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공화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나와 내 돈, 내 사람을 지키는 최소한의 법률 지식
임호균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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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법 이야기를 듣지만 법을 이해하기도 다가서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법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왠지 불안하고 두려움이 밀려듭니다. 법이란 테두리는 여전히 자유분방한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사실적으로 일생동안 변호사 한번 만나본적 없는 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미디어, 거의 모든 TV프로그램은 법을 다루고 법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전달합니다. 법은 마치 공정하고 정의를 실현할 마지막 보루같이 인식됩니다. 하지만 일반인의 기대, 혹은 상식과는 달리 예상 밖의 판결이 혼란을 가중하기도 합니다. 사회구성원이 다양화되고 복잡해질수록 문제도 많아집니다. 법 구속력이 없다면 사회는 혼돈과 혼란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일수록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법 공부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수없이 일어납니다. 전세사기, 임금체불, 이혼, 사이버폭력, 명예훼손과 모욕, 일상적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 상대의 허점을 노려 고통과 재산피해를 안겨줍니다. 재산회복도 중요하지만 피해자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정신적 고통을 받게 됩니다.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안타까운 건 가해자는 피해자의 입장을 거의 고려하지 않습니다. 법은 사회를 유지함은 물론 개인의 생명과 재산, 자유와 평등을 위한 최적이자 최고의 시스템으로 작용해야합니다. 억울하게 물러서지 않고,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고, 일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할지, 같은 일을 당해도 미리 알고 있다면 결과는 확연히 다를 것입니다.

 

지인과의 금전거래가 가장 어렵습니다. 자신에게 돈을 빌리러 온다면 신용대출은 물론 사채까지 사용했다고 인지해야합니다. 솔직히 갚을 능력이 전무한 상태입니다. 최후의 보루로 지인의 미덕을 활용합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순간, 돈보다는 자신의 믿음에 대한 분노와 세상에 대한 한탄으로 밤잠을 설치게 됩니다. 심각한 경우엔 생명에까지 지장을 주게 됩니다. 이런 과정엔 한국사회 특유의 양보문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관계라는 좋은 의미가 최악으로 치닫는 경우입니다. 참는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참으면 돈을 잃고, 시간을 빼앗기고 내 가족이 다칩니다. 무엇보다 마음의 상처가 세상의 기준을 흔들어 놓습니다. 누구도 믿지 못하는 부정적 생각이 평생 자신을 따라다닙니다. 무엇을 참고 무엇을 참지 않아야할까요?

 

법적 분쟁이 발생하면 변호사를 찾게 됩니다. 그런데 저자는 사건을 100% 변호사나 경찰에게 일임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사건은 증거로 결정되기에 사건의 흐름을 본인이 파악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수많은 사건을 수임하고 관리합니다. 당신의 사건은 그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건의 흐름을 직접 파악하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고 결과도 좋아집니다. 변호사는 도구일 뿐입니다. 분쟁이 시작되거나 변화사와의 면담등, 모든 대화는 카톡이나 글로 정리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중요한 거래는 반드시 녹음합니다. 대화 당사간의 녹음은 합법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분출하지 말고 사실만을 기록합니다. 몇 가지만 알고 있더라도 훨씬 수월하게 소송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른 포인트는 법적 분쟁을 하기 전 점검해야할 사항입니다. 소송금액이 100만원 미만이라면 소액사건 심판이라는 간소한 제도를 활용합니다. 두 번째는 변호사가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말한다면 고려해야합니다. 최소한 3명을 만나고 판단을 합니다. 그리고 소송에 이겨도 상대에게 받아낼 재산이 없다면 종이 판결문 한 장만 남습니다. 강제집행은 판결문을 가지고 국가의 힘을 빌려 강제로 돈을 받아내는 절차입니다. 재산명시신청을 통해 상대방의 재산을 확인하고 통장, 부동산, 자동차등 상대의 재산을 압류합니다. 그리고 시효를 확인합니다. 시효를 놓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이걸 안하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면 한번 부딪혀 보시길 권합니다. 하지만 변호사와 상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3,000만원이 넘는 분쟁, 형사사건, 이혼, 양육권, 상속 등의 가족사건, 동업분쟁, 마음이 부담이 큰 경우엔 반드시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전세사기는 한국사회 대표적인 분쟁입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희망을 산산이 부서 버리는 사기계약은 너무 교묘하고 치밀하게 진행됩니다. 전세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전세특약 3종 세트를 기억하면 좋습니다. 첫 번째는 근저당 추가 설정금지 조항입니다. 계약체결일로부터 잔금지급일까지 근저당, 가압류, 그 밖의 어떤 담보권도 설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입니다. 위반 시 계약을 즉시 해약하고 받음 금액을 반환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항목을 추가합니다. 두 번째는 국세지방세 완납 확인 조항입니다. 23년부터 인대인의 동의 없이 체납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조항입니다. 보증금 0.1%내외의 보험료를 지불하고 가입합니다. 전입신과 확정일자는 반드시 잔금 치르는 당일에 받습니다. 그리고 임차인이 보증금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임차권등기명령으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본 책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례를 예로 들며 법적분쟁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지인과의 돈거래, 전세사기, 온라인사기와 명예훼손등 소액자본의 피해부터, 정신적 피해까지, 일상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사실만 적어도 처벌되는 사이버 명예훼손이 인상적입니다. 한국 법은 진실을 말해도 타인의 명예가 훼손되면 처벌대상입니다. 자신의 폭로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면책사유가 됩니다. 또한 사이버 명예훼손은 일반 명예훼손보다 처벌이 무겁습니다.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성이 인정되기 때문입니다. 법 없이 살 수 있는 사회가 좋을까요? 법의 구속력은 보이지 않는 힘의 울타리를 만듭니다. 법이 있기에 누구나 마음 놓고 사업을 하고 거래를 하며 관계를 형성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법망을 피해 이익을 추구하려는 이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법을 아주 잘 아는 이들입니다. 매년 50만 건이 넘는 고소 고발이 접수됩니다. 권리는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의 권리를 찾고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것,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입니다. 내 돈과 내 가족,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한 최고의 선택은 법에 다가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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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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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탄소, 산소, 질소등 네 가지 원소를 중심으로 물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체중의 16%를 차지하는 단백질은 근육, 피부, 머리카락을 만들고 대사를 조절하며 면역력과 해독작용에 관여한다. 또한 몸을 유지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DNA가 설계도라면 단백질은 실체를 만드는 분자다. 설계도는 완성형이지만, 단백질의 가능성은 거의 무한하다. 안타깝게도 유전자분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단백질의 중요성에 대해선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그나마 다이어트 용도로 알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백질은 탄수화물 못지않게 신체구성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화학작용을 통해 생성되어 생명의 구성, 유지, 보존, 방어에 최선을 다한다. 단백질은 생명의 언어다. 단백질을 아는 것은 생명의 본질을 해석하는 것이다.

 

점무늬 비늘을 지닌 모세가자미는 포식자들이 가득한 홍해바닥에 수천 년을 살아왔다. 바닥에 몸을 감추고 있지만 언제나 긴장상태다. 상어가 다가오면 양전하를 띤 헬릭스 모형의 파르닥신 분자가 유백색의 액체와 섞여 상어의 턱과 아가미 세포의 음전하에 달라붙는다. 수백만 개의 파르닥신 분자가 세포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면 몸속으로 염분이 밀려온다. 세포막이 손상된 상어는 염분균형이 깨지면서 일시적으로 마비를 일으킨다. 모세가자미의 생존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파르닥신 단백질은 모세가지미가 지닌 수천종의 단백질의 하나일 뿐이다. 몸을 움직이고 눈을 부릅뜨며, 외부 위협을 감지하는 모든 행위는 단백질의 성실한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단백질을 만들고 거의 모든 활동에 단백질을 활용한다. 인간의 몸엔 40조개의 세포가 있고 세포마다 300억 개가 넘는 단백질로 가득차있다. 단백질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형성되었고 주변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진화의 역사다.

 

2만5,000개의 인간의 유전자는 각기 고유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다. 단백질은 어떤 유전자를 읽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RNA는 DNA에 담긴 유전자 정보를 읽고 단백질의 구성단위들을 정해진 순서대로 하나씩 어어 붙인다. DNA,RNA,Protein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생물학의 중심원리, 센트럴 도그마라고 한다. 단백질은 세포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데 하는 일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세포내부의 화학반응을 빠르게 일어나도록 돕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효소는 대표적인 단백질이다. 또한 피부, 머리카락등 세포와 조직을 지탱하는 구조단백질, 영양분을 실어 나르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수송단백질, 생리과정을 관할하며 호르몬을 조절하는 신호단백질,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수용체단백질, 그리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무력화하는 면역반응단백질등이 있다. 특히 세포분열과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은 진화과정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다. 생명유지에 가장 필수적 존재라는 뜻이다.

 

단백질을 알면 생명체의 신비는 물론 자연의 경이로운 기적을 만날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빙핵 형성 단백질의 도움을 받는다. 세포를 보호하거나 얼려, 내용물을 지킨다. 다양한 결빙방지 단백질의 효용성은 인류의 식량, 기후,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서리에 대한 내성을 높여, 기후위기의 식량난에 대비하거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식품가공이 가능해진다. 특이한 점은 고유한 기능을 지닌 단백질이 생명체마다 다른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세가지미의 파르닥신은 독특한 항균작용으로 감염치료제로 사용 중이며 항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단백질을 분석하고 실체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 단백질에 얽힌 수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단백질은 무한한 가능성만큼 예측할 수 없는 접힘으로 돌연변이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분자는 탄생과 죽음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도 예외는 아니다. DNA의 탄생부터 세포분열, 증식, 외부로부터의 침입까지, 단백질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오류는 내부로부터 일어난다. 단백질이 올바른 3차원 구조를 취하지 못하고 잘못 접히게 되면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독성을 띠기 전에 신속히 격리되지만 재 때 제거되지 못하면 세포에 쌓이며 달라붙기 시작한다. 단백질변형은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치명적 오류를 일으키고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온다. 알츠하이머, 헌팅턴, ALS와 같은 신경질환은 단백질 접힘 오류나 뭉침으로 인해 발생한다. 유전질환도 단백질 접힘의 원인이다. 하지만 단백질 접힘 현상은 인류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의 단백질 효과는 다양하게 전개된다. 또한 생명체는 생존을 위한 암호를 개발하고 증식하며 새로운 단백질을 생성한다. 단백질은 생명체 진화의 흔적이자 미래다. 본 책은 단백질이 빚어내는 생체의 신비를 이야기한다. 이토록 경이롭고 놀라운 일들이 매 순간 우리 몸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단백질에 다가갈수록 생명체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생명체의 뛰어난 감각과 본능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왔는지, 단백질의 구성과 기능, 형성과정을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단백질은 제각각의 규정과 범위, 규칙을 지니고 있다. 단백질은 세포의 건축가들이다. 또한 단백질은 양자역학의 세게다. 인류는 아직도 수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단백질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단백질에 대한 놀라운 사실과 생명과학의 미래가 전개되는 춤추는 단백질, 너무 흥미롭고 아름다운 서사로 가득하다.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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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릴 때마다 나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 - 희망이 사치일 때 우리는 무엇으로 버티는가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 닻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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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기다리는 도스토옙스키, 그는 마지막 시간에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렸을까? 이제 5분 후면 눈앞의 모든 것과 기억의 흔적이 사라진다. 멀리보이는 숲의 배경도 푸릇한 풀 냄새도 아련한 과거의 기억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이 마음을 뒤흔들며 용솟음친다. 하지만 왠지 마음은 평온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도스토옙스키는 2분은 동료들과의 작별에, 2분은 자신의 지난 삶을 돌아다보는데, 마지막 1분은 세상의 풍경을 눈에 담는데 썼다. 정치적 연극으로 끝난 사형집행은 도스토옙스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가난했고, 병적이었으며, 빚에 쌓인 그의 생애는 그야말로 비참했다. 젊은 시절의 호기가 어떻게 삶을 변형시킬 수 있는지를 깨달은 후, 그는 철저히 자신을 직시하고 삶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특히 4년간의 시베리아에서의 형벌은 그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었다. 30도가 넘는 혹한, 무거운 쇠고랑이 그를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는 이미 죽음을 경험했다. 죽음 앞에선 1분이 그를 사로잡았다. 고통과 번민은 그를 굴복시키지 못했다. 비참한 수용소의 시간을 통해 땅에 떨어진 인간의 군상을 관찰하며 삶의 밑바닥을 철저히 체험했다. 나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외부적 조건이 아니다. 나는 오직 스스로의 의식에 의해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갚아야할 빚과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간질, 그에겐 희망이나 낭만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도스토옙스키는 글을 통해 자신과 마주한다. 내면의 추악한 괴물과 마주하며 영혼을 끌어낸다.


우리의 삶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 충분히 만족하면서 보다 더 나은 풍요를 갈망한다. 정서적 결핍이다. 물질적 풍요가 삶의 공허와 무료함, 결국 무기력과 권태를 불러온다. 만족하는 것이 없기에 끝없이 탐닉한다.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 정작 자신은 알지 못한다. 이 모든 것은 시스템이 만들어온 결과물이다. 자신이 추구해온 만족엔 자신만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그럭저럭 흘러가지만 우린 삶의 진실을 놓치고 있다. 조그만 힘들면 회피하고, 불편하면 왜곡한다. 내면을 꽁꽁 숨긴 체, 거짓된 자아를 자신이라고 믿는다. 겹겹이 쌓인 자아는 삶의 진실을 왜곡하며 스스로를 파괴시킨다.

 

도스토옙스키는 인간이 고통자체보다 고통을 모른 척하려는 자기기만 때문에 더 철저히 파괴된다고 보았다. 그는 희망이 섞인 긍정을 혐오했다. 어설픈 긍정은 현실을 감춘다. 비겁한 회피 때문에 실체를 외면한다면 어떤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왜 이 일을 이렇게 받아들이는가? 왜 이 사람의 한마디에 이렇게 무너지는가? 이 안에 어떤 오래된 상처가 있고 미해결된 감정이 남아있는가? 도스토옙스키는 긍정으로 도망치지 않는 자만이 이러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고 단언했다. 우린 고통이나 슬픔, 두려움을 회피한다. 직면은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슬픔을 인정하는 것, 화났다고 말하는 것,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인정하는 것이다. 직면은 아프다. 하지만 아픔이야 말로 자신이 살아있다는 증거다.

 

AI가 만든 세상, 인간은 알고리즘에 의해 기획되고 계산되며 통제될 가능성이 높다. 도스토옙스키는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완벽한 유리건물이라는 수정궁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모든 욕망과 행동이 수학공식처럼 계산가능해지는 시대, 그가 어떻게 21세기를 이토록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었을까? 수정궁 안에선 통계가 모든 답을 알고 있고, 시스템이 모든 결핍을 채워준다. 도스토옙스키의 상상은 소름이 끼친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빠르게 수정궁화 되어가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타인의 행복이 주는 갈증을 읽어낸다. 이는 자유를 갈망하지만 결국 책임의 무게 때문에 자유를 반납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와 민낯을 과감히 드러낸다.

 

벼랑 끝에 서면 삶의 진실을 만날 수 있다. 지금껏 살아왔던 시간에 대한 회고와 무엇이 진정한 삶을 완성시킬 수 있는지, 가슴 깊이 숨겨온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도스토옙스키는 내면의 괴물을 인정하며 언제나 주어진 현실을 마주했다. 그는 내면의 추악함과 모순을 정면으로 끌어내어 작품을 위한 연료로 삼았다. 또한 당대의 문호 톨스토이의 작품을 선망했지만 그의 삶을 부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에 주어진 역할이 무엇인지를 알았고 스스로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왜 어떤 사람은 위기 앞에서 새로운 삶을 만들고 어떤 사람은 쉽게 포기하거나 굴복하는가? 어설픈 긍정이나 낙관은 혹독한 대가를 남긴다. 우린 긍정론에 쌓여있다. 하지만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하나라도 있는가? ‘정답 없는 세상에 이단아가 되어라. 의미 없는 고통조차 나의 역사로 새겨라.’ 도스토옙스키는 문학의 대가이기 전에 지독하게 자신의 삶을 살다간 인물이다. 우리는 왜 그토록 쉽게 자기 가치를 흥정하는가? 삶이 흔들릴 때마다, 내게 남은 시간이 5분이라면,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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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ㅣ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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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분열의 시대입니다. 겉으론 통합과 협력을 외치지만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연횡을 달리합니다. 마치 군웅이 할거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연상케 합니다. 칼만 안 들었지, 칼보다 무서운 정치공방이 빗발처럼 쏟아집니다. 또한 진실과 거짓을 구분할 겨를 도 없이 모든 사건이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혼란이 가중됩니다. 의견의 다양성이라는 명목으로 무질서한 정보가 난무하고 상대에 치명적인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두려운 건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당연하다는 세상의 인식입니다. 누구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려하지 않습니다. 오만과 편견이 가득하고 세상을 하나의 잣대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마음 한가득 불안이 밀려오지 않습니까?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며 자기이익만을 내세우며 옭고 그름의 판단마저 모호해져 자신의 생각이 진실인양 스스로를 합리화 시킨다면, 가장 힘든 사람은 자신입니다. 겉은 뭔가로 채울 수 있지만 속은 비어있습니다. 무기력하고 공허합니다. 자신이 설자리가 모호해지고 삶의 방향마저 흔들립니다. 맹자는 21세기, 인간의 길을 다시 묻습니다.

 

곁에 가면 편안하고, 상대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며, 옆 자리에 앉는 것만으로도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에겐 좋은 향기가 묻어납니다. 맹자는 마음 가운데서 기뻐함이란 의미의 中心悅(중심열)을 德(덕)이라 말합니다. 맹자의 덕은 곧은 마음으로 길을 걸어가는 사람의 자취입니다. 곧은 마음과 자취, 왠지 근래엔 보기 드문 말입니다. 권력과 부, 힘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사람들에겐 거리가 느껴지는 단어입니다. 맹자는 전국시대, 왕도를 통해 힘과 덕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마음 가운데서 기뻐한다는 것은 사람의 본성에 닿는 것을 의미합니다. 모든 것이 숫자로 환원되는 시대입니다. 좋아요, 팔로우, 하트가 마음을 기쁘고 편안하게 하지 않습니다. 홀로 있을 때 곁에서 삶의 향기를 품어줄 이는 누구입니까?

 

惻隱之心(측은지심), 羞惡之心(수오지심), 辭讓之心(사양지심), 是非之心(시비지심), 맹자 사상의 핵심 주제입니다. 네 사단은 仁義禮智(인의예지)를 통해 발현되며 삶의 실천적 철학으로 표현됩니다. 이중 맹자는 수오지심이 없음을 非人也(비인야), 인간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사실, 현시대는 부끄러움이 사라졌습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에 모두 자신의 이익에만 몰두합니다. 다들 그렇게 사는 데, 왜 나만 정직해야하느냐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羞(수)는 자기를 향한 부끄러움입니다. 의롭지 않은 일을 했을 때, 마음안의 떨림이 곧 자신을 단속하는 힘입니다. 惡(오)는 상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닌 옳지 않은 것을 거부하는 마음입니다. 옳지 않은 것에 분노하고 자신과 세상을 동시에 바로 세우는 힘, 수오지심의 신호가 義(의)의 본체입니다.

 

我四十不動心(아사십부동심),나이 마흔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四十而不惑(사십이불혹),마흔에 미혹되지 않는다. 맹자와 공자는 마흔을 세상에 들어가는 입구로 여겼습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20대를 지나, 자리를 잡기 시작할 30대, 그리고 어느 정도 세상 물정을 알게 되고 자신을 마주할 시간을 40으로 본 것입니다. 나이 40은 여전히 젊은 나이입니다. 오히려 세상에 더 가깝고 보다 물질적이며 자신을 직접적으로 대면하기엔 너무 유혹이 많은 시기입니다. 하지만 40은 자신을 직시하고 새로운 시대를 펼쳐나갈 기반을 만드는 시기입니다. 세상이 어떻게 흐른다는 것을 알고 진정으로 자신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저자는 맹자와 다산, 그리고 본인의 의견을 붙임하며 시대를 관통하는 가르침을 보여줍니다.

 

인간의 본성은 무엇일까요? 서구사상이 기독교의 원죄설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면 전국시대, 맹자는 인과 의가 중심인 왕도정치를 꿈꾸었습니다. 힘으로 권력을 쟁취할 수 있지만 백성의 마음은 잡지 못한다는 德(덕)사상이 중심입니다. 또한 성선설을 바탕으로 자기 마음을 다하는 자는 본성을 알게 되고, 본성을 알면, 하늘을 깨닫게 된다는 사람으로서 가장 깊은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선과 덕, 진심의 중심엔 마음이 있습니다. 난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이들은 힘없는 백성입니다. 당시 사상가들은 왕이나 군주의 처세를 중심으로 삶의 태도를 강조하였습니다. 국가는 권력의 힘이나 개인의 욕망만으로도 유지할 수 없습니다. 특히 생각과 의견이 다양하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최우선적인 현 시대엔 자기 통찰이 더욱 요구됩니다. 養心(양심), 마음을 기르는 일은 본디 사람의 자리입니다. 맹자를 통해 동양고전의 지혜를 만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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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그 너머로 -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블랙홀까지 우주를 가로지르는 아찔하고 흥미로운 지적 모험
닐 디그래스 타이슨.린지 닉스 워커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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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대기권을 벗어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태양에 가까이 가면 안 된다.’ 크레타섬을 탈출하고자했던 다이달로스는 아들 이카루스에게 날개를 달아주며 태양에 가까이 다가가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태양의열기 때문에 밀랍이 녹아 땅에 떨어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젊은 이카루스는 태양으로 직진했고 결국 에게해로 떨어집니다. 이카루스 신화는 오랜 기간 날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하늘로 올라가면 밀랍이 녹을 정도로 뜨거울까요? 고도가 올라가면 기온은 오히려 낮아집니다. 에베레스트 산의 정상은 영하30도를 오르내립니다. 해발100m 마다 기온은 0.6도 정도 낮아진다고 합니다. 또한 태양이 그토록 가까이 있다면 인류는 이미 사라졌을 것입니다. 기온을 언급하려면 무엇보다 빛과 열의 관계를 알아야합니다.

 

지구에 갇혔던 물리학이 우주에 다가서면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지구는 대기라는 울타리를 방어막으로 열을 흡수하고 반사하며 태양 전자기파를 효과적으로 관리합니다. 지구상의 대부분 생명체는 태양의 전자기파 스펙트럼의 모든 파장을 빛의 형태로 방출합니다. 또한 모든 분자는 진동합니다. 온도는 분자가 진동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단위입니다. 온도가 높으면 짧은 파장의 전자기에너지가 방출되고 낮으면 파장이 긴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인간의 눈은 가시광선 영역만을 감지할 수 있으며 태양은 에너지의 절반을 가시광선으로 방출합니다. 우리가 태양과 달, 별을 볼 수 있는 이유도 지구의 대기가 가시광선을 통과시키기 때문입니다. 소량의 자외선이 대기를 통과하면 피부 분자의 전자가 들뜨게 되고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열로 바뀌어 적외선이 방출됩니다. 지표면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름이 더운 이유는 대기에 갇힌 열이 적외선형태로 에너지를 방출하면서 온실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이카루스의 몸은 태양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차가워졌고 결국 얼었을 것입니다.

 

카르만 라인을 넘어 우주로 나가기 위해선 로켓이 필요합니다. 저궤도를 왕복하는 스페이스x의 우주선 팰컨9이 활성화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입니다. 우주를 한번 나가기 위해선 기술의 발전과 함께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합니다. 대부분 소모성이고 간혹 실패하여 무용지물이 될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머스크를 비롯한 억만장자들이 우주시대를 빠르게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21세기, 우주는 그 어느 때보다 신비하고 장엄한 자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로켓은 공기압과 밀도를 통해 날 수 있습니다. 유체는 압력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데, 공기는 유체처럼 행동합니다. 공기의 마찰은 날개의 압력 차이를 발생시키며 위로 끌어올리는 양력과 공기의 마찰로 생기는 항력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엔진이 추력을 생성하고 비행기가 떠있을 수 있는 양력을 보존합니다. 그리고 공기저항이 적은 9Km 고도에서 800Km속도로 비행할 수 있습니다.

 

본 책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나가기 위한 물리학과 천문학의 연결고리를 중심으로 천체물리학을 소개합니다. 로켓의 발달과정과 궤도진입, 우주를 향한 인류의 끝없는 도전이 1부를 장식합니다. 2부는 대기권을 넘어 태양과 행성을 향해 시선을 확장합니다. 45억 년 전, 우리은하의 한 항성이 폭발하면서 태양계 천체들이 탄생합니다. 거대한 충격파에 의해 가스와 먼지구름이 평평한 성운으로 붕괴됩니다. 압력과 중력이 증가하면서 덩어리가 형성되었고 중심부의 수소 핵이 합쳐지며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합니다. 붕괴과정이 멈추면서 태양이 탄생합니다. 1500만도의 온도와 양전하를 띤 수소 원자핵은 핵융합을 통해 헬륨으로 합성되고 사라진 질량만큼 에너지가 방출됩니다. 태양은 1초에 6억톤의 수소를 헬륨으로 바꾸며 내부붕괴를 막고 있습니다. 태양계의 행성은 태양에너지와 중력의 영향을 받습니다.

 

금성은 오랫동안 두툼한 대기에 가려진 수수께끼 행성이었습니다. 67년 베네라 7호가 탐사한 금성의 온도는 500도가 넘었고 대기압은 지구의 90배였습니다. 당시 칼 세이건은 금성의 대기를 가득채운 이산화탄소가 온실효과를 발생했을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온실가스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수증기입니다. 물이 존재했을지 모를 금성은 엄청난 온도증가로 온실효과가 발생하며 참혹한 행성이 되었습니다. 세이건은 85년 탄소사용증가로 이산화탄소가 지속적으로 방출된다면 지구는 심각한 기후위기를 맞이할 것이라 경고합니다. 그리고 인류의 지속가능 시간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석탄은 다세포생물인 산림식물의 잔해입니다. 반면에 석유와 천연가스는 고대 동식물성 미생물이 수백만 년 동안 압축되면서 퇴적되었습니다. 금성은 지구의 미래를 보여줍니다. 생명은 언제나 자신이 존재할 방법을 찾습니다. 하지만 생명이 반드시 인간일 필요는 없습니다.

 

지구인의 우주여행은 이제 시작되었습니다. 우주를 알아갈수록 폭넓은 지식이 쌓였고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상대성 이론을 통해 우주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빛과 양자, 에너지는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본 책은 3부에 별의 탄생과 죽음, 우주 공간을 이해할 수 있는 물리법칙을 설명합니다. 특히 별의 탄생과 죽음에 얽힌 충격파의 역할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허블우주만원경으로 관측한 대마젤란은하의 소용돌이치는 가스와 먼지사이로 빛나는 별들을 바라볼 때 경이로움을 넘어선 형언하기 어려운 감정이 밀려옵니다. 우주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습니다. 질량과 중력, 시공간의 왜곡, 다차원과 평형우주, 우리에겐 앞으로도 풀어야할 과제가 많습니다. 오히려 우주를 알아갈수록 더욱 많은 문제들이 발생할 것입니다. 떨어지는 별똥별을 동굴에 그렸던 인류는 이제 우주인으로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우주는 인간에 무엇을 더 가르쳐줄 수 있을까요? 세계 최고의 천체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아름답고 경이로운 우주 이야기, 그 장엄함 모험에 빠져듭니다. 무한 그 너머로.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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