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마음이 방 안에 있다 - 고립되고 은둔한 이들과 나눈 10년의 대화
김혜원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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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짜인 문화와 구조 속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을 선호한다. 불확실한 가정보단 예측 가능한 현실이 훨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구속을 느낀다. 영원할 것 같은 시스템도 결국 한계의 오류라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걸리곤 한다. 그래서 인간은 무한정 오락과 쾌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현실모순 같은 행동은 인간만이 지닌 특이한 습성이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러한 모든 행위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상황을 부담스러워하며 자신을 감춘다. 세상에 대한 절규의 목소리를 내어보지만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소외라는 단어는 누구에게나 가혹한 형벌이다. 그래서 그들은 더욱 움츠리고 자신만의 살길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린 주변에 수많은 은둔, 고립하는 젊은 세대를 만나곤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회시스템에 대한 오류일까? 아니면 개인의 일탈인가?

 

은둔, 고립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곱지마는 않다. 저자는 은둔, 고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열 가지로 구분한다. 고립은 제한적이지만 대인관계나 외출을 허락한다. 하지만 은둔은 사회적 관계를 하지 않는다. 은둔과 고립이 절대 밖을 나가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다. 핵심은 사회적관계의 유무다. 두 번째 오해는 사람이나 사회적 관계를 싫어한다는 오해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상처받을까 두려워하는 이들이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진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그들이 원하는 타인의 인정과 관심이다. 그들만큼 사람과의 관계를 간절히 원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세 번째, 게임중독 때문에 은둔한다. 네 번째, 현 상태가 편안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잘못된 가정이자 오해다. 상담자들 대부분은 현 상태를 벗어나길 원한다. 그들은 단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다고 고백한다. 인간과의 단절에 마음 편할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정신질환 문제도 아니다. 이들은 타인들과 같은 생각을 하고 같은 행동을 원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에 얽매인 채 스스로를 구속하고 압박한 것뿐이다. 오히려 삶에 대한 강한 애착과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다.

 

은둔, 고립은 현대사회를 특징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현대사회는 이분법에 익숙하다. 맞거나 틀리고, 옳거나 잘못되었다는 시각이 중심이 되어 쉽게 판단하고 성취하는 것을 추구한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보다 타인에 뒤처지지 않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선택의 기준이 사회적 기준이고 타인 의존적이다 보니 자신을 마주할 용기도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정서적으로 민감한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세상은 가혹하리만치 규정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저자는 X(이성)을 따라 움직이는 성과주의 보다 Y(감성)을 키우라고 충고한다. ‘내가 이 진로를 생각하는 게 맞나라는 말보다 내가 이 진로를 원하나라는 말은 스스로에게 만족감, 성취감, 행복을 전해준다. 타인으로부터의 인정, 사회적 적응, 사회적 성취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에 대한 만족과 성취감만큼 자신의 마음을 이끌어주는 요소는 없을 것이다. X축과 Y축의 균형과 조화는 비단 은둔, 고립청년들뿐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견뎌나가는 모든 이들에게 필요한 기준이다.

 

수많은 분들이 은둔, 고립청년들을 위해 자신을 아끼지 않는다. 그분들의 노고와 수고에 고개가 숙여진다. 하지만 은둔, 고립은 그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실패를 허락하지 않는 사회분위기는 언제든, 그리고 누구에게든 나이를 불문하고 은둔, 고립을 허용한다. 우리 주변엔 상담자들 못지않게 적지 않은 은둔, 고립 자들이 존재한다. 나에 대한 믿음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 은둔, 고립청년들은 자신에 대한 자신 없음, 나다움에 대한 불신임과 불수용을 허락한다.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투른 이들에게 다양한 삶의 방법들이 존재하고 스스로에게 부여된 아름답고 소중한 자산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상담가들의 목적이다.

 

본 책엔 자신을 잃어버린 다수의 청년들이 등장한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의지를 전하는 청년, 자신의 의지보단 부모의 선택에 의해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청년, 그들은 누구에게도 간섭받기 싫어 자신을 감추고 존재의미를 놓아버린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기다린다. 기다림은 마음의 숙성을 거쳐 자신의 내면에 쌓인 고뇌와 고민의 흔적을 끄집어내고 사투 끝에 새로운 결말을 맺을 것이다. 우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으로 구성되어있다. 너무 많은 시간을 자신보단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지배를 받는다. 은둔, 고립은 자신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가 원하는 삶, 일률적인 목적을 따라하지 않는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자신에 최선을 다하는 삶의 모습이 아름답다. 은둔과 고립에 대한 고찰은 내면적인 성찰을 이끈다. 모든 삶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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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스토리 - 잘 팔리는 콘텐츠에 숨은 4가지 스토리텔링 법칙
캐런 에버 지음, 윤효원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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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훌륭한 재원이나 자원,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제대로 활용하거나 완성하지 않으면 쓸모없다는 의미다. 실시간 쏟아지는 데이터의 활용도 또한 실질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상상하고 추론하는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다. 의미는 감정을 자극하고 공감을 연출한다. 또한 콘텐츠를 통해 화자와 청중간의 소통을 연결한다. 인간이 스토리에 열광하는 이유는 감춘 내면의 기억과 경험이 화자와의 이야기에 의해 소환되기 때문이다. 소설, 드라마, 영화, 음악 우린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만난다. 그리고 타인의 관점을 내면화한다. 스토리는 상호교류이며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또한 무의식을 자극해 심리적 갈등을 해소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직은 이기는 스토리를 원한다.

 

세상은 이야기로 구성되어있다. 스토리가 없는 곳은 존재의미를 찾기 어렵다. 스토리는 인간의 삶과 생존의 역사를 같이 해왔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의 스토리 구성은 더욱 구체적이고 치밀해졌다. sns의 발달에 따른 정보취합의 용이성이 스토리의 관점을 더욱 확장시키고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실시간 콘텐츠를 경험하고 기억하며 자신에 맞는 스토리에 몰입한다. 인지편향이 늘어난 것도, 자신의 당위성을 더욱 강조하는 것도 당연한 일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토리에 대한 의구심 또한 급증하고 있다. 진실을 포장한 가짜뉴스의 범람은 스토리의 효용성을 급격하게 무너뜨린다. 인간은 생의 전반을 통해 스토리를 투영하기에 스토리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보다 지나침이 훨씬 유용할 것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지는 곳이 인간의 뇌다. 뇌는 생존, 이해, 소통,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이야기를 통한 의사소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저자는 훌륭한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한 뇌의 다섯 가지 기본설정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가 게으른 뇌의 관심을 끌고 집중시키기다. 뇌는 에너지를 절약을 위해 본능적이고 무의식적 행위를 반복한다. 뇌의 흥미를 이끌기 위해선 뜻밖의 긴장감이나 위험성이 요구된다. 뇌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예측과 가정을 하며 새로운 감각을 통합하여 몰입을 경험한다. 또한 집단 소속감이 강해 내집단에 대한 감정을 자신의 일처럼 인식한다. 소속감은 편안함, 안락함, 흥분을 느끼는데 공감과 연결을 통해 집단의식을 강화한다. 이러한 작용들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통해서 이루어진다. 뇌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신경화학물질을 발산하며 자신의 선택과 행동을 강화시킨다.

 

이야기엔 캐릭터가 필요하다. 캐릭터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공감과 갈등의 주체다. 캐릭터의 역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영웅적 스토리도 좋지만 청중은 실수나 실패로부터 간접적 경험을 배우게 된다. 캐릭터의 갈등은 청중의 갈등을 연상시킨다. 갈등구조는 이야기를 변화시키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며 가정의 속도를 늦추고 뇌의 긴장감을 증폭한다. 갈등은 이야기의 감초 같은 존재다. 문제의 방향을 제시하며 해결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한 청중과의 연결을 통해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만든다. 훌륭한 스토리엔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 갈등과 긴장감의 조성, 감정과 자극을 통한 청중의 몰입, 예상치 못한 플롯 포인트와 디테일, 그리고 결과가 필요하다.

 

이기는 스토리는 성과를 위한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조직내부의 갈등에 대한 원인으로 소통부재를 꼽는다. 소통부재는 진솔한 이야기의 부재다. 이야기의 조건에 따라라 조직의 운명이 좌우되기도 한다. 저자는 수년간 다국적 기업들의 고민을 상담하면서 계획적 스토리텔링의 구성이 조직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디테일하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콘텐츠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토리텔링의 4가지 원칙으로 맥락, 갈등, 성과, 핵심메시지를 소개한다. 맥락은 스토리의 전개과정이다. 왜 이러한 스토리가 중요한지. 어떻게 인간과의 연결고리를 가질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갈등은 스토리텔링의 핵심주제로 스토리의 전환점이자 몰입과 공감, 자극을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은 성과를 달성한다. 마지막은 유일한 브랜드를 구축할 회사의 핵심 스토리를 구성하는 것이다. 이기는 스토리는 관계설정으로부터 시작해 스토리로 마무리된다. 스토리에 대한 역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의 거의 모든 것이 구축된 이기는 스토리, 그 비밀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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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강미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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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제품을 사야할까? 물건을 고르기 위한 당신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물건을 고르는가? 소비 후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소비는 자본주의 핵심적 가치다.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는 물론이고 생존에 대한 욕구마저 사라질 것이다. 소비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채워준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소비는 감정을 다스리고 감정에 의해 소비가 이루어진다. 또한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을 실행하고 성장과 성공이라는 자본주의 핵심결과물을 만끽하게 된다. 소비는 마치 모든 걱정과 시름마저 잊게 해줄 정도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소비의 중심은 누구일까?

 

나도 모르게 소비에 이끌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말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물건이나 광고에 유독 눈길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지갑을 여는 것일까? 답은 무의식에 있다. 소비는 인지적 과정이 아니다. 소비는 우리의 부족함, 결핍, 욕망들을 채우기 위한 무의식적인 욕구다. 무의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왜 상대와의 비교에 관심을 갖는지, 감정적 패턴이 어떻게 소비를 유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무의식은 단순한 패턴을 따른다. 익숙함을 신뢰로, 결핍을 충동으로, 불안을 행동으로 전환한다. 본 책의 핵심 주제는 이 흐름을 이해하고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터의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소비자는 설득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강요나 설득에 의해 구매를 한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비정상적인 인식을 느끼게 만든다. 질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선택한 물건에 대해선 충분한 만족을 느낀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말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한다. 그들이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지, 그 틈새를 설계해야한다. 즉 마케터는 고객의 욕구와 두려움, 편리함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통해 움직여야한다. 또한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질문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고객은 익숙함에 길들여있다. 이는 본능적인 뇌의 에너지 절약과도 관련되어있다. 익숙함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편리함은 신뢰라는 소비패턴을 만든다. 또한 인간은 생각과 행동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같은 경로, 같은 소비패턴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이는 반복적인 습관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경험과 낯선 것과의 만남은 심리적 불편과 경고, 불편을 유발한다. 익숙함과 반복적 패턴은 무의식으로 비롯된다. 우린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소비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한다. 또한 재구매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인한다.

 

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우리가 알았던 대부분의 소비 뒤엔 이를 조작하는 설계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구체적인 심리기법을 활용해 제품의 구성과 이미지를 편집한다. 양이나 질은 물론이고 포장지의 그림이나 광고효과를 통해 수없이 소비자의 감각을 두드린다. 결국 무의식은 반복적 효과에 항복을 선언한다. 그 대표적 판매기법을 활용하는 매장이 다이소다. 1000원 샵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장의 구성은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다이소는 고객의 행동과 인식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구성되어있다. 다이소의 첫 전략은 가격부담을 줄여 소비의 망설임을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물찾기라 불리는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괜찬아 라는 확신성과 더불어 고객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그리고 물건으로 가득한 장바구니는 비교우위를 조장한다. 다이소는 판매를 유도하는 점원이 없다. 오직 고객이 선택하고 발견하고 구매한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가득한 물건을 보며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한다. 하지만 대대분의 물건은 사용되지 않고 창고에 쌓인다.

 

온라인 플랫폼은 전쟁터다. 구매 전 방문만으로도 알고리즘이 작동해 원치 않는 광고와 이미지들이 우후죽순 화면에 띄워진다. 그리고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혹 클릭이라도 한번 하게 되면 구매버튼을 누를 확률이 배가된다. 이는 아주 편리하게 구성된 결제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소비에 대해 반감을 가지진 않는다. 소비는 인간에 필수적인 욕망의 분출구이자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완충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이상의 소비 뒤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순간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는 어쩔 땐 가혹하리만치 잔인하다. 본 책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감춘 소비패턴을 읽어 내기위한 심리적 기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인이자 마케터로 심리해킹 기법을 통한 마케팅을 소개한다. 그의 선택은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린 결국 모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설계자인가, 아니면 설계당하는 사람인가? 저자의 마지막 말에 대한 답이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불편하지만 사실적인 심리해킹에 대한 소비전략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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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 그림으로 읽는 잠 못들 정도로 재미있는 이야기
야마다 사토루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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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에 대한 욕구는 사회성장과 비례한다. 오프라인으로만 느꼈던 맛의 느낌을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느낄 수 있는 시대다. 풍부한 식재료와 가공육, 디테일한 요리법들이 sns를 통해 매시간 공개되고 경쟁한다. 이에 질세라 기존 언론들도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의학지식과 건강 상식을 매일 쏟아낸다. 마치 먹거리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음식은 인간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절대적 요소일 뿐 아니라 본능적인 생존 욕구다. 원시인류와 같이 먹거리를 찾아 헤매지는 않지만 현대 인류에게 먹거리는 또 다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과잉섭취가 시대적 문제로 대두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비만은 일찍부터 사회적 문제로 가시화되었다. 70년대 비만원인을 지방섭취에 두었다면 최근엔 탄수화물을 비만과 질병의 원인으로 주목한다. 신체를 구성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중요성은 달리 말할 필요가 없다. 한데 왜 수천년 동안 인간에 엄청난 에너지를 부여한 탄수화물이 급격하게 문제가 된 것일까? 밀과 곡물, 옥수수를 자연에서만 섭취했다면 대사질환이 이렇게까지 확장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제는 과도한 당질의 출현이다. 식품과학의 발전이 인간에 필요한 당을 거의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는 중이다.

 

탄수화물은 당질과 식이섬유로 구성되어있다. 포도당은 대사 작용을 통해 신체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당은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있고 인간의 몸은 당에 무척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당이 부족하면 피곤함과 무력감이 찾아온다. 또한 뇌기능의 저하와 우울증, 심하면 저혈당으로 쓰러지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당은 행복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해 보상심리를 자극한다. 문제는 과도한 당 섭취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간을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 모든 세포 수용체와 결합하여 대사 작용을 진행한다. 또한 여분의 당질은 간과 근육, 내장에 축적되어 다시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문제는 혈액에 남아있는 당이다. 고혈당은 혈액 속에 포도당이 축적되어 당화색소, 당뇨, 동맥경화, 심근경색, 치매, 뇌졸중, 심부전등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이 된다.

 

당이 왜 문제가 되는 가는 우리의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매일 먹은 음식을 분석해보자. 우린 세 끼니를 먹고 과자, , 음료, 디저트등 당질이 폭발적으로 들어있는 부식을 시도 때도 없이 섭취한다. 또한 야식을 비롯해 배달 음식 등엔 엄청난 양의 당과 나트륨이 포함되어있다. 밀키트와 1회용 음식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생활이 편리해짐에 따라 거의 매일 가공식품에 의존한다. 아무리 당을 조절하고 싶어도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이른 것이다. 저자는 하루 당질 섭취량을 70~130g 으로 제한할 것을 권장한다. 밥 한끼에 90g의 당질이 들어있다고 하니 얼마나 적은 당을 섭취해야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탄수화물은 한 번에 끊기가 쉽지 않다. 요요현상으로 폭식할 우려가 증가한다. 적절한 식단은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과 지방을 늘리는 구성이 필요하다. 또한 당질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적은 함령으로 교체하거나 단백질과 지방을 섞어 요리하면 훨씬 건강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다. 탄수화물엔 소량의 식이섬유가 들어있다. 또한 야채나 채소를 곁들인다면 훨씬 풍요로운 식사를 할 수 있고 저당에도 효과적이다. 본 책은 탄수화물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특히 탄수화물 과잉섭취에 따른 비만과 다이어트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당을 줄임으로써 건강한 식단을 만들어 보다 나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식사 전 과일을 먼저 먹는 경우가 많다. 과일 속 과당은 과자와 비슷한 수준의 당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음식을 섭취한 후 혈당속도를 측정하는 GI지수가 매우 높다. GI지수가 놓은 식품은 급격하게 혈당을 올려 신체에 많은 부작용을 양산한다. 저자는 혈당상승을 막기 위해 단백질을 먼저 먹고 마지막에 천천히 GI지수가 낮은 현미나 호밀빵류 섭취를 권장한다. 또한 빵에 버터를 바르거나 흰공기밥 대신 다양한 재료를 섞은 볶은밥을 추천한다. 혈액 속에 남은 과당은 중성지방으로 변해 지방간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적당한 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본 책은 우리가 알지 못했던 탄수화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설과 그림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내용들이 기득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곁에 두고 꾸준히 읽어야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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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까이 죽음을 마주했을 때 - 자녀 잃은 부모의 희망 안내서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지음, 오혜련 옮김 / 샘솟는기쁨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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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우리에게 수많은 가능성을 주고 있다. 죽음도 마찬가지다. 죽음은 생의 완성이자 졸업이며, 또 다른 출발을 위한 작별인사이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전의 종결이다. 죽음은 위대한 변화다.’ 죽음은 삶의 변화만큼 다양하다. 우린 태어남을 알 수 없듯이 죽음을 예고할 수 없다. 죽음엔 상실과 고통이 따른다. 하지만 죽음은 남겨진 자들에 생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우린 죽음을 통해 삶에 다가선다. 인간 본성을 만나고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인생에 던지는 메시지는 생의 시간만큼 유한하다. 하물며 아이의 죽음엔 어떤 의미가 존재하는가?

 

어린아이의 죽음은 거론하기 힘든 주제다. 죽음이란 노화를 연상하는 단어이기에 어린아이의 죽음은 마치 모든 생각의 흐름을 멈추고 단절시키는 충격을 가져온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알지 못하는 수많은 죽음이 일어나고 있다. , 불치병, 사고, 자살, 어린아이의 죽음은 가족들에게 씻기 어려운 고통과 상실감, 죄책감, 무기력, 절망을 안겨준다. 인간은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고통을 승화시키고 내면적 성장을 이끌어 새로운 희망을 받아들인다. 우린 타인의 아픔을 받아들이는 이들에 의해 성장한다. 공감으로부터 희망이 싹튼다. 위로의 말 한마디가 삶을 일으키고 곁을 허락하는 마음이 생명을 지켜나간다.

 

아이의 죽음 뒤엔 부모와 가족들의 상실과 애통이 뒤따른다. 저자는 너무 애통이 큰 나머지 자신을 추리지 못하고 실성하는 정도에 이른다면 이를 허락하라고 충고한다. 상실의 고통은 의사가 처방하는 진정제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히려 위기를 증폭시키며 수년 동안 죄책감과 무기력에 빠져들어 또 다른 병을 유발한다. 죽음은 저항하지 않고 마주해야한다. 아프고 고통스럽지만 인정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형제, 자매간의 죽음이라면 아이들에게 떠나는 형제의 모습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어린 아이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다르다. 하지만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살아가야할 날에 대한 성찰을 위해 죽음에 대한 인식이 더욱 중요하다. 상실과 애통의 감정치유는 죽음을 대하는 필연적 조건이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을 감추기 위해 다양한 페르소나를 이용하지만 여전히 내면적 외로움을 감추지 못한다. 외로움은 죽음 앞에서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죽음과 마주하기 위해선 타인의 공감과 시선이 필요하다. 그들은 고통을 이해하고 있으며 생에 대한 이해가 특별하다. 또한 죽음이주는 메시지를 알고 있다. 죽음 앞에선 부모와 형제들에게 이들은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묵묵히 곁을 지켜주며 고통을 이해하고 조용히 주변 일을 정리한다. 무엇보다 삶의 단순함과 경건함 그리고 생이 주는 감사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랑은 타인을 보살피는 것이라는 실천적 의미는 생이 주는 가장 중요한 선물이자 신의 메시지와 동일하다.

 

죽음을 삶의 끝이라는 생각은 처절하리만치 고통스럽다. 죽음에 대하는 자세가 특별한 이유는 우리에겐 삶이 한번이듯이 죽음 또한 단 한번이기 때문이다. 본 책을 통해 아주 가까이 죽음을 느낄 수 있다. 저자 엘리자베스는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자 죽음학의 효시로 죽음에 관한한 세계적인 사상가다. 그녀는 세계 각국을 돌며 불치병과 암, 에이즈, 사고등을 통해 죽음을 앞둔 이들에 위로와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저자는 수많은 상담과 편지를 통해 무너져가는 이들의 마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가슴 뭉클하고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은 무엇일까? 무거운 주제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나가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희망 안내서로 교체된다. 죽음은 삶의 위대한 변화를 가져온다. 죽음을 이해하는 것은 삶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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