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잠 (리커버 특별판) - 수면과학이 밝힌 인생의 3분의 1을 잘 보내는 비밀
메이어 크리거 지음, 이은주 옮김 / 소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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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이유 없이 존재하진 않을 것입니다. 태양 주기에 맞추어진 인간의 일주기 리듬도 생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며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이 범주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생체리듬은 낮 동안의 활동에만 집중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활동을 하지 않는 수면시간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동안 수면은 필요가치 이하의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사업가와 과학자들은 수면이 인생에 전혀 필요하지 않는 무의미한 시간이라고까지 폄하해왔습니다. 덕분에 인간은 쉼과 휴식을 잃어버리고 경쟁과 갈등의 구조 속으로 삶을 내몰고 있습니다. 문제는 사회적 비용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몸과 마음에도 큰 고통을 남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시도 때도없이 졸음이 몰려옵니다. 심지어 운전 중에도 졸음을 참기 어렵습니다. 어디에 앉든 고개를 떨어뜨립니다. 간혹 병원이나 공항 같은 인파가 많은 곳에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을 자는 이들을 보곤 합니다. 대부분 피로하거나 피곤해서 그런가보다 인식하고 넘어갑니다. 그런데 낮잠이나 수시로 찾아오는 졸음엔 수면부족에 원인이 있습니다. 꾸벅꾸벅 졸던 사람이 너무 따분해서 깜빡 졸았다고 핑계를 대지만 따분함이나 지루함은 졸음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잠에서 깼을 때 속쓰림, 흉통, 숨 가쁨, 느린 심장박동이 생긴다면 수면과 관련해 건강에 문제가 있음을 암시합니다. 수면부족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면이 적절한편인가 수면의 양과 질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수면패턴을 분석하면 질병이나 증후와 관련된 수면부족 현상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본 책은 최상의 잠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지만 윈제목은 (The Mystery of SLEEP)입니다. 책 내용은 영어 제목과 동일하게 그동안 알지 못했던 수면의 비밀이 다양하고 디테일하게 공개됩니다. 특히 일상적 반응에 대한 관찰과 의학적 지식, 기존의 해결방법에 대한 찬반론, 의식하지 못하는 수면부족 현상을 이해하는데 훌륭한 지식을 전달합니다. 흔히 성인수면시간을 7~8시간으로 규정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개인별 생체리듬이 다르듯이 수면패턴도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올빼미족과 종달새족의 생체시계는 확연히 차이가 드러납니다. 문제는 사회구조를 일방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신의 패턴에 맞는 직업이나 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생체리듬의 교란은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올빼미족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은 거의 하루 종일 졸음에 시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수면을 방해하는 다양한 질병이나 증후군이 있습니다. 그중 저자는 수면무호흡증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코골이, 호흡정지, 숨을 헐떡이며 잠에서 깨기. 중증 주간졸음증 등의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수면호흡장애입니다. 주로 비만이 원인인 경우가 많고 비정상적인 턱 모양이나 안면구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합니다. 호흡이 정지되면 혈중산소수치가 낮아지고 이산화탄소 수치가 높아져 심혈관계 무리가 가고 혈압이 상승합니다. 특히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는 뇌혈류 흐름을 방해하며 두통을 일으키거나 심각한 호흡장애를 발생합니다. 뇌가 다시 숨을 쉬려면 기도를 열어야 하는데 하룻밤에 수백 번 넘게 자다 깨다를 반복해야합니다. 수면의 질이 형편없어지고 결국 극심한 주간 졸음증의 원인이 됩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상기도 폐쇄로 유발되며 연구개, 기도, 폐의 어느 한곳에 공기 흐름이 막히면 나타납니다.

 

실제적으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뇌파를 검사한 자료는 혈중산소수치의 급격한 증가와 하락, 공기흐름의 제로와 같은 무호흡과 호흡재개의 반복이 심한 경우 1시간에 30차례 이상 반복된다고 합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체중을 줄여야합니다. 코골이가 심하면 기도양압요법을 사용하고 심각한 경우 수술이 효과적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수술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본 책엔 뇌 내의 비정상적 화학작용 때문에 발현되는 만성적 신경질환인 기면증을 소개합니다. 기면증은 잠이 들 때와 깰 때 환각상태를 접하기도 합니다. 기면증은 치료하기 무척 힘든 질병입니다. 전구의 발명이 인류를 불면증의 밤으로 만들었습니다. 도시는 낮과 밤을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덕분에 과거엔 존재하지 않았던 많은 질병들이 인류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만성질환은 거의 전부가 수면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당뇨, 신장질환, 관절염, 파킨스병, 심혈관, 비뇨기, 심장병, 암등 인류를 괴롭혀온 수많은 질병들은 수면부족의 원인을 제공합니다. 아프면 잠을 자기 어렵습니다. 잠을 잘 자느냐는 의사의 말 한마디에 다양한 질병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합니다. 수면무호흡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력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즉 수면무호흡증을 잘 치료하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것입니다. 수면은 뇌, 심장, , 소회기관등 신체 모든 부위와 연관이 있습니다. 시상하부의 생체시계가 세포단위의 생체리듬과 동일한 시간을 갖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생체반응입니다. 결국 질 좋은 수면이 몸을 건강하게 만들고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당신의 잠은 괜찮습니까? 깊은 잠은 현재뿐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책임질 것입니다. 잠의 비밀은 우리의 실체를 이해하면 더욱 가까워집니다. 최상의 잠이 그 비밀을 공개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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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묻고 마음이 답하다
서은희 지음 / 이비락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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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짐 몸매를 보면 감탄이 절로 납니다. 얼마나 해야 저 정도의 몸매를 갖출 수 있을까? 좋은 몸매는 멋지기도 하지만 건강을 상징합니다. 삶의 외부적 평가는 몸매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더불어 자존심, 자존감을 높여 정서적 안정과 함께 삶의 긍정적인 시그널을 가져옵니다. 그런데 우린 수시로 사회적 갈등과 부침에 시달립니다.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불안합니다. 불안한 마음은 몸 곳곳에 이상신호를 보냅니다. 어깨가 결리고 관절이 아프며 소화도 잘 되지 않습니다. 간혹 인지능력도 걱정됩니다. 그런데 마음만으론 이 모든 상황을 쉽게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몸은 마음을 움직입니다.

 

저자는 허리를 다친 후 병원 치료를 비롯한 다양한 운동을 경험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PT에 대해 알게 됩니다. 다소 부담되는 수강료였지만 목이 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밧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동네 헬스클럽을 방문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30분의 체험 수업이 10번의 시도를 가능하고 만들었고 결국 3개월 만에 아픈 허리가 나았습니다. 몸무게도 줄어들어 기존에 인지조차 하지 못했던 근육도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합니다. 아픈 몸이 건강한 몸으로 탈바꿈 한 것입니다. 이제 그녀는 모든 이들에 개인 PT를 추천합니다.

 

개인마다 신체 반응이 다릅니다. 근육의 활용도와 효과 또한 다릅니다. PT는 우선적으로 개인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며 운동을 선택합니다. 먼저 몸 상태를 관찰하고 동작을 제시하며 몸의 움직임을 진단합니다. 유연성이 부족한지, 근력이 부족한지, 몸의 안정성이 떨어지는지를 파악하고 실체적인 신체효과를 높일 동작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각 장을 통해 운동을 하면서 읽었던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캘리 맥고나걸의움직임의 힘은 운동이 단순한 운동 가치를 넘어선다고 설명합니다. 운동은 움직임의 힘이라 말합니다. 움직임의 핵심은 질병 예방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아프면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안도와 희열을 느낍니다. 움직임은 살아있음을 의미합니다. 건강한 삶의 자세와 태도를 만들어간다면 훨씬 좋은 삶의 조건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우린 몸, 특히 근육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PT수업증 수시로 근육 이름이 등장합니다. 얼핏 이해는 가지만 정확히 어떤 움직임이 근육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저자는 몸 공부하기 가장 좋은 방법으로 근육 그리기를 추천합니다. 햄스트링은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선수들이 가장 쉽게 다치는 곳을 인식되어있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근육이 아니라 반건양근, 반막양근, 태퇴이두근 3개의 근육을 묶어 부르는 이름입니다. 근육을 제대로 알면 운동효과도 배가되고 어떤 동작이 자신의 몸에 효과적인지 알게 됩니다. 저자는 자신의 몸에 대해 아는 것이 곧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라 강조합니다.

 

마음은 몸을 움직입니다. 몸도 마음을 움직입니다.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크고 작은 반응을 일으킵니다. 좋은 생각이 많으면 몸이 가벼워지듯 활발한 활동은 마음을 순환시킵니다. 그런데 몸과 마음이 분리 될 때가 많습니다. 마음에 신호가 옵니다. 불안과 걱정이 앞섭니다. 하지만 몸의 감각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우리 주변엔 다양한 운동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걷기, 요가, 헬스, 조깅, 수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모두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헬스클럽만 다니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계획 없이 헬스클럽을 다니는 것은 거의 무용지물입니다. 의지력도 떨어지고 목표한 계획도 쉽게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자신이 지닌 신체적 특징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올바른 자세는 물론이고 극적인 운동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본 책은 몸이 묻고 마음이 답하다란 주제로 저자가 PT를 통해 인생을 바꾼 경험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민의 무게보다 덤블 무게가 무겁게 느껴진다면 운동은 명상이 된다. 운동에 대해 이보다 적절한 표현을 없을 것 같습니다. 몸은 움직일수록 자신을 알아갑니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합니다. 그런데 요즘세태는 움직임을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주변엔 움직임을 방해하는 매체가 너무도 많습니다. 24시간 깜박이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시각을 고정시키는 것뿐만이 아니라 미각과 촉각을 사로잡는 움직임의 최대 적입니다. 마음도 혼란스럽습니다. 감각을 미혹하는 다양한 자극들은 지속적으로 움직임을 거부합니다. 결국 지친 몸은 망가지고 이곳저곳에서 통증이 진행됩니다. 운동은 호흡과 같습니다. 숨을 쉬지 못하면 공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듯 움직임이 둔해지면 삶이 피곤해집니다. 무엇보다 노화가 가속되고 삶의 질도 현저히 저하됩니다. 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할 것인가는 충분히 고민해야할 과제입니다. 몸이 무겁다면 움직임을 시작해야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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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시대 - 목재가 이룩한 인류 문명의 위대한 서사
롤랜드 에노스 지음, 김수진 옮김 / 더숲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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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 박물관엔 시대별로 다양한 석기들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세계사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석기문화는 인류의 시작을 알리는 최초의 도구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토기, 청동기, 철기 시대를 지나면서 원시인류의 생활상과 당시의 시대적 변화를 어렴풋이나마 추측하게 됩니다. 그런데 간혹 시골에서 보았을 법한 물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부분 농기구류입니다. 어렸을 적 나무를 실어 나르던 지게가 떠오릅니다. 당시 지게는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그 시절이 불과 50년도 지나지 않았습니다. 나무는 인류와 함께 수만 년의 시간을 동행해왔지만 그 역할에 대해선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인간은 나무의 시대를 통과해 왔습니다. 변함이 없는 나무, 끝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인간, 과연 나무는 인류에 어떤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영장류는 나무 위 생활에 적응하며 진화해 왔습니다. 양안시, 직립보행, 팔과 다리의 분화 심지어 손가락의 지문까지 영장류의 진화는 수관층에서의 생존을 근거합니다. 나무는 다양한 과일과, 곤충, 구근과 같은 에너지원을 제공하였고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생명을 지켜주었습니다. 나무는 숙식의 보금자리이자 삶의 이동경로였습니다. 영장류는 나무 사이를 옮겨 다니며 거리, 무게, 크기, 속도를 예측하고 나무의 역학적 특성을 익혀갔을 것입니다. 나뭇가지를 도구로 사용하게 되면서 지능이 급격히 발달하게 됩니다. 이후 나무는 다양한 도구로 이용됩니다. 특히 나무 휨을 인지하여 보금자리를 만드는 과정은 지금보아도 무척 어려워 보이는 작업입니다.

 

초기 호미닌들은 직립 보행을 시작하면서 나무를 더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불은 그들을 땅으로 내려오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불은 호미닌들의 생활환경을 완전히 바꾸어나갔습니다. 적으로부터의 위협을 방어하고 불에 익힌 고기를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불에 탄 곡식과 콩류는 새로운 영양을 제공하였습니다. 불을 보유하기 위해선 나무가 필요합니다. 또한 불을 이용한 다양한 도구가 개발되면서 사회적 변화의 진화가 더욱 가속화됩니다. 간혹 나무를 무기로 사용했을 까라는 의심이 듭니다. 하지만 석기시대 이전에 끝을 뾰족하게 깍은 나무는 결에 따라 강한 무기로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초기 호미닌의 목공기술은 수천 년을 이어오며 목조가옥이나 바퀴, 목재선박을 다루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나무의 시대는 목재와 인류의 진화를 시작으로 나무가 인류문명에 끼친 영향력, 석탄이 연료로 사용되면서 목재의 새로운 기술이 발전하는 과정, 마지막으로 현대 인류의 무분별한 발전에 따른 숲 파괴의 영향을 평가합니다. 저자는 목재라는 관점에서 인류사를 재해석합니다. 석기, 청동기, 철기문화가 인류사에 등장하기 전 나무는 독보적인 생활수단이었고 이는 산업혁명 이전까지 문명의 변하지 않는 상수였습니다. 하지만 석탄의 발견과 함께 나무 활용은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새로운 에너지 자원은 인류문명을 빠르게 변화시킵니다. 자원을 둘러싼 전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세계는 전례 없는 산업화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나무의 활용도 또한 새로운 시대에 맞춰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중세 항해의 시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한 범선은 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깨닫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의 자존심 다툼은 범선의 크기를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돛대를 세울만한 나무를 구하기 어려워 숱한 전쟁을 일으켰고 심지어 왕이 죽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거목을 발견했더라도 수송자체가 엄청난 일이었을 것입니다. 범선은 항해시대를 이끌어 세계지도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나무가 증명하는 직접적 역사의 결과입니다. 나무는 인류 역사를 지속적으로 변화시켜왔습니다. 하지만 나무는 빠르게 고갈되었고 결국 인류는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라는 절대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자원은 인류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자원을 이용한 호모 종은 지구위의 최상위 정복자로 군림해 왔고 이제 스스로의 상상을 넘어선 신인류라는 종의 출현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수만 년의 인류의 역사가 이토록 짧은 기간에 변하리라곤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나무의 시대는 우리 문명의 뿌리를 되돌아보게 하는 탁월한 통찰을 보여줍니다. 인류의 서사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요? 나무의 시대를 통한 인류사의 장대한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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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그림 찾기 -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
박천기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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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은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문득 인간에 주어진 생존전략이 떠오른다. 약한 존재는 소속체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하지만 공동체에겐 약한 존재가 필요하지 않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부족을 보호해야하는 공동체에겐 차이와 차별이란 의식이 강하게 심어졌을 것이다. 나와 다름은 상대를 배제하거나 위협의 대상이 된다. 이는 개인의 생존뿐만이 아니라 조직의 운용에도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다름의 표상은 수만 년을 이어오며 인간 심리에 내재된 확고한 무의식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차별과 차이는 세상을 간편하게 보고자하는 뇌의 편리성과도 연관이 있다. 유전체의 발현이든 경험의 축적이든 편견엔 수많은 다름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다름은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유발하고 경쟁과 욕망이라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킨다. 하지만 나와 다르다는 의미엔 상대를 자신의 아래로 생각하는 폭력이 내재되어있다. 인간의 역사는 얼핏 보면 영웅들의 화려한 서사 같지만 내면엔 지독한 편견과 위계, 차이와 차별이 숨겨있다. 이는 표현방식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사회구조를 지탱하는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인종, 종교, 성별, 빈부, 장애등 편견과 차별은 세상 구석구석에 숨겨 자신과의 차이를 식별한다.

 

차별이 무서운 이유는 상대의 가치를 박탈하는데 있다. 차별은 철저히 비대칭적이다. 또한 구체적 경험적 근거가 없이 오로지 관념으로만 구축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배운 감정들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는다. 특히 언어를 통한 배제는 상당기간 사회적 불편함을 초래하며 상대를 비하하는 위협의 신호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슬라예보 지젝의폭력이란 무엇인가의 서문에 소개된 객관적 폭력의 은폐성을 이야기하며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배제의 불합리성을 폭로한다. 인간은 철저히 자기중심적이다. 이타적인 순간에도 자신에 이익이 되는 선택을 생각한다. 차별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전략일지 모르지만 결국 자신도 차별이나 배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많지 않다.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우린 흔히 장애를 비정상이라 생각한다. 장애에 대한 비정상적 믿음은 거의 광기에 가깝다. 비정상인은 비장애인들이 만든 체제와 규칙에 의존해 사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생명의 진화를 누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인류역사엔 장애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오점들이 기록되어있다. 프랑스의 난쟁이 던지기 대회는 개인의 존엄에 대한 일갈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장애인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의 실체를 보여준다. 아이러니 한 것은 당시 장애인의 의사표현이다. 어설픈 장애인에 대한 존엄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아갔다는 것이다. 이는 장애인이 스스로 생각하는 현실적 위치와 실체적 불안을 드러낸다.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선 장애인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애를 비정상에 가두는 정상인의 의지는 사회곳곳에 만연해있다. 이는 장애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의 시작이다.

 

본 책은 틀린 그림찾기란 제목으로 차별과 편견의 경계에 갇힌 사람들을 이야기한다. 아마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는 이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증거하며 인간이 차이와 편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조건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체적 발상을 제안한다. 또한 사회에 만연한 다양한 차별적 실체가 어떻게 사회적 요구를 수용하고 구체화되었는지 편견과 경계를 중심으로 인문학적 사유를 성찰한다. 차이와 차별에 대한 역사적 논증 또한 다양하게 펼쳐진다. 실존주의 철학자 샤르트르의 무수한 c는 어떤 인생이든 삶과 죽음사이에 존재할 뿐이라는 것을 설명한다. 우리라는 틀을 벗어나 경계너머의 인식이 확장될 때 진정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인간은 개별적 존재다. 편향은 지극히 정상적이며 편향성은 개인존재의 이유를 설명한다. 다름이 없다면 다양성이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세상은 지금과 같은 방식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다름은 인간의 심리적 기제다. 인간은 어느 한곳도 다르지 않는 것이 없다. 덕분에 자신의 위치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다름은 선택의 폭을 좁힌다. 이는 자신이 누구인가를 나타내는 정체성을 확인할 때 더욱 부각된다. 강하다는 것은 본인의 의식일 뿐이다. 자신보다 얼마든지 강한 사람이 존재하고 이는 강함에 대한 질문이 잘못되었음을 시사한다. 백인과 흑인의 다름은 미국이라는 국가를 위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다름이 차별을 조장하고 구별이라는 상수로 변질되면 국가의 몰락이 앞당겨진다. 차별은 오래된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관행이다. 우린 이를 넘어서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타인이 보이지 않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한편으론 자신도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멀어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우린 어디까지 불편해질 수 있을까? 차이와 차별을 통해서본 시대적 통찰, 당신은 세상에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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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당신의 죽음을 허락합니다 - 이토록 멋진 작별의 방식, ‘간절한 죽음이라니!’
에리카 프라이지히 지음, 박민경 옮김, 최다혜 감수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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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에 허락된 시간일까? 아니면 인생이란 여정의 마지막 모습일까? 죽음은 생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친다. 삶이 곧 죽음으로 가는 여정이다. 너무 당연해 인식의 범위에서 벗어난 공기처럼 죽음 또한 인생의 울타리로부터 저만치 멀어져있다. 죽음은 삶의 과정을 통해 이해되고 해석되어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죽음이 삶으로부터 유리되어 자기결정권이라는 선택마저 잠식당한다. 아마도 삶을 통해 가장 진지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해야할 부분이 죽음일 것이다. 죽음은 멀리 있지 않다.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고,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는 순간에 다가온다.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자발적 조력사망은 생명 종결의 최종 행위를 의사가 직접 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투여하여 생명을 종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중요한 부분은 환자의 자발적 의사를 전제로 하며(의식이 필수),환자가 최종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는 것이다. 스위스는 자발적 조력사망이 가능한 유일한 국가다. 저자는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디그니타스의 조력사다. 그녀는 아버지의 자발적 조력사망을 계기로 죽음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아버지는 죽음의 순간 너무 평화로웠다. 수년간의 고통을 뒤로한 채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마무리 한 것이다. 저자는 이 순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라 말한다. 손자들은 아버지의 죽음을 마주했다. 아버지는 손자들과 일일이 포옹하고 사랑한다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 그리고 자신에 주어진 허락된 시간동안 삶의 마지막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자발적 조력사망은 아직까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 인간의 내면적 의지를 정확히 알 수 없을뿐더러 의사의 실질적인 범위를 벗어난 의료행위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디그니타스에 연락해 자발적 조력사망을 원하는 환자들을 통해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이 인간의 존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말기환자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 환자는 죽음의 순간을 인지한다. 의식이 있을 때 죽음을 선택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한다. 자살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무엇보다 가족에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기게 된다. 이해의 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자발적 조력사는 고통에 짓눌린 환자에게 삶의 마지막 선물이 될 수도 있다.

 

디그니타스엔 많은 환자들이 찾아온다. 조력사는 세밀하고 치밀한 분석을 통해 결정된다. 무엇보다 환자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의사는 환자에 죽음을 권할 수 없다. 종교인이자 의사였던 저자는 조력사 직업에 대해 오랜 기간 죄책감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죽음 이후의 세상이나. 영생, 영혼과 같은 문제보다 어떻게 삶과 이별하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말한다. 고통이 너무 길진 않을지, 호흡 곤란이 너무 괴롭히지는 않을지, 죽음의 순간이 힘들지 않을지, 이런 걱정들 말이다. 삶의 마지막을 자신의 의지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자살이나 연명치료, 안락사, 존엄사보다 자발적 조력사망이 훨씬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죽음은 모든 것을 공허하게 만든다. 인간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죽음 이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도 동일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죽음은 무로 흩어진다. 삶도 사라지고 고통도 사라진다. 어쩌면 영생은 죽음을 받아들이기 위한 심리적 방어기제일지도 모른다. 죽음은 삶 여정의 일부분이다. 죽음을 맞이하는 환자들은 자기만의 죽음철학을 가지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으로 디그니타스를 찾은 젊은 카라테 선수는 운동이 삶의 전부였음을 고백하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환생할 것이라 믿는다. 스위스 좁은 골짜기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할아버지는 모든 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소파에서 영면한다. 그리고 열흘 후 곡기를 끊은 할머니는 지독한 통증을 겪은 채 임종한다. 죽음의 순간을 반드시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인간의 가치와 존엄과 어떤 상관이 있는 것일까?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은 여전히 개인의 선택이 될 수 없다. 그나마 안락사나 존엄사가 국가별로 인정되고 있다. 그런데 왜 죽음에 대한 자기 결정권에 대한 인식이 그토록 멀게 만 느껴지는 것일까? 디그니타스릍 통해 죽음을 선택한 가족들에게 감사의 목소리가 전달된다. 오랜 기간의 고통을 겪지 않고 평온과 안정 속에서 가족들과의 조우를 통해 삶의 마지막을 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삶은 인생의 가장 소중한 선물이다. 우린 모두 풍요롭고 아름다운 삶을 가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선택이 무너진다면, 끔찍한 고통이 삶의 무게를 짓누른다면, 죽음에 대한 의식이 두려움을 벗어난다면, 우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인간은 어디까지 자신의 선택을 책임질 수 있을까? 죽음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죽음에 대한 고찰은 삶의 가장 진지한 주제일 것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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