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젤스 플라이트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6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6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엔젤스 플라이트>1992년에 데뷔작이자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블랙 에코>을 발간한 지 7년 만인 1999년에 발간된 마이클 코넬리해리 보슈 시리즈 제6입니다.



코넬리는 데뷔 이후 꼬박꼬박 매 년 1권씩 신간을 발표해 왔는데, 시리즈 4편과 5편 사이에는 <시인>, 5편과 6편 사이에는 <블러드 워크>를 발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넓히고, 각 작품들 사이에 연계성을 심어가기 시작할 무렵의 작품입니다. 마침 그의 작품들 중에서 처음으로 <블러드 워크>가 영화화가 되어서 <엔젤스 플라이트> 속에는 보슈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주연의 영화 <블러드 워크> 포스터를 바라보는 장면과 보슈가 소설의 주인공과 약간의 친분이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장면들이 삽입되어 있어서 유쾌한 웃음도 줍니다.



시리즈 4<라스트 코요테>에서 보슈의 어머니가 살해당한 과거의 사건을 마침내 해결함으로써 3편부터 본격화되었던 하나의 큰 사건을 마무리 지은 코넬리는 5<트렁크 뮤직>에서 1년 여 만에 다시 복귀한 보슈에게 새로운 팀을 붙여주고, 1편에서 만났던 전 FBI 요원인 엘리노어 위시와의 재회와 결혼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줍니다. 6편은 보슈가 엘리노어와 결혼을 하고 헐리우드 경찰서 살인전담반에서 에드거, 라이더와 새로운 팀을 짠지 1년 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엘리노어와 꿈에도 그리던 결혼을 함으로써 마음의 외로움이 채워졌음에도 불구하고, FBI에서 해직되고 중범죄 전과까지 있는 엘리노어가 새로운 일자리를 얻지 못한 초조감에 도박 중독에 빠져들면서 보슈는 불안감과 외로움을 진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던 차에 LA의 캘리포니아 광장 벙커 힐과 힐 스테이트 사이를 오가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철도로 길이 91m에 경사 33도인 한 쌍의 열차인 엔젤스 플라이트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고 갑작스럽게 살인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그런데 피살자가 인종 차별을 무기삼아 유색 인종 범죄 피의자의 편에 서서 변호를 하면서 LA 경찰국과 경찰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으로 소송을 제기해 온 흑인 민권 변호사인 하워드 일라이어스이고, 그가 이틀 후에 LA 경찰국과 경찰들을 대상으로 한 거액의 민사 손해 보상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살인 사건 조사는 알리이어스와 아무런 이해 관계의 충돌이 없고, 팀원 중 2명이 흑인인 보슈의 팀에 억지도 떠맡겨 집니다.



모든 경찰들로부터 증오를 받고 있던 일라이어스인 만큼 그를 살해한 범인은 경찰일 확률이 매우 높고, 실제로 현장에 출동한 강력반 형사들이 시체의 지갑과 시계를 빼냄으로써 단순 강도 사건으로 위장하려고 했던 일도 있어서, 일라이어스 살인 사건에 대한 조사는 외부적으로는 경찰에 의한 민권 변호사 살해가 아니냐는 강한 의혹의 눈길이 따갑고, 경찰 내부에서는 정반대로 마땅히 죽어야 했던 경찰의 적이 죽은 만큼 (경찰일 확률이 높은) 범인을 수사하는 보슈 팀에 대한 시선이 곱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거기에다가 보슈의 천적과도 같은 감찰과 형사들과 같이 한 팀을 이루어 조사를 해야하고, 경찰 내부의 조직 감찰을 위해 임명된 민간인 감찰관이자 이번 사건의 특별 자문 위원으로 임명된 칼라 엔트런킨이 일라이어스와 내연의 관계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건 수사는 갈수록 복잡한 진탕 속으로 뻐져들어 갑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만의 원칙에 따라 냉철하게 범인 색출을 최우선에 놓고 집요하게 수사에 몰두해 나가는 것이 바로 해리 보슈다운 점입니다.



경찰에 의한 흑인 민권 변호사의 살해 의혹이라는 폭발력이 큰 이슈 때문에 LA 폭동을 겪었던 도시는 다시 한 번 도시 전체를 폭동의 도가니로 몰고 갈 폭풍전야와 같은 불안감을 안고 있는 속에서 힘겹게 수사가 진행되어 나가는데, 일라이어스가 맡았던 최초의 사건이 유아성폭행 사이트와 연결이 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기괴하고 복잡해져 갑니다. 보슈의 과거 파트너가 이 사태를 덮을 희생양으로 연행되고 난 후, 사태는 급박하고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소용돌이쳐 들어가서 마침내는 뜻밖의 충격적인 진상과 폭력적인 결말로 끝을 맺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의 살인 사건을 해결함으로써 해리 보슈라는 영웅의 원형을 조형해 낸 4권까지를 해리 보슈 연작의 1부 혹은 시즌 1이라고 한다면, 보슈가 두 동료와 함께 팀웍을 이루어 본격적인 하드보일드 경찰수사물로써의 진가를 보여주기 시작하는 5권부터는 2부 혹은 시즌 2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해리 보슈 시리즈로는 다소 말랑말랑했던 5권과는 달리 6<앤젤스 플라이트>는 다시 시리즈 특유의 음울하고 어두운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인간에 대한 작가 마이클 코넬리의 통찰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합니다. 우리 시대의 안티히어로 해리 보슈의 하드보일드 수사드라마는 이제 본격적인 시즌 2가 펼쳐집니다.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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