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강미정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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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제품을 사야할까? 물건을 고르기 위한 당신만의 전략은 무엇인가? 당신은 스스로의 의지를 가지고 물건을 고르는가? 소비 후 어떤 감정을 느끼는가? 소비는 자본주의 핵심적 가치다. 소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경제는 물론이고 생존에 대한 욕구마저 사라질 것이다. 소비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채워준다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없을 것이다. 소비는 감정을 다스리고 감정에 의해 소비가 이루어진다. 또한 소비를 통해 자기만족을 실행하고 성장과 성공이라는 자본주의 핵심결과물을 만끽하게 된다. 소비는 마치 모든 걱정과 시름마저 잊게 해줄 정도로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과연 소비의 중심은 누구일까?

 

나도 모르게 소비에 이끌리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정말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특별한 물건이나 광고에 유독 눈길이 떠나지 않는 이유는 왜일까? 도대체 무엇이 우리의 지갑을 여는 것일까? 답은 무의식에 있다. 소비는 인지적 과정이 아니다. 소비는 우리의 부족함, 결핍, 욕망들을 채우기 위한 무의식적인 욕구다. 무의식을 이해하면 우리가 무엇을 갈망하는지, 왜 상대와의 비교에 관심을 갖는지, 감정적 패턴이 어떻게 소비를 유도하는지를 알 수 있다. 무의식은 단순한 패턴을 따른다. 익숙함을 신뢰로, 결핍을 충동으로, 불안을 행동으로 전환한다. 본 책의 핵심 주제는 이 흐름을 이해하고 설계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다.

 

마케터의 관점에서는 소비자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소비자는 설득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강요나 설득에 의해 구매를 한다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비정상적인 인식을 느끼게 만든다. 질이 좋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지에 의해 선택한 물건에 대해선 충분한 만족을 느낀다. 마케터는 소비자의 말 속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알아야한다. 그들이 무엇을 잃을까 두려워하는지, 무엇을 얻고 싶어 하는지, 그 틈새를 설계해야한다. 즉 마케터는 고객의 욕구와 두려움, 편리함을 이해하고 그 의미를 통해 움직여야한다. 또한 고객의 마음을 열기 위해선 먼저 자신의 질문 방법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고객은 익숙함에 길들여있다. 이는 본능적인 뇌의 에너지 절약과도 관련되어있다. 익숙함은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편리함은 신뢰라는 소비패턴을 만든다. 또한 인간은 생각과 행동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같은 경로, 같은 소비패턴은 불확실성을 제거한다. 이는 반복적인 습관이 심리적 안정감을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질적인 경험과 낯선 것과의 만남은 심리적 불편과 경고, 불편을 유발한다. 익숙함과 반복적 패턴은 무의식으로 비롯된다. 우린 이를 통해 신뢰를 확보하고 만족을 느끼며 자신의 소비에 정당성과 당위성을 부여한다. 또한 재구매를 통해 브랜드 충성도를 확인한다.

 

마케팅은 심리해킹이다. 우리가 알았던 대부분의 소비 뒤엔 이를 조작하는 설계자가 존재한다. 그들은 구체적인 심리기법을 활용해 제품의 구성과 이미지를 편집한다. 양이나 질은 물론이고 포장지의 그림이나 광고효과를 통해 수없이 소비자의 감각을 두드린다. 결국 무의식은 반복적 효과에 항복을 선언한다. 그 대표적 판매기법을 활용하는 매장이 다이소다. 1000원 샵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장의 구성은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다이소는 고객의 행동과 인식을 본인이 선택하도록 구성되어있다. 다이소의 첫 전략은 가격부담을 줄여 소비의 망설임을 제거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보물찾기라 불리는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정도 가격이면 충분히 괜찬아 라는 확신성과 더불어 고객의 상상력을 부추긴다. 그리고 물건으로 가득한 장바구니는 비교우위를 조장한다. 다이소는 판매를 유도하는 점원이 없다. 오직 고객이 선택하고 발견하고 구매한다. 그리고 장바구니에 가득한 물건을 보며 스스로의 결정에 만족한다. 하지만 대대분의 물건은 사용되지 않고 창고에 쌓인다.

 

온라인 플랫폼은 전쟁터다. 구매 전 방문만으로도 알고리즘이 작동해 원치 않는 광고와 이미지들이 우후죽순 화면에 띄워진다. 그리고 우리의 무의식을 자극한다. 혹 클릭이라도 한번 하게 되면 구매버튼을 누를 확률이 배가된다. 이는 아주 편리하게 구성된 결제시스템과도 연관이 있다. 소비에 대해 반감을 가지진 않는다. 소비는 인간에 필수적인 욕망의 분출구이자 생리적이고 심리적인 완충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이상의 소비 뒤엔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순간의 만족도 중요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가는 어쩔 땐 가혹하리만치 잔인하다. 본 책은 인간의 무의식 속에 감춘 소비패턴을 읽어 내기위한 심리적 기법을 설명한다. 저자는 기업인이자 마케터로 심리해킹 기법을 통한 마케팅을 소개한다. 그의 선택은 흐름을 설계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우린 결국 모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당신은 설계자인가, 아니면 설계당하는 사람인가? 저자의 마지막 말에 대한 답이 삶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다. 불편하지만 사실적인 심리해킹에 대한 소비전략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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