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갱스터/린치핀>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이코노믹 갱스터 - 세계 경제를 주무르는 경제파괴자
레이먼드 피스먼 & 에드워드 미구엘 지음, 이순희 옮김 / 비즈니스맵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경제대국이 정치대국이란 말이 실감나는 세상이다. 환경오염에 관한 문제나 자원 혹은 최근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환율등 국제적인 문제를 좌우지 하는 국가들이 결국 경제적으로 우위를 차지한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양한 협약이나 대표자 회의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고수하고 자국에 유리한 쪽으로 위치를 선점해 나간다. 사실상 지구촌은 이들 몇몇 국가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경제에 대한 효용성 문제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있다. 특별한 대안은 보이지 않은 채 어쩔 수 없는 선택만을 되풀이해야하는 모순된 논리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브프라임사태는 월가의 탐욕과 인간의 광기에 대한 분명한 경고를 보여주었다. 잠시 떠오르는 듯한 지금의 분위기는 분명 사태에 대한 책임을 잊어버리기에 충분한 필요조건이 되가는 것만 같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경제적 CEO란 이름으로 엄청난 보수를 받고 어떠한 경제적 책임도 지지 않은 채 너무도 당당하게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 복잡한 경제구조를 이해하고 풀어나간다는 자체가 우리들의 잘못된 선택일 것이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경제학이 얼마나 우리들에게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은 경제학자들이 스스로 풀어나가야할 과제로 남아 있다.

레이먼드 피스먼과 에드워드 미구엘 두 명의 경제학자는 빈곤 국가들의 경제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왜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 국가들이 40년 전의 비슷한 국가들과 달리 빈곤을 극복하지 못한 채 어려운 삶을 이어가고 있으며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더라도 여전히 빈곤한 상태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그 국가들에게서 나타나는 문제를 경제학으로 풀 수는 없는 지 실질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연구를 거듭하면서 이들 국가들에겐 몇 가지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빈곤의 중심에 부패와 폭력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두 경제학자는 이러한 부패, 폭력을 중심으로 상거래를 혼란시키거나 국가를 교란시키는 악당들을 이코노믹 갱스터라 명명하며 그들이 저지른 해악을 고발함과 동시에 복구 가능한 경제학적 논리를 추적해 본다.

이코노믹 갱스터는 사실상 빈곤 국가들을 장악하고 있는 독재자나 실권자일 확률이 아주 높다. 30년간 인도네시아를 철권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가 소유한 기업이나 부동산 혹은 해외자산들은 그가 감기에 걸렸다는 소문하나만으로도 4%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한다. 이러한 보도는 수하르토 집권 시 얼마나 많은 부정부패가 횡횡하고 권력이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는지에 대한 단적인 사실을 보여준다. 사실상 독재자들의 전횡을 일일이 밝혀낸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하르토 집권 시 인도네시아아의 경제성장률은 거의 6%를 넘었다고 한다. 부패와 경제성장의 상관관계가 인도네시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던 것일까? 문제는 내부자 거래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면 현재 상황은 과거와는 상당히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부패라고 해서 모두 같지는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부패의 역사라 할 정도로 권력과 자본은 끈끈한 공생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특히 정치적 로비에 관한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 로비스트들의 활약은 세계의 정세를 뒤흔들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좌우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보여주는 부패의식역시 UN에 출근하는 외교관들의 무분별한 주차의식 수준과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다. 한 가지 관심을 가지는 부분은 경제성장률이 낮고 빈곤국가로 알려진 국가일수록 외교적 특권을 임의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쩌면 숨이 차오르는 뉴욕의 주차요금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국가들일 것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가 어디일까? 아니 수천억 달러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빈곤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들은 어디일까? 그 곳은 지금도 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동족을 살육하고 형제를 살상하며 할머니를 마녀 사냥하는 곳, 빠르게 메말라가는 대륙의 호수만큼이나 그들의 몸과 마음 역시 가파르게 메말라가고 있는 곳이다. 바로 아프리카다. 아프리카의 아픔을 이야기하기 전에 그들이 왜 이렇게까지 내전에 휩싸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 같다. 두 경제학자는 갈수록 메말라가는 호수와 간헐적인 강수량이 아프리카인들에게 치명적인 적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상 그들은 인종이나 종교적 이유보다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물은 그들에게 생명과 같다. 물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고 결국 누군가는 희생되어야만 하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 과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극도로 자연에 의존했던 방식이 아프리카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아프리카의 근원적인 문제를 다각적인 방법으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노인에 대한 연금을 지원하고 비에 대한 의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독재 권력이나 갱스터들이 부패와 폭력을 앞세워 아프리카를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가운데서 몇몇 뛰어난 정치지도자들이 나타나 변혁을 꾀하기도 하지만 얼마가지 못해 살해 위협을 당하거나 폭력에 노출되어 망명을 떠나기도 한다. 아프리카 갱스터들은 여전히 아프리카를 최대의 빈국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코노믹 갱스터는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경제파괴자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이 단지 빈곤국에서만 활개를 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가난하다고 부패와 폭력이 그들을 지배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사실상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 국가들이 빈곤국이 된 이유는 지금 세계를 주무르는 부자국가들의 탐욕이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무엇이 그들을 두렵게 만드는지 알 수 없지만 그들 역시 한계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생활의 아우터를 만들고 있는 경제, 원시적인 생존에서 허덕이는 사람들과 넘쳐나는 소비에 지쳐 자살하는 사람들까지 경제는 이미 우리의 모든 것을 컨트롤하고 있다. 그것 역시 이코노믹 갱스터들의 바램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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