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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명언집 - 강하게 살아가게 하는 가르침
노다 교코 엮음, 최선임 옮김 / 지식여행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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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세기 독일의 혼란한 정국은 니체에게 생에 대한 극적인 의문이 제시된 시기였습니다. 그의 역작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나온 ‘신은 죽었다.’ 라는 한마디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누구보다 강렬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유를 전제로 한 철학은 세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됩니다. 시간과 공간은 변할지 모르지만 변하지 않는 인간의 내면에 대한 성찰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형상을 이해하는 삶의 고찰은 한순간은 어렵지만 누군가에 의해 정리가 되고 누군가에 의해 다른 의문의 효시가 된다면 상당히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시간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니체는 허무주의를 통해 당시의 시대를 통렬하게 비판하기도 했지만 결국 인생이란 살아야만 한다 라는 인간의 극적인 삶의 의지를 깨닫기도 합니다. 그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운명이 아닌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강인한 삶이었습니다. 시대적 상황은 변하였지만 니체의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진정한 의미가 바로 세상에 대한 고찰과 자기성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가 말했던 니힐리즘, 르상티망, 권력에의 의지 등이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니체의 명언집에 대한 기대가 더욱 부풀어 오릅니다.
그의 첫 번째 주제는 ‘자신을 높이라’입니다.
인간에게는 대지도 인생도 무겁다. 이는 중력이 강제하기 때문이다. 중력에 저항해 새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려면 자신을 사랑해야한다.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중에서
새를 비유한 자유는 무겁게 자신을 짓누르는 중력과 상반된 관계를 나타냅니다. 세상의 가치나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에 얽매인 삶에서 자유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어려운 선택일 것입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 결국 소중한 개인을 위한 선택은 자신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교훈입니다. 니체 역시 암울한 시대적 상황을 탈피하고픈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니체는 개인이 지닌 나약함을 극복하고 보다 강해지는 의지야 말로 인생이 주는 커다란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권력의 의지에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합니다.
사람은 어떻게 강해지는가? 천천히 마음을 정하고, 정한 것을 끝까지 지키면서 강해진다. 다른 것은 나중에 뒤따라온다. - 권력에의 의지 중에서
인생의 크고 작은 성공을 이룬 사람들에겐 한가지의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자신의 믿음입니다. 믿음은 어떠한 위기나 혼란이 닥치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인내와 열정을 만들어줍니다. 모든 것이 한 번에 이루어진다면 누군들 한순간에 계획이나 목표를 실행하지 않겠습니까? 깊이 생각하고 한번 결심한 계획을 밀고 나가는 것, 결국 세상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간디가 그랬고 처칠이 그랬듯이 19세기 니체 역시 자신의 믿음위에 인내와 열정을 쌓은 인물임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니체 명언집이 타 명언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다소 뜻밖의 말들이 무척 눈에 많이 띈다는 것입니다. 자살을 생각하라. 죽음을 응시하라 등은 선뜻 나오기 어려운 말이지만 니체는 생의 언저리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철학적 고찰이 유한한 인생을 전제로 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니체의 삶에 대한 고찰은 무한하기만 합니다.
경세치민이 주를 이루는 세상에서 고리타분한 철학이 무슨 효용성이 있겠느냐는 실용(?)적인 생각이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들의 하루하루가 철학적 통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말 한마디에 상처가 난무하는 세상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조차 희미해져 가는데 자신의 인생에 대한 최소한의 고찰은 이루어져야하지 않을까요? 니체는 한 시대를 풍미해온 위대한 철학자이자 인생에 대한 의문과 고민으로 자신의 삶을 개착하고자했던 뛰어난 개척가입니다. 시대는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우리들의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권력에의 유혹일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운명보다는 의지와 열정을 선택한 위대한 철학가들이 존재해왔습니다. 주옥같은 니체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