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상술 - 맨주먹으로 5000억 브랜드를 일군 교촌치킨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진심 경영
권원강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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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민국은 치킨공화국이란 말이 회자된 적이 있다. 한집건너 치킨 집을 오픈하니 제살깍아먹기란 말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런데 모든 일이 그렇듯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다. 급히 오른 만큼 치킨집도 경제 불황과 함께 빠르게 쇠퇴해갔다. 요즘엔 동네 치킨 집을 거의 보기 어렵다. 프랜차이즈도 호불호가 분명해졌고 치킨가게 또한 퓨전음식을 겸해 장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몇몇 치킨 가게들은 여전히 고객의 충성도가 높다. 수십 년이 지났지만 단골메뉴를 선택하고 여전히 기대이상의 맛을 가져다준다. 크게 다르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고 마케팅 역시 비슷한 것 같은데 무엇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것일까?

 

교촌치킨은 한국을 대표하는 치킨 프랜차이즈다. 상장 후 크고 작은 부침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 만족도 최상위를 차지하며 최근엔 아시아권을 비롯한 세계시장을 공략중이다. 한국인의 치킨 사랑은 유별나다. 여름엔 치맥축제가 열리고 스포츠 경기장에선 치킨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치킨은 대중음식문화를 이끌고 있는 최고의 상품임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치킨의 대중화는 한국인의 빠른 정서와 관련이 있다. 빨리 시켜 빨리 먹고 빨리 움직이는 한국인의 정서엔 치킨문화가 무척 이상적이다. 이는 치킨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대중 프랜차이즈의 확산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한 치킨은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업체들의 가격인상이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치킨소비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치킨은 여전히 음식문화의 중심이다.

 

연 매출 5,000억원의 상장회사 교촌에프앤비를 일으킨 권원강회장은 마흔인 넘은 나이에 구미시 송정동의 10편 남짓한 작은 가게에서 교촌통닭을 시작했다. 당시 그에겐 생존이라는 절박함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찌든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도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의지와는 달리 실패의 연속이었다. 결국 택시사업권을 팔아 자신이 가장 자신 있었던 성실함과 정직함을 무기로 통닭가게를 오픈한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판매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식이나 경험 없이 시작한 것이 원인이었다. 그는 포기할 수 없었다.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었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실패의 원인을 찾아간다. 결국 음식은 맛있어야 한다.

 

수많은 통닭집이 오픈한다. 저마다 기치를 내걸고 시작하지만 소비자의 기억에 남는 것은 극히 드물다. 고가의 연예인들의 마케팅도 그때뿐이다. 한때 유행했던 퓨전통닭도 특색 있는 메뉴로 대체된다. 흔한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쉽게 포기하거나 사라진다. 초기의 교촌통닭도 자신만의 신념이 없었다면 동네통닭과 그리 다르지 않은 길을 걸었을 것이다. 권회장은 작은 가게에 불과했지만 큰 포부를 가졌다. 무엇보다 고객이 만족하는 통닭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그의 집념을 세웠다. 그는 네 가지의 수용불가 원칙을 강조하며 자신에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갔다.

 

꽃보단 나무가 되는 길을 선택하라.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권회장의 평생 좌우명이다. 그는 교촌치킨이 성공가도를 달릴 때도 항상 교촌통닭 시절의 교훈을 잊지 않았다. 지금 팔리지 않는 것은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때를 만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식재료, 기름은 맛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는 고객에 갓튀겨낸 통닭을 전달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결국 보이지 않은 정성과 정직이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대부분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은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명제는 위기의 순간에 실상이 드러난다. 소비자는 기업의 이익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적당한 타협이 위기를 넘길지는 몰라도 결국 뿌리마저 잃게 된다. 많은 사업가들이 장사가 잘되면 초창기의 신념을 잃어버린다. 적당히 해도 매출이 올라올 때 기업은 쇠퇴하기 시작한다. 교촌이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치킨브랜드로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도 권회장의 타협하지 않는다. 상식을 믿지 않는다. 꼼수부리지 않는다와 같은 굳은 신념을 지켰기 때문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한다. 통닭시장 역시 수차례 변화를 거듭해왔다. 우리가 알던 통닭은 어떤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을까? 교촌은 어떤 이미지로 우리의 마음에 인식되고 있을까? 모든 것은 기업이 고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지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교촌은 포장지의 고급화를 통해 고급 치킨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바 있다. 또한 다양한 메뉴개발로 고객들의 입맛을 리드해왔다. 무엇보다 교촌은 맛에서만큼은 변하지 않았다는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사업은 처음도 어렵지만 유지는 더욱 힘들다. 대한민국은 자영업 공화국이다. 하지만 자영업을 시작하기전 스스로의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업가는 몇이나 될까? 긴박함과 절박함은 모든 것을 바꾼다. 또한 기준이 단순해지면 사업이 편해진다. 어떤 기준을 만드느냐는 오직 자신의 몫이다. 어려운 시절일수록 스스로에 질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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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넘 숲
엘리너 캐턴 지음, 권진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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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다채롭다. 인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어떤 삶이든 저마다 의미를 지니며 나름의 가치를 표현한다. 세상에 바뀌었다고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 볼 필요는 없다. 누군가는 세상에 맞추어 가야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는 길을 선택한다. 우리는 자유의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진실이다. 하지만 누구도 스스로 선택한 자유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타인 의존적이다. 세상은 생존이라는 본능을 통제한다.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을 가지고 다르게 행동한다는 것,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이며 벗어나기 어려운 구속이다.

 

버넘 숲은 버려진 땅에 원예작물을 심고 자급자족을 실천하는 20명 남짓의 젊은이들이 활동하는 아웃사이더 공동체다.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환경보존과 평등, 균등한 기회라는 공동의 목적을 추종한다. 리더이자 설립자인 미라는 자신의 일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5년 남짓한 버넘 숲에 위기감이 감돈다. 불안한 수익구조와 불투명한 미래 때문이다. 셀리는 미라의 뒷일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독단적인 미라의 행동과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제자리를 멤도는 버넘 숲에 실망이 커져갔다. 버넘 숲은 서서히 침몰 중이었다. 미라는 재정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곧 공동체가 해체될 것이며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는 두려움에 쌓여있다.

 

미라는 공상가다. 계획을 세우기보다 먼저 행동하는 편이며 돈에 관심 없으면서도 성장에 집착했다. 그녀 역시 문제점을 알기에 무너져가는 버넘 숲을 지키기 위한 돌파구가 필요했다. 미라는 오래전부터 손다이크 코로와이 목장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산사태가 일어나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녀는 손다이크를 새로운 기회로 여기고 있었다. 손다이크에 잠입한 미라는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된다. 억만장자 르모인이다. 처음 만났지만 르모인은 마치 미라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처럼 그녀에게 사업을 제안한다, 미라는 믿기지 않는 현실을 불신하지만 한편으론 도움이 필요한 자신에 솔직해져야 했다. 하지만 그토록 오랫동안 자신과 버넘 숲이 혐오했던 자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버넘 숲은 환경과 테크를 중심주제로 펼쳐나가지만 등장인물간의 내면적 갈등이 사건의 맥락을 형성한다. 셀리와 토니를 사이에 둔 미라의 갈등, 타인을 종속적 지배관계로만 인식하는 르모인,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을 혐오하지만 누구보다 치밀한 셀리. 후기 자본주의라는 신계급사회에 극도의 혐오감을 느끼는 토니, 그리고 남편의 죽음에 끝까지 의문을 지우지 못하는 질 다비시, 코로와이엔 저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이 서로의 감정을 토로하며 스토리를 이어나간다. 사건은 오언다비시의 죽음과 함께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빠져든다. 감추려는 자와 폭로하려는 자, 거짓과 위선이 소설의 중심으로 떠오른다. 그들은 서서히 자신을 잠식하는 내면의 그림자를 인식하지 못한 채 방향을 잃어가고 있다.

 

저자는 버넘 숲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려 했을까? 주인공들은 대부분 어렸을 적 부모나 주변인들부터 트라우마를 경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생각이 무르익기 전 이미 세상에 대한 저마다의 관념을 형성한 것이다. 특히 타인을 대하는 르모인의 태도에선 겉과 속이 다른 전형적인 인간의 모습이 투영된다. 버넘 숲을 지향했던 미라와 셀리 역시 르모인의 돈과 외모에 끌렸음은 물론이다. 르모인은 자신의 부를 활용하는데 거침이 없었다. 저자는 주인공들의 모순된 행동을 통해 자본과 계급이라는 거대한 틀에 우리의 생각을 갇히게 만든다. 이는 우리의 일상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지만 누구에게도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버넘 숲은 환경보호, 후기자본주의의 폐해, 인간의 군상을 손다이크 코로와이로 옮겨놓았다. 엘리너 캐턴은 버넘 숲을 통해 상황이나 사건에 따라 인간의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변해갈수 있는지를 디테일하게 표현한다. 다비시의 죽음은 르모인의 치밀함과 미라의 놀라운 동조를 통해 감추어진다. 마약에 취해 자신을 잃어버린 셀리의 무모함은 버넘 숲을 잊게 만든다. 그들은 자본위에 놓인 먹잇감에 불과했고 결국 스스로를 속이며 타락한 자본주의에 물들게 된다. 이는 세상을 향한 조용한 외침이다. 환경보호를 앞세운 시민운동가나 사회운동가들에 대한 고민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아낌없이 속일 수 있는 억만장자들의 본모습이다. 저자는 자본과 계급, 테크와 환경이라는 주제를 통해 동시대의 이슈를 거침없이 드러내고 있다. 루미너리스로 최연소 부커상을 수상한 엘리너 캐턴의 압도적 장편소설, 버넘 숲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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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 자동차 여행
강구 지음 / 아임스토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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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 해안선을 따라 자동차 일주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한국은 내륙 어디에서 출발하든지 1시간 남짓이면 바닷가에 도착할 수 있다. 그만큼 바다와 가깝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풍부한 셈이다. 강화도 앞바다의 창후리 선착장을 거쳐 외포항을 갈수도 있고 경인아라뱃길을 따라 연안부두를 만날 수도 있다. 해안선은 저마다 이름을 가지고 저를 반기는 이들에 풍족한 마음과 너른 여유를 선물해준다. 붉어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인생을 추억하는 것도 해안선을 만나는 행복이다.

 

해안선 자동차 여행은 45년지기 친구들이 서해, 남해, 동해를 거치면서 지역의 멋과 맛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은퇴 후 해안선 일주를 꿈꾸었다고 한다. 그리고 173개의 항구와 포구, 81개의 해변을 방문하며 누구나 찾기 쉽게 여행 경로와 여정을 소개한다. 1112일 여정과 3,000km의 거리엔 그들만의 추억을 간직한 해안선 여행이 기록되어있다. 요즘 어딜 가든 지역을 소개하는 지도 덕분에 지역 축제나 특산물, 맛집등을 소개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직접 방문한 맛집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서해의 붉은 노을이 일품인 변산 해수욕장은 여름에 인파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해수욕장중 하나로 하얀 모래와 푸른 소나무가 일품이다. 요즘엔 거의 모든 해수욕장에 백사가 깔려져 있는 것 같다. 과거엔 울퉁불퉁한 자갈들이 있는 곳이 제법 많았는데 유치지원전략 일환으로 고운 모래알갱이들을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다. 인근 변산반도의 채석강은 거친 파도에 깎인 퇴적암층으로 이루어져있다. 퇴적층위를 가로지르는 파도는 보면 볼수록 그 위엄을 느끼게 된다. 곰소항의 젓갈단지는 어머니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명소다. 젓갈이 나오는 10월엔 전국축제가 열린다.

 

본 책을 읽다보면 1011일은 아닐지라도 주말에 갈만한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마음을 풀고 몸을 쉴 수 있는 공간들이 즐비하다. 자동차 여행의 장점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든지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도보여행도 가능하고 쉬고 싶은 곳에서 야영을 하거나 민박을 선택할 수 도 있다. 여름 바다도 좋지만 겨울바다의 파도에 몸과 마음을 맡겨도 좋을 것이다. 서해안은 천해갯벌이 펼쳐져있다. 가는 곳마다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각 고장이 자랑하는 고유의 음식을 맛보는 것도 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남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근사한 대교들이 눈에 들어온다. 과거에는 배를 타야만 건널 수 있었던 섬들을 이젠 자동차로 만날 수 있다. 완도, 진도, 여수, 거제도 등 아름다운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꽃이 필 무렵 신안은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어진다. 오래전 지인과 강진 마량항에서 굴 구이를 먹었던 기억이 새롭다. 지금은 개발되어 사라져버렸지만 마량항에 정착한 배들은 여전히 고기잡이가 한창이다. 세월은 모든 것을 잊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기억도 있다.

 

강화평화전망대로부터 고성통일전망대까지 3,000km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마음을 뒤흔드는 곳도 있을 것이고 쉽게 잊히지 않는 풍경도 있을 것이다. 떠나고 싶지만 시간과 용기가 나지 않아 쉽게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다. 하지만 그리움은 현실이 된다. 이 책은 여행을 떠나고 싶은 이들에 해안선의 아름다움을 소개한다. 주말여행 실용서로도 손색이 없으며 각 일차마다 서로 다른 코스를 소개하고 있다. 햇빛 가득한 바닷가를 거닐며 넘실거리는 파도에 몸과 마음을 싣고 싶다. 그리고 그 순간만큼은 진실한 삶의 여정이 펼쳐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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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석의 주도주·성장주 투자법
한옥석 지음 / 미래지식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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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집권2, 미국 주식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서학개미들의 끝없는 애정공세에도 불구하고 MAG7 상승세가 꺾였다. 트럼프의 관세정책은 시장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보복관세의 염려와 수입물가의 상승, 부채증가등이 소비시장을 위축시키고 탈달러를 시도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와 미관료들은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상황을 해석하는 것 같다. 관세정책이 결국 미국 내 산업의 부흥을 일으킬 것이며 가상화폐가 달러기치를 더욱 굳건하게 유지할 것이라 신뢰한다.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 각국의 경제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등 미국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한국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나리오를 구상해야할 것이다. 투자시장 역시 다른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한국인의 대다수가 주식시장에 참여한다. 세계최강을 자랑하는 통신도 한몫을 했지만 한국인 특유의 도전의식(?)을 무시할 수 없다. 헌데 시장참여의 조건이 없다보니 예상보다 저조한 투자실적이 나오면 쉽게 포기한다. 또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어려워 개인적인 학습이 대부분이다. 유튜브에 귀 기울이고 책 몇 권 읽었다고 투자를 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알면 알수록 어렵고 빠져나오기 힘든 곳이 투자의 세계다. 투자엔 수많은 변수가 등장한다. 종목선정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시적 변수와 미시적 변수를 이해하는 것은 투자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조건이다. 투자의 대가라 불리는 워렌버핏이 그토록 오랜 기간 신문과 책을 읽었던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한국 주식시장은 미국과 중국, 일본시장에 크게 좌우되며 채권과 선물과도 아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특히 fed의 금리정책과 미국 재정정책은 금리변동과 유동성을 확대하거나 축소해 시장의 움직임을 통제한다. 한국은행의 금리도 미연준의 금리정책을 뒤따르는 경향이 있다. 서브프라임 당시 밴버냉키 연준 의장을 헬리콥터 밴이라 불렸다. 코로나19 당시에 미국은 천문학적인 재정정책을 펼쳤고 그 후유증이 인플레이션으로 나타나 수년간 고금리의 고통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며 미국투자자들과 서학개미들의 꿈의 무대가 되어갔다. 그런데 시장주의자라 믿었던 트럼프의 배신(?)은 금리와는 별개로 증시가 어떤 변수로든 조정이 가능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증시는 정치적 이슈와 경제적 난제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근근이 주도주의 변경이 이루어지며 폭발적으로 시세가 분출된 종목들이 생겨났다. 본 책은 시장에 관한 흐름을 분석하는 것으로부터 시대를 이끌 수 있는 주도주를 결정하는 방법, 그래프를 이용한 매수, 매도타이밍 기법등을 소개한다. 저자는 하이에셋 대표로 투자 교육강사로 활동중이다. 본 책은 주식에 관한 전반적인 상황을 디테일하게 설명한다. 1장부터 4장을 통해 주식 전략을 알 수 있다면 5장은 성장 테마주를 다룬다. 성장 테마주는 누구나 관심이 있는 미래의 먹거리라 할 수 있다. 아직은 매출이나 이익규모가 그리 크지 않으나 점진적인 개발과 투자로 큰 이익을 창출할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다.

 

최근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가 화제다. 몇 년간의 엄청난 성장세도 흥미롭지만 시세가 분출된 고가에 3조가 넘는 증자물량도 대단하다. 시장 참여자의 의견은 서로 다를 수 있지만 유상증자는 항상 문제가 되어왔다. 아직 한국엔 소액주주를 위한 방어책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에 개정된 상법이 들어있다고 하니 소액주주로선 반길만한 일이다. 주식시장의 투명성은 유동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같은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매도 매수가 갈라지는 선택의 갈림에서 투명성 확보는 시장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헝가리 태생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에 관한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그 중 잊히지 않는 말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투자를 포커게임과 다르지 않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시장엔 분명한 투자원칙이 존재한다. 그는 투자에 앞서 투자에 관한 자신의 생각과 의지 행동을 공부할 것을 강조했는데 이는 그 어떤 투자기법보다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투자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심리게임에서 지지 않을 충분한 조건이 될 수 있다. 주식의 방향은 누구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오늘 실패했다고 내일 실패하진 않는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주식은 내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내공이다. 주도주와 성장주는 자신의 성공을 이끌어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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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위기 주식회사 대한민국
이현훈 지음 / 메이트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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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말 위기일까? 트럼프의 등장과 함께 잠잠했던 위기론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 같다. 부동산 공화국이라 자부하는 대한민국의 위기론은 해마다 거론되는 단골메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예측이 맞았던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투자는 그들과 반대로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비아냥거림이 들릴 정도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전자의 위기론 역시 이와 다르지 않았다. 불과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유튜브와 경제지에는 삼성전자의 위기론이 크게 부각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예측이 빗나간 것 같다. 삼성전자는 오르기도 어렵지만 무너지기도 쉽지 않다. 문제는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다. 위기를 대하는 자세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AI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헤게모니가 펼쳐지고 있지만 대한민국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트럼프 2기의 집권과 함께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워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수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 또한 철저하게 자국이익을 앞세울 것이기에 과거와 같은 기대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수출을 통해 성장을 이룬 국가다. 미국, 중국과의 교역을 통해 큰 성장을 이루었지만 둘의 교착상태는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험요인이다. 결국 한국의 미래는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경제정책에 달려있다. 또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정치상황도 대한민국 미래에 그리 긍정적인 시그널은 아닐 것이다.

 

1만 년 전의 농업혁명과 200년 전의 산업혁명은 인류사를 뒤바꾼 대혁명이었다. 그리고 이제 세 번째 디지털 혁명이 눈앞에 와있다. 1900년대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과 2000년대 스마트폰에 이어 AI-로봇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는 미래의 먹거리가 아니라 인간의 노동과 정신을 대체하는 실질적인 경제의 주체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혁명은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단점과 기회창출이라는 장점이 상존한다. 결과가 어떻든 인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제, 문화, 정치구조의 변화를 경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사회, 노인사회, 양극화사회, 기후위기는 현대사회를 가늠하는 뉴노멀이다. 또한 다가올 미래의 모습이자 위기의 본질이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으며 노인증가율 세계1위라는 불명예기록을 갱신중이다. 하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를 좌우하는 이들은 노인인구다. 그들은 자산의 80%를 차지하는 부동산을 손에 쥐고 막강한 경제권을 행사한다. 또한 절대적 인구 수치 덕분에 정치적 영향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비생산적이지만 보건 의료를 비롯한 노인복지와 서비스에 엄청난 자금이 투여된다. 이는 국가성장을 저해하고 세대 간의 격차, 소득 격차를 늘리며 양극화의 원인들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양극화사회는 갈등과 대립을 부추긴다. 많은 난제들이 쌓여있지만 초고령화와 초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법은 대한민국의 존망과도 연관되어 있다.


세계경제는 1920년대의 대공황과 유사한 압력에 직면해 있다.’2024920ECB총재 리가르드는 IMF연차총회에서 1920년대 대공황을 꺼내들었다. 리가르드는 무엇 때문에 그토록 큰 위협을 느꼈던 것일까? 저자는 2세계 대공황이라는 유령의 귀환을 통해 미국 패권주의의 진실과 중국경제의 몰락, 트럼프의 미국발 세계 대공황 시나리오를 꺼내든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이라 부르며 미국을 가상화폐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호언을 서슴지 않았다. 실제로 비트코인류는 트럼프 집권과 더불어 엄청난 시세를 분출했다. 그런데 그 이면엔 달러패권이란 장막이 감추어져 있다고 한다. 달러에 길들여진 미국경제는 달러가 무너진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기 힘들 것이다. 미국인과 미국에게 달러는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적이고 필수적이다. 하지만 보호무역주의와 고관세 정책은 트럼프의 바람과는 달리 관세전쟁을 넘어 무역전쟁으로 번질 것이다. 리가르드는 트럼프 집권 전 과잉생산과 소비둔화, 주식시장의 붕괴, 통화량의 축소, 재정혼란등을 이유로 대공황의 데쟈뷰를 느꼈다. 트럼프의 출현이 그 시기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본 책은 1부 뉴노멀의 진단과 2부 대공황의 귀환, 3부와 4부에서 대한민국의 현 주소와 문제해결방안을 다룬다. 대한민국 소멸은 급진적인 초고령화와 초저출산으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의 중심엔 대한민국을 짓누르고 있는 부동산헤게모니가 존재한다. 빚으로 만든 부동산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그야말로 유별나다. 앞으로 부동산은 지속적으로 한국사회의 발목을 잡을 것이며 부동산문제는 재정위기는 물론 사회시스템의 몰락을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이해관계와 욕망, 정치권의 탐욕, 부동산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은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없었고 위기 속을 헤치며 살아온 민족이다. 주식회사 대한민국엔 끈끈한 힘이 있다고 자부한다. 출산, 교육, 부동산, 모두 사회시스템과 인간의 보편적인 문제다. 공존하기 위해선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위기와 생존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그토록 소중한 자녀의 미래도 포함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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