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 와이어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9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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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여러 장르들 중에서 SF보다도 더 늦은 시기인 20세기 초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형식을 갖춰 탄생한 장르가 범죄 소설이다. 좁게는 추리나 탐정 소설, 넓게는 미스테리와 스릴러까지 아우르는 이 장르에서 대중적인 인기가 가장 높은 것은 역시 탐정-추리 소설이다. 20세기의 대부분을 풍미한 두뇌로만 사고하는 안락의자 탐정전통을 획기적으로 변환시킨 것은 코난 도일이 셜록 홈즈를 통해 선보였던 증거물과 흔적에 대한 과학적 분석법을 고도로 발달된 현대 과학으로 극대화시켜 범인을 색출하는 범과학 수사의 등장이다.

 

추상적인 추리 대신 첨단 과학으로 포착한 증거를 전면에 내세워 폭발적인 인기를 모은 수사 드라마인 시리즈가 바로 법과학 수사의 위력을 극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이고 예인데, 가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형향을 받은 것은 퍼트리셔 콘웰의 법의관 스카페타시리즈이지만, 현재 법과학 소설들 중에서 가장 첨단의 기법과 높은 완성도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은 제프리 디버링컨 라임시리즈이다.

 

링컨 라임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주인공 링컨 라임이 사고로 목 이하의 신체를 대부분 사용하지 못하는 전신마비 환자라는 점이다. 주인공이 온 몸을 침대나 휠체어에 의지하고, 컴퓨터나 전화도 유일하게 신경이 살아있는 왼손 약지로만 간신히 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수사나 추리는 두뇌로만 해야한다는 극단적인 설정이 이 시리즈의 전문성을 극적으로 높이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소설에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역시 뉴욕 최고의 법과학자인 링컨이 최첨단의 과학적 분석 기법으로 미량 증거물들로부터 단서를 포착해 범인의 행동과 특징을 유추해 내는 흥미진진한 추적 과정인데, 여기에 제프리 디버의 장기인 피날레의 복잡한 반전이 더해져 맨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끔 만든다.

 

덴젤 워싱턴과 안젤리나 졸리 주연으로 영화화되었던 시리즈 첫 편 <본 콜렉터> 이후 링컨은 마술사, 시계공 등 독특한 습성을 지닌 연쇄살인범과 청부살인자들을 상대해 왔는데, 데이터 마이닝이라는 첨단 기술을 이용한 범죄를 다뤘던 시리즈 8<브로큰 윈도>에 이어 발간된 제9<버닝 와이어>에서는 전기를 사용하는 살인마가 등장한다. 현대 사회의 어디에나 존재하는 전기를 이용해 전기 폭발인 아크 플래쉬를 일으켜 살상하는 범인을 상대하는 이번 작품에서는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하던 일상 생활 곳곳에 널려있는 전기의 치명적인 위험이 극도로 생생하게 묘사되어 극적인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점이 가장 돋보인다.

 

대형 전력 회사를 목표로 한 전기살인마에 대한 추적과 병행해 7<콜드 문>에서 놓쳤던 연쇄살인마 시계공에 대한 추적이 나란히 전개되는데, 이 두 사건이 마지막에 뜻밖에도 하나로 합쳐지고, 거기에 디버 특유의 이중 반전이 펼쳐지는 피날레는 역시 제프리 디버!’라는 감탄사가 저절로 나올 만큼 탁월하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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