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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나 스스로가 내 입으로 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컬러 오브 워터>를 보면서 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컬러 오브 워터>의 부제는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이다.
흑인아들과 백인어머니라는 조합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흑인을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도 아닌데 내가 이 두 조합에 놀랐던 이유는 '아직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있는 백인과 흑인과의 관계였다.
<컬러 오브 워터>의 저자 제임스 맥 브라이드는 이 글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가 그의 어머니인 루스 맥브라이드를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자신의 이야기와 한 챕터(chapter)씩 번갈아 가며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그의 에세이는 얼핏 보기에는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책 표지에서도 써져있듯이 100주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전 세계 20개 국 번역출간, 미국전역의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교재로
채택하였다고 할 만큼 읽어보고 느낌 이 책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 문구들을 읽으면서 그렇게 까지 대단한가? 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별 생각을 가지지 못하였다.
그러나 한 장씩 얇은 종이를 넘길 때 마다 이 책이 주는 진정한 의미와 자라나는 내 생각을 알 수 있었다.
<컬러 오브 워터>는 흑인과 백인과의 가족이라는 다인종가족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서 인종문제에 관하여 솔직하고 진솔하게 직면하고 있었다.
인종문제가 가볍지 않은 문제라는 것은 당연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제로 피부에 와 닿게 느껴보지 못하여서 그런지 그들의 이야기는 의외로 나에게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이 문제에 관하여 등장인물인 루스 맥브라이드 조던이라던지 루첼 드와즈라 질스카 (레이철 데보라 실스키), 제임스 등 모두가 그들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하는 모습은 어떤 의미로는 경건하게 느껴지기까지 하였다.
제임스의 어머니인 루스의 이야기는 그녀의 아버지가 가족들에게 보여주었던 억압적인 모습과 폭력적인 모습을 통하여 받은 고통과 그 당시의 차별에
관하여 이야기 한다.
놀라운 것은 몇 십 년 후에 루스의 아들로 태어나는 제임스도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아버지는 일찍이 돌아가셨으므로 억압적인 모습과 폭력적인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없지만 여전히 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루스와 다를 것이
없어보였다.
특히 제임스가 학교를 다니는 시기부터 그의 어머니와 친구들의 어머니가 모습이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것에 대하여 끊임없이 생각하는
모습은 어떤 의미로는 놀랍기 까지 하였다.
p19: 몇 주가 지나 학교에 가는 두려움이 점차 잦아들면서 엄마가 어딘지 다른 애들의 엄마와 전혀 비슷하지 않다는 걸 눈치 채기 시작했다.
그가 겪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이 책의 곳곳에 나타난다.
다인종문화가 국내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자랄 무렵만 하여도 다인종으로 구성된 가족은 보기 드물었다.
그래서 같은 인종인 엄마와 내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므로 이런 문제로 고민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은 종종 필리핀 엄마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문제가 거론되기도 한다.
그 아이들 또한 제임스와 같이 인종적 정체성 혼란을 겪는 것이 아닐지 하는 걱정이 든다.
'차별' 이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에세이를 통해 풀어낸 책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전혀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루스의 엉뚱한 모습이라던지 그녀가 학대, 편견, 방황 등 다양한 시련을 겪고도 일어나는 모습은 감동적이기 까지 하다.
그녀가 피부색에 얽히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친구하고 파 했던 친구들을 보면 브루클린의 레드훅 주택잔디에 사는 가난한 노동계급, 막노동꾼,
제빵사, 도넛 만드는 사람, 할머니들, 소울 푸드를 만드는 열혈 신도들이었다.
자신이 속해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 즉, 진정한 의모로 내면이 반짝반짝 하얗게 빛나는 사람과 친구하고 하는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뚜렷한
생각과 원칙을 가진 사람인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책 가득히 감동과 사회적인 문제 그리고 간간히 섞인 웃음은 이 책을 더욱 빛나게 한다.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를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고 피부색에 따른 차별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보여준다.
그것인 단지 '색깔' 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