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 세계문학의 숲 3
토머스 드 퀸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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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들은 대게 현재 잘 쓰이지 않는 주로 딱딱하고 어색한 단어들이 많이 쓰이기 때문에 읽기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매번 이번에는 제대로 끝까지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미루기 일쑤였는데,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에 이끌려 이번에는 제대로! 읽어보자며 책을 펼쳤다.

사실, 제목도 제목이지만 그 보단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예인 마약이야기가 이슈화 되었고 또 사람은 늘 위험한 것에 궁금하고 또 그것들에게 중독되는 것에 묘한 궁금증이 발동하였기 때문이다.

직접 체험해볼 수 없는 마약, 아편을 드 퀸시의 입을 통해 듣고자 살짝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무엇에 중독된다는 것은 생각해보면 참 무서운 일이다.

그것이 없으면 내 생활이 잘 돌아가지 않는 다는 의미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나 또한 휴대폰이나 노트북과 같은 다양한것들에 중독 된 상태이다.

평소에는 나를 돋보이게 하지만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로 나를 야금야금 채우고 있는 것들.

부족하게 되거나 없어지면 너무나도 초조하게 만드는 것들.

'중독'에 대하여 생각하고 이 책을 읽게 되면 조금이나마 쉽게 접근 할 수 있다.





각설하고 책 본론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하자면,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제목 그대로이다.

작가 토머스 드 퀸시는 영국인이고 이 책의 주인공이기도한 아편쟁이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어떻게 변하였는지, 지난날의 자신의 모습 등을 섬세하게 기술해두었다.

자전적인 내용의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유려한 문체에 낭만적인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토머스 드 퀸시가 낭만파 작가이기도 하지만 글이 주는 느낌은 드 퀸시의 아편으로 인한 처절한 고통마저도 조금 달라 보인다고 할까.





어쨌든 아편과 함께 해오며 보아 왔던 환상과 고통이 솔직하게 담겨있다는 점이 책을 읽는 내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훗날 드 퀸시는 이 솔직함을 지킬 수 없었다.)

특히나 이 책을 읽으며 그에게 많이 놀랐는데 단순히 아편을 통한 자신의 경험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깊이 있는 내용과 드 퀸시 만의 당당하고 고백적인 문체가 그 동안 맛볼 수 없었던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과연 이 만큼 해박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싶은 만큼 그의 지식은 책 곳곳에서 주석에 주석의 형태로 엿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통틀어 다시 드 퀸시의 작품은 낭만적이라는 것으로 돌아간다.

아편에 관한 자서전적인 에세이임에도 불구하고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을 과연 상상이나 할까?





물론 토머스 드 퀸시가 아편복용에 대해 책을 쓰게 된 것은 다른 사람도 해보길 권유하는 뜻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글을 통하여 아편의 끔찍함을 간접경험하고 무서운 아편에 더 이상 사람들이 빠져들지 않기를 바람일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서도 해설에 의하면 드 퀸시는 개정판을 낼 때 원래 글의 3배 분량이었다고 한다.

드 퀸시가 아편복용을 할 때 아편은 아스피린만큼이나 익숙하고 흔한 것이 었지만, 시대가 흘러가면서 점차적으로 금지된 약으로 변모했다.

따라서 그가 개정판을 낼 때는 주변시선을 의식하여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토머스 드 퀸시의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낭만주의와 포스트낭만주의를 읽을 수 있는 역할 뿐만아니라 다양한 19세기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작품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꼭 이러한 가치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어느 영국인 아편쟁이의 고백>은 다양한 방면으로 접근하여 읽어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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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선물 - 커피향보다 더 진한 사람의 향기를 담은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이야기
히말라야 커피로드 제작진 지음 / 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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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휴대폰만큼이나 뗄 수 없을 만큼 우리 일상 속을 깊숙하게 침투하였다.
왕들만이 즐길 수 있는 음료에서 이제는 길을 걷다보면 100m에 한 개씩 발견할 수 있을 만큼 흔한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렇게 너무나도 익숙한 커피이지만, 사실 커피에 대하여 이렇다 저렇다 하고 말 할 수 있을 만큼 깊숙한 지식을 가진 사람은 드물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나 나는 커피에 관하여서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뿐인터라 커피이야기에 대해 호기심이 일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빈곤한 지식일지라도 커피는 광고에 많이 등장하는 에티오피아와 같은 열대지방에서 자란다고 알고 있었는데 히말라야에서 커피가 자란다는 제목에서 깜짝 놀랄수 밖에 없었다.

히말라야와 커피.
이 얼마나 어색한 조합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으로 키들키들 웃어가며 책을 펴들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나는 첫 장부터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니 커피가 나무에서 열리는 열매였어? 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본격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마음에 와닿은것은 커피에 관한 것 보다도 히말라야사람들의 맑은 웃음이었다.
우리가 늘 주고받는 지친 일상에서의 찌든 웃음이 아닌 정말 삶을 행복하게 살기 때문이 지을수 있는 맑은 웃음.
그 맑은 웃음에 이 책이 생각 외로 내게 많은 것을 선물할지도 모르겠다고 짐작해보았다.
결과적으로는 그 짐작이 들어맞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말레마을에서는 커피 재배에 훌륭한 환경이라는 그늘이 늘 함께하는 마을이다.
하루 중 딱 2시간만이 햇빛이 비친다고 하여 그늘마을이라고도 불리는 말레마을에서는 일반 식물의 수확으로 먹고 사는 것에 기대할 수 없기에 환경에 딱 알맞은 커피에 희망을 걸고 있는 아주 작고 소박한 마을 이다.
말레마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소박하지만, 각자 다른 구구절절한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희망이 되는 커피나무에 가족이 모두 함께 모여 살 것, 자식을 고등교육까지 시킬 것, 부자가 될 것과 같은 희망을 빨간 열매마다 품어두는 사람들이 말레마을 사람들이다.
이렇게 순수한 말레마을에서는 TV도 마을에 하나뿐이어서 가장 부자인 사람의 사랑방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시청한다고 한다.
어쩐지 우리나라의 50~60년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푸근해지기까지도 하였다.



<히말라야의 선물>에서 다양한 가족들이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가족은 다슈람의 가족이었다.
가진 것 없이 시작한 결혼 생활이기에 커피 나무살돈도 없고, 더구나 환경 탓에 다른 작물을 재배하여 생활하는 것은 더욱 기대할 수 없기에 돈을 벌기위해 어린자식을 두고 떠나며 다부진 각오를 하는 가장의 모습에 말레마을의 커피나무는 "희망"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였다.
이렇게 마을을 떠나는 사람은 다슈람뿐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더욱 슬프게 하였다.


p109
"내가 다시 돌아올 때는 지금 떠날 때와 똑같이 모두 이렇게 건강한 모습이었으면 좋겠어요……."
"아내에게 이제 더 이상 떠나지 않는다는 마음을 줄 수 있는 남편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어요."


자연을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그 흔한 농약하나 뿌리지 않고 자연으로 키워내는 말레마을 사람들.
하나 같이 사연을 품고 힘든 상황에서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순수하게 잘 될 내일만을 생각하는 말레마을 사람들.
커피를 키우면서도 정작 어떻게 먹는 건지를 잘 모르던 말레 마을 사람들.
말레 마을 사람들을 보면서 진짜 커피를 사랑하는 농부가 이러한 농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떠올랐다.



<히말라야의 선물>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 내가 생각한 배경은 커다란 재배경지에 몇 십 바구니 몇 백 바구니씩 가득가득 담아내는 커피와 그 과정이 얼마나 멋진지, 얼마나 발전했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이었다.
그러나 실제 엿본 이야기 속에는 너무나도 따뜻한 이야기 숨어있어서 더욱 감동이었다.
커피와 함께 마음 깊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 함께 있어 이 책은 더욱 값지고 재미있었다.



희망이 되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말레마을사람들에게는 오늘을 살아갈 이유와 내일을 살아갈 이유가 되어 열심히 일한다.
빨간 열매에 자신의 소망을 담아 매일매일 정성으로 키워낸 그 커피열매는 세상 밖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망을 주지 않을까.
책을 덮고나 선 덜컥 커피를 한잔 테이크아웃해버렸다.
씁쓸하기도 한 커피를 마시며 내가 마시는 이 커피가 지구 어딘가의 누군가에는 희망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나를 설레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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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에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
권하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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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그렇겠지만 사춘기가 되면 자기 자신에게 그 어느시기보다도 관심이 폭발하는 시기이다.

나의 외모, 이성관계, 그리고 인기와 같은 외적인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도 마음에 걸리고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 시기의 나는 남들과 다른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친구들과 입고 있는 옷 하나만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불안해하고 초조해한다.

하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성에게 눈떠 알콩달콩하게 사귀게 되는데 나만 동성을 사랑한다는 것, 그 것은 얼마나 나를 힘들게 할지는 생각할 수 도

없으리라고 짐작한다.

사회적 편견이 아무리 많이 깨어졌다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부정적인 시선은 남아 있기 때문에.

 

 

  <비너스에게>에서의 주인공은 동성을 사랑하는 소년 성훈이기도 하지만, 넓게 본다면 애미의 오.맙.또 친구들이기도 하다.

상황은 다르지만 어쨌거나 성훈과 같이 그들도 사회로 부터 내쫓겨진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여자와 남자의 사랑만이 '정상' 이라고 하는 사회에서 동성에게 눈을 뜨게 된 성훈은 자신이 속한 사회밖으로 나오게 될까봐 불안해 하는

한편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 보이고 싶어한다.

평범하게 남아있고픈 욕구와 솔직하게 드러내고픈 욕구가 치열하게 싸우는 와중에서 성훈은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여자이야기를 하며 '내가 어떤 놈인지 나 자신도 모른다면 남들도 그러지 않을까'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가장 소중한 친구 영무와 유일무이한 가족 엄마에게 마저 비밀이 생겼다는 이유로 성훈을 괴롭게 한다.

 

사회가 의미하는 평범의 기준으로 들어가기 위해 성훈은 끊임없이 자신을 포장하지만, 결국 짝사랑상대인 3학년 선배 앞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제어가 안되는 것을 느끼며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게된다.

평범의 틀 안에서 '틀려'버린 성훈은 원치 않는 아웃팅을 당하며 어떠한 항변도 하지 못한 체 엄마의 손에 이끌려 자퇴를 하게 된다.

좋든 싫든 간에 자신을 포함해주던 우리에서 빠져나오며 성훈은 쓰라린 패배감과 아픈 사랑의 상처를 맛보면서 모든것과 점점 멀어지며

우울증과 자폐를 겪게 된다.

 

 

  <비너스에게> 에서는 동성을 사랑하는 소년을 통하여 '다르다와 틀리다' 그리고 '평범과 특별'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학교와 엄마는 사회적 틀에서 평범해지길 강요한다.

'평범하게 정상인'이면서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것 그러나 정해진 틀 안에서 들어오지 못한다며 '틀렸다'고 이야기하는 사회. 

학교에서 내버려진 것은 성훈에게 '패배자'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고 엄마는 그러한 성훈에게 지쳐 '정상인' 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대학 동기 양나씨가

운영하는 상담소 애미에 보내게 된다. 

애미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사회적 평범의 틀로부터 쫓겨난 아이들이 모여 사회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쉬어가고 준비하는 곳이다.

틀렸다고 쫓겨난 아이들과 지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서로의 소원을 들어주면서 성훈은 자신 정도면 정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틀리다는 것과

다르다는 것을 깨우쳐 간다.

 

 

  양나씨로 부터 자신을 인정하는 법을 배우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성훈은 이 과정에서 어른으로 되어가는 법과 사랑에 대하여 여유를 두고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여전히 앞으로도 상처를 받을 것이고 후회를 할 것 이며 그렇게 자라서 어른이 될 거라는 생각을 양나씨와 또 애미에서 만나게 된 현신을 통해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p259

"엄마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미성년자 한정이라고 했어.

내가 성년이 되려면 아직도 2년하고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으니 그동안 내가 할 일은 무언가를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것,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거야. 그래서 나는 한 사람을 사랑하듯 내 삶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어."  

 

 

  <비너스에게>를 읽기 시작할 때는 동성의 소년이 어떻게 다양한 난관들을 헤쳐 나갈까하는 호기심이었다. 

다양한 난관이 우리가 매일 살아가면서 하나씩 하나씩 쌓아두는 벽이라는 것을 이 책의 성훈이 아프게 되면서 깨닫게 되었을 때는 솔직히 충격이었다. 

나는 개방적이고 열린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미 무의식중에서 나도 남들과 똑같이 벽을 쌓아 올리고 있지 않았던가.

사회는 우리에게 특별해지길 강요한다.

특별한 아이는 특별한 케이스로 성공합니다라고 홍보한다.  

그러나 정작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없는 범위로 발을 딛게 되면 '특별'이 아닌 '틀렸다'라고 말하며 쫓아낸다.

그렇게 쫓겨난 동성애뿐만 아니라 사회적 모든 소수자들이 정상인이 아닌 패배자라는 생각으로 아픔을 느낄 때 '우리는 이해한다'라고 말하지만,

결국 어느 한쪽이 이해받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가 이해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비너스에게>를 통하여 단순한 동성애를 이겨내는 소년을 보았다기보다는 우리 사회전체에 깔려있는 높은 벽을 보았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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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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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인 오스틴을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그녀의 대표작인 <오만과 편견>을 말하면 "아! 그 작품" 이라고 할 만큼 그녀는 인지도가 높다.
그녀의 대표작 중 또 하나인 <설득>은 2007년에 감독 애드리언 셔골드의 영화로 나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호평을 받았다.
내가 접했던 영화는 조금 오래된 영화인 1995년에 감독 로저 미첼의 영화였는데, 이 영화를 통해 나는 <설득>을 처음 알게 되었고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이 외에도 시선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로 제인 오스틴에 대해 잊고 지냈었는데, 이번에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이 숨어있을 원작을 읽어보자고 마음먹게 되었다.

 

 

  제인 오스틴의 다양한 책이나 영화들의 대표적인 공통점은 그녀의 주된 스토리만큼이나 사랑스럽고 달달하며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점이다.
내가 만나게 된 책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책인데, 역시나 표지가 너무 아름다워서 혹시라도 손상될까봐 조심조심 다루며 책을 보았었다^^;

 

 

  이 책의 시작은 켈린지 홀의 주인인 월터 엘리엇경의 세 딸에 관한 이야기다.
그 세 딸 중에서도 콕 집어 주인공을 이야기하자면 집안에서 미운 오리 같은 취급을 받고 있는 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흘러갔다.
앤이 집안에서 미운 오리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된 것은 그녀가 아버지를 포함한 나머지 사람들과는 달리 허영심보다는 실속을 챙기기 때문에 가족들은 그녀가 가문을 위해 빛 낼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3살의 젊고 활기찬 청년과 19살의 아름답고 똑똑한 소녀 앤은 사랑을 했으나 젊은 청년이 가진 것이라고는 젊음과 패기 그리고 용기뿐이었다.
그의 외모도 배경도 재산도 없으므로 가족들은 반대를 하고 주위사람들 마저 그녀를 만류하며 설득하자 결국 두 사람의 관계는 헤어지게 되었다.
그 후 오랫동안 서로를 보지 못하다가 8년 후 다시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사랑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는지 확인하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는 흥미롭게 진행된다.

 

 

  하루에도 몇 편씩 수많은 로맨스 소설이 쏟아지고 있는 게 요즈음이지만, 제인 오스틴만큼 우아하고 정적이면서도 로맨스를 가진 소설을 찾아보기는 드물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전형적인 제인 오스틴의 스타일이며 할리퀸 로맨스의 소재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게 18세기에 쓰인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며 아직도 많은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것은 여전히 전형적이지만 먹혀들어간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우아한 로맨스.
이것이 제인 오스틴에게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가진 또 다른 매력 중에 하나는 거침없는 캐릭터 설정이라는 점이다.
<설득>은 영화로 보았지만 <오만과 편견>은 책과 영화모두를 접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대표작인 <오만과 편견>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주는 생생한 흥미로움은 덜했지만, 재기발랄하고 거침없는 캐릭터들은 <설득>을 통해서도 계속 맛볼 수 있었다.

 

 

  결국 <설득>도 해피엔딩으로 끝남으로써 흐뭇함과 안정감을 준다.
어렸을 때에는 주위 사람들의 설득으로 인해 포기했던 사랑이지만 8년이 지나 스물일곱 살이 되면서 환경과 현실의 그 어떤 조건보다 사랑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웬트워스의 8년 동안의 변화를 통해 결국 미래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을 보게 해준다.
당시에 보잘 것 없었다고 생각되어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헤어졌지만 8년 뒤 만난 웬트워스는 세상을 다 가진 남자처럼 위풍당당하고 멋져보였다.
미래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현재의 불안함에 얄팍한 설득을 통해 사랑을 포기했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해준다.

 

 

  고전소설이니 만큼 제인 오스틴의 로맨스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부담감은 컸었다.
고전소설이 주는 압박감으로 인하여 이 책이 주는 우아한 사랑을 포기하기에는 너무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고전소설이 주는 시대적인 상황에 대한 이해를 깨우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자연스레 읽어 내려가다 보면 스토리 속으로 흠뻑 빠져들게 되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역시 명작! 이라는 말이 어떨 때 쓰이는지 또 그녀가 오스틴 신드롬을 일으킬만한 작가라는 것을 유감없이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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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 삼색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태동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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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삼색고양이 시리즈를 읽기전 먼저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이라는 점이 이 책에 대해서 더욱 흥미롭게 하였다.
올해 읽게 된 아카다와 지로의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을 읽으면서 지난 무더웠던 여름 아카가와 지로의 매력에 푹 빠져서 언젠가 또 다른 책을 읽어보자고 결심하였던 것 이 생각난다.
이 결심이 불과 두어 달 사이에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다.
아카가와 지로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읽지 않으려야 읽지 않을 수가 없는 작품이 되었다.
 
삼색고양이 홈즈는 <추리>편을 시작으로 많은 시리즈로 출간되었는데 <추적>,<괴담>,<랩소디>,<사랑의 도피>,<공포광>,<기사도>와 같은 장편소설부터 시작하여 단편소설도 3편을 가지고 있는 큰 작품이었다.
아카가와 지로가 이 시리즈를 중심으로 인기작가가 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 작품은 그의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꼭 읽어봐야 하는 책 들 중에 하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는 이 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로써 고양이 홈즈와 가타야마가 만나게 되는 배경을 보여주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본격적으로 두 사람이 콤비를 이루기 전에 배경이 되는 시점을 사건과 함께 다루고 있어서 더욱 흥미롭고 시리즈 중에서도 빼놓지 않고 읽어야하는 책이 라고 생각된다.
하고로모 여자 대학의 비밀 아르바이트인 매춘 아르바이트.
그 어떤 아르바이트 보다 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여느 아르바이트 보다 인기가 높다.
그러나 어느 날 손님을 받던 여학생이 흉기에 찔려 죽게 되는 것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단지 매춘아르바이트에 관한 비밀을 벗기고자 시작하였던 일은 점점 일이 커져 하고로모 여자 대학의 비리와 교수의 죽음까지도 연관되어졌다.
 
영문과 교수인 모리사키는 이 비밀을 풀기위하여 총장과 반대로 학교 내로 형사를 불러들이게 된다.
그 형사가 바로 이 책의 홈즈와 같이 콤비를 이루게 될 가타야마 형사이다.
어쨌거나 사건은 해결의 기미를 보이기보다는 급기야 '전쟁' 처럼 갈수록 심화되고 악화되는 양상을 띄었다.
표면적으로는 매춘 아르바이트에 관한 여학생의 죽음을 해결하려는 일을 하면 하게 될 수록 사건은 엉망진창으로 꼬여 가는데, 영문과 교수인 모리사키의 죽음이라든지 또 다른 여대생의 죽음과 같은 사건들이 줄줄 이어진다.
범인의 단서는 그 이디에도 없고 모리사키의 죽음은 미스터리 소설 속에서나 읽을 수 있는 밀실 살인 사건으로 떠오른다.
가타야마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사건들이 줄줄 터지는 와중에 모리사키가 키우던 사람과 동화되는 신비한 고양이 '홈즈'는 가타야마 곁에 붙어 어쩔 수 없이 그가 맡아 키우기로 한다.
 
 고양이 '홈즈'는 사건에 관한 단서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냥 고양이가 아닌 어쩐지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 같은 홈즈의 능력을 의심하면서도 고양이 홈즈가 던져주는 단서로 쉽게 사건을 풀어나간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대부분의 추리소설은 우연히 주인공이 단서를 포착하게 된다던가 하는 구조인데 반해 아예 단서를 던져주는 고양이라니 일반 추리 소설과 다른 점이 느껴졌다.
말도 못하는 고양이지만 눈빛이나 몸짓으로 사람과 소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묘한 홈즈라는 소재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소재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삼색 고양이 홈즈의 추리>를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양이 홈즈 이외에도 범인에 관하여 반전이 책이 끝날 때 까지 거듭된다는 것이다.
모리사키의 동생이었다가 학교수위였다가 결국 애인으로 끝나는.
그러나 곰곰이 돌이켜 보면 모두 한패로 묶여있다는 것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표면적으로는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이지만, 사건이 진행될수록 주위인물들의 수상한 점을 끊임없이 밝혀가며 예상치 못한 인물의 범죄동기를 듣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지 않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형사 가타야마와 아카가와 지로 특유의 유머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카가와 지로의 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내용에 대한 구조와 트릭, 반전도 탄탄하지만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겁기 보다는 인간적인 웃음이 많이 묻어나기 때문일 것 이다.
일명 '치고 빠지기를 잘하는 작가' 라고 생각된다.
얼핏 보면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설일지도 모르나 진지한 추리소설 못지않은 배경과 탄탄한 구조로 읽는 이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글이 아닌가 한다.
 
<추리> 편을 시작으로 하여 계속 이어지는 홈즈시리즈는 꽤나 긴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책들을 꼭 읽어보자고 마음먹을 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다.
심심하고 무료한 주말에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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