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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을 착취하다 - 서민을 위한 대출인가 21세기형 고리대금업인가, 소액 금융의 배신
휴 싱클레어 지음, 이수경.이지연 옮김 / 민음사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2006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이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노스로 결정되자 세계는 신선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유노스는 방글라데시에 그라민 은행이라는 빈민구제 은행을 세우고 운영한 공로로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고 노벨상 선정 위원회는 밝혔습니다. 은행을 설립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는 지극히 상업적인 행위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선뜻 믿어지지 않지만, 이 그라민 은행의 운영 방식을 살펴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경제학자인 유노스는 1983년에 빈곤 계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은행인 그라민 은행을 설립하여, 마땅한 담보물이 없는 영세민과 경제적으로 취약한 빈곤 계층들에게 무담보로 소액 대출을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소액 대출을 받은 빈민들은 그것을 가지고 소규모로 생산 시설을 갖추거나 직접 장사에 나섬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은행 이자를 갚고 나서도 여유가 생긴 수익금으로 생활의 향상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아무런 경제적 토대가 없어서 계속적인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경제적 취약 계층들에게 낮은 금리로 소액씩 대출을 해줌으로써 이들이 경제적 자립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씨앗을 제공한다는 것이 그라민 은행의 모토였습니다.

 

이전까지는 선진국들의 수혜적인 정책으로만 여겨져 왔던 소액 대출 금융이 이 그라민 은행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소액 대출 금융의 취지에 감명을 받은 전세계 유명 인사들의 응원과 후원을 등에 업고 이 운동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어,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약 700억 달러 규모로까지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소액 대출 금융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진정으로 성공한 자선 행위일까요?

영국 더럼 대학교에서 국제 금융과 기업 금융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IESE 비드니스스쿨에서 MBA를 받은 후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에서 일하다가, 이후 10여년 동안 직접 소액 금융 관계에서 일해온 저자 휴 싱클레어는 자신도 그러한 소액 대출 금융의 아름다운 모토에 공감하여 이 사업에 동참하여 10여년 동안 전세계에서 이 사업을 직접 운용해왔지만, 정작 그속에서 바라본 실상은 아름다운 모토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이 책 <빈곤을 착취하다>를 통해 고발하고 전세계적인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힙다.

 

저자는 현재 빈민구제 목적의 소액 대출 금융이 자선이 아닌 수익의 차원으로 변질되었다고 말합니다.

소액 대출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이자율인데, 그라민 은행의 이자율은 20% 선입니다. 우리나라나 선진국들의 일반적인 금리 기준에서 바라본다는 무척 높은 퍼센티지이지만, 후진국들의 일반적인 대출 금리가 그 3~4배에 달하고, 100%가 넘는 경우가 드물지 않기 때문에, 20%의 금리는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선진국들의 1~2% 금리의 수 십배에 달하는 이자율, 즉 은행의 높은 수익률에 거대 자본과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여 끼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변질이 시작됩니다. 선진국의 잉여 자본을 토대로 새롭게 소액 대출 금융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3~40% 이상의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이자를 갚지 못할 경우 가차없이 담보물들을 차압함으로써 높은 이자 소득을 거둠과 함께 후진국의 경제적 토대들을 빠른 속도로 장악해 들어갑니다.

 

그리고 거둬들인 이자 수익을 고스란히 재대출이나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그라민 은행과는 달리, 이들은 거둬들인 이자 수익금을 고스란히 자국으로 송출하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는 아무런 경제적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단지 경제적인 토대만을 탐욕스럽게 장악해가는 제국주의적인 모습을 띱니다.

저자는 이런 현실을 보고 이를 경제 제국주의의 또다른 형태라고 느꼈던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선량한 의도로 시작한 이러한 사업에 마저 탐욕스러운 국제 금융의 마수가 뻗침으로써 결국에는 새로운 제국주의로 귀결되고 마는 현실에 답답함과 함께 다국적 금융 자본주의의 광적인 물욕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선진국 반열에 든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소액 대출 사업의 탈을 쓴 금융 제국주의에서 결코 자유롭거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매일 TV를 통해 수 백번씩 접하게 되는 대출 광고를 내는 저축은행과 캐피탈들의 주된 자금원이 바로 일본의 것이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소액 대출 금융의 탈을 쓰고 다시 한 번 다가오는 새로운 일본 식민주의를 연상케 합니다. 그리고 역사왜곡과 친일미화에 혈안이 된 현 집권세력들은 이런 현실을 꼭꼭 숨기고 있다는 현실이 더욱 답답함과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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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17: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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