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뇌 활용법 - 임상 신경과학으로 밝혀낸 뇌 기능 향상의 비밀 코드
요시 할라미시 지음, 박초월 옮김 / 심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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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대체할 수 있을까? 인간만이 지닌 다양한 감각과 감정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수많은 관계를 조절하고 통제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인식할 수 있을까? 지식은 통제할 수 있으나 개인마다 축적된 경험을 표현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다. 하드웨어가 동일하다고 소프트웨어까지 동일할 수 없다. 뇌 기능 측면에서 인간은 완전히 서로 다른 존재다. 동일한 생존과 번식을 추구하지만 정체성에 대한 의식 수준은 큰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것이 누군가에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상대에겐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뇌는 저마다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다. 뇌 기능의 실체적 진실은 상상적 허구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도 아직 본인의 뇌를 100%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각, -기계인터페이스, 감정과 창의성, 언어와 기억, 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뇌 과학 역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런데 기억만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자는 뇌 영역의 특정한 신경회로에만 초점을 맞추기에 뇌신경망의 효율적 사용방법을 알지 못한다. 뇌는 크기도 정해져있지만 수용 용량에도 한계가 있다. 뇌는 중요한 부분을 재구성하고 필요 없는 부분을 삭제한다. 이러한 과정은 뇌신경망 전체를 통해 이루어진다. 저자는 이를 뇌의 유연성이라 표현하는데, 우리의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뇌기능을 새롭게 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인간은 저마다 뇌의 알고리듬, 브레인 코드를 가지고 있다. 즉 뇌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다. 뇌는 실체를 인식하지도 직접적으로 해석하지도 않는다. 뇌의 반응은 철저히 생존유무에 맞추어져있다. 뇌는 어떻게 기억을 형성하게 되었을까? 뇌의 피질하부엔 무의식적 직관이 있다. 직관은 새로운 정보를 학습해 저장해둔 기억에서 비롯되는 충동이며 그 기억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뇌의 깊은 영역에 자리를 잡게 된다. 직관은 무의식에 잠겨있는 기억의 결과다.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지만 손과 발은 운전을 할 수 있다. 피질하부의 신경망은 반복되는 직관적 기억을 의존해 의식을 배제한 채 완벽하게 운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무의식적 행동은 생존과 번식에 맞추어져있다

 

언어를 통해 기억하는 방식을 서술기억이라 한다. 반면에 감각을 통해 기억을 형성하는 방식이 절차기억이다. 절차기억은 원시인류의 생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생활해야하며 사냥방법과 같은 생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시인류의 브레인코드다. 절차기억은 서술기억과는 달리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는다. 반사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행동의 대부분이 절차기억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서술기억은 뇌 기능의 변화에 따라 심각한 오류를 일으킨다. 알츠하이머는 대표적인 서술기억의 손상이다. 저자는 서술기억을 향상시키기 위해선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영양, 수면, 감정,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균형 있게 관리하라고 충고한다.

 

본 책은 뇌의 유연성을 기준으로 신체와 정신건강, 행복과 기억, 학습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과 상황을 뇌의 작동방식을 통해 설명한다. 또한 뇌를 능동적으로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실질적인 훈련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와이즈만 연구소에서 신경과학을 연구한 의사이자 임상신경과학자로 브레인웨이즈와 Do4Brain이라는 뇌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뇌기능의 이해와 향상에 큰 기여를 해왔다. 기존의 뇌 과학 책이 뇌 분석과 신경망의 이해, 다양한 증거를 통한 하드웨어적 분석이 주를 이루었다면 100% 뇌 활용법은 실체적으로 뇌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감정에 관한 뇌의 역할이었다. 그동안 감정을 무척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저자는 쾌락과 두려움을 모든 동물이 느끼는 기본 감정이라 설명한다. ‘쾌락은 현재 상황이 좋다는 신호를 보내고 두려움은 생존과 번식 능력에 영행을 미칠 정도로 큰 어려움이 닥쳤다고 경고한다.’쾌락은 행복을 알려주는 신호다. 쾌락이 통제를 벗어나면 중독이 된다. 문제는 뇌가 쾌락에 큰 중요성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동물의 일상을 좌우하는 감정이 두려움이다. 운동, 감각, 인지경로를 통한 경보는 즉시 편도체에 전달되고 위협신호를 보낸다. 두려움은 투쟁, 도피, 경직과 같은 반응을 유도하며 신체적 방어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 인간의 정서와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대부분의 감정은 쾌락과 두려움 사이에 위치해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뇌의 유연성이다. 뇌는 피질을 통해 쾌락을 통제하고 두려움에 맞서 위협의 강도를 조절한다. 감정을 다루는 문제의 핵심은 균형이다. 다양한 감정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긍정적 감정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저자는 감정 목록을 작성해 자신이 어떤 감정에 의해 행동이 변하게 되는지 점검해보는 것을 권한다. 감정, 기분, 창의성을 올리는 방법, 학습능력을 높이는 활용법, 성격, 건강, 식습관 등 본 책엔 뇌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삶의 질을 높이는 개선책이 설명한다. 자신의 뇌를 인지하는 과정이 곧 삶을 치유하는 과정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뇌는 자가 치유능력이 있다. 반면에 관리하지 않으면 빠른 노화가 시작된다. 우리는 뇌를 몇 퍼센트 작동하고 있을까? 100% 뇌 활용법은 자신이 지닌 잠재력을 일깨운다. 뇌에 관한 기본적인 지식과 활용법, 무엇보다 스스로 뇌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은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해 줄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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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시로 채우는 나만의 시집
용혜원 지음 / 금성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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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감정을 통해 수많은 사건을 전개하고 해석합니다. 가끔은 어디로 튈지 몰라 속상하지만 때론 이해할 수 없는 갈등이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언어는 타인과의 교류를 허용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해석하며 세상에 대한 스스로의 위치를 견고하게 합니다. 우린 언어를 통해 세상을 인식합니다. 감각은 또 다른 언어입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엔 바람의 속삭임이 숨겨있습니다. 따사로운 햇빛은 동요하는 마음을 붙잡고 걸음은 재촉합니다. 말 한마디에 담긴 세상과의 조우, 어쩌면 감각과 감정을 통한 이야기가 가장 진솔하고 때론 대담하게 우리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는 마음을 보듬습니다. 기쁨을 배가하고 슬픔을 나눕니다. 시가 곁에 있음에 외로움은 희망으로 변해갑니다. 한마디에 담긴 시는 작가의 인생을 이야기합니다. 시는 마음을 품습니다. 나의 기억은 시를 통해 태어나고 감정은 시를 통해 채워집니다. 용혜원님은 소박하고 진솔한 시어로 독자와의 만남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만이 전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이 시 곳곳에 묻어납니다. 본 책은 시인의 주옥같은 시집에 담긴 마음을 이끄는 문장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사랑, 그리움(보고픔), 외로움(고독), (인생), 사람(인간관계)를 주제로 시구와 함께 필사를 진행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마음에 핀 한 송이 꽃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첫 시구입니다. 꽃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시간을 견뎌야 합니다. 바람과 갈증을 이겨내고 숱한 위기를 극복한 후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아름답다는 꽃에 대한 애찬입니다. 우린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자신을 바라봅니다. 사랑은 세상을 푸근함과 아름다움, 풍성함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당신의 마음속엔 어떤 꽃이 피어있나요?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너의 소식만 들어도 가슴이 콩닥 거린다.’사랑은 두근거림입니다. 길을 가다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엔 그()만이 존재합니다.

 

멀리 떠나있던 이들이 돌아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 마치 잃어버렸던 자신을 찾는 듯한 안도와 기쁨이 샘솟습니다.‘오늘은 눈뜨자마자 네가 보고 싶다보고 싶은 이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광고의 한 장면이 연상됩니다. 그리움은 공기와 같습니다. 곁에 있을 땐 소중함을 알지 못했지만 떠나면 고통이 찾아옵니다. 간절함, 보고픔, 애타는 마음, 아마도 그리움은 이 순간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것 같습니다. ‘이리 살다가 어쩌다 한번 우연히 만나고 싶다과거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때가 많아집니다.

 

네 번째 파트의 삶과 인생엔 해학과 유머, 삶의 재치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시구가 마음을 즐겁게 합니다. ‘벗어놓은 양말에 발 걸어온 길 담겨있다. 할 일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먹을 밥도 없다. 나는 세상 속에 잎 떨어진 텅 빈 가지였다.’저마다 느끼는 시각이 그리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낍니다. ‘세상은 네 표정대로 움직인다어떤 생각과 표정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습니까? 자신만의 세상을 시로 표현한다면 어떤 시를 쓰고 싶습니까?

 

본 책은 용헤원님의 시를 읽고 자신의 시를 써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짧은 시구지만 글 속에 담긴 내용엔 저마다 수많은 감정이 담겨있습니다. 우린 시를 통해 마음의 그림을 그려갑니다. 이미지는 형상화되어 기억에 저장되고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반영됩니다. 시는 삶을 노래합니다. 시 속에 담긴 수많은 감정이 삶을 채우기 때문입니다. 나만의 시집은 자신을 채울 수 있는 마중물과 같습니다. 구름과 같은 마음, 다잡지 말고 시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꽤 괜찮은 인생일 것 같습니다.

 

 

- "출판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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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세계철학전집 5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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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스스로를 속이면 천하를 다 속이게 된다. 자신을 바로 세우면 천하가 저절로 바르게 된다.’ 율곡 이이는 즉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당파싸움의 혼란 속에서 정치적 위기감을 느낀 선조에게 마음을 다스리는 중요성을 강조한 성학집요를 바쳤다. 성현의 학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가르침을 모아 엮은 책이라는 뜻을 가진 성학집요는 예기에 등장하는 마음의 수렴에 관한 내용이 담고 있다. 마음은 통제가 쉽지 않다. 오만함은 욕심을 가져오고 즐거움은 쾌락을 일으킨다. 뜻도 과잉되면 부족함만 못하다. 율곡의 해법은 겸허함과 욕심을 절제하는 절도다. 한 곳의 말만 듣고 정사를 논하는 것은 극히 위험하다. 상대의 말에 대한 진위여부를 판단하고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은 사사로운 감정을 넘어서 놓쳐버린 마음을 되찾는 것이다. 군자는 마음의 수렴을 통해 항상 겸허함고 배움의 자세를 지녀야 한다. 성학집요는 언어의 수렴, 속이지 않는 마음, 마음의 중심을 잡는 법, 게으름과 간사함에 관한 율곡의 시대정신과 삶의 올바른 방법과 원리를 서술하고 있다.

 

이이는 이황과 함께 조선 성리학을 대표하는 학자로 손꼽힌다. 20대 장원급제를 시작으로 아홉 번 장원을 차지하였다하여 구도장원공이라 불렸다. 그의 천재성은 조정에서도 특별했지만 생각과 사고는 항상 조선이라는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성학집요, 격몽요결, 동호문답과 같은 뛰어난 책을 기술했으며 임진왜란 10년 전 십만양병설을 주창하여 실체적인 부국강병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조선중기를 대표하는 뛰어난 학자이자 인재였다. 율곡 이이는 자신의 행적엔 언제나 어머니의 가르침이 있었다고 회고한다.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를 논하는 격몽요결엔 사람이 학문을 하지 않으면 어찌 사람이라 할 수 있겠는가란 어머니의 말씀을 가슴에 새겼다고 기록되어있다.

 

신사임당은 어렸을 적부터 총명하기 이를 데 없었고 효녀로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사회적 편견이 여성에겐 혹독했던 시절이었지만 신사임당은 자신의 투자에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스스로의 인생을 사는 방법을 터득한 소신 있는 여성이었다. 강릉을 떠나 한양에 시집온 신사임당은 검소와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집안 살림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자기 생각보단 집안 시부모의 의견을 항상 여쭈었던 그녀의 태도는 이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신사임당 교육의 핵심은 주기 주도적 학습이다. 늦더라도 이치를 깨우치고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방법이었다. 이는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고 아이가 본인이 원하는 것에 집중할 때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부모의 무조건적인 사랑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정답을 주기보다 생각을 여지를 남겨주어라, 질문하는 힘이 곧 살아가는 힘이 된다.

 

학문은 왜 하는가? 배움은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져오는가? 조선 중기 초학자의 입문서로 알려진 격몽요결은 학문의 근본이 무엇이며,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를 일깨워주기 위한 책이다. 격몽요결엔 학문하는 사람의 자세, 몸가짐, 부모 봉양, 예절, 인간관계, 처세 등 유교적 덕목과 실천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이는 배움에 앞서 삶의 근본자세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전체를 알지 못하면 편견이 가득해지고 내편 네 편을 가르는 당파에 빠져들어 결국 모든 일의 이치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릇 모든 일엔 목적과 의미가 있고 근본을 알아야만 정도를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학교모범이란 책엔 현명하게 사는 16가지의 지혜가 담겨있다. 성리학적인 풍토가 깔려있지만 마음을 단단히 하고 삶의 성찰을 이룰 수 있는 주옥같은 교훈을 이야기한다.

 

본 책은 저자가 율곡 이이 선생님의 뜻을 받들고 그의 행적을 좆아 시대의 흐름과 마주할 수 있는 태도와 자세를 이야기한다. 현실적인 삶의 철학을 강조한 신사임당의 교육철학과 이이의 인생론, 군주를 위한 상학집요와 동호문답, 내면을 다스리기 위한 격몽요결이 저자의 해석과 함께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한다. 현시대는 조선중기의 당파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리석은 정치인들의 편협한 자기중심적 사고는 결국 정치적 파행을 가져올 것이고 국민은 어려운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들보다 뛰어난 국민들의 지혜가 살아있다. 율곡은 정치가 잘되고 무너지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 달린 것이지, 시대의 탓이 아니라고 말한다. 비관론자들은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며 미래를 부정한다. 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세상이 어두워질수록 더욱 필요한 것은 올곧은 사람과 올바른 결심이라는 율곡의 죽비와 같은 말씀이 귓가를 울린다. 이 시대 율곡이 있는가? 마음을 바로 세우면 세상이 그대를 따를 것이니, 율곡의 지혜를 통해 세상에 다가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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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뇌과학 -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설명하는 뇌의 숨겨진 작동 원리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박문호 감수 / 다산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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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많다. 위험한줄 알지만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그런데 눈은 창을 넘어 앞을 바라보고 있다. 간혹 이런 과정이 어떻게 가능한지 의아할 때가 있다. 의식적인 집중을 하지 않는데 무의식은 손과 발을 움직여 운전을 가능하게 만든다. 뇌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것일까? 뇌에 대한 의문은 무의식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더욱 증폭되었다. 인간에 무의식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무의식은 의식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인간의 행동을 통제해왔다. 무의식은 뇌줄기를 통해 이루어지며 의식계가 없는 어류는 본능적인 쾌락(보상)과 두려움(위협)이라는 신호에 반응하도록 진화를 이루어왔다.

 

인간의 뇌에는 행동을 지배하는 두 개의 평행시스템이 존재한다. 의사결정, 이성적 판단, 언어와 같은 자각능력이 표현되기 위해선 전전두피질에 분포되어있는 신경계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의식계는 뇌 진화의 최종단계로 지능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반면엔 뇌줄기의 신경계를 통해 분포된 무의식계는 감각을 통해 들어온 외부정보나 내부경험을 근간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그 패턴을 바탕으로 예측한 다음 지각한 조각들을 맞출 방법을 추론한다. 반면에 의식계는 무의식의 계산을 받아들이고 풍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향동의 가여부를 결정한다.

 

인간은 시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물론 다른 감각들도 세상을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시각은 감각기관의 대부분을 차자할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피질에 전달한다. 시각은 광자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망막을 통해 시상하부로 전달되는데 시상엔 감각의 교차로가 있어 청각과 후각, 미각등이 서로 교차하여 간혹 공감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시상은 감각의 집합처이자 통로다. 시상은 시신경을 통해 시각피질에 정보를 전달하는데 피질은 정보의 출처에 관심이 없다. 시각을 잃어버린 환자들은 피질이 무의식계에 점령되어 뜻하지 않는 망상이나 환각 상태를 경험하기도 한다. 무의식은 생각보다 무척 광범위하게 생각과 행동을 통제한다.

 

본 책은 뇌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작동방식을 추적하고, 두 시스템이 어떤 방식으로 동시에 작동하는지, 또한 어떤 상호작용을 통해 경험을 만들고 자아의식을 유지시키는지를 살펴본다. 무의식은 어떻게 의식의 빈틈을 메꿀 수 있을까? 무의식을 이해하기 위해선 뇌의 생존전략을 알아야한다. 뇌는 생존을 위해 익숙한 패턴을 인식하고 예상함으로써 사고의 효율을 극대화 한다. 저자는 왜곡된 문장의 기대의미와 실제의미가 뇌의 패턴에 따라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설명하면서 제대로 된 해석엔 고도의 집중이 요구되며 집중은 뇌의 패턴을 무너뜨리는 의식적인 자기숙고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반면에 무의식은 우리의 생각과 지각을 조합해 이해 가능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무의식은 인식이 불완전하거나 이야기를 구성하는 사실에 구멍이 생길 때 이러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이야기의 부족분을 메꾼다.

 

선천적 시각 장애인은 어떻게 사물을 이해할 수 있을까? 렘수면상태에선 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시각을 다친 환자들, 피질이 망가진 환자들, 전전두피질과 하부피질, 시상이나 해마가 다친 환자들에게선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본 책은 무의식계가 어떻게 감각과 감정을 통제하고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지. 다양한 논증과 자료를 통해 무의식계의 베일을 벗겨나간다. 과학의 발달은 다양한 방법으로 뇌기능의 역할을 조명하고 있는데 꿈에 관한 무의식계의 역할도 최근에 밝혀졌다. 렘수면상태에 들어가면 의식은 잠잠해지고 무의식계가 활동을 시작한다. 시각을 비롯한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축적된 수많은 이미지들이 연상 작용을 하며 꿈을 꾸게 된다. 꿈은 최면과정과 비슷하다. 꿈이 자생적이라면 최면은 타인의 명령에 의해 의식을 잠재우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뇌구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확장시킨다. 우리의 생각과 감각, 감정이 뇌에 미치는 영향력이 무의식에 어떤 의미를 형성하고 있는지 설명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은 빈틈을 메우고 비합리적 행동을 합리화하고 비논리적인 상황을 논리적으로 그럴듯하게 설명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무의식은 뇌의 생존전략의 가장 우선적 조건이다.

 

자아와 정체성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자아는 개인이 세상을 인식하는 방법이고 정체성은 자신이 규정하는 현재의 실체다. 하지만 인간은 매시간 엄청난 정보를 받아들이고 의식을 통해 정리하고 기억하며 새로운 지식을 축적한다. 무의식은 전체 과정을 통해 새롭게 받아들인 정보의 중요성을 판단하고 패턴을 예측해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시킨다. 또한 습관과 같은 뇌기능을 활성화시켜 적은에너지를 사용하면서 뇌의 활용도를 높이고 신체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무의식은 개인의 서사를 그럴듯하게 꾸며준다. 개인이란 존재는 자신이 인정할 때 스스로에 대한 존엄과 존중을 지킬 수 있다. 하지만 뇌신경과 감각의 일탈은 예기치 않은 오류를 발생하며 치명적인 증후군의 원인을 제공한다. 본 책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감각과 감정, 운동기능과 뇌기능의 연결이 어떻게 우리를 규정하고 있는지 구체적이고 실체적으로 설명한다. 뇌기능과 생리적 현상을 한 번에 이해하기엔 엄청난 무리가 따른다. 아마도 무의식적인 선입견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의식과 무의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인간의 본원적인 모습을 투영하는 것과 같다. 본 책이 그 첫걸음이 되어줄 것이다. 무의식의 세계, 알면 알수록 놀랍고 신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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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인간 - 낮과 밤이 바뀐 시대에 우리가 잃어버린 생체리듬과 빛의 과학
린 피플스 지음, 김초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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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영국은 창문에 세금을 부과했다. 창문의 수를 재산과 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당시 유리는 사치품이었고 유리창은 부를 상징했다. 덕분에 영국엔 창문을 막은 벽돌벽이 도시를 채워갔다. 지금이야 낭만적인 건축물로 인식되지만 당시엔 염탐꾼들의 돈벌이 수단이었다. 창문세는 20세기 미국까지 이어졌다. 산업혁명이 불공평한 햇빛강탈을 없앴지만 19세기 후반 에디슨의 전구발명은 건축구조를 바꾸면서 인공조명시대를 확장하게 되었다. 전기조명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나갔다. 덕분에 현대 인류는 하루 90%를 인공조명 아래서 생활하고 있다. 도대체 인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빛은 너무 흔해 존재가치마저 희미하다. 하지만 인간을 비롯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빛에 의해 생명을 유지한다. 생명체는 시각을 통해 빛의 강도와 색상을 구분하며 자생적 생존리듬을 만들어왔다. 원시생물은 청녹색이 가득한 강한 햇빛을 피해 바다 속으로 숨어들었다. 일몰 무렵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면 바다위로 고개를 내밀어 필요한 에너지를 흡수했다. 태양의 순환주기에 맞춰 자생적 생명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생명체는 태양의 하루, 계절의 변화, 달의 위상, 조수와 같은 환경주기와 조화를 이루었고 이 주기에 한발 앞서 진화적 생명 유지장치를 만들었다. 생명체의 내부시계는 태양의 동기화와 연결되었고 하루의 흐름을 조율하였다. 저자는 이를 일주기 리듬이라 설명한다.

 

일주기 리듬은 시상하부 앞 시신경교차상핵(SCN)이라는 신경구조물에 의해 통제된다. SCN2만개의 뉴런으로 이루어진 신경세포다발로 생체의 중추시계 역할을 한다. 최근엔 인간의 모든 세포엔 저마다 말초시계가 존재하며 중추시계와의 연결을 통해 리듬을 조율하거나 자체적으로 활동을 진행한다고 밝혀졌다. 생체시계 네트워크는 호르몬에 의한 항상성 유지와 혈압관리, 심박수의 상승과 하락등 생체의 규칙적인 리듬과 패턴을 만들어 낸다. 또한 소화기관과 근육 활용도을 높여주고 멜라토닌을 분비하여 수면을 유도한다. 빛이 사라지면서 인간은 생체시간의 가장 중요한 수면을 잃어가고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일주기 리듬이 깨진다. 정서적 불안과 우울증이 심화되고 무기력한 일상이 반복된다. 또한 코르티솔의 증가로 신체는 과도한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과다한 호르몬 분비와 지속적인 생체 리듬의 교란은 결국 인슐린을 비롯한 호르몬의 부작용을 일으켜 당뇨, 고혈압, 만성질환과 치매등 건강을 위협하는 최악의 조건에 노출된다.

 

현대인은 인공조명 아래서 일주기 리듬(하루)를 보낸다. 또한 긴 밤과 늦은 아침을 반복한다. 문제는 인류의 생체시계가 여전히 태양의 주기와 순환에 맞추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출과 일몰은 시각을 비롯한 뇌 중추시계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였다. 또한 계절마다 바뀌는 낮과 밤의 길이, 온도차는 적합한 생체리듬을 찾기 위한 진화의 여정이었다. 하지만 인공조명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코로나 19는 자연 빛을 볼 수 없었던 인류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이 기간 대부분 사람들은 인공조명과 디지털화면 속에 갇혀 일상을 보냈고 불규칙적인 수면과 식습관을 유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우울과 불안에 시달려야했으며 생체리듬은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결국 다시 태양빛을 보게 될 때까지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리듬이 깨진 결과는 개인적 고통과 함께 과도한 사회적 비용을 남기게 되었다.

 

본 책은 일주기 리듬을 중심으로 빛에 대한 생명체의 진화과정과 원시인류의 생존방식, 무엇보다 빛에 대한 현대인의 무관심을 강조한다. 저자는 자신의 일주기 리듬을 파악하기 위해 타이탄 랜치라는 폐쇄 핵마시일 벙커에 들어간다. 창문 하나 없는 땅 속에 묻힌 벙커 안에서 인공조명만으로 자신의 생체리듬을 실험한다. 또한 24시간 태양이 떠있는 북극을 탐험하며 생체시계의 변화를 추적한다. 과학적 발견과 예상대로 시간이 지남에 생체시계는 완전히 무너졌고 무기력이 찾아왔다. 구토와 불면증, 우울과 불안이 반복되었고 생체적 반응에 이상신호가 반복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태양 빛을 다시 보자 원래상태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는 생체리듬과 태양과의 동시화가 인간의 생존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생체시계는 단순히 빛과 어둠만을 인지하는 것은 아니다. 생체시계는 인간 삶의 모든 부분과 관련이 있다. 감각, 감정, 생각, 행동, 우리의 일상은 규칙적이고 보편적인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선호하며 일상적인 범주를 벗어난 행동은 개인과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수면은 일주기 리듬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생리적 현상이다. 수면시간과 시점은 수면 항상성이라는 메커니즘과 일주기리듬에 의해 조절된다. 수면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난무하는 조명이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하며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면방해엔 광범위한 사회, 문화적 현상이 포함되어있다. 낮과 같은 밤, 생체시계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우린 빛을 잃어가는 고장난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본 책의 3부엔 시간을 리셋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내 몸의 시계를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광합성은 식물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몸엔 많은 빛이 필요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지금 자신을 가두고 있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왜 이토록 힘들어하는지, 빛과 생체시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광합성 인간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내 몸속의 비밀을 말해주고 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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