 본다는 사실..장국영의 경우처럼..그녀가 출연했던 작품을 답습하며..만나야 하는 그런 경우는..상당히 절망스럽다..실상의 이은주를 다시는 볼수 없다니..지금도 믿겨지지 않는다..눈 내리는 날에 이게 무슨 황당하고 미끄러지는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참..뭐라고 쓰기도 좀 그렇다..그녀를 편히 보내줘야 한다고?..난 정말 이 이상한 생각을 하나 해본다..연애소설이란 영화에서 이은주가 시계를 깨서 바늘을 앞으로 돌리는 장면이 있는데..그것처럼 나도 시간을 되돌려 그녀의 자살을 막고 싶다..이게 무슨 경우인가..연예인들의 잇따른 울분을 토하는 모습이라니...이런 모습은 보기 싫은데..도대체 난 믿을수가 없다..어제와 오늘의 차이가 이렇게 클줄은 몰랐다..내 마음을 가라 앉히기 위해 물이나 마시고 잠이나 더 자고 싶은 기분이다..정말..이건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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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자살 팬카페 애도물결
[고뉴스 2005-02-22 15:03]    

(고뉴스=권연태 기자) 드라마 <불새>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은막과 스크린을 누빈 최고 여배우 이은주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자택에서 목을 매 자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네이버 이은주 팬카페의 팬들은 이은주의 돌연한 자살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연예계 동료들이나 관계자들도 믿기지 않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며 슬픔에 잠겨있다. 동료들은 이것이 진짜냐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팬들도 팬카페를 찾아 사실확인을 위해 분주하다.

한 팬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사실이 아니길....."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팬은 "왜 그러셨어요"라며 글로 울먹였다. 또 다른 팬은 "오보이길 바란다"며 슬픔을 넘어 절규하듯 분노를 터뜨렸다.

네티즌 B모씨는 "왜 그랬는지.. 넘 좋은 연기자 였는데.. 넘 꿈만 같다.."며 참담한 현실에 절망을 표현했다.

한편 분당경찰서 서현지구대 관계자는 본지에 "오후 12시경 초동수사에 들어갔다"며 "사인은 아직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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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sooninara > 배우 이은주

나와 전화 통화하다가 상대방이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왜? 이은주가 자살했다고 인터넷에 떴어..거짓말..아니 정말이야..굵은글씨로 나왔어..

순간 나도 멍해짐을 느꼈다..난 이은주를 내놓고 이뻐라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좋아했었는데..이쁘다기보단 분위기 있는 얼굴..청순하다기 보단 사연이 있어 보이면서도 지적인 얼굴..처음 '카이스트'란 드라마에서 각인된 이미지가 지금까지 이은주만 보면 떠오른다..앵앵거리는 발음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나는 좋았다.

연애편지에서의 이은주는...뭐라 말할수 없이 매력적이었다. 남들은 유치하다는 이영화를 난 줄줄 울면서 보았다. 얼마전에 텔레비젼에서 본 유에프오에서의 장님역과 번지점프의 이은주도 생각난다. 아직 '주홍글씨'는 못 봤지만 시상식에서 부른 라이브 째즈도 생생한데..

유서도 없이 목매서 죽을만큼 힘든일이 뭐였을까? 점점 어두워지는 하늘처럼 내마음도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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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낮잠을 늘어지게 자서..지금 시간이 새벽 1시를 가까이 두고 있는데도 졸립지 않다..내가 요새 책에 한도 끝도 없는 욕심이 생겨나서 하루가 다르게 읽는 속도도 붙었다..그런데 책을 읽어감에 따라 좀더 특별한거..더 재밌는거를 찾게 되었다..그나마 내가 잘 들어가는 플라시보님의 서재에서 미처 내가 읽지 못했던..하지만 플라시보님은 좋게 평가한거를 찾으면 그 수고를 덜을수 있다..이시다 이라의 포틴을 읽으며 그들의 여정을 읽어나가 기분이 좋고,,지금은 박광수의 그때 나를~그립니?라는 긴제목의 책을 읽으며..더욱 더 책에 대한 열정에 불이 붙었다.일단 오늘이 월요일..화요일은 내일이니..좀 있다 잔후..난 또 다시 부지런히 책을 읽을 생각이다..플라시보님의 리뷰를 다시금 읽다 내가 놓쳤던 책들이 하나둘씩..열댓개씩 불었기 때문이다..일단 내일 도서관에서 천명관의 고래를 빌릴수 있다..예약한 보람이 느껴지는게 바로 이럴때다..그리고 내일은 현태준 이우일의 도쿄 여행기와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읽어 두겠다고 다짐한다..내가 보고 싶은 책을 나열하자면..이영애의 아주 특별한 사랑,이명랑의 나의 이복형제들,줄리안 반즈의 그녀가 나를 만나기전,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김종광의 모내기 블루스,로맹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김형태의 곰아줌마 이야기,오가와 요코의 내가 사랑한 수식,한동원의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메뉴얼,박재동의 십시일반,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 등등이다..벌써 이렇게 가장 읽고 싶은책만도 열한개나 된다..그밖에도 순번에는 없지만 읽을 책들은 꽤나 날 기다린다..어쩌면 난 책을 읽기 보다 책에게 먹히는 쪽이 되어버린 것 같다..그래도 어쩌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나날들을 보내는게 책을 읽는 요즘이 아닐까 생각한다..영화보느라,,tv보느라..또 앞으로 다가올 대학생활이나..나에겐 책을 읽는 시간이 줄수 밖에 없을것이다..그러기에 나는 좀더 의지를 다진다..이렇게 여기다 읽을 책 목록을 작성해두면 뭐랄까 읽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 효과를 가져오기에...난 이렇게 다이어리에 적어둔다..내일은 이틀에 한번 영화보는..그런 날이다..내일은 오페라의 유령과 어바웃 어 보이,본 슈프리머시등을 볼것 같다..잠은 안오고..오늘은 또 별탈없는 똑같은 하루가 시작되고 끝을 맺고 있다..아까 폭소클럽을 보고 웃었더니..없는 잠도 달아났다..화니,지니,남녀본색,뮤직 브라더스 등을 재미나게 본것 같다..항상 똑같이 반복되는 설정속에서 난 그래도 개그맨들이 사람들을 웃기려고 얼마나 노력들을 할까..하는 그런게 느껴져서..비난같은건 차마 할수가 없다..그들도 남들처럼 물론 일을 하는거지만..아이디어를 짜고 동작을 해야 하는 개그맨들은 동작까지 치열하게 연습해서..리허설에서 심사받고..무대위에서 땀을 흘려도 그 땀이 마르기도 전에 더욱 열정적인 무대를..자기에게 맞춰진 시간동안 열심히 펼친다.그 모습들을 지켜보는 우리에겐..단 한가지..그들의 노력이 보여 웃음과 박수를 날리기 보단..그들의 개그가 웃겨서..그 개그를 즐겨주는게 더 개그맨들에게 보람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아까 책에서 못한 얘기가 있는데..난 책에서 뭐랄까..힘든 삶속에서 희망을 나열하는 글들을 보며 더 위로받는거 같다..물론 위로받기에 아직 세상물정도 모르고,,읽은 책도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지만..책을 보면 작가의 글이 내 머리속에서 나와 공감하는 부분,,또 알려주는 부분이 교차하는 그 시점에서,,만족감이 든다..사실 내가 읽을 책들도 다 삶의 모습들을 그려낸다..허구도 있겠지만..그 허구는 삶속에서 우러나오는 진리를 또 담고 있기에 그것대로 매력이 있다..이영애의 책은 대장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이영애의 에세이집을 한번 보고 싶어서이고,,좀 뒷순위에 있지만..빈센트 반고흐와 프리다카칼로&디에고 리베라라는 책을 읽고 싶은 것도..미술가의 삶은 과연 어떤것일까 하고 느껴보고 싶어서이다..성석제의 글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읽었고,,내일 읽을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에 만족하면 순정도 읽을것이다..사랑의 모습을 그린 두편의 소설도 읽고 싶다..줄리안 반즈의 그녀가 나를 만나기전과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내가 오늘 도서관에서 알랭드 보통의 책을 약간 살펴봤는데..철학도 있고 사랑의 모습등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런게 잘 담겨져 있어 꼭 봐야지..하고 다짐하게 만들었다..그밖에 의학관련 사고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김미화의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 을 읽으면 되겠고..광고쪽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를 읽으면 될것이다..난 재미를 추구하는 편이라 김종광의 모내기 블루스가 보고 싶기도 하다..인간의 모습,,좀 심오한 제목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도 한번 읽고 싶다..평을 보니 그 책을 보면 음미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는데..나에겐 어떨지 모르겠다..김형태의 소설은 이미 너 외롭구나 라는 책을 보았기에 믿을수 있을것 같다..오늘 도서관에서 조금 살펴봤는데..적은 크기로 몇십분이면 읽을 얇은 책이었다..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내가 가장 싫어하는 수학에 대한 내용을 그린거 같은데..이 책을 보며 한맺혔던 수학에 대한 응어리를 풀려고 생각중이다...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한동원의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메뉴얼은 좋은 선택일것이다..이미 이우일과 김영하의 영화이야기 같은 책을 보며 너무 좋았기에 이 책도 날 심히 웃겨주리라 생각된다..박재동의 십시일반은..도서관에서 살펴본 결과..역시 여러 만화가들의 작품들로 점철돼있었다..그래서 난 만화가 담긴 책은 무조건 읽는 경향이 있기에..꼭 볼 생각이다..내가 본 만화가 담긴 책들로..강풀의 순정만화,일쌍다반사,지치지 않을 물음표,,정연식의 또디,로망스,포엠툰,홍승우의 비빔툰,파페포포 메모리즈,파페포포 투게더,간판스타,부자들의 그림일기,마린 블루스,김풍의 폐인의 세계,우일우화,도날드닭,천하무적 홍대리,광수생각,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쥬,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익숙한 그집앞 등이 있었던것 같다.상당히 재밌고 부담없는게 바로 이렇게 카툰 형식의 글들이라서..글자만 담긴 책에 두려워하는 이들은..이런 재밌는 책들로 책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마지막으로 플라시보님이 극찬을 아끼지 않은 살인자들의 섬도 읽고 싶다..이 책은 내가 찾아본 결과 서평들이 다 별다섯개였다..그리고 다들 스포일러를 조심하는게 느껴졌다..이 책은 처음 몇페이지 읽다가 수렁에 빠지듯 홀린듯 읽게 된다는데 나도 그 청룡열차처럼 짜릿한 그 기분을 느낄수 있을지..궁금하고 너무 기대가 된다..반전은 소설뿐 아니라..영화에서도 크게 늘어났는데..난 특히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뒷통수를 맞은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그 외엔 별로였다..하나같이 선전들만 요란하고..어렵게 만드려는게 바로 이런 반전영화들이었기 때문이다.데이비드 게일이 상당히 큰 반전이라고 해서..봤는데 물론 놀라긴 했지만 텔레토비처럼 이제 그만..이라고 외치고 싶었다..반전으로 놀라게 해주기 보다..난 오히려 감동을 느끼게 해주거나..혀를 내두르게 하는 재미에 물들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어쨋건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는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소설만은 꼭 찾아서 볼것이다..이렇게 벌써 내가 글을 작성한지도 어느새 1시간이 되간다..이 글을 쓰는데 무슨 1시간이 걸리냐고 한다면..난 해줄말이 없겠다..다만 이렇게 내 일상을 적어나가는데도 이런 시간이 걸리는데..작가들은 몇개월에 걸쳐 그런 장편을 쏟아내서 우리를 감화시키고,,우리의 시선을 잡아끄니...그런 작가들에게 하례없는 존경만이 생길 뿐이다..새벽에 글을 쓰다보니...이상스레 안자던 낮잠도 늘고 있다..이래서 생활리듬은 잠에서 출발하고 잠이 좌우하나 보다..나도 이제 좀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린이(이 표현은 왠지 나에겐 먼 ;;)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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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출발 비디오 여행의 [결정적 장면]을 기억한다면..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메뉴얼
한동원 지음 / 북하우스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 MBC에 출발 비디오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곧 출시될 신작 비디오들을 미리 훑어줌으로써 비디오 대여 활성화에 앞장서는, 그러나 겉으로는 영화정보 제공의 탈을 쓰고 있는 그렇고 그런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 프로그램을 일주일 내내 눈빠지게 기다렸었다. 이유는 딱 하나. 그 안에 있는 [결정적 장면]이라는 코너를 보기 (혹은 듣기) 위해서였다. 결정적 장면은 각종 영화에서 결정적인 장면들을 뽑아다가 소개를 하는 코너였는데,누가 생각해도 저 영화의 결정적 장면은 저거 다 싶은 부분을 보여주는게 아니라 좀 엉뚱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결정적 장면이라고 우기곤 했었다. 그러나 그냥 엉뚱한 장면을 보여주면서 우겼다면 하나도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그 코너가 그토록이나 웃겼던 이유는 웃기는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는, 오히려 상당히 FM적인 보이스를 가지고 있는 성우 이철용씨가 택도 없이 오바스러우면서도 진지한 해설을 덧붙인 덕분이었다. 만약 결정적 장면에서 이철용씨가 아닌 목소리 자체에 코믹한 요소가 있는 성우가 했더라면 그만큼 인기를 끌지는 못했을 것이다. 진지하게 웃겨버리는것. 그게 그 코너의 핵심이었다.

이 책은 그 출발 비디오 여행에서 결정적 장면 코너의 대본을 썼던 한동원씨가 쓴 책이다. 결정적 장면을 워낙에 재밌게 봐서인지 내 경우에는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목소리로 책이 읽혀지는게 아니라 성우 이철용의 목소리로 책이 읽혀져서 더더욱 웃겼다. 사실 책 제목이 어디가서 써먹기 좋은 대사 메뉴얼 이지만 실제로 써 먹기 위한 대사 메뉴얼은 아니다. 결정적 장면이 진짜로 결정적 장면으로 이루어진 코너가 아니었듯이 말이다. 물론 어디가서 써 먹어도 괜찮을 만한 것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알다시피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를 실제로 한다고 생각해보라. (ex : 이 안에 너 있다, 애기야 가자 등등) 잠시만 생각해도 아찔하다.

그러니까 이 책은 '나는 말 주변이 없는데 이 책을 통해 말 주변을 한번 길러볼까?' 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책은 아니다. 그냥 순전히 재미로 읽을만한 책이다. 이미 결정적 장면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한동원은 상당히 재미있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다. 물론 그의 글이 다소 길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 단점이야 말로 한동원을 더욱 더 빛나게 하는 요소이다. 가끔가다 할말이 너무도 많은 나머지 길고 장황하게 글을 쓰는 인간들을 보는데 그때마다 내가 발견한 건 두 가지의 오류들이었다. 첫째, 말이 너무 길어져서 하고싶은 말이 무엇인지 까먹은 경우. 이 경우는 실컷 길게 말을 하긴 했는데 하다가 보니 자기도 무슨 말을 했는지 까먹어서 처음과는 전혀 다른 내용의 말을 하게 된다. 둘째는 처음 자기의 주장을 뒤에 가서 자기가 뒤집어 버리는 것이다. 이것도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기가 처음 펼쳤던 주장 이후로 너무나 말을 많이 하다가 보니 자기가 주장한바를 까먹고, 심지어 까먹는것도 모자라서 지 주장을 지가 뒤 엎는 소리를 해대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읽어보니 한동원은 위 두가지 오류를 범할만큼 충분히 긴 문장을 쓰긴 했지만 내가 살펴본 한에서는 저 오류를 범한적이 없었다. 즉 수다스럽지만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또 어떤 결론을 내고 싶은지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해보면 알겠지만 이거 생각보다 어렵다.)

한동원의 글이 재밌는 것은 재치가 있다거나 코믹한 단어를 써서가 아니다. 그것은 장황함과 오바스러움에서 오는 재미이다. 장황과 오바를 빼면 남는게 없을 정도로 책의 8할은 그 두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재밌지만 어느정도 읽다가 보면 조금 식상하는 면도 있다. 썼던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그놈이 그놈인 문구들도 자주 눈에 띈다. 허나 그런점들만 감안한다면 이 책은 확실하게 재미있다. 단 이 책을 읽고 정말로 말빨이 늘기를 기대한다거나 여기에 적힌 결정적 영화 대사들을 어디가서 써먹으려고 들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 책은 마치 어학교재처럼 좋은예와 나쁜 예. 거기다 응용법까지 적어 놓았지만 그것도 이 책이 가진 재미인 오바의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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