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벗어던질 용기 - 진짜 내 모습을 들킬까 봐 불안한 임포스터를 위한 심리학
오다카 지에 지음, 정미애 옮김 / 21세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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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저마다 익숙한 삶의 방식을 터득하며 살아간다. 특히 그 사회의 중심적인 문화를 수용하며 별다른 기복이 없는 루틴을 반복한다. 하지만 성공이란 관념은 일상을 넘어선 일탈을 요구한다. 평범함은 안정적이나 성공은 비일상적이다. 개인적인 성장을 성공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성공이란 개념은 상대적이다. 즉 타인과의 비교우위가 조건이다. 과거엔 이러한 성공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SNS의 등장은 평범한 개인들에 무한한 성공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인플루언서라 불리는 다수의 개인들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부와 인기를 창출한다. 어린 학생들의 장래희망이 인플루언서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사회적 인식이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하지만 SNS의 급격한 성장 이면엔 드러내지 못하는 고민이 있다. 인기에 대한 신뢰가 무한정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예인 역시 인기가 떨어지면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춘다. 인플루언서 역시 인기의 흥망에 삶의 기준이 달라진다. 오히려 대중과의 기민한 접촉은 훨씬 강렬한 쾌락적 충동을 주는 동시에 빠른 허탈감을 맛보게 한다. 문제는 지속적인 충족감을 위해 자신의 내면과는 다른 자신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이다. 우린 누구나 저마다의 자아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외면적이든 내면적이든 수년간의 경험과 기억의 소자는 우리에게 선입견과 편견 혹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정체성을 형성한다. 하지만 타인과의 괴리를 통한 내면적 갈등이 부각되면 불안과 걱정이 마음을 뒤흔들고 신체 역시 고통이 뒤따른다.

 

저자는 내가 생각하는 자신의 능력 이상으로 주변사람이 자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느끼고, 때문에 남을 속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증상을 임포스터 증후군이라 표현한다. 즉 주변에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자기평가와 타인평가가 다르다는 괴리감이 스스로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자신감의 부족은 수치심과 불안, 내적인 갈등의 원인이 되며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사회변화는 문화의 다양성을 창출한다. 하지만 혼란과 갈등도 야기한다. 임포스터 증후군 역시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갈등과 괴로움의 원인을 제공한다. 인간은 상호보완적이다. 부족한 것은 채우고 남는 것은 나눈다. 이는 유목민으로 살아온 인류의 최적 생존방식이었다. 하지만 먹이사슬의 최상단을 지배한 인간은 더 이상 두려운 존재가 없다. 결국 최강자는 스스로의 내면적 갈등에 갇혀있다.

 

우린 가면에 익숙하다. 자신을 속이는 편이 훨씬 안정하다는 착각이 효율적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면은 자신의 본 모습이 될 수 없다. 간혹 가면에 쌓인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공허함과 허무함이 내면을 가득 채울 것이다. 타인과의 괴리는 자신을 속인다는 자기부정으로 표현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헤어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든다. 우린 자신감이나 자기긍정에 포함된 인내와 용기와 같은 자기 충족감이 필요하다. 자신의 의지로 성취감을 이룰 때 충만한 자기만족을 경험한다. 이런 경험은 자신의 근간이 되며 타인에게도 좋은 선례가 된다. 임포스터 증후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스로를 인지하고 무너진 자존감과 자신감을 최대한 일으키는 메타인지와 가치의 재설정이다.

 

과학문명이 인간에게 이로울까라는 주제는 다양한 문제의식과 해석을 낳는다. 우린 과학문명에 찬사를 보내고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을 느끼지만 진행과정의 문제점들이 돌출되는 순간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한다. 다행스러운 건 어떤 시기건 간에 인간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는 것이다. 가끔 엄청난 시행착오가 뒤따르기도 한다. 인간의 몸은 여전히 루틴한 일상을 안정적으로 여긴다. 갑작스러운 성공과 운이 자신에 어떤 운명을 쥐어줄지 예측할 수 없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신분상승이라는 명제를 거부하지 못한다. 무엇이 자신에 가장 효율적일까? 단기적인 사고를 장기적으로 본다면 보다 나은 관점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급박하다고 서두르면 몸과 마음이 힘들다. 불안은 감정의 동요일 뿐이다. 임포스터 증후군 역시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에 삶의 가치를 좌우할 것이다. 과연 우리에겐 가면을 벗어던질 용기가 있을까?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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