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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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문득 인간에 주어진 생존전략이 떠오른다. 약한 존재는 소속체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동체에겐 약한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해야하는 공동체에겐 차이와 차별이란 의식이 강하게 심어졌을 것이다. 나와 다름은 상대를 배제하거나 위협의 대상이 된다. 이는 개인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조직의 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다름의 표상은 수만 년을 이어오며 인간 심리에 내재된 확고한 무의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차별과 차이는 세상을 간편하게 보고자하는 뇌의 편리성과도 연관이 있다. 유전체의 발현이든 경험의 축적이든 편견엔 수많은 다름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다름은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유발하고 경쟁과 욕망이라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나와 다르다는 의미엔 상대를 자신의 아래로 생각하는 폭력이 내재되어있다. 인간의 역사는 얼핏 보면 영웅들의 화려한 서사 같지만 내면엔 지독한 편견과 위계, 차이와 차별이 숨겨있다. 이는 표현방식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사회구조를 지탱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종, 종교, 성별, 빈부, 장애등 편견과 차별은 세상 구석구석에 숨겨 자신과의 차이를 식별한다.

 

차별이 무서운 이유는 상대의 가치를 박탈하는데 있다. 차별은 철저히 비대칭적이다. 또한 구체적 경험적 근거가 없이 오로지 관념으로만 구축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운 감정들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다. 특히 언어를 통한 배제는 상당기간 사회적 불편함을 초래하며 상대를 비하하는 위협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슬라예보 지젝의폭력이란 무엇인가의 서문에 소개된 객관적 폭력의 은폐성을 이야기하며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배제의 불합리성을 폭로한다. 인간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다. 이타적인 순간에도 자신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생각한다. 차별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일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도 차별이나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린 흔히 장애를 비정상이라 생각한다. 장애에 대한 비정상적 믿음은 거의 광기에 가깝다. 비정상인은 비장애인들이 만든 체제와 규칙에 의존해 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생명의 진화를 누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인류역사엔 장애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오점들이 기록되어있다. 프랑스의 난쟁이 던지기 대회는 개인의 존엄에 대한 일갈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장애인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의 실체를 보여준다. 아이러니 한 것은 당시 장애인의 의사표현이다. 어설픈 장애인에 대한 존엄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현실적 위치와 실체적 불안을 드러낸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를 비정상에 가두는 정상인의 의지는 사회곳곳에 만연해있다. 이는 장애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의 시작이다.

 

본 책은 틀린 그림찾기란 제목으로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아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증거하며 인간이 차이와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조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적 발상을 제안한다. 또한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차별적 실체가 어떻게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구체화되었는지 편견과 경계를 중심으로 인문학적 사유를 성찰한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역사적 논증 또한 다양하게 펼쳐진다.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의 무수한 c는 어떤 인생이든 삶과 죽음사이에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우리라는 틀을 벗어나 경계너머의 인식이 확장될 때 진정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인간은 개별적 존재다. 편향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편향성은 개인존재의 이유를 설명한다. 다름이 없다면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은 지금과 같은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름은 인간의 심리적 기제다. 인간은 어느 한곳도 다르지 않는 것이 없다. 덕분에 자신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다름은 선택의 폭을 좁힌다. 이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나타내는 정체성을 확인할 때 더욱 부각된다. 강하다는 것은 본인의 의식일 뿐이다. 자신보다 얼마든지 강한 사람이 존재하고 이는 강함에 대한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시사한다. 백인과 흑인의 다름은 미국이라는 국가를 위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름이 차별을 조장하고 구별이라는 상수로 변질되면 국가의 몰락이 앞당겨진다. 차별은 오래된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관행이다. 우린 이를 넘어서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타인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한편으론 자신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우린 어디까지 불편해질 수 있을까? 차이와 차별을 통해서본 시대적 통찰, 당신은 세상에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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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이토록 멋진 작별의 방식, ‘간절한 죽음이라니!’
에리카 프라이지히 지음, 박민경 옮김, 최다혜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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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에 허락된 시간일까? 아니면 인생이란 여정의 마지막 모습일까? 죽음은 생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삶이 곧 죽음으로 가는 여정이다. 너무 당연해 인식의 범위에서 벗어난 공기처럼 죽음 또한 인생의 울타리로부터 저만치 멀어져있다. 죽음은 삶의 과정을 통해 이해되고 해석되어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죽음이 삶으로부터 유리되어 자기결정권이라는 선택마저 잠식당한다. 아마도 삶을 통해 가장 진지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할 부분이 죽음일 것이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고,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는 순간에 다가온다.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자발적 조력사망은 생명 종결의 최종 행위를 의사가 직접 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투여하여 생명을 종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중요한 부분은 환자의 자발적 의사를 전제로 하며(의식이 필수),환자가 최종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자발적 조력사망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다. 저자는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디그니타스의 조력사다. 그녀는 아버지의 자발적 조력사망을 계기로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아버지는 죽음의 순간 너무 평화로웠다. 수년간의 고통을 뒤로한 채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마무리 한 것이다. 저자는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 말한다. 손자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했다. 아버지는 손자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그리고 자신에 주어진 허락된 시간동안 삶의 마지막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자발적 조력사망은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 인간의 내면적 의지를 정확히 알 수 없을뿐더러 의사의 실질적인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디그니타스에 연락해 자발적 조력사망을 원하는 환자들을 통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이 인간의 존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말기환자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환자는 죽음의 순간을 인지한다. 의식이 있을 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다. 자살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무엇보다 가족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해의 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자발적 조력사는 고통에 짓눌린 환자에게 삶의 마지막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디그니타스엔 많은 환자들이 찾아온다. 조력사는 세밀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결정된다.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는 환자에 죽음을 권할 수 없다. 종교인이자 의사였던 저자는 조력사 직업에 대해 오랜 기간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 이후의 세상이나. 영생, 영혼과 같은 문제보다 어떻게 삶과 이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고통이 너무 길진 않을지, 호흡 곤란이 너무 괴롭히지는 않을지, 죽음의 순간이 힘들지 않을지, 이런 걱정들 말이다. 삶의 마지막을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자살이나 연명치료, 안락사, 존엄사보다 자발적 조력사망이 훨씬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은 모든 것을 공허하게 만든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죽음 이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도 동일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죽음은 무로 흩어진다. 삶도 사라지고 고통도 사라진다. 어쩌면 영생은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 죽음은 삶 여정의 일부분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은 자기만의 죽음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으로 디그니타스를 찾은 젊은 카라테 선수는 운동이 삶의 전부였음을 고백하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환생할 것이라 믿는다. 스위스 좁은 골짜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할아버지는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소파에서 영면한다. 그리고 열흘 후 곡기를 끊은 할머니는 지독한 통증을 겪은 채 임종한다. 죽음의 순간을 반드시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가치와 존엄과 어떤 상관이 있는 것일까?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여전히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없다. 그나마 안락사나 존엄사가 국가별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왜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그토록 멀게 만 느껴지는 것일까? 디그니타스릍 통해 죽음을 선택한 가족들에게 감사의 목소리가 전달된다. 오랜 기간의 고통을 겪지 않고 평온과 안정 속에서 가족들과의 조우를 통해 삶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우린 모두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가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선택이 무너진다면, 끔찍한 고통이 삶의 무게를 짓누른다면, 죽음에 대한 의식이 두려움을 벗어난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디까지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을까? 죽음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고찰은 삶의 가장 진지한 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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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뇌 활용법 - 임상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뇌 기능 향상의 비밀 코드
요시 할라미시 지음, 박초월 옮김 / 심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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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간만이 지닌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수많은 관계를 조절하고 통제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할 수 있을까? 지식은 통제할 수 있으나 개인마다 축적된 경험을 표현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하드웨어가 동일하다고 소프트웨어까지 동일할 수 없다. 뇌 기능 측면에서 인간은 완전히 서로 다른 존재다. 동일한 생존과 번식을 추구하지만 정체성에 대한 의식 수준은 큰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것이 누군가에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상대에겐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뇌는 저마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다. 뇌 기능의 실체적 진실은 상상적 허구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도 아직 본인의 뇌를 100%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각, -기계인터페이스, 감정과 창의성, 언어와 기억, 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뇌 과학 역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런데 기억만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는 뇌 영역의 특정한 신경회로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뇌신경망의 효율적 사용방법을 알지 못한다. 뇌는 크기도 정해져있지만 수용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뇌는 중요한 부분을 재구성하고 필요 없는 부분을 삭제한다. 이러한 과정은 뇌신경망 전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를 뇌의 유연성이라 표현하는데, 우리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뇌기능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은 저마다 뇌의 알고리듬, 브레인 코드를 가지고 있다. 즉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뇌는 실체를 인식하지도 직접적으로 해석하지도 않는다. 뇌의 반응은 철저히 생존유무에 맞추어져있다. 뇌는 어떻게 기억을 형성하게 되었을까? 뇌의 피질하부엔 무의식적 직관이 있다. 직관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해 저장해둔 기억에서 비롯되는 충동이며 그 기억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뇌의 깊은 영역에 자리를 잡게 된다. 직관은 무의식에 잠겨있는 기억의 결과다.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지만 손과 발은 운전을 할 수 있다. 피질하부의 신경망은 반복되는 직관적 기억을 의존해 의식을 배제한 채 완벽하게 운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무의식적 행동은 생존과 번식에 맞추어져있다

 

언어를 통해 기억하는 방식을 서술기억이라 한다. 반면에 감각을 통해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이 절차기억이다. 절차기억은 원시인류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생활해야하며 사냥방법과 같은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시인류의 브레인코드다. 절차기억은 서술기억과는 달리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반사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의 대부분이 절차기억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서술기억은 뇌 기능의 변화에 따라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다. 알츠하이머는 대표적인 서술기억의 손상이다. 저자는 서술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영양, 수면, 감정,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균형 있게 관리하라고 충고한다.

 

본 책은 뇌의 유연성을 기준으로 신체와 정신건강, 행복과 기억, 학습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뇌의 작동방식을 통해 설명한다. 또한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실질적인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신경과학을 연구한 의사이자 임상신경과학자로 브레인웨이즈와 Do4Brain이라는 뇌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뇌기능의 이해와 향상에 큰 기여를 해왔다. 기존의 뇌 과학 책이 뇌 분석과 신경망의 이해, 다양한 증거를 통한 하드웨어적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면 100% 뇌 활용법은 실체적으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감정에 관한 뇌의 역할이었다. 그동안 감정을 무척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저자는 쾌락과 두려움을 모든 동물이 느끼는 기본 감정이라 설명한다. ‘쾌락은 현재 상황이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두려움은 생존과 번식 능력에 영행을 미칠 정도로 큰 어려움이 닥쳤다고 경고한다.’쾌락은 행복을 알려주는 신호다. 쾌락이 통제를 벗어나면 중독이 된다. 문제는 뇌가 쾌락에 큰 중요성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동물의 일상을 좌우하는 감정이 두려움이다. 운동, 감각, 인지경로를 통한 경보는 즉시 편도체에 전달되고 위협신호를 보낸다. 두려움은 투쟁, 도피, 경직과 같은 반응을 유도하며 신체적 방어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 인간의 정서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감정은 쾌락과 두려움 사이에 위치해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뇌의 유연성이다. 뇌는 피질을 통해 쾌락을 통제하고 두려움에 맞서 위협의 강도를 조절한다. 감정을 다루는 문제의 핵심은 균형이다. 다양한 감정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긍정적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감정 목록을 작성해 자신이 어떤 감정에 의해 행동이 변하게 되는지 점검해보는 것을 권한다. 감정, 기분, 창의성을 올리는 방법, 학습능력을 높이는 활용법, 성격, 건강, 식습관 등 본 책엔 뇌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삶의 질을 높이는 개선책이 설명한다. 자신의 뇌를 인지하는 과정이 곧 삶을 치유하는 과정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뇌는 자가 치유능력이 있다. 반면에 관리하지 않으면 빠른 노화가 시작된다. 우리는 뇌를 몇 퍼센트 작동하고 있을까? 100% 뇌 활용법은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일깨운다. 뇌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활용법, 무엇보다 스스로 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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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시로 채우는 나만의 시집
용혜원 지음 / 금성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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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감정을 통해 수많은 사건을 전개하고 해석합니다. 가끔은 어디로 튈지 몰라 속상하지만 때론 이해할 수 없는 갈등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언어는 타인과의 교류를 허용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위치를 견고하게 합니다. 우린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감각은 또 다른 언어입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엔 바람의 속삭임이 숨겨있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은 동요하는 마음을 붙잡고 걸음은 재촉합니다. 말 한마디에 담긴 세상과의 조우, 어쩌면 감각과 감정을 통한 이야기가 가장 진솔하고 때론 대담하게 우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는 마음을 보듬습니다. 기쁨을 배가하고 슬픔을 나눕니다. 시가 곁에 있음에 외로움은 희망으로 변해갑니다. 한마디에 담긴 시는 작가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시는 마음을 품습니다. 나의 기억은 시를 통해 태어나고 감정은 시를 통해 채워집니다. 용혜원님은 소박하고 진솔한 시어로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만이 전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이 시 곳곳에 묻어납니다. 본 책은 시인의 주옥같은 시집에 담긴 마음을 이끄는 문장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사랑, 그리움(보고픔), 외로움(고독), (인생), 사람(인간관계)를 주제로 시구와 함께 필사를 진행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마음에 핀 한 송이 꽃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첫 시구입니다. 꽃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바람과 갈증을 이겨내고 숱한 위기를 극복한 후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아름답다는 꽃에 대한 애찬입니다. 우린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자신을 바라봅니다. 사랑은 세상을 푸근함과 아름다움, 풍성함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엔 어떤 꽃이 피어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너의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 거린다.’사랑은 두근거림입니다. 길을 가다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엔 그()만이 존재합니다.

 

멀리 떠나있던 이들이 돌아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마치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는 듯한 안도와 기쁨이 샘솟습니다.‘오늘은 눈뜨자마자 네가 보고 싶다보고 싶은 이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광고의 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그리움은 공기와 같습니다.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알지 못했지만 떠나면 고통이 찾아옵니다. 간절함, 보고픔, 애타는 마음, 아마도 그리움은 이 순간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이리 살다가 어쩌다 한번 우연히 만나고 싶다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많아집니다.

 

네 번째 파트의 삶과 인생엔 해학과 유머, 삶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시구가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벗어놓은 양말에 발 걸어온 길 담겨있다.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먹을 밥도 없다. 나는 세상 속에 잎 떨어진 텅 빈 가지였다.’저마다 느끼는 시각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은 네 표정대로 움직인다어떤 생각과 표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자신만의 세상을 시로 표현한다면 어떤 시를 쓰고 싶습니까?

 

본 책은 용헤원님의 시를 읽고 자신의 시를 써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짧은 시구지만 글 속에 담긴 내용엔 저마다 수많은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우린 시를 통해 마음의 그림을 그려갑니다. 이미지는 형상화되어 기억에 저장되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반영됩니다. 시는 삶을 노래합니다. 시 속에 담긴 수많은 감정이 삶을 채우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시집은 자신을 채울 수 있는 마중물과 같습니다. 구름과 같은 마음, 다잡지 말고 시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꽤 괜찮은 인생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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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세계철학전집 5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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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스스로를 속이면 천하를 다 속이게 된다. 자신을 바로 세우면 천하가 저절로 바르게 된다.’ 율곡 이이는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파싸움의 혼란 속에서 정치적 위기감을 느낀 선조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중요성을 강조한 성학집요를 바쳤다. 성현의 학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을 모아 엮은 책이라는 뜻을 가진 성학집요는 예기에 등장하는 마음의 수렴에 관한 내용이 담고 있다. 마음은 통제가 쉽지 않다. 오만함은 욕심을 가져오고 즐거움은 쾌락을 일으킨다. 뜻도 과잉되면 부족함만 못하다. 율곡의 해법은 겸허함과 욕심을 절제하는 절도다. 한 곳의 말만 듣고 정사를 논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상대의 말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사사로운 감정을 넘어서 놓쳐버린 마음을 되찾는 것이다. 군자는 마음의 수렴을 통해 항상 겸허함고 배움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성학집요는 언어의 수렴, 속이지 않는 마음, 마음의 중심을 잡는 법, 게으름과 간사함에 관한 율곡의 시대정신과 삶의 올바른 방법과 원리를 서술하고 있다.

 

이이는 이황과 함께 조선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손꼽힌다. 20대 장원급제를 시작으로 아홉 번 장원을 차지하였다하여 구도장원공이라 불렸다. 그의 천재성은 조정에서도 특별했지만 생각과 사고는 항상 조선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성학집요, 격몽요결, 동호문답과 같은 뛰어난 책을 기술했으며 임진왜란 10년 전 십만양병설을 주창하여 실체적인 부국강병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뛰어난 학자이자 인재였다. 율곡 이이는 자신의 행적엔 언제나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를 논하는 격몽요결엔 사람이 학문을 하지 않으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란 어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겼다고 기록되어있다.

 

신사임당은 어렸을 적부터 총명하기 이를 데 없었고 효녀로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사회적 편견이 여성에겐 혹독했던 시절이었지만 신사임당은 자신의 투자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의 인생을 사는 방법을 터득한 소신 있는 여성이었다. 강릉을 떠나 한양에 시집온 신사임당은 검소와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집안 살림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자기 생각보단 집안 시부모의 의견을 항상 여쭈었던 그녀의 태도는 이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신사임당 교육의 핵심은 주기 주도적 학습이다. 늦더라도 이치를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었다. 이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아이가 본인이 원하는 것에 집중할 때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정답을 주기보다 생각을 여지를 남겨주어라, 질문하는 힘이 곧 살아가는 힘이 된다.

 

학문은 왜 하는가? 배움은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가? 조선 중기 초학자의 입문서로 알려진 격몽요결은 학문의 근본이 무엇이며,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일깨워주기 위한 책이다. 격몽요결엔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 몸가짐, 부모 봉양, 예절, 인간관계, 처세 등 유교적 덕목과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이는 배움에 앞서 삶의 근본자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전체를 알지 못하면 편견이 가득해지고 내편 네 편을 가르는 당파에 빠져들어 결국 모든 일의 이치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릇 모든 일엔 목적과 의미가 있고 근본을 알아야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학교모범이란 책엔 현명하게 사는 16가지의 지혜가 담겨있다. 성리학적인 풍토가 깔려있지만 마음을 단단히 하고 삶의 성찰을 이룰 수 있는 주옥같은 교훈을 이야기한다.

 

본 책은 저자가 율곡 이이 선생님의 뜻을 받들고 그의 행적을 좆아 시대의 흐름과 마주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를 이야기한다. 현실적인 삶의 철학을 강조한 신사임당의 교육철학과 이이의 인생론, 군주를 위한 상학집요와 동호문답, 내면을 다스리기 위한 격몽요결이 저자의 해석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현시대는 조선중기의 당파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편협한 자기중심적 사고는 결국 정치적 파행을 가져올 것이고 국민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들보다 뛰어난 국민들의 지혜가 살아있다. 율곡은 정치가 잘되고 무너지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시대의 탓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관론자들은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부정한다. 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올곧은 사람과 올바른 결심이라는 율곡의 죽비와 같은 말씀이 귓가를 울린다. 이 시대 율곡이 있는가? 마음을 바로 세우면 세상이 그대를 따를 것이니, 율곡의 지혜를 통해 세상에 다가서 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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