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먼로의 죽음
닉 케이브 지음, 임정재 옮김 / 시아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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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 저주 받은 인생 같으니!" 로 시작하는 <버니 먼로의 죽음>은 제 1부 난봉꾼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시작한다.

버니 먼로는 그의 아내의 우울증을 걱정하는 한편으로는 자위에 몰입하는 장면으로 시작하였다.
이제껏 책에서 본적이 없는 외설적인 행위와 더불어 거친 욕설들에 당황하면서 펼쳐든 이 책은 온통 '섹스' 와 '욕' 으로 가득 차 있었다.
버니 먼로는 화장품회사의 방문판매가 직업인 남자로 그에게는 귀여운 아들 버니주니어와 아내가 있다.
온통 그의 머릿속에 가득한 섹스는 결국 그에게 성강박증으로 다가왔다.
강박증이라는 것이 그러하듯이 버니 먼로의 강박증 또한 언제 어디서라는 상황과 조건에 굴하지 않고 발생하였고 그 또한 그러한 현상을 즐기면서

어린 아들이 옆에 있건 없건 여자의 음부를 상상한다거나 아이를 차에 두고 여자와 섹스를 하다 돌아오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아내가 죽게 된 것도 버니의 이러한 행동들 때문이다.
처음에 버니와 버니의 아내는 버니 주니어라는 귀여운 아이를 안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버니의 강박증은 그때에도 마찬가지였고 아내는 결국 남편으로 인한 우울증이 왔다.
버니의 강박증은 아내가 죽어 가는데도 일어날 만큼 통제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였고 정상적인 생활을 담당하는 뇌의 어느 부분은 전혀 없어보였다.


아내의 자살 이후 장례식을 진행하면서 그는 아내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 채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인다.
결국 버니는 버니 주니어와 함께 아내가 자살해버린 더 이상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할 아내가 없는 이 집을 떠나기로 하였다.
이 때 두 사람은 모두 아내의 환영을 본다는 점이 책 속 곳곳에 나타나는데 아마 이 글에서 나중에 거론될 버니 먼로의 죽음에 대한 복선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버니에게는 아내의 자실이 공포와 괴로움이었고

버니 주니어에게는 백과사전의 내용을 놀라울 만큼 암기하는 9살 소년이지만 엄마의 기억이 희미해진다는 점에서 괴롭고 슬픔으로 다가왔다.
버니부자의 기이한 여행은 버니가 버니주니어에게 세일즈맨의 삶과 기다림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부자의 대화를 들여다보면 독특한 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버니 주니어가 아빠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버니는 아들의 질문에 답을 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는 버니의 정상적이지 못한 일상생활을 버니 주니어라는 어린 아이의 눈을 통하여 고스란히 담겨져 나올 뿐만 아니라 버니의 삶이 어린 아들에게

구제받는 듯 한 기묘한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버니의 차사고로 인해 그가 드디어 잘못을 뉘우치는 장면이었다.
앞서 볼 수 없었던 가장 진실 되고 정상적인 버니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질 만큼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고 있었고 새로운 삶에 대한 목표를 다시는 모습을 보였다.
안타까운 점은 이 모든 것이 버니의 실수로 사고 후에 나타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p.308: 잠시 후에 버니는 자신이 왜 죽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생각하지 않고 미래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그의 고백은 그의 모습 중에 가장 진실하였지만 버니의 주위에 있었던 인물들은 모두 비난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이 진짜의 인물이 아니라 '유령' 같은 모습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아마도 버니 역시 자신의 삶에 대해 어느 누구에게도 용서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p312: "여보 이제 1분 뒤에 당신을 보게 될 거야." 라는 버니의 아내 말로 버니는 생을 마감한다.
그로써 버니와 버니아들의 기묘한 4일간의 여행도 마무리 되고 버니는 진정으로 자신의 인생을 반성하고 떠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버니의 아내 유령은 버니 주니어를 만나서 아빠는 어느 누구에게도 구제받을 수 없고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다고 아들에게 말한다.
아이 또한 엄마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써 버니의 구제받을 수 없는 삶은 아내가 마지막으로 주는 죽음으로 인한 진정한 반성이 아니었을까 한다.


사실 이 책을 읽어가면서도 끝없는 섹스와 욕설 그리고 반복되는 버니의 말도 안 되는 모습에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이해를 포기하고 책을 읽어 내려가자 버니의 인생이 끝없이 망가지는 모습뿐만 이었다.
이 책이 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구원받지 못하는 버니의 삶이 죽음으로써 구원을 받게 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한다.
어느 것 하나 정확하게 이해되는 것도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닉 케이브라는 작가가 얼마나 독특한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언제가 돌이켜 생각을 해보거나 시간이 좀 더 흐른 후 버니 먼로의 삶을 생각하게 될 때 좀 더 이해하게 되는 책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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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DNA,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
SBS스페셜 제작팀 & 이은아.이시안 지음 / 황금물고기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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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들이 인기 있는 이유가 '매력'에 달렸다고 한다.
매력의 사전적인 정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끄는 일이다.
여기까지 생각해보면 매력적인 사람이 인기 있는 이유가 당연하게 느껴질 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매력에는 '예쁘고 잘생기면 된다.' 는 외모의 이야기가 빠져있다는 점에서 놀라게 될 것 이다.
요즈음은 약간 공부를 못하여도 얼굴이 예쁘면 모든 걸 다 가질 수 있다고 한다.
멋지고 능력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모두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이라고 할 만큼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예쁘다고 다가 아니라는 말은 나에게 '그럼 나도 인기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야?' 라는 희망과 한편으로는 '그래도 못생긴 것 보단 예쁜 사람이 더 인기 많을걸?' 하는 수긍하지 못하는 악마 같은 내가 꿈틀거렸다.



p18쪽에 나오는 L양의 일화를 간략히 소개하자면 그녀는 예뻐지기 위한 수술도 마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누구라도 그녀를 보면 예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퉁퉁거리는 말투 때문에 호감을 보이던 사람도 그녀에게 금세 질려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그녀는 이렇게 난 예쁜데 왜 사람들은 날 예쁘다고 칭찬해주지도 않는걸까 라는 생각을 한단다.
이 이야기만 놓고 말하자면 그렇다.


아무리 예뻐도 대화할 때 퉁퉁거린다면 대화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테니 그녀의 외모에 혹하더라도 결과적으로는 다시는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이다.
확실히 이런 점을 놓고 보자면 얼굴 예쁜 것이 다는 아니다.
책에서 말하듯이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매력을 정의내리기에는 미의 기준이 바뀌기기도 하고, 내가 매력적으로 보이려면 늘 상냥한 모습을 보여주는 태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내 생각을 덧붙이자면 상냥함에 플러스로 미를 갖춘다면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한다.
내가 외모지상주의도 잘나게 이쁜사람도 아니지만 예쁜 게 '다' 는 확실히 아니지만 '플러스' 는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써내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없었으리라^^;)



사실 이 책을 펼쳐든 이유는 이 책을 통하여 내가 매력적인 사람으로 단박에 변신하자는 목표보다는 매력의 조건이 '예쁘면 다가 아니다'라는 말과

'무엇이 유재석을 국민 MC로 만들었느냐' 와 같은 성공을 부르는 매력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에 호기심이 생겨나 펼쳐들게 되었다.
호기심으로 펼쳐든 책이건만 이 책은 내가 어디를 가나 들고 다니며 읽어야할 책이 되었다.
이렇게 길게 <매력 DNA>를 칭찬하는 이유는 내 대화패턴이나 몸짓이 어떤 점에서 잘못되었고 또 어떻게 개선하면 되는지 이 책에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사람이라면 '경청' 보다는 '수다'가 더 쉬울 것이다.
경청이라는 것이 전혀 어려울 것 없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는 것은 말만큼이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가만히 상대방의 말을 듣기에는 끼어들고픈 부분이 너무나 많고 대화가 지나기 전에 얼른 잘못된 부분을 꼬집어 주고 싶다.
삼성(家)에서는 '경청'을 어렸을 적 교육을 시킬 만큼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경청이 p188에 의하면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방법이고 내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평소에 대화의 주도권을 쉽게 잡지 못하는 편이다.
이럴 때 내만의 방법으로 환기를 시키고 나에게 다시 집중하게끔 하지만 매번 그렇게 할 수도 없는 일이거니와 놓쳐진 대화의 틈을 파는 것은 어렵게 느껴졌다.
이럴 때 p113에서는 질문과 피드백을 하라는 것으로 충고를 한다.
예를 들어 p113; "그게 이런 뜻이야?" "네 이야기의 요점은 이거니?" 와 같이 대화 속에 열중하는 모습과 듣는다는 모습을 보여라는 것이다.




그밖에도 내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로써는 서로 반대되는 두 얼굴을 꼽았다.
이것은 대표적으로 박명수와 김연아를 예로 들었는데, 박명수 같은 경우 '호통' 과 '하찮은' 의 2가지 얼굴로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내 주변의 한사람은 박명수가 호통캐릭터로 나올 때는 불편이 여겼지만 하찮은 캐릭터로 나오면서 그를 괜찮다고 여기게 되었다.
그런 것을 보면 두 가지의 얼굴을 가지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도 될 듯싶다.
물론 억지스럽게 두 얼굴을 만들 필요까지는 없지만, 나의 솔직함을 보이는 것이 여기서 말하는 '두 얼굴'이 아닐까한다.



이 책을 정리하며 곱씹을수록 괜찮다고 생각된다.
뛰어난 외모는 아니자만 상대방의 호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이 아닌가?
매력이라는 것은 멀지도 않을 뿐더러 후천적으로 내가 노력하면 생겨날 수도 있다는 말에 처음 이 책을 펼칠 때와 달리 용기를 가지고 고쳐 나가볼까한다.
누구나 매력남 매력녀가 될 수 있는 요소가 단지 돈도 들지 않는 내 행동 몇 가지에 고쳐지는 것이라면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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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박준수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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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악화의 진실은 근래 읽었던 책 중에서 어렵게 느껴졌던 책이었다.
이 책에 쓰인 말들이 다소 낯선 느낌 때문이기도 하였지만, 경제를 바탕으로 쓰였다는 압박감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감을 덜어내기라도 하듯 적절한 사실과 픽션의 버무림은 책을 재미있게 하였고,

그 결과 <악화의 진실>을 다 읽고 나서는 역사적인 지식과 교훈을 얻었다는 뿌듯함과 더불어 경제구조에 대한 무지를

벗어날 수 있었다는 만족감을 느꼈다.


 

 

  당백전을 처음 알게 된 것이 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조선의 화폐라고 소개되었던 조선통보, 상평통보와 함께 당백전이 짧게 소개되었던 기억이 난다.
당백전에 대하여 몇 아는 것 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지만, 그 어느 시간보다 작디작은 화폐 당백전을 통하여 바라본 사회는 놀랍기만 하였다.
당시 상인들의 욕심을 통한 몰락과 새로운 세력의 부상, 화폐제조에 대한 각종불법적인 문제들, 권력, 고리대금, 약탈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이 화폐는 진실로 '약화' 라고 불리 울만 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이 비단 과거의 일로만 그치는 점이 아니라는 점에서 현 경제문제점도 바라보게 되었다.
아직도 사회에서는 불법위조를 하고 있고 고리대금 업체는 과거와 달리 비밀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TV광고까지 내걸 만큼

많은 회사들이 성장해있다.
돈을 통한 권력싸움은 두말할 것도 없다.
이 책은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바라보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좌의정 김병학이 대원군에게 당백전을 건의하면서 '부득이한 일시적 조치' 로 한때 한시적으로 발행되면 문제될 것 없다는 것으로 당백전이 탄생하였다.
그 뒤로 이 당백전이 대부분의 백성들이 피땀 흘려 가꾸던 것을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만들게 되면서 악화라고 불리게 되었다.
(화폐는 악화와 양화로 나누어지는데,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화폐라면 양화라고 불리고 백성들에게 도움 되지 않는 화폐라면

악화라고 불린다.)
동전의 액면가격은 그대로이나 동전의 실제 가치를 나타내는 금속이 줄어드는 것을 화폐타락의 가장 기본이자 전통적인 방법이다.
이를 바탕으로 당백전은 발명의 수익을 극대화하기위해 액면가격을 늘리고 동전에 들어가는 금속의 양을 크게 줄임으로써 주전이익을 극대화하였다.


 
  책을 읽기 전에는 화폐의 타락에 대하여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뿐더러 심각한 문제로 바라보지도 않았다.
무지몽매한 어린아이가 생각하듯이 새로운 화폐를 탄생시키고 새로운 직업을 늘려 새 화폐를 유통시키면서 시간이 흘러가면

절로 경제는 다시 회복될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간단한 상황과는 다르게 물가의 폭등으로 시장질서가 무너지게 되고 거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화폐의 가치는 덜어지고 물건을 가진 사람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경제 시스템이 무너진 사회를 다시 일으키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도 경제가 늘 비슷한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익을 위하여 신분에 관계없이 욕심을 내는 인간의 모습은 비단 과거의 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이익' 이라는 것은 재산을 불리고 부유하게 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기 때문일 것 이다.
또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일어났던 일이 현재에 일어나지 말아라는 법도 없다.

화폐를 타락시키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은 이 책에서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루에도 몇 번이나 경제금융의 위기가 닥쳐온다.
이러한 경제현상에 대하여 잘 알고 싶고 제대로 된 파악을 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현재 경제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책은 너무 전문성을 띄어서 읽어 내려가기 힘들다.
<악화의 진실>은 당백전을 통하여 화폐의 타락을 보고 시장계제가 무너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시장경제가 무너지는데 원인이 다름 아닌 인간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더 이상 과거의 일이 아니라는 것까지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역사와 픽션이 더불어진 재미있는 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기초지침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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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
아카가와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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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 더 풀'은 내가 즐겨 읽고 또 읽는 책 중에 하나이다.
그 이유는 멀지도 않고 거창하지도 않다.
핵심을 주면서도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포복절도할만큼 웃기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볍기도 한 책이지만, 그만큼 큰 부담없이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잇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하고픈말이 전해진다는 점이 멋있었다.


아카가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도 그만큼이나 재이있었다.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지고 펼쳤을때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은 차례의 순서였다.
살의→준비→주의→변심.
딱 떨어지게 모두 두 글 자로 이 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될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솔직함이라면 책의 내용은 두 말 할 것 도 없이 재미있고 유쾌할거라는 직감이 딱 왔다.



서로 다른 네명의 남자가 모여 '니시코지 도시카즈' 라는 하나의 필명으로 소설을 공동집필하게 되었다.
한 소설을 만들때 맡은 역할이 모두 다르듯이 성격도 모두 제 각각 다른 네 사람은 모두 기혼자이다.


첫번째로 '니시코지 도시카즈'의 니시를 맡은 니시모토 야스지의 아내 노부코는 자신말은 무조건 옳다고 믿고 불도저 처럼 행한다.
그에 반해 남편 니시모토는 싫어도 뭐라고 하지 못하는 정말 아주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이다.
p.13; 노부코는 니시모토의 왼손을 쫙 잡아당기더니 새끼손가락에 하얀 실을 감아주었다.


두번째는 고지 다케오로 '니시코지 도시카즈'의 코지에 해당한다.
그는 부유한 집의 아들로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않다가 히토미가 규슈같은 모습을 하는 것에 반해 갓 결혼을 하게된 신혼이다.
깨가 쏟아질 신혼에 그가 고민하는 것은 아내가 너무 밝힌다는 것이다.
신혼인데 그러면 더 좋지않을까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히토미는 밝힌다.


남은 두 사람중은 '니시코지 도시카즈'에서 각각 도시와 카즈를 맡고 있는 가게야마와 가가와이다.
가게야마의 부인은 여행을 사랑하는 여자로써 늘 여행을 다니고 가게야마에게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애인이 있다.
가가와는 시인으로써 자부심을 가진남자인데 그는 지고지순한 아내가 한명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네 사람이 각자의 능력을 십분발휘하여 책 한권을 써낼때도 분담을 한다.
어느 정도 '니시코지 도시카즈'가 안정궤도에 올랐을때

그들에게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게 되어 모인자리에서 우연찮게 니시모토의 "마누라를 죽일까?"라는 한마디에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평소라면 네 사람이 한 사람이 되어 소설을 써 내려가겠지만, 이번소설은 옴니버스형식으로써 네 개의 초안이 만들어졌다.
이 초안에는 모다 다른 아내를 죽이는 방법이 들어있다.



니시모토는 돈 만 밝히는 아내 노부코를 아내가 가장 믿는 조카를 이용하여 대출을 받게 하고

코지는 비오는 날 아내를 역으로 마중 나오게 끔하고서는 오늘 길에 겁탈 당하도록 설정한다.
가게야마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아내가 죽고 애인을 아내로 맞이한다.
가가와는 이렇다할 사건을 읽으키지 않지만 시인을 이해못하고 깔끔떨기를 하는 아내를 어떻게 해버릴지 고민하는 초안을 써내려갔다.
놀라운 것은 이 초안을 바탕으로 실제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즌 점이다.
초안과 비슷한 상황과 설정이 실제로 일어나는것에 당황하지만서도 즐거던 네 사람은 점점 잘못돌아가고 잇음을 느낀다.
아내라는 존재를 불편하게 느끼기만 하고 초안을 작성할때와는 달리 눈 앞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에 드디어 미우나 고우나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은 무척 재미있어서 내가 이카가와 지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지만 결말이 아쉬운것은 무엇일까?
부인을 죽이기로 결심하였을나 결국 실천에 옮긴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상황에 굴복하여 아내를 사랑하고 결국 지는 남편의 길을 택했다는게 아쉬웠다.
(이게 당연할지도 모르는 건데도 아쉬웠다고 하니 내심보가 못된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파격적으로 가도 좋지않았을까라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간만에 부담없이 즐겁게 깔깔깔 웃으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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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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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 '천재소매치기 VS 절대 악의 화신'이라는 문구와 더불어 당신은 운명을 믿느냐고 묻는 문구가 이 책이 범상치 않음을 미리 예고하고 있었다.

나는 운명이라는 것을 믿는 편도 그렇다고 믿지 않는 편도 아니다.

이 책에서 기자키는 그렇게 말한 주인공 나 에게 '시시한 놈' 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렇게 따지면 나 역시 시시한 놈이 될 것 이다.

절대 악의 화신인 기자키의 뜻처럼 운명을 조정하고 신처럼 군림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의미 할 테니 말이다.





소매치기에 관한 내 생각은 부정적이다.

이건 누구라도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당연한 말이지만 말이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남의 지갑을 빼내어 그 돈으로 먹고 자고하는데 좋다고 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싶다.



이시카와(신미)는 나와 소매치기 동지이다.

둘에게는 소매치기꾼이면서도 묘한 룰이 있는데 그것은 부자의 지갑만 노릴 것! 이었다.

두 사람에게 공통점이라고는 연고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소매치기임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더 의지하고 아꼈던 것 같다.

이시카와는 사고를 치고 팔레타인으로 도망을 쳤었다.

그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할 만큼 위험한 상황에서 기자키의 도움으로 신미라는 새로운 이름을 걸고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이시카와의 제안으로 도쿄를 뜨기로 할 때 기자키의 부탁으로 한 사건에 가담하게 되었다.

5백만 엔을 지급해주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허접한 임무이지만,

이 일이 끝나고 이시카와는 그 사람의 손에 죽게 되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나는 담담한 태도를 시종일관 보이지만 의외로 다정하고 정을 그리워하는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다.

우연찮게 들린 마트에서 엄마의 지시로 물건을 훔치는 꼬마를 보고 몇 번이나 도와주는가 하면 그 아이게 소매치기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돈을 주는 모습도 보여준다.

p.112; 이거 다 줄게. 또 슈퍼 가서 물건 훔쳐오라고 하면 이 돈으로 사. 이젠 더 이상 오지 말고

그런가 하면 처음에 부자의 지갑만을 노린 것은 이시카와의 말처럼 그들은 모든 것을 다가졌기 때문에 하나쯤 잃어보아도 괜찮다는 생각에 그랬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p.93; 남자의 온화한 표정과 그 너머에 있을 터인 그들의 부드러운 생활에 내 손이 닿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라고 하는 것처럼 이시카와가 없을 때에도 계속 그렇게 하였던 것은 이러한 평온한 평범한 가정을 부러워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기자키는 이러한 것을 소매치기가 가져서는 안 될 쓸데없는 감정의 일부라고 하지만, 그랬기 때문에 주인공 나는 절대 악의 화신이 아니고 그냥 천재소매치기로 남아 대립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키는 도쿄로 돌아오지 말았어야할 나와 조우하면서 노예소년의 운명을 조절한 귀족의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그러면서

그에게 세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처음부터 이 책을 덮을 때 까지 나는 왜 책의 제목이 쓰리인가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글을 쓰기 위해 준비하면서 기자키가

네 건 세 가지 조건 때문에 쓰리가 아닐까 한다. 또 세 가지 조건으로 인해 기자키가 말하는 '운명'이라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기도 했고.)

어쨌든, 주인공 나의 운명은 귀족이 노예소년의 운명을 마음대로 한 것처럼 이미 기자키의 손에 달려있었다.

그가 내민 세 가지의 임무를 완수의 여부에 관계없이.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예소년 처럼 주인공 '나'의 결말도 똑같았다.





이 소설의 재미는 소매치기 기술에 대한 섬세한 묘사라던가 그들의 심리묘사에 있다.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부탁받았던 그 날의 사건과 이시카와의 죽음이 들어나면서 재미는 '운명'으로 넘어간다.

한 소설에서 두 가지의 재미를 뽑아내었다는 점이 매우 놀라웠다.

이 책이 왜 나카무라 후미노리의 대표작인지 책을 덮고 나서 정리하면서 완벽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운명을 내 손으로 조절할 수 있는 것.

오직 하늘과 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내 손으로 할 수 만 있다면 기자키의 말처럼 가장 큰 쾌락이자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것을

모두 누렸다고 할 수 잇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끝부분에 내가 피가 흐르는 부위를 부여잡고 주머니 속에 있던 동전을 누군가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던지면서 끝나듯이 남이 조정한 운명이라도 나의 의지가 있다면 약간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황상으로 본다면 주인공 나는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가 마지막으로 던진 동전을 보고 누군가가 달려와 구했고 그 결과 극적으로 살았다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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