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살인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3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글래디 골드의 세 번째 시리즈인 <카사노바 살인사건>의 주인공은 글래디 골드로 그녀는 75살의 ‘할머니’ 탐정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미스 마플을 모티브로 썼다고 말한 만큼 비슷한 점이 눈에 띈다.
친근하면서도 어렵지 않은 글래디 골드라는 캐릭터는 너무 잘나지도 못나지도 않은 그저 그런 평범함으로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캐릭터였다.


<카사노바 살인사건>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글래디 뿐만 아니라 모두 흥미롭다.
나이가 다들 70대라고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아니, 할아버지 할머니 맞아?” 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그들은 젊게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그동안 보지 못하였던 색다른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글래디가 중심이 되어 그녀의 친구들과 사설탐정을 차리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어딘지 재미있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너무 친근하게 느껴져서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엉뚱한 상상을 일으킨다.

 

  이번 책의 중심사건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보다 나이는 많지만, 어쨌든 이 두 분은 서로 로미오와 줄리엣이라 부르며 사랑하는 사이였다.
(이 책에서는 황혼의 로맨스가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황혼의 사랑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그런데 어느 날 줄리엣, 즉 에스더가 쟈쿠지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주위 사람들은 그녀의 나이가 나이인 만큼 명이 다하여 죽었다고 하지만, 그녀의 아들은 어머니 에스더의 남자친구가 수상하다며 글래디와 그녀의 친구들에게 의뢰를 해왔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의뢰를 받고 진지하게 온 신경을 의뢰받은 일에 신경을 쓰며 사건의 단서를 찾기 위해 그녀들은 종횡무진 했어야한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책을 읽을 때는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그녀들의 독특한 수사방법에 빠져 이리저리 끌려 다니게 된다.
만약, 이 책이 일반 추리소설과 똑같았다면 이렇게 재미있지 않았으리라.
황혼의 ‘걸’ 들이 사건을 위하여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그녀들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을 만큼 엉뚱하고 기발한 방법으로 사건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며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깜짝 놀라기도 한다.
‘유쾌한 미스터리’ 라고 책 표지에 써놓았듯이 그것을 확신하지 못하는 독자에게 어떤 의미인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 아닌가 한다.

  <카사노바 살인사건>에서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그녀들의 즐거운 추리수사뿐만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그녀들은 ‘노인’ 이라는 신분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게 사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랑을 하고 젊은 사람들처럼 남자의 이것저것 따지기도 하고 심지어 뻥 차주기까지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잘되지 않으면 비 내리는 거리를 우산 없이 걸어 다니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여전히 여자이고 남자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탐정 글래디골드시리즈는 이번이 세 번째로 출간되는 것이다.
앞서 출간돼 시리즈는 읽어보지 못하였지만 작가 리타 란킨이 만들어낸 상황과 인물들은 꼭 한번 읽어봐야지 하고 마음먹게끔 만든다.
‘친근함’을 무기로 내세워 활동하는 사람이 맞나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안목과 수사력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또 그건 그것대로 충분히 이 책을 매력 있게 만들어 준다.

각각 맡은 역할에서 최선을 다하는 글래디 골드와 글레디에이터들을 보면 늙는 것도 이렇게 늙을 수만 있다면 멋진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유쾌한 추리소설’과 ‘황혼의 멋’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는 이 책은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P493: 늙는 것이 죄라고 누가 말했나?
노년의 시간은 드물게 찾아오는 달콤함과 사랑 그리고 수많은 고통으로 가득 차있지만 언제나 놀랄 일이 넘쳐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