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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파네스 희극전집 2
아리스토파네스 지음, 천병희 옮김 / 도서출판 숲 / 2010년 11월
평점 :
241128-241212
이 책은 여인들을 중심으로 한 세 편과 신과 인간이 어우러지는 두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인들의 연대를 통해 당시 사회를 풍자한 세 작품은 다음과 같다. 여인들의 성 파업으로 종전을 이끌어내는 <뤼시스트라테>, 남자들의 감시와 구속을 불러온 에우리피데스를 처벌하기 위한 여인들의 비밀 회동을 다룬 <데스모포리아 축제의 여인들>, 그리고 여성들이 주권을 차지하여 그리스 정치와 사회를 개혁하는 <여인들의 민회>. 이들 작품은 모두 여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시 그리스 사회의 현실과 모순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디오뉘소스가 저승으로 내려가 아이스퀼로스와 에우리피데스의 가상 경연을 벌이는 <개구리>와, 부의 신과 가난의 신이 논쟁을 벌이며 인간 사회의 문제를 조명하는 <부의 신>, 이들 작품은 인간적인 신들의 모습을 통해 그리스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려는 점에서 돋보인다.
이들 희극은 하나같이 기발한 상상력과 논쟁을 통해 현실을 희극적인 방식으로 냉철하게 인식하도록 돕는다. 비극과 희극의 경연을 통해 폴리스를 이끌어간 대중지성의 향연을 엿볼 수 있으며, 특히 희극에서는 코로스나 배우가 관객들에게 직접 말을 걸고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공감대를 크게 형성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연극이라는 공연 예술은 과거뿐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집단지성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너희 소원이 이루어지면, 내 장담하건대, 너희에게 조금도 덕이 안 돼. 부의 신이 시력을 회복하여 자신을 똑같이 분배한다면, 세상에 예술과 기술에 종사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부의 신> 中 - P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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