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자는 가장 완벽한 노예가 된다 ㅣ 시대철학 3
그리고리 예피모비치 라스푸틴 지음 / 비원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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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자는 왕이 되길 원한다. 인사권뿐만이 아니라 상대의 생존권까지 통제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한국정치는 왕조를 벗어난 지 10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왕조의 그늘에 가려있다. 권력자들은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그들이 이루고자했던 수많은 기대와 업적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기억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권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국가를 해체하고 대중을 소용돌이 빠뜨리며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을 남기기도 한다. 권력은 수많은 추종자를 만들지만 치명적인 적을 탄생시킨다. 권력에 취할 때, 최고 권력은 가장 나약하고 취약해진다. 내부의 적은 치밀하고 교묘하게 권력의 틈새를 파고든다. 모든 것이 일상적이라고 믿을 때, 권력의 심장부는 서서히 파괴되고 순식간에 무너진다.

 

그리고리 라스푸틴, 로마노프 왕조를 파멸로 이끌고 러시아 제국의 몰락을 앞당긴 제정러시아 시대의 수도사다. 국가적 혼란을 틈타 권력을 사유화하고 내부분열을 일으켜 러시아를 파탄시켰다. 라스푸틴에 대한 스토리는 전설처럼 전해진다. 어떻게 변방의 수도사가 유럽의 맹주 제정러시아를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 당시 러시아는 내외적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었다. 황제는 무능했고 국정은 분열되었다. 관료들은 자신의 생존과 이익에만 몰두했다. 라스푸틴은 권력의 가장 약한 부위를 건드렸다. 유일한 독자였던 황태자 알렉세이의 혈우병을 치유한다는 명목으로 황후의 신임을 얻게 되었다. 그는 조금씩, 하지만 과감하게 궁정을 파고들며 인사권을 전횡하며 국정을 농단하기 시작했다.

 

라스푸틴이 유명세는 러시아의 몰락뿐만이 아니라 그가 선택한 행적이 여전히 현실에 실용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라스푸틴은 철저히 자신을 속이고 인간의 나약한 본성을 장악해 나갔다. 황후는 독자를 살려야했다. 또한 이 모든 상황은 비밀에 붙여야했다. 거짓을 감출수록 라스푸틴의 권력은 확장되었다. 몇몇 왕족과 귀족들은 라스푸틴의 전횡을 경고했지만 황제내외에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성이 잠든 제국에서 완벽한 광기가 지배자로 군림하기 시작한 것이다. 라스푸틴의 생애는 의심투성이였다. 하지만 가장 아픈 부위를 볼모로 잡힌 권력자는 스스로 모든 것을 포기했다. 역사는 아이러니하게 이러한 일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한 자는 가장 완벽한 노예가 된다. 라스푸틴의 행적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혹자는 권력의 이면을 말할 수도 있지만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생각 없는 대중을 일컫는 것은 아닐까? 국가는 계약에 의한 합의적 기관이다. 개인은 자유를 저당잡힌채 국가에 권력을 위임했다. 하지만 대중은 권력을 감시하며 권력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본 책은 라스푸틴의 전횡을 고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식이 해체되고 타인의 잣대에 의존하는 사회구성을 비판한다. 특히 인간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치명적인 결핍징후와 이를 착취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권력의 잔혹성을 가감 없이 폭로한다.

 

저자는 권력을 결핍의 지도를 손에 쥔 자에게 주어지는 조용한 특권이라 말한다. 목소리가 큰 것이 권력이 아니라 목소리가 큰 자가 권력이 부재한 자다. 권력은 굳이 소리치지 않아도 내부의 공기에 따라 움직인다. 대중의 호소는 잠자는 권력을 깨운다. 누군가의 결핍은 결국 권력을 움직이게 만든다. 결핍을 대면하라. 결핍을 직시한 자의 얼굴은 고요함이 깃든다. 황후가 자신을 직시하고 궁정의 결핍을 알렸다면 라스푸틴도 없었을 것이고 제정러시아도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나약하다. 절대 권력을 지닌 황제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치명적인 결핍이 더욱 그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인생은 불완전하다. 권력자라고 이를 부인할 수 없다. 오히려 권력에 가까울수록 불완전한 인생을 왜곡하거나 축소시킨다. 정보가 불분명하다고 신비주의를 선택할 수는 없다. 오히려 정보의 거짓과 왜곡을 바로보고 세상을 직시해야한다. 삶은 불안정하다. 불안이 가중될수록 권력자의 노림수는 극대화된다. 분열과 분리, 파열과 혼란은 그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적 신호다. 한국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을 위한다고 정치판에 뛰어들지만 그들의 내면은 라스푸틴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수많은 결핍을 파고든다. 그리고 광기의 철학을 내세우며 대중을 선동한다. 혼란할수록 구원자를 자처하는 악마들이 판을 친다. 사회의 불안요소는 권력자의 가장 좋은 먹잇감이다. 지금 당신이 선택한 권력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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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 전부를 걸어보세요 - 내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유일한 길
박가을 지음, 김윤지 그림 / 체인지업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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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어렸을 땐, 모든 것이 가능할 것 같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가슴 깊이 품었던 욕망도 흐지부지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몸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불숙 찾아오는 고통은 기대했던 삶을 무너뜨리고 세상을 구렁텅이로 몰아넣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아픔의 시간을 받아들이고 삶을 원망하게 됩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하지만 그 어떤 상황도 자신을 위로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을 바로 보게 됩니다. 그동안 모든 것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것이 잘못입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인간은 단지 살기위해서 존재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살아갑니다.

 

아픔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합니다. 자신을 찾는 과정만큼 자신을 위로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삶의 희망을 만납니다. ‘삶이 지옥으로 바뀌는 순간 책을 펼쳤다.’ 저자의 첫 고백이 눈길을 끕니다. 그런데 다른 선택도 많은데 왜 책일까요? ‘인생의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은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지금 힘들다고 평생 나쁜 것일까?’ 법륜스님의 인생수업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만납니다. 무엇이 부정이고 무엇이 긍정인지, 왜 모두 삶을 구분하는 것일까요? 나의 마음은 옳지도 틀리지도 않습니다. 누구의 필요에 의한 경계일까요? 책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장합니다. 내 안의 갇힌 사고를 부수고 다양한 생각이 마음을 어루만지며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심란합니다. 반면에 건강한 몸을 자주 상상합니다. 유튜브의 건강채널이나 스포츠, 헬스 같은 건강 프로그램을 통해 실현 가능한 미래를 그려봅니다. 조르바는 뛰어난 지략을 지닌 인물이 아닙니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세상에 부딪히며 살아갑니다. 그의 사고와 행동은 사회의 요구에 번번이 빗나갑니다. 하지만 그는 타인의 시선보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갑니다. 조르바의 모습은 공간에 구속된 현대인의 상상을 자극합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 현실의 무게를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싶은 욕망, 지금 나답게 살고 있습니까? 아픔은 아프지 않을 때 인생을 더욱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본 책은 지병을 통해 삶이 멈춘 순간, 수많은 불행이 자신에 다가왔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모든 것을 극복하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작가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젊음의 순간이 사라졌습니다. 아픔과 고통이 시작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삶을 재해석합니다. 평범함이 사라진 자리에 기적이 태어났습니다. 매일, 매순간 기적을 만납니다. 숨 쉬고 먹는 것, 입는 것이 기적이었습니다. 너무 평범해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모든 것들이 나를 이루고, 보듬으며, 안아주었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은 고통 속에서 발견됩니다. 고통과 아픔은 다음 순간을 위한 인내가 아닙니다. 현실을 수용하는 가장 절실한 순간입니다. 저자는 삶의 순간마다. 고비마다 그를 이끌어 주었던 생명의 책들을 소개합니다.

 

길을 가다가 문득 떠 오른 책이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어울리는 책은 무엇일까? 어떤 문장이 삶의 순간을 채울 수 있을까? 만나는 사람, 바라보는 풍경, 언제나 변함없는 자연, 소리 없이 흔들리는 숲속에서 바람의 흔적을 만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를 채우는 건 나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책은 세상을 재해석하고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지만 자신을 가장 먼저 만나게 합니다. 인생에 한 가지 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생각이 모여 문명을 만들고 사회를 구성합니다. 우린 그들이 만들어놓은 세계를 공짜로 여행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은 아름답습니다. 독서에 인생을 걸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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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변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 결국 남는 것
서지영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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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드는 세상, 과연 현실의 감각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인류에게 무한한 상상과 안정, 풍요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기술발전이 인류에 미친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지만 AI에 대한 기대와 효과는 아직까지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엇보다 인간 존재의 의문이 새롭게 제기되면서 인류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인류는 각성하기 위해 AI의 출현을 서두르고 있는가?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 이익을 위해 전 인류가 AI를 수용할 이유는 무엇인가? 도덕, 윤리적 판단을 제하더라도 AI의 출현은 수많은 모순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다면 AI에게 상당한 업무를 맡길 수 있다. AI는 이미 글과 음악, 그림과 같은 인간 고유의 창조활동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AI는 인간의 삶에 어디까지 관여할 것인가? 정보가 많다고 사실이 증명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거짓정보와 편향된 알고리즘이 삶의 관점을 더욱 협소하게 만든다. 특히 AI에 집착할수록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스마트워치의 알람에 잠을 깬다. 기계는 수면패턴을 분석해 얕은 수면단계에서 울리도록 설정되어있다. 스마트폰엔 읽지 않은 채팅, 속보, 인스타그램, 푸시알림이 한가득 쌓여있다. 메인화면엔 맞춤화된 뉴스와 콘텐츠가 배치되어있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알고리즘의 선택이 생각과 행동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며 일상의 사고를 구성한 것이다. 접속이 활성화되면 피드백 루프가 반복된다. 개인화 알고리즘이 더욱 빠르게 강화된다. 알고리즘에 의해 하루가 시작되고 있다. 일상의 업무도 다르지 않다. 플랫폼들은 반응패턴을 분석해 업무의 중요도를 가려내고, 채널을 분류하며, 일정을 시간 순으로 배열한다. 모든 회의는 AI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안건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AI는 일상은 물론 사고와 생활, 일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그런데 AI가 인간의 사고를 더욱 확장시키고 내적인 성장과 성찰에 기여하고 있을까? 최근 AI를 둘러싼 기억력의 반감과 문해력의 쇠퇴는 AI가 인간의 사고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음을 시사한다. AI는 보고서나 발표 자료를 짧게 요약하거나 압축해 정리한다. 과거엔 수많은 자료를 참고해 분류하고 분석해야했던 일이 손쉽게 처리되고 있다. 또한 문장구성이 생각보다 먼저 이루어진다. 글은 빈 페이지로부터 시작된다. 반면에 AI는 이미 작성한 초고를 보여준다. 글은 창조를 벗어나 AI와 협업의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억의 외주화가 아닐까? 정보의 비대칭과 과점은 기억을 관리하는 것으로 바꾸고 있다. 기억은 완전하진 않지만 기억을 통해 사물을 유추하고 삶의 범위를 인식한다. 알고리즘은 기억을 재구성하고 있다. 확장보다는 특정 대상에 집중하게 만들어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당신의 기억은 능동적인가. AI의 알고리즘이 불러온 것인가?

 

본 책은 AI를 직접 설계하고 업무에 적용해 왔던 저자의 실체적 자료와 현장의 기록이 소개되어있다. 저자는 20년간 IT업계의 산증인으로 AI가 바꾸어 나가는 현실을 6가지의 주제를 선정해 다루고 있다. AI는 업무를 중심으로 삶의 반경을 확장하고 있다. 저자는 업무의 자동화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결국 책임소재가 불거질 것이며 이는 인간의 역할을 재해석하는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 평가한다. AI는 무엇보다 인간의 사고와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개인의 자아와 정체성을 변환시키며 삶의 의미를 재해석할 수도 있다. 인간감정을 자극하여 취향을 바꾸거나 초연결을 통해 관계를 재설정할 것이다. AI를 앞 다투어 도입하는 국가와 빅테크 기업들은 AI 시대를 풍요와 안정의 시대로 평가한다. 하지만 AI는 새로운 계급을 형성할 것이며 빈부의 격차는 물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데이터 권력을 양산할 것이다. 인간의 경쟁력은 결국 AI의 효용성에 의해 판단될 것이며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의 조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AI시대, 변하는 것은 무엇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불안을 잠재울 유일한 해결책은 변하지 않는 것, 남는 것이 무엇인가에 집중할 수 있다. AI를 단순히 업무의 효용성을 위한 메커니즘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AI는 인간이 지닌 다양성을 배제하고 많은 부분을 생략한다. AI는 저자의 증언대로 사고와 생각, 관계 형성등 인간의 고유영역인 감정과 감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반면에 AI와의 경계선이 불분명해질수록 인간의 역할이 부각될 것이다. 본 책은 사고, 생활, 일, 자아, 관계, 권력등 6가지를 주제로 AI의 역할과 인간의 경쟁력을 재해석한다. 사회 전반에 내재된 불안과 기회를 엿볼 수 있으며 미래의 흐름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특히 AI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추적하고 소개한다. 어쩌면 AI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수단일지도 모른다. 종속되든, 협업하든. 이끌고 나가든, AI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다. AI시대, 당신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또한 어떤 선택을 통해 삶의 방향을 가져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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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읽는 사람은 다르게 말한다 - 공감과 이해를 경쟁력으로 만드는 대화의 기술
비치키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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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는 지구의 종말을 막기 위한 사이보그와 인간의 스펙터클한 서사를 다루고 있다. 시나리오 자체도 탄탄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로봇과 인간의 대결은 AI시대를 맞이하는 인류에게 미래의 현실을 앞당겨 보여주었다. AI의 반란과 미래종말을 상징하는 플롯도 인상적이었지만 감정을 노출하는 사이보그가 유독 눈길을 끌었다.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의사결정과 스스로의 감정표현에 자유로웠다. 거대 언어모델을 넘어 에이전트 개념이 확산되고 기술발전이 뒤따른다면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인간모델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AI가 전 방위로 확산되면서, 특히 전문직을 중심으로 불안이 가시화되고 있다. AI 리터러시에 대한 격차는 소득은 몰론 불평등마저 심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에선 AI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높다. AI는 어디까지 인간의 삶을 규정할 수 있을까? 인간은 무엇을 선택할 수 있고 어떤 가치와 의미를 남길 수 있을까?

 

AI의 역설은 AI가 발전할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는 사실이다. 데이터를 처리하고, 정보를 요약하고, 글이나 이미지를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이를 엮어주는 맥락, 즉 사람의 마음을 읽고, 마음을 움직이는 말을 건네지는 못한다. 맥락은 소통과 공감을 통해 연결된다. AI로 시선이 확산될수록 인간이 지닌 의미와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분업화 전문화될수록 인간소외가 확장된다. 더욱이 AI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SNS와 같은 뉴미디어의 역할 역시 재평가되고 있다. 정보와 지식의 확장이 상대와의 관계를 완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보를 많이 아는 사람보단, 사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신뢰를 얻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극히 감정적 존재다. 한계가 분명하고 실수를 자주하며 무엇보다 자신이 스스로 합리적이란 이상에 사로잡혀 실패를 반복한다. 또한 타인의 시선에 매우 민감하다. 반면 스스로를 인식하고 반추하며 새로운 연결을 자주 시도하며 새로운 관습을 만들기도 한다.

 

감정은 인간에게 축복인 동시에 재앙이다. 인간은 감정을 통해 삶을 구성한다. 기쁨과 슬픔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직시한다. 감정은 관계를 형성하며 삶을 완성하는 소중한 의미를 제공한다. 반면에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들면 걷잡을 수 없는 생각과 행동에 실수하고 후회하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된다. 감정은 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감정을 대하는 자세와 태도도 같지 않다. 본 책은 AI의 효용성 증대에 대한 인간의 역할, 특히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화의 중심에 감정을 다루는 기술이 있다. 감정은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인식과 연습, 습관에 의해 통제될 수 있다. AI가 인간의 감정을 알 수 없는 이유도 지극히 개인적이거나 상대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감정은 한 개인의 경험과 지식의 축적이 반복되면서 사회적 위치나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한다. 감정을 이해하고 다가설 때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감정을 쉽게 읽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확한 정보가 상대의 감정까지 전달하지는 않는다. 반면에 감정을 놓친 대화는 깊은 관계를 만들지 못한다. 정확한 설명보다 적절한 공감이 더욱 강조된다. 감정은 말보단 몸의 움직임을 통해 알 수 있다. 입모양, 눈의 움직임, 팔짱과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상대의 감정을 쉽게 포착할 수 있다. 또한 상대의 칭찬은 그 사람의 관심사를 직관적으로 표현한다. 사람은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쉽게 발견하고 이를 언어로 표현하는데 익숙하다. 그리고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감정이 양가감정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관점이 맞을지, 헷갈리고 종잡을 수 없을 때, 중립이 필요하다. 인간은 자신도 스스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다. 중립은 섣부른 설득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백을 심어준다. 인간은 누군가에 의존하지만 결국 스스로 선택하기를 가장 원한다.

 

본 책은 1부를 통해 AI와 인간대화의 차이를 설명하고 2부에선 인간만이 지닌 대화의 깊이를 다루고 있다. 감정을 읽는 대화법과 감정이 오가는 대화법은 감정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대부분 정보의 효용성이나 결과에 의한 선택을 강조한다. 하지만 결과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없다. 결과보단 선택한 이유를 궁금해 할 때 속마음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다. 같은 사건을 두고 결과보단, 그때 기분이나 느낌이 어땠느냐고 물어보는 관점이 대화의 결을 바꾼다. 대화에 감정을 싣는 기술은 상대의 마음에 더욱 깊은 의미를 심어준다. 본질을 꿰뚫고, 본성을 읽는 대화법은 인간의 깊이에 다가서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다. 인간은 대화를 통해 상대를 파악하고 자신을 인식한다.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보의 많고 적음, 올바른 도덕적 판단보단 자신의 생각을 편견 없이 들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AI는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꿀 것이다. 반면 인간의 역할도 더욱 강조될 것이다. 인간은 무엇을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가? 원론적인 질문이 곧 삶의 방향을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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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의 기술 - AI가 대신할 수 없는 인간의 판단력
이대진 지음 / 반니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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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은 예술과 같다. 패턴을 분석하고 가능성에 올인한다. 패턴은 경험의 축적과 시계열에 의해 유추가 가능하다. 패턴분석은 직관에 가깝다. 하지만 직관만으로 예측의 확률을 높일 수 없다. AI모델이 형성되면서 수많은 변수들을 통제하고 보다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AI모델을 유용하게 사용하는 전문가들조차 AI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AI모델링을 믿을 수 있는가? AI시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특히 데이터 의존도가 강한 직업일수록 AI모델링 선호가 강하다. AI는 자료수집과 요약, 보고서를 기존보다 훨씬 바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협업하고 의사소통하는 시간이 현저히 단축된다. 반면에 작업의 반경은 훨씬 늘어났다. 반갑지만은 않은 결과다. AI의 등장과 함께 가장 각광받는 분야가 예측기술이다.

 

저자는 글로벌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활동 중이다. 과거엔 해운사 선물트레이너와 싱가포르 S&P 글로벌에너지의 리서치 디렉터로 시장분석과 예측을 주도했다. 선물은 현물과는 달리 미래의 특정시점에 대한 거래다. 예측이 어려운 상황을 고려한 거래를 실현해야한다. 기후, 지형, 인구, 전쟁과 같은 다양한 변수가 거래를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 거래에 따라 기업은 물론 국가의 운명마저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의 직업적 선택과 판단을 중심으로 AI를 접목한 12가지의 예측 원칙을 제시한다. 저자는 업무 특성상 AI의 도움을 누구보다 많이 받는다. 수개월 걸렸던 정보수집과 모델링, 협업이 순식간에 이루어져 보다 빠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반면에 과도한 정보량이나 빠른 속도에 비해 인간이 필요한 영역도 부각되었다. 맥락을 읽고 결과를 의심하고, 서로 다른 신호를 연결하며, 자신의 판단으로 책임지는 능력, 인간이 AI를 앞설 수 있는 지점인 휴먼 엣지다.

 

AI시대, 우린 무엇을 볼 수 있을 것인가? 지금과는 판이한 환경이 사회를 구성할 것이며, 인간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에 적응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한다고 시장의 신호조차 바뀌진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시장은 시장 결정권자들의 이익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스템, 프레임, 알고리즘이 구세계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환경을 구축할 것이다. 시장은 이미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기득권자들의 손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즉 AI가 발전하더라도 이익구조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 판에서 누가 이익을 보는가? 누구를 위해 이 시스템이 고안되었는가? 프레임은 어떻게 짜여있는가? 이익구조를 파헤치면 충분한 예측이 가능하다. 저자는 결정권자의 인센티브를 분석하는데, 세 차원을 소개한다. 첫째, 시장을 움직이는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두 번째, 이익은 무엇이고 손해는 무엇인가? 마지막으로 시장이 다음에 어떻게 움직일까? 모든 위기와 충돌 갈등의 해법은 충돌자간의 인센티브가 정렬될 때 예측이 가능하다.

 

이란 전쟁의 배경은 무엇일까? 미국은 왜 전쟁의 구렁텅이에 빠져든 것일까? 미국과 이란, 주변국을 둘러싼 첨예한 이권다툼은 전쟁의 양상과는 달리 각국의 인센티브를 벗어날 수 없다. 호르무즈의 긴장은 중국에너지의 동맥을 죄는 레버다. 반면 중국은 할인된 원유를 공급받기에 제재해제를 반길 이유가 없다. 미중은 서로의 인센티브에 반응했을 뿐이다. 반면 유가제재로 인한 수입국들은 아무런 대가없는 혼란을 겪고 있다. 시장에서 무엇을 예측하든, 인센티브와 동기가 중심에 있다. 시장 결정권자의 이익은 시장의 방향과 흐름을 결정한다. 그들의 이익과 손해를 주시하고, 인센티브가 정렬된다면 시장은 망설이지 않고 움직일 것이다.

 

신뢰는 가중치를 의미한다. 누구를 얼마나 믿을지, 그 무게를 다는 것, AI시대의 GIGO다. 월스트리트 트레이너 출신 나심 탈레브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을 때 무엇을 걸고 있는지 봐야한다는 뜻을 지닌 Skin in the Game이란 책을 출간했다. 판단하다, 숙고하다란 의미를 포함한 가중치는 말의 의미를 얼마나 무겁게 받아들일지 저울질 하는 것이다. 말을 그럴듯하게 하는데 정작 내용이나 행동이 형편없다면 신뢰가중치는 여지없이 무너진다. 가중치, 즉 스킨이 클수록 말에 신중해진다. 가중치를 통한 위험신호를 읽는 것은 예측의 기술이다. 이 발언은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가. 발언자의 이익은 무엇인가, 발언자가 자기 돈, 자기 평판을 걸고 있는가? 세 원칙은 신뢰가중치를 판단할 수 있는 조건들이다. 유튜브나 SNS를 통해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정보의 대부분은 신뢰가중치 극히 낮다. 쓰레기가 들어가면 쓰레기가 나온다는 GIGO는 AI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AI는 사람의 오류를 더 빠르고 매끄럽게 재생산한다. AI의 신뢰가중치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을까?

 

AI시대가 빠르게 다가오면서 마음이 분주해진다. 기술발전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진 직업능력이 미래에 대한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 AI는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패턴화하며 반복적인 계산을 통해 시나리오를 구성한다.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정확도는 빠르게 늘어간다. 예측은 이제 변수가 아니다. 알 수 없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빅테크 기업들 역시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고 있지 않는가? 시장 결정권자의 이익, 신뢰 가중치, 컨센서스와 펀더멘탈, 아이디어는 예측가능성을 높여준다. 인간은 AI가 보지 못하는 데이터, 직관을 활용해야한다. 직관은 인간만의 적극적 사고방법이다. 본 책은 일맥상통한 예측의 기술을 현장의 언어로 풀어낸다. 반면에 인간에 필요한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AI는 더 빠르고 정확한 예측을 내놓을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 예측을 보정하고 분석하며 판단하는 최종 결정권자의 위치를 차지해야한다. AI와 인간의 공존은 예측을 통해 더욱 강화되고 확산되지 않을까? 본 책을 통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는 12가지의 원칙을 만나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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