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이진민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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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수필을 읽노라면 내용의 풍부함에 감탄하지만 단어의 효용성에 놀랄 때가 많다. 단어 한마디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너무도 강하기 때문이다. 울림은 떨림으로 변하고 각인된 단어는 쉽게 잊히지 않는다. 단어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이 이야기인 것처럼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단어엔 수많은 이야기가 저장되어 있다. 단어는 집단 공동체를 결속한다. 같은 의미를 사용하는 단어의 효용성은 나와 너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되기도 하지만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린 단어의 이해에 소극적이다. 무분별한 의성어와 줄임말이 난무할수록 아름다운 단어가 그립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감는다는 성인의 말처럼 단어 한마디에 담긴 소중한 기록이 새롭게 태어났으면 좋겠다. 건조한 우리의 마음에 한줄기 빛과 소금처럼.

 

모든 단어에는 이야기가 있다.’ 아름다운 인문에세이다. 단어를 통해 자신을 만나고 타인을 이해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선물한다. 또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희망의 회로를 그려준다. 단어에 대한 명제는 인간 존재를 벗어날 수 없다. 오직 인간만이 문장을 통해 단어를 이해하고 해석하기 때문이다. 우리 마음은 한마디의 단어에 움직인다. 좋은 단어는 무척 강한 구속력을 지닌다. 서로 모이고 이야기하고 존재하고 싶은 충동과 감사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린 소중한 단어를 사용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신의 마음을 허락한다. 인간은 경험과 기억을 통해 자아를 만들어 간다. 모든 사건은 순간적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의 감정 또한 자아의 일부분이다. 우리의 정체성은 다양한 이야기들에 의해 형성되었다. 그리고 이야기 속엔 수많은 단어가 존재한다.

 

‘Feierabend’, 저자가 독일에 와서 처음으로 아름답다고 생각했던 단어라고 한다. 파티를 의미하는 Feier와 저녁을 뜻하는 abend가 합쳐진 말이다. 풀이하자면 축제가 있는 매일 저녁을 보내라는 뜻이다. 저자는 왜 이 단어를 가장 먼저 기억하고 아름답다고 했을까? 독일어의 밤은 자는 것만을 의미한다. 저녁은 잠을 자기 전 신나게 파티를 하는 시간이다. 독일인은 노동에 대한 보상을 확실하게 표현하는 것 같다. 일이 끝난 다음, 여유를 즐기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이자 행복의 선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밤낮없이 실적과 성장에 매달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적극적이고 이유 있는 반항이다. 그리고 이들은 삶의 휴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초과근무를 하면 팀장이 불이익을 받는다는 구조가 한국에서 가능한 일일까? 그들은 삶이 느리게 존재할 때 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음을 Feierabend를 통해 이야기한다.

 

어느 민족이든 아름다운 단어가 존재한다. 귀를 기울이고 싶고 한 번 더 듣고 싶은 말들이다. 이런 말들은 타인에 위로를 전달해주고 내면의 성찰을 완성케 한다. 또한 나와 연결된 세상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유지한다. 하지만 부정적 의미를 지닌 단어도 적지 않다. 부정적인 단어는 자신과 주변에 걱정과 두려움, 그리고 불편과 불안을 야기한다. 무엇보다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파괴한다. 우리 일생의 사건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에 달려있다.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반영하고 생각은 행동을 일으킨다. 피폐하고 자극적인 단어가 나무하는 세상이다. 인간은 존재다 라는 말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우린 어떤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하는가? 그리고 어떤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가? 16가지 단어가 던져주는 메시지가 무척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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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세계사 - 문명의 거울에서 전 지구적 재앙까지
로만 쾨스터 지음, 김지현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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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점점 쓰레기로 채워지고 있다. 바닷가를 뒤덮은 거대한 플라스틱 폐기물이나 매립지를 뒤덮은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는 인간이 일상이 무엇으로 채워지고 버려지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믿기 어려운 광경이다. 인간은 소비를 통해 최대의 만족감을 얻는다.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소비는 20세기 최고의 상품이자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또한 우린 24시간 대부분을 소비하는데 집중한다. 그런데 이러한 과도한 소비 집착 현상에 따른 이면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오히려 편함과 이기적 생각은 자본주의의 당연한 현상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문제는 속도다. 1인당 소비의 증가와 쓰레기 배출의 상관관계다. 관심이 없는 만큼 쓰레기 배출 속도는 지구 생태계를 빠르게 몰락하고 있다.

 

플라스틱의 분해 시간은 짧게 잡아도 10년이고 다양한 합성 플라스틱은 분해 시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한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생수의 미세플라스틱은 어떤가? 이미 우리 신체는 미세 플라스틱의 소용돌이 속에 잠식당하고 있지 않는가? 인류의 편리성이 낳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플라스틱과 고분자 화학물질은 서서히 그리고 느리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몰락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마트와 슈퍼마켓 그리고 대부분 물건들은 플라스틱 포장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값싼 제품의 등장은 딜레마다. 인류의 식량문제와 빈곤을 해결해주는 명목은 그럴듯하지만 오히려 가장 가난한 국가의 시민들이 대부분 이런 제품에 중독되어있기 때문이다.

 

쓰레기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다. 인간이 존재하는 곳에 항상 쓰레기가 형성되었다. 고고학자와 인류학자들의 선택지는 쓰레기가 묻힌 매립지였다. 쓰레기는 고대 인류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당시의 시대적 변화를 예측 가능케 했다. 수십만 년 동안의 유목민 생활에는 극히 적은 쓰레기가 배출되었다. 인류가 정착생활로 삶의 터전을 바꾸자 쓰레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집단에서 부족, 그리고 도시의 형성은 엄청난 인구증가를 가져왔고 식량과 도구의 사용을 통한 생산량의 변화를 촉진하였다. 다수 인류에 생존에 필요한 식량은 과거보다 훨씬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였다. 쓰레기는 인간을 뒤쫓는 동물의 가축화를 촉진했다. 인간은 쓰레기를 처리하고 양질의 단백질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가축화에 많은 정성을 들였다. 하지만 동물과의 교류는 인류의 변천사에 엄청난 두려움과 걱정꺼리를 안겨주었다.

 

본 책은 주제는 쓰레기와 인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한다. 저자는 이를 고증하기 위해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쓰레기 역사를 다룬다. 고대 쓰레기의 재활용과 중세의 위생문제 그리고 폭발적이다 못해 통제 불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온 현대 쓰레기의 환경오염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놀라운 것은 저자의 탁월한 현실 연결성이다. 쓰레기가 배출된 이래 역사적 문제로 인식된 적은 극히 드물었다. 저자는 이를 정치, 경제 그리고 문화의 이면성이라 말하며 인류가 고착한 당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를 심도 있게 설명한다. 우선적으로 저자의 해박한 지식에 놀랍고 그의 치밀한 자료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마치 전혀 알지 못했던 역사의 이면을 들추어 보는 것 같다. 어쩌면 인간의 가장 위험하고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 무척 당혹스럽다.

 

경제학에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단어가 있다. 합리성과 성장이라는 단어다. 경제학의 모토는 인간의 행동 변화를 통한 소비의 극대화다. 소비란 어감이 왠지 부정적으로 들린다면 현 사회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가고 있는지 매시간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열어보라. 우린 24시간 소비를 촉진하라는 메시지를 받는다. 덕분에 만족한가라는 질문엔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기 힘들다. 하지만 우린 소비가 배출하는 쓰레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다. 특별한 제약이 없기에 별다른 관심도 두지 않는다. 그런데 쓰레기 처리장을 갈 때마다 넘쳐나는 쓰레기의 양에 적잖이 놀란다. 그리고 최소한의 죄책감을 느낀다. 대도시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사는 생활자들의 하루 쓰레기가 이 정도라면 한 지역, 한 국가, 세계의 쓰레기는 얼마나 많을 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쓰레기 투기는 인간의 양심과 직결된다. 하지만 이는 철저히 타인 의존적이다. 타인이 보지 않는다면 세상은 온통 쓰레기장으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에 몸서리가 쳐진다. 이미 우린 매립지의 부족과 상호이해관계의 부족으로 온 도시가 쓰레기장으로 변한 대도시의 예를 통해 익히 알고 있지 않는가? 성장의 대가가 큰 만큼 후폭풍도 상당하다. 또한 무분별한 소비의 대가가 밀물처럼 다가온다. 기가 막힌 현실에 대한 모순이 지속되고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지속되는 폭염에 고통을 받으면서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가 부족한 것일까? 이젠 쓰레기가 쓰나미처럼 몰려올지도 모른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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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온 힐, 부를 이끄는 생각의 그릇
나폴레온 힐.돈 그린 지음, 이상미 옮김 / 아이콤마(주)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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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은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부자가 된다는 것이 어떤 노력과 열정 그리고 운이 따라야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힐의 성공학 노트를 만난 후, 그의 철학은 게으른 마음과 무기력한 행동에 죽비가 되었다. 그리고 어떤 일을 마주하든 변함없는 힐의 이론에 감탄을 금치 못했고 시대를 앞서나간 그의 생각과 의지에 큰 감명을 받았다. 힐은 모든 이들에게 특별한 영감을 선물해 주었다. 특히 성공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켜주었고 부를 창출하는 마스터 플랜을 가르쳐주었다. 무엇보다도 힐은 부를 창출하는 목적에 특별한 관심을 두었다. 강렬한 목표설정, 열망, 그리고 자신에 대한 믿음은 부를 창출하는데 필수적 조건이지만 부가 전부가 되어서는 안 되며 풍요로운 삶을 위한 조건일 뿐임을 강조한다.

 

생각이 그릇이 돈의 그릇이다힐은 유독 부자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생각이란 단어를 강조한다. 부는 생각의 전환이 없이는 결코 이루어질 수도 없으며 지속가능성도 희박하다는 것이다. 운이 좋아 일순간 부자가 될 수도 있지만 자본운용에 대한 생각과 지식이 없으면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다. ‘돈 버는 법을 배워라파트에서 힐은 전문지식의 응용을 강조한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 결국 성공의 크기를 결정 한다는 것이다. 직업교육은 빠를수록 좋다. 또한 실패는 능력을 계발하고 선택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된다. 그는 버핏등 위대한 자산가들의 예를 들며 평생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지적능력의 해석, 무엇보다 자신을 매 순간 재평가하는 교육이 어떻게 부를 창출하고 자산을 형성하는 가를 숙고하라고 이야기한다.

 

본 책은 힐의 여러 계발서들 중 주요 부분을 인용하여 부를 이끈 생각의 중요성과 어떻게 부자가 되는 가에 대한 자료들이 심도 있게 구성되어있다. 힐은 부자에 대한 출발점으로 간절한 열망을 이야기한다. 열망은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 ‘불만족을 발판삼아 열망에 기름을 부어강렬한 열망은 현실에 대한 불편과 불만족으로부터 비롯된다. 열망은 의지적인 마음가짐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불만족에 대한 강한 부정은 열망이라는 긍정적 에너지를 분출시킨다. ‘기존의 생활방식에서 생겨난 불만이 변화에 뒤따르는 불편보다 클 때 비로소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다.’ p16. 열망은 모든 선택의 출발점이다. 또한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를 유지하고 지탱해주는 동기부여의 강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열망이 없으면 목표도 원칙도 그리고 원하던 부도 쉽게 얻을 수 없다.

 

현재 모습은 자신의 모든 것을 반추한다. 운이 좋을 수도 능력이 특출할 수도 있지만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은 결코 정의와 평등 그리고 공정성이 상존하기 어렵다. 특히 각자 다른 생활방식을 따라가는 정체성은 수많은 충돌과 이해관계에 얽혀있다. 부에 대한 생각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부는 왜 자신만 비켜가는 것 같은가? 혹 자신이 부를 일으키기에, 부와 친숙하게 접근하기에 너무 동떨어진 생각에 집착하고 있진 않는가? 힐은 부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조건이라 말한다. 부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마치 사물이나 현상은 그대로 인데 우리 마음의 상태가 감정을 일으키듯이 부를 생각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 힐의 생각의 그릇을 통해 자신의 그릇 안에 들어있는 생각을 반추해보길 원한다. 시종일관 강력한 목표와 동기부여를 주장한 힐의 최종 선택은 성공은 목표라기보다 마음가짐이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할 것인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또한 자신의 그릇은 무엇으로 가득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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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대한 자유 아포리즘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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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한다. 종교가 무엇이고 국가가 무엇이고 가족은 무엇일까? 어떤 상황에 이들이 필요조건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익숙하다고 맹목적일 수는 없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너무 쉽게 망각한다. 과거의 두려움도 망각하고 현재의 즐거움도 망각한다. 오히려 미래의 불안이 의식을 잠재운다.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눈앞에 있는 현상의 갈증에 집착한다. ’심경의 변화는 니체가 곧잘 하는 말이다. 모든 현상은 시간에 대한 각자의 관점이다. 하지만 그 무엇도 현재적이지 않다. 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하는 이유는 내 안에서 삶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문화는 인간 고유의 철학적 무늬가 섞여있다. 시대를 관통하고 개인과 집단이 표현하고자하는 시대를 표상한다. 문화는 같을 수 없으나 이해를 바탕으로 받아들여야 공존한다. 문화적 배경엔 한 시대를 풍미한 철학인들의 숨소리가 숨겨 있다. 니체 역시 이러한 시대적 전환을 배제할 수 없었다.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쓴 시기,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니체에게 세상의 소용돌이는 걷잡을 수 없는 악의 현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린 자신의 이념과 다른 세상을 맞이할 때 예견하기 어려운 당혹감과 실망을 마주한다. 특히 삶의 가치와 의미, 이면에 숨긴 통찰에 목말라있다면 이는 내면의 갈증을 더욱 폭발시켰을 것이다.

 

생각이 배제되는 시대다. 물질적 풍요가 이루어낸 수많은 형상들이 생각을 밀어낸다. 표준적이고 보편적이란 관념이 일상을 뒤덮는다. 생산적 효율성은 모든 사물, 심지어 인간마저 대상화로 전락시켰다.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빈곤을 가져온 것이다. 니체는 현대인들에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개인의 자유의지를 제멋대로 표현하는 지식인들의 행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우린 세상에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가? 생각을 배재한다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가? 오히려 가늠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이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무디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

 

니체는 인간 내면을 탐구하길 원했다. 그리고 한 개인이 진정으로 바라는 자유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을 통해 진정한 삶의 철학을 깨닫길 원했다. 아포리즘은 고통일 때 빛을 발한다. 질병에 시달린 인생을 살다간 니체의 삶은 겉으로 태연한 현대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 니체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명제를 철학적 주제로 다루었다. ‘웃고 노래하며 춤춰라현실과의 괴리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이보다 아름다운 표현이 있을까? 자아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 특히 자신에 대한 사랑은 니체 철학의 정수다. 우린 자신을 사랑한다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랑엔 무척 서투르다. 니체의 위대한 자유는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 어느 것에도 거리낌 없는 오직 유일한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그 처음은 자기 주위의 익숙한 것을 떠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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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벗어던질 용기 - 진짜 내 모습을 들킬까 봐 불안한 임포스터를 위한 심리학
오다카 지에 지음,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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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저마다 익숙한 삶의 방식을 터득하며 살아간다. 특히 그 사회의 중심적인 문화를 수용하며 별다른 기복이 없는 루틴을 반복한다. 하지만 성공이란 관념은 일상을 넘어선 일탈을 요구한다. 평범함은 안정적이나 성공은 비일상적이다. 개인적인 성장을 성공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성공이란 개념은 상대적이다. 즉 타인과의 비교우위가 조건이다. 과거엔 이러한 성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SNS의 등장은 평범한 개인들에 무한한 성공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다수의 개인들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부와 인기를 창출한다. 어린 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인플루언서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SNS의 급격한 성장 이면엔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인기에 대한 신뢰가 무한정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예인 역시 인기가 떨어지면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춘다. 인플루언서 역시 인기의 흥망에 삶의 기준이 달라진다. 오히려 대중과의 기민한 접촉은 훨씬 강렬한 쾌락적 충동을 주는 동시에 빠른 허탈감을 맛보게 한다. 문제는 지속적인 충족감을 위해 자신의 내면과는 다른 자신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우린 누구나 저마다의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외면적이든 내면적이든 수년간의 경험과 기억의 소자는 우리에게 선입견과 편견 혹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정체성을 형성한다. 하지만 타인과의 괴리를 통한 내면적 갈등이 부각되면 불안과 걱정이 마음을 뒤흔들고 신체 역시 고통이 뒤따른다.

 

저자는 내가 생각하는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주변사람이 자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느끼고, 때문에 남을 속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증상을 임포스터 증후군이라 표현한다. 즉 주변에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자기평가와 타인평가가 다르다는 괴리감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자신감의 부족은 수치심과 불안, 내적인 갈등의 원인이 되며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사회변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창출한다. 하지만 혼란과 갈등도 야기한다. 임포스터 증후군 역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갈등과 괴로움의 원인을 제공한다. 인간은 상호보완적이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남는 것은 나눈다. 이는 유목민으로 살아온 인류의 최적 생존방식이었다. 하지만 먹이사슬의 최상단을 지배한 인간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없다. 결국 최강자는 스스로의 내면적 갈등에 갇혀있다.

 

우린 가면에 익숙하다. 자신을 속이는 편이 훨씬 안정하다는 착각이 효율적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면은 자신의 본 모습이 될 수 없다. 간혹 가면에 쌓인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공허함과 허무함이 내면을 가득 채울 것이다. 타인과의 괴리는 자신을 속인다는 자기부정으로 표현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우린 자신감이나 자기긍정에 포함된 인내와 용기와 같은 자기 충족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의지로 성취감을 이룰 때 충만한 자기만족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은 자신의 근간이 되며 타인에게도 좋은 선례가 된다. 임포스터 증후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인지하고 무너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최대한 일으키는 메타인지와 가치의 재설정이다.

 

과학문명이 인간에게 이로울까라는 주제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해석을 낳는다. 우린 과학문명에 찬사를 보내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느끼지만 진행과정의 문제점들이 돌출되는 순간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한다. 다행스러운 건 어떤 시기건 간에 인간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는 것이다. 가끔 엄청난 시행착오가 뒤따르기도 한다. 인간의 몸은 여전히 루틴한 일상을 안정적으로 여긴다. 갑작스러운 성공과 운이 자신에 어떤 운명을 쥐어줄지 예측할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신분상승이라는 명제를 거부하지 못한다. 무엇이 자신에 가장 효율적일까? 단기적인 사고를 장기적으로 본다면 보다 나은 관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급박하다고 서두르면 몸과 마음이 힘들다. 불안은 감정의 동요일 뿐이다. 임포스터 증후군 역시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삶의 가치를 좌우할 것이다. 과연 우리에겐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가 있을까?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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