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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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객 ] 의 종결이 너무나도 아쉬운 것은

허영만 작가 스스로의 결단에 의한 예정된 종결이 아니라

신문 연재가 갑작스럽게 중도에 하차하게 되고

이어졌던 온라인 연재마저도 끊기게 되면서

 

구차하게 연재처를 찾아 구걸하듯이 이어가느니

아예 깔끔하게 내 손으로 끝맺자는 마음으로

아쉬운 마음을 잔뜩 남긴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종결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작품은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연재되면서

일간지 연재 만화로는 기록적이라고 할 만큼 높은 인기를 얻었지만,

작품 속에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조의 내용들이 실리면서

보수 언론 특유의 친정부적인 논조에 상반되기 때문에

어느날 갑자기 강제적으로 연재 중단 결정을 통보받았다고 합니다.

 

사실 식문화에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나가게 되면

요리와 맛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천연 상태의 좋은 재료이고,

그것은 자연 그대로를 잘 보존하는 환경에서만 얻어진다는 것
을  

금방 알게되는데,

4대강 사업은 이 한 가지 점에서 이미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태이죠.


제 개인적으로 [ 식객 ]

일본 요리 만화들에 거의 정복되다시피 한 우리 만화계에

음식과 요리 문화에 대한 수준은 물론이고

작화나 스토리에 있어서는 오히려 일본 요리 만화들을 안참 앞섬으로써

한국 요리 만화의 깊이와 폭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가히 기념비적인 작품
이라고 평가하고 있는데,

 

100권이 넘어서도 장수하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 맛의 달인 ] 이나 [ 아빠는 요리사 ] 와는 달리

불과 27권이라는 많지않은 권 수로 끝을 맺게되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보수 언론일 수록 이러한 국가적, 민족적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작품을  

옹호하고 후원해야 마땅한데,

단지 특정 정치 세력의 잘못된 사업을 비판한다고 하여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연재물을 하루 아침에 강제로 종료시켜버리는 작태를 보면

 

역시 우리나라의 자칭 보수 언론들은 진정한 보수 언론이 아니라

자기 이익에만 혈안이 된 찌라시에 불과함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 확연합니다.

 

[ 맛의 달인 ] 을 보면 댐이나 건설 사업에 대한 훨씬 강도높은 비판과

자민당의 여러 잘못된 정책이나 생각들에 대한 날선 비판들이 훨씬 더 많이 나오고

 

심지어는 작가 스스로가 일본의 요리 문화 현실에 실망하여

일본에서는 제대로 된 요리 만화를 그릴 수 없다고 하며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해서 그곳에서 작품을 그리고 있는 데도

꾸준히 잡지에 실어주고 단행본이 나오고 있는 것과

정말 비교된다고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만화 뿐만 아니라 2편의 영화와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을 정도로

우리 나라 요리 만화의 자존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이

하루라도 빨리 좋은 지면을 잡아 2부 형태로 연재가 재개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 그런데 왜 한겨레나 경향 신문은 이 작품을 잡지 않았을까요?  )

 

ha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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