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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위대한 자유 ㅣ 아포리즘 시리즈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우르줄라 미헬스 벤츠 엮음, 홍성광 옮김 / 열림원 / 2024년 8월
평점 :
‘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한다. 종교가 무엇이고 국가가 무엇이고 가족은 무엇일까? 어떤 상황에 이들이 필요조건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익숙하다고 맹목적일 수는 없다.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너무 쉽게 망각한다. 과거의 두려움도 망각하고 현재의 즐거움도 망각한다. 오히려 미래의 불안이 의식을 잠재운다. 무엇 때문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의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눈앞에 있는 현상의 갈증에 집착한다. ’심경의 변화‘는 니체가 곧잘 하는 말이다. 모든 현상은 시간에 대한 각자의 관점이다. 하지만 그 무엇도 현재적이지 않다. 삶의 이유를 오롯이 자신 안에서 찾아야하는 이유는 내 안에서 삶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문화는 인간 고유의 철학적 무늬가 섞여있다. 시대를 관통하고 개인과 집단이 표현하고자하는 시대를 표상한다. 문화는 같을 수 없으나 이해를 바탕으로 받아들여야 공존한다. 문화적 배경엔 한 시대를 풍미한 철학인들의 숨소리가 숨겨 있다. 니체 역시 이러한 시대적 전환을 배제할 수 없었다. 산업혁명이 유럽을 휩쓴 시기, 예민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니체에게 세상의 소용돌이는 걷잡을 수 없는 악의 현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린 자신의 이념과 다른 세상을 맞이할 때 예견하기 어려운 당혹감과 실망을 마주한다. 특히 삶의 가치와 의미, 이면에 숨긴 통찰에 목말라있다면 이는 내면의 갈증을 더욱 폭발시켰을 것이다.
생각이 배제되는 시대다. 물질적 풍요가 이루어낸 수많은 형상들이 생각을 밀어낸다. 표준적이고 보편적이란 관념이 일상을 뒤덮는다. 생산적 효율성은 모든 사물, 심지어 인간마저 대상화로 전락시켰다. 물질적 풍요가 정신적 빈곤을 가져온 것이다. 니체는 현대인들에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개인의 자유의지를 제멋대로 표현하는 지식인들의 행태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을 것이다. 우린 세상에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가? 생각을 배재한다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가? 오히려 가늠하기 어려운 심리적 고통이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무디게 하고 있지는 않는가?
니체는 인간 내면을 탐구하길 원했다. 그리고 한 개인이 진정으로 바라는 자유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을 통해 진정한 삶의 철학을 깨닫길 원했다. 아포리즘은 고통일 때 빛을 발한다. 질병에 시달린 인생을 살다간 니체의 삶은 겉으로 태연한 현대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을까? 니체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명제를 철학적 주제로 다루었다. ‘웃고 노래하며 춤춰라’ 현실과의 괴리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 이보다 아름다운 표현이 있을까? 자아에 대한 근원적인 고찰 특히 자신에 대한 사랑은 니체 철학의 정수다. 우린 자신을 사랑한다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랑엔 무척 서투르다. 니체의 위대한 자유는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그 어느 것에도 거리낌 없는 오직 유일한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서, 그리고 그 처음은 자기 주위의 익숙한 것을 떠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