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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미식가 2 ㅣ 고독한 미식가 2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6년 6월
평점 :
집에서 보고있는 SKY 위성방송에는
일본 방송 프로그램들을 주로 보여주는 전문 채널이 3개 정도 있습니다.
채널 J는 일찌감치부터 HD 로 방송을 했고
컨텐츠도 흥미로운 것이 많아서 자주 시청하는 선호채널이지만,
채널 W와 NHK 월드는 아직도 SD급 화질로 방송되고 있어서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잘 보지않게 됩니다.
이 3개의 일본 방송 전문 채널들을 통틀어서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청율이 높은 프로그램은
음식점 유랑을 소재로 한 요리 드라마인 [ 고독한 미식가 ]일 것입니다.
네이버의 일본여행동호회에서 보더라도
어지간한 인기 일본 드라마나 애니, 최신 영화들보다
이 [ 고독한 미식가 ]에 관한 글이 훨씬 더 많은 데에서도
이 드라마의 우리나라에서의 높은 인기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젊은층 사이에서도
속칭 '혼밥' 인기를 불러 일으켰던 이 드라마는
원래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의 연재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데,
(드라마가 끝난 후에 항상
원작자가 직접 좀 전의 드라마에서 다룬 가게를 직접 찾아가는 코너가 나오죠)
TV 드라마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만화가 17권까지 발간되어 있는 [ 심야식당 ]과는 달리
이상하게도 이 만화는
2010년에 첫 번째 단행본이 국내 발간된 이후
6년 동안이나 두 번째 권이 발간되지 않고 있다가,
이번에 6년이 넘어서야 비로소
2권이 국내에 발간되었습니다.
사실 국내에 일본 요리만화들이 소개되기 시작한 20여년 전부터
나오는 대로 구입하거나 본 요리만화의 오랜 애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부터 요리만화는 거의 구입을 하지않고 있습니다.
[ 맛의 달인 ]과 [ 아빠는 요리사 ]는
둘 다 100권이 조금 넘긴 시점에서 신간 구입을 중단했는데,
그 이유는 100권을 넘어서면서
더이상 새로운 발전이나 변화없이 기존 패턴과 내용을 계속해서 반복하거나
지나치게 국지적인 문제에 천착하는 경향을 보여 구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 식객 ]은 1부가 완결된 후 나온 2부는
3권 밖에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구입하지 않게되더군요.
[ 라면요리왕 ]을 비롯한 다른 만화들은
전반부는 열심히 구입하였지만,
후반부는 그냥 대여점에서 빌려보다가
집 근처에 대여점이 없어진 5~6년 전부터 자연스럽게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만큼 [ 고독한 미식가 ]의 구입은 저로써는 다소 이례적이기는 한데,
TV 드라마를 오래 보다보니 자연히 원작 만화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고,
2권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 결정적인 구입의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TV 드라마는 방영 초기본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공인 다니구치 지로의 배경에 대해서는
대략 짐작만 할 뿐 자세한 내용이나 이력은 알지를 못했는데,
단행본 1권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가 프랑스 유학파이고
프랑스에서 사귀었던 잊지못할 여성이 있었으며,
그래서 현재의 수입상 일을 하고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약해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어려서부터 무술을 배운 무술 유단자이고요.
1권의 증보판에는 책 뒤쪽에
원작자인 구스미 아사유키가 쓴 적지않은 분량의 수필 형식의 글과
원작자와의 대담 기사가 30쪽 가량 추가되어 있습니다.
2권의 국내판은 지난 6월 30일에 발간되었는데,
1990년대부터 잡지에 연재되고 있는 장기 인기 시리즈인 만큼
일본 현지에서는 훨씬 많은 딘행들본이 발간되어 있엇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책 뒤의 표기를 보니 일본판도 2015년에 발간된 것으로 되어 있더군요.
1권의 일본판 발간일이 1997년인 것을 보면
일본 내에서도 20년 만에 단행본이 나온 것 같습니다.
(TV 드라마가 일본 내에서도 인기가 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작 원작 만화는 왜 이렇게 발간이 잘 안되었을까요?)
2권의 권말에는
요리연구가인 박찬일이 특별 기고한 글이 보너스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관심있게 본 몇몇 가게들은
도쿄나 오사카에 들러면 가볼까하고 알아봤더니
(드라마에 나온 가게들을 모아놓은 지도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원래 유명한 가게들이 아니라 지나가다 들른 가게들이 대부분인 만큼
TV 드라마로 방송될 즈음에는 절반 가량이 이미 문을 닫았다더군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자영업자는 역시나 살아남기가 힘든 시대인가 봅니다.
TV 드라마를 요약해서 모아놓은
[ 고독한 미식가 맛집 순례 가이드 ]도 국내에 발간되어 있습니다.
ha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