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kleinsusun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파울로 코엘료 지음, 이수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절판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파울로 코엘료/이수은 옮김/문학동네)를 읽다.

역자 후기까지 다 합쳐서 293page.
책 크기도 <연금술사>랑 똑 같은 작은 책이다.
얇고 작은 양장본.

그런데...
이 책 읽는데 일주일 걸렸다.

물론 내가 지난 일주일 동안,
카페에 앉아서 또는 자기 전 침대에서 작정하고 책을 읽은 적은 없다. 출퇴근 할때 오고 가며 버스에서 읽었다.

지난 한주, 나의 컨디션은 거의 최악이었다.
항상 피곤했고 아침에 못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출근한 적도 몇번 있다.

하지만...
이런 얇은 책을 읽는데 일.주.일은 너무 했다.
사실 이 책은... 재미있지는 않다.
평론가들한테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독자들을 이야기에 쏙 빠져버리게 하는,
내려야 할 지하철 정거장을 지나쳐 버리게 만드는
그런 "재미있는" 소설이 아니다.

뭐 그렇다고 아주 철학적이나 어려운 소설도 아니다.
각주가 많이 붙은 소설도 아니고,등장 인물이 많아서 이름이 헛갈리는 소설도 아니다.

이상하게 이 책에 잘 몰입이 되지 않았다.
잔뜩 지쳐버린 내 컨디션 탓을 해야 할지,
이야기꾼으로서의 코엘료를 원망해야 할지....

사실 줄거리만으로 코엘료의 소설들을 읽으면 실망하기에 딱 좋다.
코엘료는 소설가라기 보다 맑은 영성을 가진 수행자에 가까운 것 같다. 코엘료의 소설은 강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읽는 이들에게 용기를 주지만, 코엘료의 소설은 세련되지 못하다. 촌스럽기까지 하다.
소설적 기교도 떨어지고, 너무 동화적이고,줄거리만 간추려 얘기하면 상투적이기 까지 하다.
그래서 코엘료의 소설들을 읽고 실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코엘료가 좋다.
코엘료의 소설을 읽으면 에너지가 느껴진다.
살짝 설레인다.
사랑을 하고 싶다.

코엘료의 소설은 선동적이다. 무슨 말이냐구?
혁명의 노래 이런거 들으면 가슴이 마구 뛰는 것 처럼,
"사랑의 힘"과 "자아의 발견"을 외치고 또 외치는 코엘료는
읽는 이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는다.
그래서 코엘료의 소설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골치 아픈 세상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얻고 싶어한다.
수많은 회사원들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우리팀 사람들의 대부분이 고도원의 아침편지를 읽는다.
가끔씩은 그런 희망 한마디에 허기진 우리가 불쌍하게 느껴진다.
얼마나 좋은 말, 힘이 되는 말 한마디에 허기졌으면
그런 단체메일까지 읽어야 할까?
신문을 읽듯이 획일적으로.

코엘료의 책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베스트셀러가 되는건지,
베스트셀러를 만들려고 의도하고 희망을 세뇌시키는 글을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파울료의 소설이 좋다.
기대고 싶다.

이 책의 뒷표지에 있는 <리르>프랑스의 평을 보자.

"이 책을 통해 코엘료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위험을 감수하고,도전을 받아들이고,사랑을 믿고,삶의 신비 앞에서 날마다 경탄할 것.그 대답은 전적으로 독자의 몫이다."

삶의 신비 앞에서 날마나 경탄할 것!

<연금술사>랑 같은 주제다.
파울료가 말하는 그 위대한 사랑을 해 보고 싶다.

수선이의 도서관

www.kleinsu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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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불량독자의 변명
기생충의 변명 ㅣ 대학병원 건강교실 6
서민 지음 / 단국대학교출판부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은 사서 볼껄.  주위 사람에게 막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 왠지 알바 멘트 같다 )

'기생충' 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고 해도 좋다. 무언가 새로운걸 알게 되는 것은 언제나 반가운 일이다. 그것도 이렇게 얼굴 시뻘게지며 꺽꺽거리고 웃을 정도로 재미있게. 이 책의 저자가 '기생충' 이 아니라, '수학' 이나 ' 과학'  교과서도 썼었더라면 난 고등학교때 물리와 화학과 담 쌓고 살지도 않았을테고, 1장만 죽어라고 판 '수학' 책도 베고 자는데에만 이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재미있고 유익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고백하자면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다. 무슨 상관이냐고? 그러니깐 나는 '고소공포증'이란 단어를 쓰기만 해도 지금 손에 땀이 나고 머리가 띵해지는 거다.

뭐랄까, '기생충 공포증' 이란건 생각해본 적 없지만, 뭔가 길고 미끈한거에 대한 공포증은 있었나보다. 아, 난 '공공포증'도 있어서 학교다닐때 '피구'와 같은 잔인한 놀이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튼. '고소공포증' 이란 단어만 써도 땀이 질질 나는 나는 '기생충 공포증' 이 있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재미있게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읽었다.

다시' '기생충'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전무하다'로 돌아가서 이 책을 읽고 인류와 공존하는 사랑스럽고 어여쁘며 평화로운 이 기생충에 대해 다시 보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이 나의 '기생충 공포증 '을 단번에 고쳐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선모충을 보면서 뭔가 아르데코풍인걸? 하거나 회충을 목에 감을래 꽃뱀을 목에 감을래 하면 어떡할까 고민따위를 해보는 정도의 치료는 되었다고 본다.  저자를 포함한 기생충학자들의 열정과 기생충에 대한 애정에 어느정도 감염된 탓이다.

'기생충'은 의외로( 이 '의외로' 라는 부분이 나의 기생충에 대한 무지를 증명해준다. ) 실생활과 밀접해서 살면서 써먹을 일도 몹시 많을듯하다. 저자가 그렇듯이 삽겹살 구워 먹으면서 바싹 익히지 않고 덜 익었을때 먹어도 된다 면서 권해주기. 예전엔 기생충때문에 그랬는데, 요즘은 없단다. 그냥 먹어도 된단다.  물론 나는 아주 배가고플때가 아닌 이상 바싹 익은걸 선호하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애완견을 기르는 나로서는 애완견의 기생충편에서는 당장이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서 약 먹이고 주사 맞히고 그러고 싶기도 하고.

근데 정말 궁금하다. 많이 먹어도 살 안찌는 사람들 보고 뱃속에 기생충 들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뭔가 근거가 있는 얘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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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오싹오싹 흥미진진
아파트 1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 서서 다 읽어버렸다. 한권이 뜯어져 있었기에, 2권만 사기 뭐해서 그냥 왔는데, 다 본 만화 다시 1,2권 주문해버린다.

예전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은 여자와 남자와 저승사자(?!) 와 강력범 형사와 우울증 걸린 주부와 호기심 많은 여기자와 귀신들이 나온다.

장르가 뭘로 되어 있는지 모르겠는데, 호러코믹미스테리로맨스물 정도 될까?

그림은 우리가 익히 아는 그 그림. 스토리는 사람의 가슴을 후벼파던 순정만화와정도는 아니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다 스토리가 있는 흥미진진한 만화다.

어느 날 맞은편 동에서 뭔가 이상한 걸 발견한다. 그게 뭐가 이상한지는 잘 모르고 그렇게 지나가는데 다음날 밤에도 역시.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가는데, 9시 56분에 맞은편 동에서 동시에 불이 꺼지는 걸 발견한다. 다음날 밤. 이번엔 조금 더 많이. 어느새 '나'는 노트에 불 꺼지는 순서를 적고 있다.

점점 흥미 진진해지고 재밌어지는 이 이야기. 흔해빠진 공포얘기 같은데, 소름이 오싹 끼친다. 다음장을 보고 싶은 궁금증을 마구 마구 자극한다.

강풀이라는 작가. '순정만화'는 재밌지만 살 생각은 안 들었었는데, 이 호러코믹미스테리휴먼드라마는 사보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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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북플레닛 > 누구나 일요일이 온다.
일요일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오유리 옮김 / 북스토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다바타는 직사광선에 조금 익숙해진 눈으로 해를 마주보았다. 그리고 혹시라도 오늘밤 갑자기 자기가 모습을 감추면 도모미는 눈물을 흘릴까 생각해보았다. 아마도 울겠지.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눈물을 그치게 될 날도 오겠지. 아니,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라 우긴다 해도, 그 날은 꼭 오고야만다. 울음을 그칠 날이 올 때까지 곁에 있어주면 된다고 다바타는 생각했다. 넌 바보야, 어리석어. 형은 그리 말할지라도 그런 식으로밖에 사람을 사랑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여보세요.”
다바타는 수화기 저편에서 잠자코 입을 닫아버린 형에게 말했다.
“태양은 말이지, 계속해서 보고 있으면, 더 이상 눈이 부시지도 않고, 뭐 아무렇지도 않게 되더라.”

  -일요일의 운세 중에서-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일요일들은, 작은 실패들로 상처투성이가 된 각 장의 주인공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상처를 치유해 가는 모습을 잔잔한 시선으로 그려낸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장마다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서로 관련없는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나, 혹은 어디서나 살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번째 챕터 '일요일의 엘리베이터'의 주인공 와타나베가 일용직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낭비하는, 청년실업이라는 암울한 시대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요즘 우리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 주듯이.

평소 요시다 슈이치의 팬으로서 이번 소설에서 그의 작품세계가 더욱 확고하게 다져졌다는 생각이 든다. 일요일들에서는 요시다 특유의  리얼리즘이 그 빛을 더욱 반짝이고 있어 읽는 내내 큰 공감을 일으켰고 더불어 얼기설기 그물처럼 엮여 있는 독특한 구성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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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코코죠 > 나는 네가 무서워
열대어
요시다 슈이치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도 류도 바나나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유별나게 편애하는 일본 작가라면 요시다 슈이치라고 하겠다. (그는 재미있는데다 상당히 잘생겼다!)  나는 일본 소설 특유의 어떤 '경박함' 을 대할 때면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작은 나일론 속옷을 입고 비를 맞는 기분이 든다.   일본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쿨하기 때문' 이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쿨하다는 말이 '멋지다' 로 들리지 않고 간혹 '차갑다' 로 들리곤 하는데, 내게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은 쿨한 소설이다. 그래, 그의 소설은 차갑다 못해 조금 무섭기까지 하다.

그의 다른 작품 '퍼레이드' 에서도, '파크라이프' 에서도 나는 그 냉소적인 쿨함을 읽었다. 요시다 슈이치에게 뛰어난 유머감각이 없었다면 그는 아마도 무라카미 류보다 열배쯤 더 무서운 소설가가 되었을 것이다.  요시다 슈이치가 그리는 세상은 하루키처럼 발랄하지도, 바나나처럼 기묘하지도, 류처럼 잔인하지도 않다. 다만 그는 정말이지 날개가 달린 펜으로 글을 쓴 것처럼 (가볍고 경쾌한 마치 프리스타일 랩배틀이라도 한게임 뛰듯이) 날쌔게 소설을 썼다.  그러나 그 이면의 세계는 무섭기 짝이 없다. 내가 일본 소설이 무섭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다.

소설집 열대어에는 세 편의 소설이 담겨 있다. 그것은 대략 이런 이야기다.

한 남자와 여자가 있다. 어느 날 식사준비를 하는 여자에게 남자는 통조림을 따서 콩을 던지기 시작한다. 하나 둘 셋 콩알이 그녀를 때린다. 그녀는 울다가 밖으로 뛰쳐나간다. 그리고 그 남자의 친구랑 잔다.  이것은 마지막 단편인 '그린 피스'의 대략적인 이야기다.  슈이치의 소설에는 인과가 분명하지 않고, 누구도 분노하는 사람이 없다. 현실은 그저 현실일 뿐이고, 판타지란 저 너머에 있을 뿐이다. 무슨 기분이 드냐면, 공중전화에서 갑자기 전화하던 사람을 찔러 죽였다. 왜냐면 아침부터 기분이 더러웠고 날씨가 지독하게 맑았기 때문이다, 라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란 말이다.

어쨋거나 슈이치는 뛰어난 작가다.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는 사람들이 무얼 원하는지 알고,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다 알고 있는 영리한 작가다. 그래서 나는 그의 영리함이 '링'보다 더 무섭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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