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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의 인생 수업
앨버트 엘리스 지음, 정유선 옮김 / 초록북스 / 2024년 7월
평점 :
인간의 정신세계는 무척 복잡하다. 또한 돌발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 우린 감정의 풍요를 누리고 있다지만 여전히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또한 감정은 순간적이기에 다른 감정에 휩싸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복잡한 일상에서 느끼는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린 기쁨, 즐거움, 평안함을 더욱 선호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매번 마음을 어지럽히고 힘들게 하는 부정적인 감정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다. 다수의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은 분노나 슬픔에 회의적이다. 하지만 인간의 호르몬이 특정 감정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부정적 감정이든 긍정적 감정이든 분명 이 둘의 상호작용은 우리의 정서와 신체의 균형을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인생수업이란 거창한 단어 앞에서 우린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만난다. 자의식에 대한 인간의 선택이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통찰을 요구하면서.
‘인생을 힘들게 하는 비합리적 신념을 단호히 거부하라.’ REBT 창시자이자 사회 심리학자 앨버트 엘리스는 생각의 전환을 통한 합리적 정서행동 치료를 강조한다. REBT는 자기조력과 자가 치료를 중심으로 문제의 근원, 즉 생각의 종류와 그것이 어떻게 정서와 연결되어 행동을 이끌었느냐에 중점을 두는 실용적 치료법이다.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는 과학적으로 사고하면 인간이 감정의 종류와 강도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 행동을 긍정적인 생각, 감정, 행동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엘리스는 모든 정서적 행동적 문제의 근원이 ‘강박적인 당위적 사고’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과 타인, 삶의 환경에 스스로 부과한 ‘당위적 사고’를 찾아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이것이 불안, 우울, 분노, 죄책감, 수치심 같은 해로운 ‘부정적인 감정’과 미루는 습관, 공격성, 중독 같은 ‘자기 패배적인 행동’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당위적 사고는 자신의 강한 신념에서 비롯된 것으로 개인이 바라보는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에 대한 주관적 관점을 의미한다. 강박적 당위성은 무엇인가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는 강박적 생각을 인식의 틀 안에 가두고 기존의 입장만 고수하는 것을 뜻한다. 편견은 강박적 당위성을 더욱 곤고히 하는 기제다. 강한 자기신념이 무언가를 이루지 못했을 때의 부정적인 감정을 실체적으로 인식하여 신경증적이고 극심한 혼란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이는 생각의 패턴이 정서를 자극하는 원인이 된다. 부정적인 행동은 부정적 감정의 결과를 반영한다. ‘감정을 일으키는 것은 사건과 감정 사이에 있는 신념이다,’ 즉 비합리적인 신념을 통해 자신의 불안정한 생각과 감정을 만들어낼 수도 있고 합리적인 신념은 긍정적인 생각을 통한 감정의 이해와 수정을 반복해서 보다 나은 삶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학적 가설은 합리적인 논증의 주제다. 또한 모든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REBT의 핵심이다. 이는 유용성과 융통성을 중심으로 개인이 주장하는 논거가 현실적이거나 사실적 이어야하고, 상호 모순성이 없는 논리성을 반영해야한다. 또한 반증이 가능해야하고 사회적 기준에 대한 일관성을 배제해야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생각과 처신이 자신에 이롭고 진정한 행복을 가능케 하는지 자문하는 점검이 필요하다. 과학은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개인의 생각을 수정하고 바꾸는 유용한 작업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합리적인가? 하루에 4만 가지 이상의 생각을 하고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부정적인 생각에 소모하는 인간모델을 합리적이라 보기엔 어렵다. 과학적 가설은 비합리적인 인간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대부분의 자기 계발서가 개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한다면 엘리스의 인생수업은 과거의 집착을 벗어나서 현실에 집중하고 자신을 짓누르는 비합리적인 당위적 사고를 인지하고 합리적인 과학적 실험에 집중한다. 인간은 스스로의 생각을 인지할 수 있다. 감정은 생각을 통해 발현되고 1차 생각에 대한 반응을 2차 생각이 통제 할 수 있다. 비합리적인 생각이 결코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합리적인 생각에 대한 과학적 고찰은 보다 나은 인생 설계를 구상케 한다. 인생은 너비와 깊이를 알 수 없는 강물과 같다. 강물은 비옥한 토지를 만들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삶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리기도 한다.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좇다 보면 자연의 일부분임을 자각하게 된다. 감정은 인간 존재의 이유다. 감정 없는 인간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선택이라는 의지를 통해 인생을 새롭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