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메다 성운
이반 예프레모프 지음, 정보라 옮김 / 아작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SF 번역가이자 출판기획자인 김상훈(강수백)씨는

한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가장 깊은 감명을 준 SF 작품으로

어린시절에 아이디어회관 문고를 통해 읽었던

< 흡혈식물 트리피드 >와 <안드로메다 성운 >을 꼽았습니다. %EC%BD%94%EC%95%8C%EB%9D%BC


(우리나라의 486 세대 SF 애호가들에게

 그들이 어린 시절에 읽었던 아이디어회관 문고의 영향력은 막대해서

 비록 일본어 중역에 축약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이 이 아이디어회관 문고를 통해 

 SF의 매력을 처음으로 알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EA%B5%AC%EB%A6%84


 직지프로젝트를 통해 복원된 아이디어회관 문고의 작품들은

 인터넷을 통해서도 읽어볼 수 있습니다


 http://paedros.hol.es/sfjikji/book/index.html   )


그리고 최근에 공교롭게도

존 윈덤의 < 트리피드의 날 >이 폴라북스의 미래의 문학 시리즈를 통해

국내 최초로 완역 출간되었고,


얼마 전에는 같이 언급되었던

이반 예프레모프의 < 안드로메다 성운 >도 아작을 통해 

역시 처음으로 완역판으로 출간되었습니다.  %EC%A2%8B%EC%95%84



오멜라스 클래식스를 통해 스타니스와프 램의 작품들이 나왔고,

알렉산드르 보그다노프의 < 붉은 별 >이 

아고라의 재발견 총서로 작년에 나왔으며,


스뜨루가츠끼 형제의 <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년 >이나

예프게니 자먀찐의 < 우리들 > 등이 열린책들을 통해 출간되기는 했지만,


구 소련이나 동구 공산권의 SF 소설들은

SF 팬들에게조차 상당히 낯선 분야입니다.




이반 예프레모프가 1957년에 발표한 < 안드로메다 성운 >

20세기 소련 SF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작품으로

평론가와 애호가들이 한결같이 첫 손에 꼽아왔던 명작입니다.


이반 예프레모프는

러시아 제국 말기에 부유한 목재상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공산혁명과 잇따른 러시아 내전으로 집안이 몰락하고

어린 나이에 고아가 되어

붉은군대의 한 기갑부대에서 '부대의 아들'로 자랐습니다.


공산주의 국가 특유의 잘 정비된 도서관 덕분에

30살의 나이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스탈린 상을 수상한 저명한 과학자가 되었는데,


2차 대전 중 심한 열병에 걸려 심장에 이상이 생겨

와병 생활을 하면서 SF 창작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들은

과학적 치밀함을 바탕으로 공산주의적 유토피아를 그려

소련 국민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누렸는데,


그 자신이 철두철미한 공산주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생전에 공산당에 가입하지 않았고,

'공산당의 지도와 영도에 대한 찬양'을 넣으라는 당의 지시를 거부하여


죽기 전까지 소련 공산당의 감시를 받았고,

1972년 사후에는 금서조치까지 당했다고 합니다. %ED%86%A0%EB%A7%88%ED%86%A0




그의 7편의 장편과 3편의 단편집들 중에서

단연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작품은 바로 이 < 안드로메다 성운 >인데,


현재까지 39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러시아에서는 1967년에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고,

후속작인 < 황소의 시간 > 역시 

발간되자마자 품절되어 정가의 10배에 거래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 작품을 처음 잡지에 연재할 때는

30세기를 무대로 삼았었지만,

연재 도중 스푸트니크 위성이 발사되는 것을 보고서는

인간과 과학의 발전 속도가 자신의 예상보다도 훨씬 더 빠르다는 것을 깨달고

단행본으로 발간될 때는 구체적인 연도 표기들을 모두 삭제하여

구체적인 시간적 배경을 독자 스스로 채워넣게끔 하였습니다.


소설은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단일 국가로 통합되고

은하계의 다른 지적 생명체와의 교신에 성공해 '위대한 원'의 일원에 포함되고,

성단탐사선으로 심우주 탐험이 가능해진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하드 SF에 가까운데

독자들을 당혹케 하는 것은

작품 속에 깊이 베어있는 사회주의적인 색채입니다. %EA%B3%A0%EB%9E%98


소설 앞부분에 나오는 인류의 역사를 개괄하는 장면에서

작가는 인류가 공산주의의 이상적인 방식으로 통합되어 발전하고

노동의 즐거움 속에 '각자가 필요한 만큼'을 누리는

사회주의의 이상향인 공산주의가 성취된 사회를 그리고 있는데,


현재 북유럽 사회주의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이상적인 형태의 공산주의에 가깝기는 하지만,

현실의 사회주의가 실제로 극도로 자본주의화된 상황과 비교해 볼 때

공상적 사회주의라고 보기에도

다소 간 심한 이데올로기적인 경도가 느껴져서

약간의 거부감과 반박하고픈 마음이 드는 것을 숨길 수가 없습니다. %ED%8E%AD%EA%B7%84


소석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한결같이 외모외 품성이 모두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사회주의적인 이상형에 가까운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데,

특히 모든 인물들이 사회주의적인 이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며

틈나는 대로 사회주의적인 철학을 설파하는 데에는

솔직히 지루하고 다분히 교조주의적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EA%B0%95%EC%95%84%EC%A7%801


필체도 서구의 SF들과 비교해 보면 다분히 딱딱하고 건조한데,

특히 냉철하게 자신을 희생하며 과업에만 몰두하는 등장 인물을 

이상적인 인간형과 완성된 사회로 묘사하곤 하는 부분들에서는

1980년대 중후반에 우리나라 대학가에서 한때 유행했던 

오스트로프스키 류의 소련 사회주의 리얼리즘 소설들의 문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EC%8B%9D%EB%B9%B5



반세기 전 냉전 시대에 씌여진 작품을

60년이 지나 사회주의가 현실적으로 몰락한 상황에서 읽는 것은

아무래도 어색한 부분이 없지않지만,


서구 SF와는 다른 맛이 있는 소련 SF의 대표적인 명작이자

공산주의적인 이상향이 전면에 깔린 작품을 읽어보노라면

구 소련의 지식인들이 이상적으로 꿈꿨던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가

어떤 형태의 것인지를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EA%B5%AC%EB%A6%84


이 책을 구입하면 위의 '갤럭시 팬던트'를 선물로 주고,


아작의 SF 소설 2권을 구입하면

소련의 '붉은 별' 문양이나 '스푸트니크호'의 모양이 새겨진

머그컵을 선물로 증정하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EC%84%A0%EB%AC%BC%EC%83%81%EC%9E%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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