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풀 다크니스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2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3
캐미 가르시아.마거릿 스톨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계 문명의 여명기였던 18~19세기를 지나고 과학 문명의 전성기인 20세기를 지나서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이상한 현상이 생겼습니다. 눈에 보이던 19세기식 레트로풍 기기가 눈에 익은 세대들에게 20세기 초중반의 기계 문명은 익숙한 것이고, 1960년대 우주개발 붐 이후 불었던 사이버풍까지는 충분히 적응이 가능했지만, 20세기의 마지막 15년 사이에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사이버 붐에는 적응을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던 것입니다. 과학 문명의 토대가 전기에서 전자로 넘어가면서 눈에 보이는 부품이 아니라 눈으로는 구분이 안되는 초집적회로와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가상 공간으로 토대가 옮겨지면서,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형태있는 과학에만 익순한 세대들에게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는 가상의 과학은 현실감이 떨어지거나 아예 없게된 것이지요.

 

거기에서 한 걸은 더 나아가 21세기에 접어들면서는 첨단 과학의 대부분의 분야들이 일반적인 상식인은 물론이고 상당한 수준의 과학적 지식을 지닌 전문가나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최첨단 과학에서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진 것입니다. 과학자나 전문가들마저 이러니 일반인들은 더 말할 것도 없죠. 이미 21세기의 최첨단 과학은 일반인들에게는 이해도 사용도 불가능한 초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입니다.

 

그렇게 되자 재미있게도 일반인들 사이에서 전시대의 낡은 유산인 마법과 환타지의 붐이 일어났습니다. 단순하게는 첨단 과학이 고도로 발전하자 그 속도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해진 일반인들이 과학의 이해를 아예 포기하고 과학 이외의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고, 좀 더 깊이 파고들자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 자체가 불가능한 초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선 첨단 과학의 세계가 오히려 마법이나 환타지의 세계와 비슷하게 느껴져서, 오히려 비과학적인 마법이나 환타지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환타지가 주는 오락성이 첨단 과학을 쫓아가야한다는 부담감으로부터의 도피처로 기능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면 아주 단순하게 너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최첨단 과학을 헐떡거리며 쫓아가는 것보다 아예 과학과는 정반대의 세계로 도피해 버린 것일 수도 있지요.

 

아무튼 가상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초과학의 시대가 마법과 환타지의 세계와 기묘하게 연결점을 확보하고 높은 인기를 얻으며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 20세기의 마지막 10년과 21세기의 첫 10년의 공통적인 문화 현상이었는데, 그 진원지는 환타지 문학 분야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환타지 문학 붐을 불러 일으켰던 <해리 포터><트와일라잇> 연작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 작품들만큼 대중적인 인기는 높지 않지만 환타지 문학의 르네상스에 힘입어 완성도와 재미, 그리고 철학성까지 갖춘 수작 환타지들도 적지않게 발간되었는데, <뷰티풀 크리쳐스> 시리즈도 당당하게 그 대열에 합류할 만한 작품입니다.

 

 

 

 

<뷰티풀 크리쳐스 그린브라이어의 연인>캐미 가르시아마거릿 스톨 두 여성 작가의 공동 집필로 탄생했다는 점이 특징인데, 두 사람의 데뷔작으로 2009년에 출간된 이 첫 작품은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고, 제레미 아이언스와 엠마 톰슨 주연으로 2013년 개봉 예정으로 영화화까지 결정되는 대성공을 거둡니다.

두 작가는 원래 이 작품을 총 4부작으로 구상했는데, 이는 완전히 새로운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고, 그 세계를 점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간다는 환타지 문학의 철칙을 감안한다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4부작은 원래 1년에 한 편씩 발표될 예정이었는데, 약속대로 2010년에 2편인 <뷰티풀 다크니스 열일곱 개의 달>이 발간되었고, 이번에 국내판도 출간되었습니다.

 

1<뷰티풀 크리쳐스>에서는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그곳에서의 탈출만을 꿈꾸는 소년 이선이 어느 날 새로 전학 온 어둡고 불길해 보이는 소녀 리나에게 운명적인 끌림을 느끼고 그녀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다가 그녀가 발휘하는 신비로운 힘과 주술사 가문인 그녀의 집과 친척들을 둘러싸고 있는 초현실적인 현상들에 놀라지만, 마침내 알게된 리나의 저주받은 운명을 자신의 힘으로 풀어주겠다고 마음먹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온 몸을 던지고 마침내 연인이 되는 내용까지가 그려집니다.

 

2권에서는 서로 마음을 허락하고 연인이 된 듯한 이선과 리나였지만, 자신에게 걸린 주술사 집안의 오랜 저주로 인해 선의 길을 걸을 것인지 악의 길을 걸을 것인지를 곧 결정해야 하고, 어느쪽이든 자신의 선택의 결과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것을 걱정한 리나가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나는 길을 선택합니다. 리나를 사랑하는 이선은 역시 초자연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그녀를 쫓아 리나가 생각하는 장벽이 있는 곳을 향해 떠나게 되고, 죽은 리나의 삼촌과 자신의 엄마가 자신과 리나처럼 맺어질 수 없는 사이였음을 알게됩니다. 엄마로부터 받은 아크라이트의 불빛과 지도를 통해 마침내 리나를 찾아내지만, 그곳에서 리나를 구하기 위해 주술 세계의 악마와 싸우게 되고, 예상치 않았던 존재의 도움을 받아 뜻밖의 사실들을 알게 됩니다.

 

2편에서는 1편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초자연과 주술의 세계가 펼쳐지고, 이선과 리나의 선대로부터 이어진 운명의 연결고리들이 밝혀집니다. 여전히 리나에게는 선과 악 중 한 길을 택해야 할 숙명이 남아있지만, 이선의 존재와 사랑으로 인해 그 방법은 좀 더 많은 선택의 길이 존재함도 밝혀집니다.

1부에 비해 보다 본격적이고 스케일 큰 환타지 세계가 펼쳐지면서 성장 소설로써의 깊이와 폭 역시 급격하게 깊고 넓어지는데, 물론 앞으로 3부와 4부가 남아있는 만큼 이선과 리나의 사랑이 순조롭게 맺어지기는 커녕 두 어린 연인의 앞날에는 더 큰 시련이 닥칠 것이 충분히 예견됩니다. 더 많이, 본격적으로 밝혀질 비밀들과 더 많은 친구와 조력자들의 도움도 역시 예견되고요...

 

 

hajin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