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머묾 세계문학 사랑 3부작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승주연 옮김 / 머묾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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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첫사랑은 정말로 평범하지 않습니다.’블라디미르 페트로비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일은 1833, 16살의 여름에 일어났다. 당시 그는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었고 가정교사가 그만 두는 바람에 마음껏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5월에 이사 온 별장은 카이다노츠 강과 네스쿠치니기 공원을 마주한 채 석양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별장에서 그는 뭔가 마음을 뒤흔들 운명이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을 느꼈다. 그리고 3주 후 그에게 운명과도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 세를 놓은 별채에 공작부인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우연히 만난 매력적인 여인, 그는 단번에 사랑에 빠졌다.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며 설렘으로 인해 부끄러웠지만 기쁨이 온 몸을 휘감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감정, 알 수 없는 흥분이 가슴을 휘감았고 세상이 온통 자신을 향해 환희의 축가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그의 간절함 바람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공작부인에게 인사를 드리라는 어머니의 명령으로 별채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응접실 문이 열리고 그녀가 나타났다.

 

자신에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엉킨 실타래 푸는 것을 도와달라며 방으로 안내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장난기 어린 미소가 띄었지만 그는 이미 기쁨에 취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그녀 얼굴에 빛나는 광채만 들어올 뿐이었다. 그녀 이름은 지나이다, 매력적이고 섬세하며 지적이고 사랑스러웠다. 하지만 그녀 곁에 다섯 명의 사내가 항상 대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곤혹스럽고 당황스러웠다. 서로 다른 직업과 나이지만 그녀는 그들을 동등하게 대했다. 그녀는 언제나 다섯 남자의 가운데서 그들의 호위를 받으며 그녀가 원하는 파티에 열중했다. 그 누구에게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았지만 다정했고 친절했다.

 

어머니는 쉽게 흥분하고 질투가 많으며 자주 화를 냈다. 하지만 10살 아래 아버지 앞에서 만큼은 무척 공손했다. 아버지는 매우 잘 생겼고 우아하고 차분했으며 확산에 찬 절대적 권력을 갖고 있었다. 집안은 어머니가 관리하지만 아버지의 명령을 어기는 경우는 불가능했다. 아버지와 나 사이엔 뚜렷한 벽이 있었고 아버지는 나의 사생활에 거의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보다 자신의 일이 우선이었고 네 능력으로 쟁취할 수 있는 건 쟁취하라며 삶의 어려움에 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했다.

 

그녀와 만날수록 다섯 남자의 비밀을 알수록 그의 삶은 불안과 우울, 기쁨과 즐거움이 교차해 갔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사랑과 다른 사랑이다. 어느 날 그녀에게서 가슴 아픈 시를 듣는다. 그녀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다섯 남자와 나는 그녀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 그 해 여름이 지나가면서 그녀는 떠났다. 영원히 잊힐 것 같지 않았던 첫 사랑, 그렇게 이별 후 그녀를 만난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다. 그는 16살에 만난 그녀를 기억하고 있다.

 

첫사랑은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거장 이반 투르게네프의 자전적인 소설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그는 폴린 비아르도라는 오페라 가수를 사랑하면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첫사랑은 그가 어린 시절 겪었던 부모와의 갈등, 사회제도에 대한 거부감을 중심으로 사랑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 속엔 별장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이 베어난다. 작가는 극적인 장면의 대부분을 자연과의 연결을 통해 플롯을 이어간다. 사랑과 자연은 공통적인 주제가 아닌가? 하지만 삶의 시간은 인간의 많은 것을 퇴색하게 만든다. 아름다웠던 시간은 단지 기억 속에만 저장된다. 두 번째 소설 무무 또한 메말라가는 감정을 붙잡아줄 너무 귀한 작품이다. 러시아 문학엔 서정성과 삶의 애틋함을 사로잡는 강렬함이 돋보인다. 올 겨울 귀한 소설을 만났다. 첫 사랑의 감정이 이토록 강렬하게 남아있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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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예보 - 정신건강 위기의 시대, 아홉 명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 사용법
윤홍균 외 지음 / 흐름출판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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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세상을 구할 것이란 믿음엔 다양한 인간적 욕구와 욕망이 숨겨있습니다. 불편과 불안, 무엇보다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 19는 기존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놓았습니다. 기계적 성장과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란 신념을 무참히 무너뜨린 것입니다. 강제적 거리두기는 삶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장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홀로 지내는 것을 이상적인 삶의 방향이라 여겼지만 공허함과 외로움이 축적되었습니다. 인간은 애정, 관심, 인정이 필요합니다. 뇌는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자아를 인식하고 삶의 정체성을 확인합니다. 삶의 질문은 나라는 자의식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아홉 명의 정신분석학과 전문의들이 모였습니다. 이들은 심리적 불안에 빠진 환자들을 상담하며 위기에 빠진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실체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위기의 시대 중심엔 정서적 불안이 있습니다. 가볍게는 존재감 상실에 대한 공허와 무료함이지만 무겁게는 우울과 불안등 공황장애를 일으키는 심각한 정신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전문의들은 공통적으로 정서적 허기가 감정의 결핍과 불안을 가져왔다고 말합니다. 조그만 일에 분개하고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며 외로움에 시달리며 무력감을 호소합니다. 늘 대화중이지만 공감 중은 아닌 상태, 정보는 넘쳐나지만 마음을 나눌 사람은 없는 상태, 손가락은 바쁘지만 가슴은 비어있는 상태, 저자는 이를연결된 외로움이라 표현합니다. 소통단절은 외로움을 낳고 외로움은 중독에 빠지는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혼자일수록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불안정한 감정은 즉각적인 보상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sns는 순간적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최적, 최고의 시스템입니다. 직접대면을 피할 수 있어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sns에 빠져들수록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느낌보단 공허하고 무료함이 마음을 채웁니다. 지금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sns는 순간적인 보상으로 심리적 결핍을 채우려는 얕은 수단에 불과합니다. 결국 자존감이 무너지고 불안이 가중됩니다. 중독은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 없는 상태를 표현합니다. 쇼핑중독, 탄수화물 중독, sns중독, 사회는 중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중독은 불안과 분노의 원인이 되며 극심한 고통을 가져옵니다. 마음에 구멍 뚫린 사람들, 위기의 시대, 우린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준비해야할까요?

 

마음예감은 아픈 마음, 불안한 마음, 두려움과 분노에 쌓인 마음을 보듬고 사회에 필요한 연결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자기 돌봄이란 의미의 자존감이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고 있습니다. 분리와 독립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과정에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는 나를 위한 손절이란 이유로 스스로를 고립시키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갈망과 욕구 결핍을 증폭시켰습니다. 1장의 감정적으로 허기진 사람들을 통해 정서적 허기의 시대를 강조한 윤홍균님은 회복을 위한 두 가지 태도를 이야기합니다. 허기는 결핍이며, 결핍은 본능적인 위협이기에 첫 번째로 서두르지 말라는 마음의 태도를 강조합니다. 두 번째로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힘들수록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고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중요함을 강조합니다.

 

파편화, 분리화 되어가는 사회, 마음 둘 곳이 빠르게 사라져 갑니다. 배고픈 마음이 찾는 곳은 디지털 기기입니다. 수많은 콘텐츠의 유혹, 빠른 피드백, 알고리즘에 의한 선택, 자신과 같은 생각을 공유한 집단과의 동질성, 즉각적인 보상을 채워 줄 엄청난 정보, 편리함은 일상을 지배하고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적 피로와 고통을 치료하기 위한 인구 증가와 병원내방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뉴스는 공동체의 미래를 암울하게 합니다. 조그만 일상에 소중함을 가지고 자신을 둘러싼 주변에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은 자신과 공동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본 책은 감정이 메말라가는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적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또한 방관과 무관심이 일으키는 폭력의 실체를 살펴보며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제안합니다. 우리 모두는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결을 통해 자신과 타인을 인지합니다. 정신 건강이 위험 수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아홉 명의 전문의가 전하는 마음보고서, 마음 예보를 통해 실체적 삶의 중요성을 인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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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성 끊기 - 반복된 문제를 부수는 최소한의 행동 설계법
빌 오한론 지음, 김보미 옮김 / 터닝페이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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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변화가 세상을 바꾸곤 합니다. 거대한 흐름도 하나의 작은 몸짓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면 많은 이들이 계획을 세우며 변화할 것이란 각오를 다지게 됩니다. 하지만 변화가 거창할수록 계획은 빠르게 무너집니다. 관성덕분입니다. 오랜 기간 자신을 보호하고 지켜왔던 관성은 쉽게 자리를 내주지 않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투를 벌이고 있는지, 본인만 알 것입니다. 관성은 우리의 하루를, 삶의 일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론 관성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곤 합니다.

 

우린 매일 수많은 문제와 부딪힙니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해법이 과거로의 귀환입니다. 익숙한 패턴을 찾고 문제를 분석하는 것입니다. 심리학은 인간 패턴을 분석해 다양한 해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의 습관과 사고도 과거의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문제의 원인에 집중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심리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원인을 당사자에게 돌리며 새로운 이유를 설명합니다. 우린 이런 패턴에 매우 익숙합니다. 덕분에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란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익숙한 패턴을 깨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본 책은 Do One Thing Different라는 주제로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되어 큰 인기를 얻은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왜 라는 질문이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방해한다고 주장합니다. 물론 모든 문제엔 원인이 있을 것이고 이를 분석하는 것은 예방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합니다. 저자는 하나만 다르게 행동하라는 주제를 통해 해결 지향적으로 행동하기를 강조합니다. 먼저행동하고 후에 분석하는 것입니다. 큰 변화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고 쉽게 진전되기 어렵습니다. 삶의 문제는 작은 변화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똑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한다.’ 본 책이 설명하는 해결 지향적 행동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같은 방법을 되풀이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문제 패턴을 깨기 위해선 문제 대응방식을 바꿔야합니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복하고 있는 행동 중 일부를 바꾸거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문제를 그대로 두는 역설적 방법을 제시합니다. 또한 반복되는 패턴에 새로운 행동을 접목하여 새로운 해결 패턴을 찾으라고 강조합니다. 간혹 문제가 쉽게 해결 될 때가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당시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빨리 해결되고 더 악화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패턴을 분석하는 방법은 또 다른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2부를 통해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바꾸기를 제안합니다.‘과거를 인정하되, 그것이 행동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말라.’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과거의 지배를 받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그릇된 사고가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도록 통제권을 넘겨줄 수는 없습니다. 이는 저자가 주장하는 즉각적인 해결 지향법과도 일치합니다. 그는 과거에 잠재되어있는 프로이드식 자아분류를 비판하며 잠재적 가능성을 강조합니다. 잠재적 과거에 묻히지 말고 잠재적 가능성을 펼치는 것입니다. 자신과 타인을 인정하는 것은 변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인정하기 4단계는 자신을 포함한 세상을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인상적인 표현기법입니다.

 

본 책의 서두에서 언급하는 잃어버린 열쇠를 찾기 위해 가로등 밑을 헤매는 한 행인의 행위는 우리의 지각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져있는지를 말해줍니다. 열쇠는 환한 가로등 밑이 아니라 길 건너편에 떨어뜨려져 있었습니다. 행인은 문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있었을까요? 혹 우리의 사고방식도 이와 다르지 않을까요? 순간적 착각일지 모르지만 이런 일들은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문제 대응 방식을 바꾸는 것은 기존의 관성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또한 세상엔 문제를 풀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합니다. 너무 오래된 관성에 얽매여 현실을 구속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Do One Thing Different, 지금 이 순간부터 작은 변화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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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갖는 삶에 대하여 -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고 사는 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김슬기 옮김 / 유노북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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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규정하는데 수많은 조건들이 있습니다. 그중 현대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강력한 규정이 돈입니다. 최근 삶의 조건을 지배하는 다수의 항목들 중 돈이 첫 번째를 차지한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이제 젊은 시절뿐만이 아니라 건강이 필요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도 돈이 가장 필요하다고 합니다. 덕분에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돈은 삶의 목적이 되고 돈을 벌기위해 끊임없이 일해야 하는 시대적 변화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헌데 돈이 목적이 될 때 삶의 가정이 흔들리게 됩니다. 삶은 돈과 관련되지 않은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돈 때문에 생각이 바뀌고 감정이 흔들이며 삶의 방향이 흐트러진다면 돈에 대한 적절한 의미를 재해석 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돈이 추구하는 것은 안정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편함이 재화로서의 돈을 요구하게 됩니다. 그런데 단지 불안과 불편함 때문이라면 집안을 가득채운 물건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돈은 곧 소비를 의미합니다. 집안 곳곳에 최소한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들이 즐비하게 쌓여있습니다. 순간적인 욕망이나 불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한 보상심리의 잔재입니다. 즉각적인 보상이 주는 메시지는 무료와 공허함입니다. 아무리 쌓아놓아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결국 삶은 돈이 주는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돈의 본래 목적은 효용성과 행복추구에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돈에 대한 효용성이 지나치다 못해 경계선마저 무너지고 있습니다. 돈에 대한 강박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높은 시대입니다. 돈은 실체적으로 모든 것을 대체할 뛰어난 매개체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에 집착할수록 돈의 의미가 퇴색되어갑니다. 삶의 본질이 돈에 의해 심하게 좌우되는 현상입니다. 실체적으로 돈은 자유를 비롯한 삶의 중요한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습니다. 우린 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덕분에 돈에 종속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존감, 조절력, 통제력이 돈에 의해 무너집니다. 심지어 감정마저 돈에 좌우됩니다. 돈에 대한 강박과 집착, 불교는 貪瞋痴(탐진치)를 통해 그칠 줄 모르는 욕심과 어리석음, 노여움을 삼독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소유와 집착은 번뇌의 원인이 되고 번뇌는 고통을 가져옵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불편한 이유, 그 내면에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숨겨있습니다.

 

본 책은 일본 철학자이자 사상가인 코이케 류노스케씨의 돈과 물건에 휘둘리지 않는 삶의 태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젊은 시절 방황을 통해 실질적으로 삶에 필요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소비가 주는 습관이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고 얼마나 필요 없는 시간을 낭비하는지 알게 됩니다. 그는 돈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강조합니다. 돈은 필요한 만큼 주어질 때 삶의 활력소가 됩니다. 돈에 대한 의미부여는 자신이 추구해야할 삶의 방향과 같습니다. 돈이 많을수록 행복할까요? 돈은 상대적입니다. 우린 자신의 소유와 무관하게 타인의 소유물에 집착합니다. 순간적인 만족, 상대적 박탈감, 돈이 주는 메시지는 생각보다 부정적입니다. 그럼에도 돈의 충동은 끝없이 우리를 자극합니다.

 

가지고 싶으면 사고, 필요 없을 때 처분하라. 저자의 명쾌한 돈의 논리입니다. 저자는 필요한 물건, 특히 건강과 관련된 소비는 아낌없이 지출하라고 권장합니다. 하지만 몇 번의 생각과 과거의 경험을 통해 정말 원하는 것만 구입하고 가지고 싶은 것은 자제하라고 강조합니다. 삶의 본원적인 모습은 돈을 통해 나타나지 않습니다. 지나친 돈에 대한 생각은 삶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돈의 존재 의미는 무엇일까요? 우린 무엇 때문에 돈을 버는 것일까요? 돈의 목적은 행복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돈에 묶여있습니다. 저자는 돈을 버릴 수 있어야 행복해진다고 말합니다. 특히 행복을 불러오기 위해선 타인을 위해 돈을 사용하라고 강조합니다. 돈의 선순환이 필요합니다. 쌓인 자본을 누군가를 위해 사용한다는 것은 필요치 않은 물건을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은 살면서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요? ‘소비는 문제가 아니다. 기준 없는 소유가 문제다.’ 저자의 거침없는 시선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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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자유론 - 자유는 상처를 먹고 자란다
존 스튜어트 밀 지음, 김이남 편역 / 포텐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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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을 보다 성숙하게 만들며 더 나은 사회의 밑거름이 되는 것,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나아갈 길을 선택하며, 그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것, 19세기 영국의 철학자이자 근대 자유주의 토대를 형성한 밀의 자유주의 이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밀의 의지와는 달리 자유에 대한 관념이 오용되고 있다. 대부분 내 안에서의 구속적 자유를 꿈꾼다. 특히 권력자들의 일방적 자유해석은 사회변혁이나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우린 무엇을 통해 자유를 인지하는가? 표현의 자유, 언론 출판의 자유, 결사의 자유등 자유는 마치 끝없는 노스텔지어와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 문제는 누구나 자유의 권리만 주장하는데서 시작된다. 나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생존에 대한 도전적 의미다. 자유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을 말하지 않는다.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이는 자유를 위한 의무다. 그런데 우린 자유에 대한 정확한 의미를 인지하고 실체적 자유를 행하고 있는 것일까?

 

초역 자유론은 나는 지유로운가에 대한 저자의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삶은 우호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다.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시각이 삶의 방향을 저울 한다. 우린 세상에 자유로운가? 자유를 찾는 사람들은 어떤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가? 저자는 삶의 본질을 통해 자유의지를 재생산한다. 즉 자신의 세계관에 따라 자유의지를 밝혀는 것이다. 자유는 자신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를 통한 자유다. ‘나의 자유는 늘 타인의 자유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책임과 상처가 따른다.’ 밀이 선택한 자유의지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자유다. 그런데 왜 갑자기 자유가 등장한 것일까? 지금 시대는 그 어느 때 보다 특별한 자유를 누리고 있지 않는가? 문제는 자유에 대한 오용이 갈수록 사회를 멍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장된 언론과 거짓뉴스가 사회를 혼란케 한다. 이성을 잃은 군중의 저항권이 자유로 포장되어 폭력의 주체가 되고 있다. 혼용된 자유가 실체적 자유의미를 퇴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동체란 주체를 이끌고 있는 사회의 점진적 퇴보를 가져오고 있다.

 

삶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공정하지도 않다. 우리가 일으키는 수많은 갈등이 삶의 실체적 의미를 깨닫지 못하는데서 비롯된다. 많은 이들이 현실을 부정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날까? 차이는 현실을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곳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저자는 첫 장을 통해 진짜 자유는 고통을 피하거나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당하는 힘에서 시작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유란 결국 고통과 불편함을 껴안을 수 있는 용기에서 시작된다.‘ 두려움과 갈등, 망설임, 실패에 대한 불안, 익숙한 길엔 편안함이 있지만 자신의 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린 고통과 불편함 속에서 삶의 메시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다. 고통은 자신에 보내는 신호이자 경고다. 자유는 감정과 공존하는 기술이며 불편함을 성장의 재료로 바꾸는 지혜다. 불편함을 인지하고 선택하는 것은 스스로의 내면에서 비롯된 자유의지다. 즉 자신이 삶의 주인임을 인식하는 과정이다.

 

자신의 의지대로 살고 있는가? 혹 타인의 시선에 선택권을 내주고 있진 않는가? 인간 욕망의 주체는 타인과의 비교다. 나의 모든 것은 타인과의 관계설정을 통해 해석된다. 자기인식은 자유의 첫걸음이다. 나의 자아와 정체성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는가? 스스로의 생각과 행위가 진정한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는가? 삶은 살아가는 것이다. 그 누구의 의지가 아닌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는 그 순간 시작된다. 타인에 구속된 자유가 아닌 삶의 본질에 다가선 자신만의 자유다. 본 책은 34편의 짧은 논평을 통해 밀의 해석을 통한 저자의 자유론을 주장한다. 나만의 존재론적 욕망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저자는 나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시작으로 타인과의 관계설정을 통한 자유의지를 강조한다. 특히 자유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훈련과 성찰을 통해 가까스로 얻어지는 능력이란 말엔 무척 공감이 간다. 스스로의 자유는 자신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린 마치 자유를 공기와 같이 생각한다. 하지만 지구상엔 자유를 누리는 국가보단 억압적이고 구속적인 국가들이 훨씬 많다. 현대사회 자유는 심각하게 남용되고 있다. 어디까지가 한계일지 누구도 정확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자유에 대한 이해부족이다. 무엇보다 개인은 존재론적 부재를 어려워한다. 나는 자유로운가? 어떠한 외부조건이나 구속으로부터 스스로를 밝힐 수 있는가? , 나라는 존재만으로 충만한가? 자유는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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