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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 - 우리 삶이 직면한 위기를 해결하는 14가지 길
필립 코틀러 지음, 박준형 옮김 / 더난출판사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필립 코틀러라고 하면 <마케팅 관리론><마켓 3.0>을 비롯해 현대 마케팅과 경영학에 있어서 피터 드러커, 앨빈 토플러 같은 현대 경영학계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빅 네임들과 나란히 견줄 수 있는 마케팅의 구루라고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현대 경영학, 그중에서도 최전선인 마케팅 이론을 선도하여 이끌고 있는 코틀러는 어느 모로 보나 현대 자본주의의 최선봉에 서있는 전형적인 자본주의자이자 현대 자본주의 경영학과 마케팅의 사도라고 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더라도 그는 결코 사회주의자나 공산주의자가 아닌 자본주의의 표상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인 것입니다.

 

이는 그가 수학한 이력을 확인해 보면 보다 명료하게 드러나는데, 그가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던 것은 시카고 대학에서 현대 자유시장 경제학의 대표주자인 밀턴 프리드먼 교수의 지도 아래에서였고, 이후 MIT와 하버드라는 가장 미국적인 경영학의 산실들에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새뮤얼슨과 로버트 솔로 교수의 지도 아래 박사와 포스트 닥터 과정을 밟았으며, 현재도 노스웨스트 대학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코틀러는 시카고 대학에서 레이건과 부시, 대처 정권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대표적인 존재인 밀턴 프리드먼 아래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그의 자본주의에 대한 진정성은 의심받을 여지가 없으며, 코틀러는 자신의 저서들에서 일관되게 반복하여 자신은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자본주의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코틀러가 가장 최근에 내놓은 이 책 <다른 자본주의>에서 그는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라는 그에게 부가된 닉네임이 무색할 정도로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와 자본주의가 본래적으로 지니고 있는 의미와는 상반되게 현재 미국을 위시한 자본주의 선진국들이 빠져들어가고 있는 자본주의의 퇴행적인 모습들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며 누구보다도 비판적인 태도로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있습니다.

 

코틀러는 이 책에서 현재 전세계의 대다수의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지배적인 경제 체제인 자본주의가 매우 심각한 폐해를 드러내고 있으며, 그중에서 자신이 판단하기에 가장 커다란 현대 자본주의의 14가지 폐해들을 하나씩 거론하고 각각이 지닌 문제점들을 진단하고 비판하며 나름대로의 해결책들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가 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크고 결정적인 폐해라고 지적하는 문제점들은 지속적인 빈곤, 소득과 부의 불평등, 노동자들에 대한 생활임금 미지급, 자동화로 인한 실직, 기업의 사업상 비용의 사회적 전가, 환경과 천연자원의 남용, 경기순환과 경기 불안정의 유발, 개인주의와 사리사욕, 금융중심의 경제 체제 구축과 개인의 과도한 부채, 정치인과 경제인의 이익단체 결탁, 단기적 이익의 선호, 과대광고와 불공정 경쟁행위의 만연, GDP 성장에만 집중, 사회적 가치와 행복의 경시입니다.

 

이중에서 그가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비판하고 있는 것은 바로 소득과 부의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입니다. 그는 많은 수치와 이론, 사례들을 들며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이 처해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인 이 부분에 대해 가차없고 신랄한 비판과 함께 날카로운 비난을 아끼지 않습니다.

 

스스로 현대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떠받치고 이끌어 온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노 경제학자가 이렇게까지 신랄하게, 마치 사회주의자나 극렬한 진보주의자가 쓴 글로도 보일만큼 적나라하게 수치와 현실들을 거론하며 부의 양극화를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코틀러는 서문에서 자신이 이 책을 쓴 이유는 스스로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자본주의가 다른 어떤 체제보다 낫다는 스스로의 믿음을 확인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본주의를 다시 생각해보고, 자본주의가 더 나은 성과를 도출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코틀러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가장 큰 계기는 금융대공황으로 불거진 극단적일만큼 심각한 사회적 부와 기회의 불균형, 그리고 해지펀드와 퀀트로 대표되는 현대 금융자본의 끝없는 탐욕에 대한 분노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코틀러가 지적한 현대 자본주의의 폐해들에 대해 그가 제시하는 해결책들은 현대 자본주의를 이정도로까지 망가트려 놓은, 오직 탐욕만이 남아있을 뿐인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이 과연 받아들이려고 할까 라는 근본적인 의심이 들 만큼 일정 부분 이상주의적입니다.

 

공산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자본주의 역시 원래의 아름다운 이상을 저버리고 현재와 같은 추악한 모습으로 퇴락한 것은 바로 소수의 탐욕 때문입니다. 이는 소수의 정치인이나 경제인의 자성을 촉구하는 온건하고 이상론적인 방법으로는 솔직히 교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이미 썩고 두텁게 고인물과도 같은 상태여서 노 교수의 간곡한 조언조차 이상론적인 말로만 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안타깝게 느껴지는 점입니다. 

 

hajin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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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5 13: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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