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
아카가와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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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와 '인 더 풀'은 내가 즐겨 읽고 또 읽는 책 중에 하나이다.
그 이유는 멀지도 않고 거창하지도 않다.
핵심을 주면서도 남녀노소 누구 할 것 없이 포복절도할만큼 웃기고 재미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가볍기도 한 책이지만, 그만큼 큰 부담없이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잇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하고픈말이 전해진다는 점이 멋있었다.


아카가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도 그만큼이나 재이있었다.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지고 펼쳤을때 가장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은 차례의 순서였다.
살의→준비→주의→변심.
딱 떨어지게 모두 두 글 자로 이 책이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될지 단번에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솔직함이라면 책의 내용은 두 말 할 것 도 없이 재미있고 유쾌할거라는 직감이 딱 왔다.



서로 다른 네명의 남자가 모여 '니시코지 도시카즈' 라는 하나의 필명으로 소설을 공동집필하게 되었다.
한 소설을 만들때 맡은 역할이 모두 다르듯이 성격도 모두 제 각각 다른 네 사람은 모두 기혼자이다.


첫번째로 '니시코지 도시카즈'의 니시를 맡은 니시모토 야스지의 아내 노부코는 자신말은 무조건 옳다고 믿고 불도저 처럼 행한다.
그에 반해 남편 니시모토는 싫어도 뭐라고 하지 못하는 정말 아주 평범하고 소심한 남자이다.
p.13; 노부코는 니시모토의 왼손을 쫙 잡아당기더니 새끼손가락에 하얀 실을 감아주었다.


두번째는 고지 다케오로 '니시코지 도시카즈'의 코지에 해당한다.
그는 부유한 집의 아들로 결혼을 생각하고 있지않다가 히토미가 규슈같은 모습을 하는 것에 반해 갓 결혼을 하게된 신혼이다.
깨가 쏟아질 신혼에 그가 고민하는 것은 아내가 너무 밝힌다는 것이다.
신혼인데 그러면 더 좋지않을까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히토미는 밝힌다.


남은 두 사람중은 '니시코지 도시카즈'에서 각각 도시와 카즈를 맡고 있는 가게야마와 가가와이다.
가게야마의 부인은 여행을 사랑하는 여자로써 늘 여행을 다니고 가게야마에게는 자신의 아이를 가진 애인이 있다.
가가와는 시인으로써 자부심을 가진남자인데 그는 지고지순한 아내가 한명있다.



이렇게 서로 다른 네 사람이 각자의 능력을 십분발휘하여 책 한권을 써낼때도 분담을 한다.
어느 정도 '니시코지 도시카즈'가 안정궤도에 올랐을때

그들에게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게 되어 모인자리에서 우연찮게 니시모토의 "마누라를 죽일까?"라는 한마디에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평소라면 네 사람이 한 사람이 되어 소설을 써 내려가겠지만, 이번소설은 옴니버스형식으로써 네 개의 초안이 만들어졌다.
이 초안에는 모다 다른 아내를 죽이는 방법이 들어있다.



니시모토는 돈 만 밝히는 아내 노부코를 아내가 가장 믿는 조카를 이용하여 대출을 받게 하고

코지는 비오는 날 아내를 역으로 마중 나오게 끔하고서는 오늘 길에 겁탈 당하도록 설정한다.
가게야마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아내가 죽고 애인을 아내로 맞이한다.
가가와는 이렇다할 사건을 읽으키지 않지만 시인을 이해못하고 깔끔떨기를 하는 아내를 어떻게 해버릴지 고민하는 초안을 써내려갔다.
놀라운 것은 이 초안을 바탕으로 실제로 사건이 일어나고 있다즌 점이다.
초안과 비슷한 상황과 설정이 실제로 일어나는것에 당황하지만서도 즐거던 네 사람은 점점 잘못돌아가고 잇음을 느낀다.
아내라는 존재를 불편하게 느끼기만 하고 초안을 작성할때와는 달리 눈 앞에서 벌어지는 실제 상황에 드디어 미우나 고우나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은 무척 재미있어서 내가 이카가와 지로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역할을 하였다.
그렇지만 결말이 아쉬운것은 무엇일까?
부인을 죽이기로 결심하였을나 결국 실천에 옮긴 사람은 한사람도 없었다.
상황에 굴복하여 아내를 사랑하고 결국 지는 남편의 길을 택했다는게 아쉬웠다.
(이게 당연할지도 모르는 건데도 아쉬웠다고 하니 내심보가 못된것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파격적으로 가도 좋지않았을까라는 추측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간만에 부담없이 즐겁게 깔깔깔 웃으면서 책을 읽었던 것 같아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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