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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단백질 - 탄생, 사랑, 변신, 그리고 죽음을 순환하는 생명의 과학
샤히르 S. 리즈크.매기 M. 핑크 지음, 홍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6월
평점 :

우리 몸은 탄소, 산소, 질소등 네 가지 원소를 중심으로 물과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무기질로 구성되어있다. 특히 체중의 16%를 차지하는 단백질은 근육, 피부, 머리카락을 만들고 대사를 조절하며 면역력과 해독작용에 관여한다. 또한 몸을 유지하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DNA가 설계도라면 단백질은 실체를 만드는 분자다. 설계도는 완성형이지만, 단백질의 가능성은 거의 무한하다. 안타깝게도 유전자분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단백질의 중요성에 대해선 소홀한 감이 없지 않다. 그나마 다이어트 용도로 알려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단백질은 탄수화물 못지않게 신체구성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화학작용을 통해 생성되어 생명의 구성, 유지, 보존, 방어에 최선을 다한다. 단백질은 생명의 언어다. 단백질을 아는 것은 생명의 본질을 해석하는 것이다.
점무늬 비늘을 지닌 모세가자미는 포식자들이 가득한 홍해바닥에 수천 년을 살아왔다. 바닥에 몸을 감추고 있지만 언제나 긴장상태다. 상어가 다가오면 양전하를 띤 헬릭스 모형의 파르닥신 분자가 유백색의 액체와 섞여 상어의 턱과 아가미 세포의 음전하에 달라붙는다. 수백만 개의 파르닥신 분자가 세포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면 몸속으로 염분이 밀려온다. 세포막이 손상된 상어는 염분균형이 깨지면서 일시적으로 마비를 일으킨다. 모세가자미의 생존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파르닥신 단백질은 모세가지미가 지닌 수천종의 단백질의 하나일 뿐이다. 몸을 움직이고 눈을 부릅뜨며, 외부 위협을 감지하는 모든 행위는 단백질의 성실한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 단백질을 만들고 거의 모든 활동에 단백질을 활용한다. 인간의 몸엔 40조개의 세포가 있고 세포마다 300억 개가 넘는 단백질로 가득차있다. 단백질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떻게 형성되었고 주변과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었는지를 말해주는 진화의 역사다.
2만5,000개의 인간의 유전자는 각기 고유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모든 세포는 동일한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지만 같은 단백질을 생성하지 않는다. 단백질은 어떤 유전자를 읽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RNA는 DNA에 담긴 유전자 정보를 읽고 단백질의 구성단위들을 정해진 순서대로 하나씩 어어 붙인다. DNA,RNA,Protein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생물학의 중심원리, 센트럴 도그마라고 한다. 단백질은 세포의 모든 과정에 관여하는데 하는 일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된다. 세포내부의 화학반응을 빠르게 일어나도록 돕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효소는 대표적인 단백질이다. 또한 피부, 머리카락등 세포와 조직을 지탱하는 구조단백질, 영양분을 실어 나르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수송단백질, 생리과정을 관할하며 호르몬을 조절하는 신호단백질, 감각기관을 통해 세상을 느낄 수 있는 수용체단백질, 그리고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무력화하는 면역반응단백질등이 있다. 특히 세포분열과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은 진화과정동안 거의 변하지 않고 유지되었다. 생명유지에 가장 필수적 존재라는 뜻이다.
단백질을 알면 생명체의 신비는 물론 자연의 경이로운 기적을 만날 수 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은 빙핵 형성 단백질의 도움을 받는다. 세포를 보호하거나 얼려, 내용물을 지킨다. 다양한 결빙방지 단백질의 효용성은 인류의 식량, 기후, 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서리에 대한 내성을 높여, 기후위기의 식량난에 대비하거나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식품가공이 가능해진다. 특이한 점은 고유한 기능을 지닌 단백질이 생명체마다 다른 기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세가지미의 파르닥신은 독특한 항균작용으로 감염치료제로 사용 중이며 항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단백질을 분석하고 실체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에 단백질에 얽힌 수많은 비밀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단백질은 무한한 가능성만큼 예측할 수 없는 접힘으로 돌연변이를 만들기도 한다.
모든 분자는 탄생과 죽음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도 예외는 아니다. DNA의 탄생부터 세포분열, 증식, 외부로부터의 침입까지, 단백질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오류는 내부로부터 일어난다. 단백질이 올바른 3차원 구조를 취하지 못하고 잘못 접히게 되면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다. 독성을 띠기 전에 신속히 격리되지만 재 때 제거되지 못하면 세포에 쌓이며 달라붙기 시작한다. 단백질변형은 세포의 구조와 기능에 치명적 오류를 일으키고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가져온다. 알츠하이머, 헌팅턴, ALS와 같은 신경질환은 단백질 접힘 오류나 뭉침으로 인해 발생한다. 유전질환도 단백질 접힘의 원인이다. 하지만 단백질 접힘 현상은 인류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의 단백질 효과는 다양하게 전개된다. 또한 생명체는 생존을 위한 암호를 개발하고 증식하며 새로운 단백질을 생성한다. 단백질은 생명체 진화의 흔적이자 미래다. 본 책은 단백질이 빚어내는 생체의 신비를 이야기한다. 이토록 경이롭고 놀라운 일들이 매 순간 우리 몸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단백질에 다가갈수록 생명체의 본질을 깨닫게 된다. 생명체의 뛰어난 감각과 본능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스스로를 변화시켜왔는지, 단백질의 구성과 기능, 형성과정을 뚜렷하게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단백질은 제각각의 규정과 범위, 규칙을 지니고 있다. 단백질은 세포의 건축가들이다. 또한 단백질은 양자역학의 세게다. 인류는 아직도 수많은 난제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단백질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할지도 모른다. 단백질에 대한 놀라운 사실과 생명과학의 미래가 전개되는 춤추는 단백질, 너무 흥미롭고 아름다운 서사로 가득하다. 그 경이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소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