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추리문학 베스트 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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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소설의 창시자는 '에드거 앨런 포'(미국, 1809-1849)이다. 추리소설 장르의 완성자는 명탐정 '셜록 홈즈'를 탄생시킨 '아서 코넌 도일'(영국, 1859-1930) 그리고 '애거사 크리스티'(영국, 1890-1976)는 세계 추리소설의 최고 전설이 된다. 게다가 여류 작가이다. 영국은 이 두 인물로 인해 추리소설의 나라라고도 불려진다고..

'애드가 앨런 포'의 [검은 고양이]를 읽고 잠 못 자던 초딩의 여름밤, 이 책 역시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란 제목의 책으로 읽었던 그해의 여름밤은 너무도 길고 무서웠더랬지... 동생과 약속을 하고 잤었다. "언니가 자다가 깨면 너도 일어나야 돼"~~

어느 이웃님 블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추억한다고 이 책을 사놓고는 정작 여름밤에는 패스해버리고 깊어가는 가을밤에 읽게 되었다.

그래도 '검은 고양이'는 읽지 않으리라 하면서.. 훨씬 더 공포스러웠던 기억으로..

스터리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사 크리스티'는 미국인 아버지와 영국 귀족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공군 장교와 결혼을 했었으나,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난 남편의 요구로 이혼을 했고, 이후 14세 연하의 고고학자와 무난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그녀의 책은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고..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서 의사 부부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 마니아로 나오던 장면도 떠올랐다. 신작을 모으며 부부가 계속 그 소설 이야기를 나눈다. 결국 의사의 아내가 죽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속 죽음은 밝혀지지만, 그녀의 죽음은 의문만 남기게 되는 이야기..

그럴 정도로 그녀의 작품은 많았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었고, 마니아층도 꽤 있었던 걸로 알게 되었음..

더운 여름날 미국 인디언의 옆모습을 닮았다는 인디언 섬에 각자 초대를 받은 사람들..

그 당시 각종 신문기사에 그 섬을 누가 샀다는 등, 대저택을 지었다는 등의 소문들이 무성해서 초대받은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는 섬 여행을 고대하기조차 한다.

각자 정확하지 않은 사람의 편지들을 받고 각자의 사연으로 모여들어 오크 브리지 역에서 만나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는데, 인디언 섬은 아름답지만 어딘지 모를 음산한 느낌이 들어,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초대를 받아서 모여든 사람 8명은 저택에서 하인 부부 둘을 만난다. 그들을 융숭하게 대접하는 하인 부부를 비롯해서 모두 열 명의 사람들은 자신들을 초대했다는' 오언'이란 사람의 얼굴도 모르고, 주인은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각자의 방에 짐을 푸는데 방에는 인디언 소년 동요가 붙어 있다

그리고 도기로 만든 열 개의 인디언 인형도 놓여있다.

녁식사를 마친 방에 모여있을 때 사람의 목소리라 할 수 없는 무서운 소리가 들려온다.

여기 모인 열명 모두가 누군가를 죽이거나, 그 누구의 죽음과 연관된 피고들이라며~~

전축에서 난 소리였음을 알게 되고, 그 전축을 때맞춰 튼 것도 하인 '로저스'의 '오언' 씨 명령에 따른 것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서로 이곳에 오게 된 경위를 말하게 된다. 그리고 어떤 미치광이에 의해 초대되었음도 짐작을 하게 되는데, 그 미치광이는 살인마일 것이라고..

이 섬에는 그들 일행 외에는 아무도 없고, 배는 아침이 되어야 들어온다는 사실도..

리고 '앤소니 마스턴'부터 인디언 소년처럼 죽게 된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배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고, 아무도 이 섬에서 빠져나갈 수 없음을 깨닫게 되자

차례로 쫄깃쫄깃한 살인이 이어진다. 동요의 내용처럼.. 그리고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한 개의 인디언 인형이 사라진다.

남은 사람들은 집주인 '오언'이 그들 중 한 사람일 것이며, '위그레이브' 판사의 주도 아래 한사람 한 사람의 혐의를 논하기도 한다.

지금까지의 죽음은 사고도 자살도 아닌 살해였음을 확신하면서..

- 중간 생략-

리고 세 가지의 단서

초대받고, 죽은 열명 중 한 명은, 어느 의미에서도 살인자가 아니었음을..

동요의 7행에 숨겨진 속임수..

그리고 세 번째, 상징적인 카인의 낙인..

스포를 최대한 면해 보려고 나도 장치를 한 리뷰이다.

예전처럼 무섭진 않은 걸 보면 이제 동심은 없는가 보다.

이 소설은 그녀의 작품 중에서도 수수께끼와 서스펜스가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다른 책은 안 읽어보았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하지만

아무튼 저 인디언 동요는 유년기에도.. 지금도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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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신부 2 민음사 모던 클래식 4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이은선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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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가렛 애트우드'는 곤충학자인 아버지를 따라 매년 봄이면 여행을 해야 해서 친구가 없었으므로 독서가 유일한 놀이였다고 한다. 20세기 캐나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로서, 캐나다 최초의 '페미니즘 작가'로 평가받고, 현대 여성들이 스스로 자아를 찾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해왔는데 바로 이소설에 가장 잘 드러나 있다고 한다.

'토니'와 '로즈', 그리고 '캐리스'는 같은 대학을 다녔다. 그때는 친구로 지낼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었는데, '지니아'라는 세여인의 남자들과 엮인 같은 대학 동문인 여인으로 인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친구가 된 셈이다.

'지니아'는 예쁘고, 몸매도 좋고, 매력도 넘치는데, 남자들을 쥐락펴락 할줄 아는 사악한 여인이다. 그녀에게서 악의가 방사선 처럼 뿜어져 나온다고 표현하는 세친구 모두 자신의 남자를, '지니아'에게 빼앗기고, 실컷 농락당한 그녀들의 남편들은 잔인하게 짓밟히고 버려진다.

레바논에서 테러리스트들의 난동끝 던진 폭탄에 맞아 죽었다는 '지니아'의 장례식을 치른지 5년만에, 세여인이 함께 만나던 '톡시크'에서 살아돌아온 '지니아'를 만나면서 엄청난 이야기들이 시작된다.

'토니'는 역사학자로 대학의 교수이고, 키가 유난히 작다. 그녀에게는 남편 '웨스트'라는 키가 크고 내성적이며 기린처럼 순한 사람이 있다. 그는 약하고 깨지기 쉬운 존재로, 음악학자 이다. 그는 신경생리학자들과 다양한 소음이 인간의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중인데, '토니'는 남편을 항상 조심스럽게 대한다.

'토니'는 인류 역사상의 전쟁들에 관심이 많아서 전쟁유적지 답사에 필요한 비행기표를 구입하고, 기념품을 수집하고, 답사에서 꽃을 한송이씩 구해와 말려서 스크랩을 한다. 왼손잡이인 그녀는 문장을 뒤집는 취미가 있다. 20년전 빅토리아 양식의 높고 좁은 3층 벽돌집을 구입해서 남편과 같이 살고 있다.

'로즈'는 15세의 쌍둥이 딸들과 22세의 큰아들 '래리'와 함께 살고 있다. 큰 회사의 여사장인 그녀는 공감능력이 풍부하고 인정이 넘치지만 거구의 체격을 가졌다. 그녀에게는 한때 남편 '미치'라는 변호사가 있었다.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은 '로즈'는 사업수완도 좋아서 부유하다.

'캐리스'는 경영학을 공부하는 딸 '오거스타'를 두고 섬에서 살고 있다. 육류를 멀리하고 채소밭을 가꾸며 닭들도 키우던 그녀는 육지의 잡화점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한다.

'토니'는 19세이던 1960년대 대학시절에' 웨스트'를 처음 만난다. 공부를 잘했던 '토니'의 도움이 필요했던 '웨스트'와 친해지자, 그가 벌인 술판 모임에 초대되었다가 그곳에서 '지니아'를 처음만난다. '지니아'는 예술적이고 지적인 사람들에 둘러 쌓인 너무도 아름답고 자신만만한 여인이다.

'토니'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2차대전때 결혼을 한다. 남자가 귀했고, 전쟁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던 시절에 결혼을 한 이들은,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 전쟁신부였던 '토니'의 어머니는 남편 회사의 직원과 바람이 나서 도망을 쳤고, 아버지는 '토니'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난후 총으로 자살을 한다.

'토니'는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고, '지니아'는 엄마가 자신을 팔았다는 비밀의 공유로 친해지게 된다.

'지니아'는 러시아 혁명에 반대하던 백작 부인(백계 러시아인) 출신의 엄마로 부터 자신이 5세무렵부터 장군들의 성적 노래개로 던져졌다는 고백을 듣는다. 또한 그녀의 어머니가 군인에게 강간을 당했거나, 애인이 나치였거나 아무튼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

'토니'는 자신이 짝사랑 하던 '웨스트'와 '지니아'가 동거를 하고 있던 사실에 낙담했지만, 그녀에게 돈도 빌려주고 그녀의 기말보고서도 써준다. '지니아'는 점점 '토니'와 '웨스트'에게 권력을 차지하고, '토니'를 협박해서 더 많은 돈도 뜯어낸다.

결국 버려진 '웨스트'의 갈기갈기 찢긴 상처를 어루만져주던 '토니'는, 그와 함께 공부를 했고, 결혼에도 이른다.

'웨스트'는 오히려 '지니아'를 걱정한다. 여린 친구라면서, 그러던 어느날 '지니아'는 '웨스트'를 도로 찾아간다. 기차역에 두고간 트렁크라도 되는 양, 원래 자기 물건이 었던것을 찾아가듯이.. '웨스트'는 자기가 '지니아'를 구조하러 나서야 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남의 것이었던 그는 1년간 소식이 없다가 다시 버림받고 돌아온다. 단독 주택을 구입했던 '토니'는 '웨스트'를 받아주지만, 대여 받은 남자 취급을 한다. '지니아'에게 중독된 사람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더이상 믿지 않는다. 살갑게 '웨스트'를 챙기며 꽃다운 청춘을 다 바친 '토니'는 얼마나 그를 보호할 수 있을까? '지니아'가 다시 내놓으라 할때 까지 과연 ?

'캐리스'는 1970년대의 11월, 식료품 협동조합 봉사차 요가지도를 하던 중, 수강생중의 '지니아'를 만난다. 섬에서 살면서 가능한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그녀는 식품조합에서 반전운동가가 병역기피자들을 할당해서 조합원에게 맡기는데 '빌리'라고 하는 기죽고, 숫기 없고 갈피를 못잡아 불안했던 그를 돕다가 함께 살게된다. 7세 연하의 불법체류자 '빌리'는 병역기피와 폭파전력으로 미국에서 이곳까지 오게되었다.

'지니아'는 암에 걸려서 자궁을 적출하고 산으로 들어가려다가 '웨스트'와 재회해살면서 재발했노라며, '웨스트'의 폭행에 시달렸다고도 한다. '캐리스'는 자신의 집에서 '지니아'에게 신선한 텃밭채소를 갈아 먹이면서 건강을 회복 시켜준다.

'캐리스의 엄마는 16세에 학교에 진학해서 선생이 되고자 외할머니의 시골농장에서 가출을 했다. 초등학교 교사가 된 그녀의 엄마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는 신경이 날카로워질때면 '캐리스'를 욕하고 때려왔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인, 외할머니에게 '캐리스'를 맡긴 후, 죽는다. 야생의 삶을 사는 외할머니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딸, 엄마에게 외할머니는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엄마였다.

모와 이모부의 손에서 자란 '캐리스'는 이모부의 성폭력을 견디며, 진실을 외면하는 어리석은 이모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낸다. '캐리스'는 26세에 자신의 불행했떤 어린시절의 이름 '캐런'을 던져 버리고 '캐리스'로 개명을 한다. 하지만 '캐리스'에게 불안하고 불행한 '캐런'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니아'는 자신이 루마니아 집시엄마를 두었고, 아버지는 핀란드 인으로 전쟁에서 사망했다고 한다.

- 중간생략 -

 

'지니아'는 솜씨가 좋은 사람이다. 거짓말과 남자 가지고 놀기에 능한, 그리고 사람을 자기 수준으로 끌고 내려갈 줄 아는..

이 책을 읽으면서 1990년 대 초의 캐나다 여성에 대해 상상해 본다. 더불어 그시대 우리나라의 여성도.. 그렇게 얼마 안 된 역사였던가 패미니즘이 란 것이? 너무 흔해지고, 너무 당연해 져서 오히려 패미니즘을 싫어하는 정서도 있었더랬는데, 암튼 불길이 타오르듯, 그 미미하고 초라하기 까지 했던 불씨가 걷잡을수 없을 지경이 되기는 했나보다.

여자는 한결 같이 못생기고 매력없고 답답하기까지 하다. 물론 자신의 남자들한테 헌신적이고 좋은 사람임에 틀림없지만, 그런 그들의 남편들에 노출된 '지니아'라는 파격적인 여인으로 인해 삶의 균열들이 생기고, 파경에 이르고, 상처는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를 않는다.

그 상처로 인해 좀더 단단해지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보다.

그래서 작가는 엄청난 캐릭터인 '지니아'를 파고 들지 않고, 그녀로 부터 기습당한 세여인들을 파고 들었나보다.

세여인은 모두 자신들의 남편과 마찬가지로 지니아의 사기극에 놀아 났지만, 오히려 지니아가 되어 보고 싶어했고, 지니아를 응원해보기도 한다.

리고 1990년대의 50대를 살아가는 세여인들과 '지니아'는 전쟁둥이로 태어나고, 그들의 부모들은 전쟁이라는 불안정한 시대에, 불완전한 사랑을 나누고 임신을 한다. 전쟁이 끝나고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왔지만, 평범한 삶을 유지할줄 몰라 방황을 하고, 그 속에서 자라난 세대 역시 불안 하다. 나는 이책의 패미니즘적인 측면 보다는 전쟁을 겪은 사람들의 일상에 던져진 파편들에 더 관심이 갔다. 전쟁이라는 묘한 시기에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불안속의 청춘과, 사랑, 그리고 그것이 전쟁과 함께 흘러가고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왔을때의 적응, 그동안 읽었던 아름다운 전쟁 소설들 속 사랑들의 뒷이야기인듯 해서.

역사에는 장난기가 어려 있다. 왜곡된 즐거움이 있다. 매복이라는 것도 군인들이 벌이는 못된 장난 아닐까? 숨어 있다 "놀랐지!" 하며 튀어나오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숨바꼭질처럼 이렇게 장난스러운 면에 대해 언급하는 역사학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들은 과거가 진지하기 바란다. 죽도록 진지하기 바란다. 그녀는 이 문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본다. ‘죽도록 진지하다‘의 반대말은, ‘살도록 까불거리다‘일까? 말장난 좋아하는 사람들게에 맡길 일이겠지. 306

육신은 영혼을 담은 집이고 마음이 오가는 길이지만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며, 물질세계의 안 좋은 물이 들기도 한다. 육신이 있다는 것은, 육신에 깃들어 있다는 것은 병든 고양이에게 밧줄로 묶여 있는 것과 비슷하다. 354-355





침대시트를 반으로 접는 것처럼 가끔 시간이 접힐 때가 있는데, 미래 예측이란 침대 시트를 접어 아무 데나 핀을 꽂으면 구멍이 두 개 가지런하게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음악에서 두 가지 멜로디가 동시에 진행되며 만들어지는 화음이나 호수에 밀려 나가는 물살처럼 신기할 게 아무것도 없다. 추억도 똑같은 오버랩이고, 똑같은 주름이다. 다만 방향만 거꾸로다. 454



- 토니도 겪었기 때문에 안다. 빌리는 마법에 걸린 것과 비슷한 상태일 것이다. 하지만 지니아는 이내 싫증을 낼 것이다. 빌리는 너무 시시한 먹잇감이었고, 캐리스 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너무 쉬운 상대였다. 토니는 지니아에 대해 연구한 결과 모험을 좋아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문을 부수고 들어가길 좋아하고, 남의 것을 빼앗는걸 좋아한다. 빌리는 웨스트 처럼 사격상대에 불과했다. 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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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역사
니콜 크라우스 지음, 한은경 옮김 / 민음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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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의 여류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십 대에 [백년의 고독]에 반해 문학세계에 빠졌다고 한다. 이 작품이 소개되자마자 뉴욕 문단의 화제가 되었다고..

로맨틱 미스터리 물로 분류되는 이 책의 서정적인 미스터리 기법은 작가가 여기저기 장치해둔 조각들을 맞춰야 하는 퍼즐 놀이 같기도 해서 단단히 붙들고 읽어야 한다.

[사랑의 역사]라는 '레오거스키'가 지은 책을 둘러싼 사랑과 이별과 그리움, 그리하여 이 책을 통해서 사랑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이다.

'레오거스키(이하 레오)'는 미국에 살고 있는 노인이다. 한때 그는 열쇠장이 였으나, 심장마비를 일으킨 이후 일을 그만두고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심장의 위협과 죽음에 대한 이러저러한 상상을 하면서 진중한 두려움으로 대비하고 있는 사람이다.

혼자서 쓸쓸한 노년을 보내고 있는 그는 자신의 마지막을 볼 사람이 누구일까를 생각하면서 되도록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노출하고자 일부러 동전을 떨어뜨리고 누드모델로 나서기도 한다.

그는 폴란드 출신의 이민자로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두려움으로 살았다. 그 이전의 두려움은 유대인 학살의 희생양이 된 가족과의 이별, 그리고 자신도 나치를 피해 은둔자로서의 삶을 살았던 몇 년이었다. 좀 더 이전엔, 큰아버지의 주검을 지킨 일이었다. 이 일로 인해 소년이었던 그는 1년간 죽음에 대한 집착으로 떨었다.

러던 어느 날 운동장에서 나방을 움켜쥐고 있던 소녀에게 반하고, 프러포즈를 한다. 10세의 '레오'가 청혼한 그녀의 이름은 '알마'..남다른 상상력을 가진 ''레오'는 '알마'에게 자신의 글을 보여주고, 자신의 상상을 이야기한다.

좀 다른 '레오'에게 그녀 '알마'는 그가 유일하게 그 의견을 존중해주는 소녀이다.

그들은 11세에 첫 키스를 나누고, 17세에 성에 눈뜨고 사랑에 눈뜬다.

후 '알마'는 아버지로 인해 미국으로 보내지고, '레오'는 나치를 피해 3년 반 동안 숨어지낸다. 그동안 '알마'에게 편지를 보냈지만 어긋나버리고, '레오'의 아이를 임신한 '알마'는 그가 사망했을 거라고 확신하며 자신을 도와주던 '모리츠'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녀는 '레오'의 아들 '아이작'을 낳고 지금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 '버나드'를 낳는다.

미국으로 건너간 '레오'는 '알마'를 찾아내지만, 이미 늦었다. 그때 그의 나이가 25세. 하지만 '레오'는 평생 그녀 '알마'를 기다리면서 그녀를 위해 책을 쓰고 해마다 그녀의 생일에 카드를 보내고, 자신의 존재조차도 모르는 그의 아들 '아이작'의 주변을 돈다.

아들이 응원하는 야구팀의 경기를 따라가서 응원하고, 아들이 좋아하는 팝 음악을 듣고 작가가 된 아들의 팬사인회를 찾아다니고, 아들이 신문기사에 인터뷰한 내용 중, 그가 쓴다는 타자기와 같은 모델을 사서 사용하기도 한다.

음이 멀지 않았음을 알고 기다리던 '레오'는 그럼에도 인생이 아름답고 살아 있음이 좋다는 생각을 하던 즈음 60세 먹은 아들 '아이작'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그리고 10세부터 자신이 사랑했던 '아이작'의 어머니 '알마'가 죽은 지도 5년이 지났다.

그녀가 죽기전 귀머거리에 주름투성이의 얼굴로 생명유지 장치를 달고 있던 병실을 가족 몰래 매일 방문했던 그는 자신의 살아있는 이유가 아들이었음을 깨닫고 아들의 장례식에 참가한다

 

그리고 60년 전에 썼던 자신의 소설이 다른 언어로 바뀌어 우편함에 도착하자, 아들이 살았던 집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지금 10대의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알마'가 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알마 싱어'로 '버드'라는 남동생과 번역을 하는 엄마와 함께 얼마 전 암으로 죽은 아빠를 그리워한다.

녀의 아빠 '다비드 싱'어는 이스라엘 출신의 엔지니어로 야생을 사랑하는 키가 큰 사람이다. 엄마 '샬롯 싱어'가 다니던 대학을 때려치우고 아빠와 함께 살려고 이스라엘로 가서 결혼을 하게 된 후 두 자녀가 태어난다.

남미를 여행하던 '다비드 싱어'가 헌책방에서 구입한 책 [사랑의 역사]를 아내에게 선물했고 둘은 그 책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자신들의 분신, 딸의 이름을 '알마'로 짓는다. '알마 싱어'

아빠가 투병 끝 사망하고 침대에서 1년을 누워있던 엄마는 아빠의 사랑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한다. '알마'는 이런 엄마가 다른 남자와 사랑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녀의 데이트를 지지하지만, 엄마에게 다른 남자는 모두 시시할 뿐이다.

빠의 유품에 집착하고, 아빠와의 추억 이야기를 묻는 남동생, 이 세 식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움켜쥐고 살고 있다.

그런 엄마에게 '제이콥 마커스'라는 사람이 편지를 보내서 상상이상의 거액을 조건으로 [사랑의 역사]의 번역을 부탁한다.

처음엔 이 모르는 남자가 엄마와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편지 조작을 하다가

점점 그 사람과 책에 대해 궁금해하게 된다.

이 책이 아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이 책이 '제이콥 마커스'란 인물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지를 생각 끝에 책 제목이 적힌 페이지에서 이런 구절을 본다. 아빠가 엄마에게 이 책을 선물할 때 써둔 메모..

윽고 책 속의 주인공, 진짜 '알마'를 찾아 나서고ᆢ

'제이콥 마커스'란 인물의 실체가 드러나고..

결국 '레오'라는 노인과 십 대의 '알마'가 만나게 되는데,

[사랑의 역사]라는 책을 둘러싼 출판의 진실, 남겨진 사람들에게서 떠나간 사랑의 의미, 인생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분명 무거움에도, 짓누르는 남은 자들의 슬픔이 가득한데도,

야기는 가볍고 기발한 장치들로 인해 퍼즐 놀이 한 판을 끝낸듯한 개운함도 준다.

책의 전개는 발칙하고 깜찍하고 발랄한데 그로 인해 적응도 필요하다.

요즘의 국내외 작가들은 소설에서의 이런 장치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다소 문학적인 감수성보다는 구조에 더 주안점을 두는것 같기도한, 그래도 이 작품의 서정성은 마음에 들고, 이것도 흐름이라면 즐겨보리라.

러시아계 남친 '미샤'가 '알마'에게 보낸 저 편지

콩깍지 속에 나란히 있는 콩알 같은 존재, 레오와 알마가, 알마 싱어와 미샤가, 다비드 싱어와, 샬롯 싱어가, 그리고 초콜릿과 그에게 사무친 어떤 이와.. 사랑, 지나건것, 그래서 미완성에 대한 슬픔이, 추억의 힘이든, 사랑의 힘이든ᆢ 사랑이란 것의 역사, 인생의 역사ᆢ

어머니는 우리 세계의 축이었다. 구름 속에서 인생을 보내는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이성이라 는 냉정한 힘으로 이 우주를 돌렸다. 어머니는 모든 논쟁의 재판관이었다. 어머니가 한마디라도 인정하지 않는 짓을 저지를라치면 우리는 구석 에서 울면서 닥쳐올 순례의 길을 꿈꾸었다. 그런데도, 입맞춤 한 번이면 우리는 다시 왕자가 되었다. 어머니가 없다면 우리의 삶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176

나는 그 아이의 몸을 의식하면서 동시에 나의 몸도 의식하게 되었고, 거의 숨도 못 쉴 지경이 되었다. 내 신경에서 감정의 불길이 일어나 퍼져 나갔다. 모든 것이 30초도 안 되는 순간에 벌어 졌다. 그런데도, 그 후 나는 어린 시절의 종말이 시작되는 장소에 도사리고 있는 미스터리의 세계로 입문했다. 30초도 안 되는 시간에 내 안에서 즐거움과 고통이 일어난 것이다. 179

때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 내 일생에 대해 생각한다. 적어도 나는 삶을 살았다. 어떤 종류의 삶이었을까? 하나의 삶을 살았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참을 수 없는 것은 거의 없다는 걸 깨달았다.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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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8
오에 겐자부로 지음, 박유하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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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는 1935년 생으로 일본 전후의 혼란 속에서 10대를 보낸 사람이다. 이 소설은 그가 소년일 때 영화와 사진으로 알게 된 미모의 소녀 '사쿠라'와 성인이 되어, 그리고 노인이 되어 함께 영화를 만들어가는 이야기이다. 소설의 구성이 좀 독특하고, 요 근래 읽게 된 그 나라 소설들의 니힐리즘이나 탐미주의와 다른 류의 작품을 쓰는 작가로 소개받았다. 199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고, 이 소설은 70대인 그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소설이기도 하다.

소설은 마치 자전적 소설인 양, 작가와 아내 그리고 지적장애인 아들이 등장하고, 그가 자란 시골의 구전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 에세이인 듯, 자전소설인 듯 허구인 소설로 작가가 자신의 소설 인생 50년을 정리했다고 할 수 있다는 해설이 있다.

'애너벨리'는 미국의 천재 소설가이자 시인이며 내가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읽은 동화가 아닌, 외국 작가의 소설, 그중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의 '검은 고양이'를 통해 알게 된  '에드거 앨런 포'의 시 제목인 동시에  10대 소녀 '사쿠라'가 찍은 8m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사쿠라'는 도쿄 폭격 이후 한 미군 장교의 보살 핌으로 성장한다. 아름다운 그녀는 그 장교의 사진 모델로, 그 8m 영화 속 주인공 으로, 그 장교의 아내로 지내며 영어와 스페인어 등을 구사하는 등 국제적인 영화배우가 된다.

그녀는 성년이 되어 '고모리'라는, 작가와 같은 대학 출신의 영화제작자와 함께 이른바 '미하엘 콜하스 계획'을 들고 작가에게 시나리오 작업을 부탁하러 온다. 작가 나이 10대에 본  소녀 스타 '사쿠라'의 영화 '애너벨 리'와 외설스런 사진 한 장을 기억하는 그는  은사의 죽음으로 방황하며 읽지도 쓰지도 못하던 중에 그녀 '사쿠라'를 보게 되자 그 계획에 기꺼이 동참 하게 된다. 

'미하엘 콜하스'는 독일의 말 거간꾼으로 새로 등장한 젊은 성주와 그를 둘러싼 부정부패에 삶의 위협을 받고, 그의 아내 '리스 베트'는 탄원서를 갖고 국왕을 찾아갔다가 호위대에 부상을 당해 죽게 된다. 그리하여 시작되는 '콜하스'의 복수 이야기인데 이를 영화로 만들어 세계적인 작품을 남기고 '미하엘'의 아내 '리스베트' 역을 맡게 되는 '사쿠라' 역시 국제적인 영화배우로서 자리매김을 하고자 한다.

셋은 이 영화의 스토리를 함께 구성해 나간다. '리스 베트' 역에 좀 더 강한 힘을 부여하고 싶은 '사쿠라'는 작가가 자란 시골마을에 전해 오는 구전과 그 구전을 연극했던 작가의 어머니와 할머니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급기야 그 연극'메이스케 어머니 출진'이라는 스토리와 접목해서 새로운 여주인공을 만들고 싶어 한다.

화제작은 급물살을 타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의 발생으로 무산되고 '고모리'는 재판을 받고, '사쿠라'는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다. 그리고 30년이 흘러 노년이 된 그들 셋은 다시 무산된 영화를 만들고자 재회하게 된다.

'사쿠라'에게는 미성년의 소녀로서 훗날 남편이 되었고, 암으로 죽었으나 전후 그녀의 보호자 였던 군인 장교에게 성적인 유희의 대상이었고, 무의식중 치러진 일에 대해 막연한 불안과 악몽에 시달리고 있었고, 영화 무산의 배경은 '고모리'가 채용한 외국인 촬영가가 영화의 군무를 위해 연습 중이던 십 대 소녀들을 찍은 외설스러운 사진이 유포되면서 고발당한 까닭이었다.

세월이 흘러 악몽에서 벗어난 '사쿠라'와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인 '고모리', 그리고 중년이 된 지적 장애 아들을 둔 작가는 다시 영화를 위해 만나지만, '사쿠라'는 '미하엘 콜하스' 계획의 '리스베트'와는 전혀 다른 주인공을 창조해내고 한결 원숙해진, 온 열정을 보인다.

'너벨 리'라는 시와 변태적 성욕자 미군 장교 가 만든 소녀 '사쿠라'가 등장하는 영화 '애너벨 리'는 허락되지 않는 사랑, 그리고 죽음과 이별, 몽환적인 비애감이 시와 영화에 대한 감상과 회상이 교차되고  작가의 작품 제목이 소녀 포르노 사진집의 제목으로 도용되고, 일본의 패전 이후 그곳에 주둔한 외국인 병사들에게 짓밟힌 여성과 과거 구전 속의 남성들에 짓밟힌 여성을 시골 극단에서 연극으로 위로하는 작가 의 할머니와 어머니.. 이 소설은 결국 고통과 치유의 이야기였다.

'오에 겐자부로'는 우리나라 '김지하'의 석방 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문제와 정치 문제에 비판의식을 지닌 지식인으로 평가받는다. 이 소설의 배경처럼 자꾸 등장하는 '만 엔 원년의 풋볼'을 먼저 읽었어야 했나 한다. 분량이 적은 얇은 책이지만,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이야기 기법과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전소설인 듯, 에세이인듯한 독특한 구성이 신선한 작품이 었다. 조만간 또 그의 작품을 만나게 되기를..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항하는 힘이 감퇴했음을 감안해서 대부분의 질문들을 무시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뜻밖의 대화에 휩쓸리게 되면, 그 후에 방금 전 하던 생각으로 되돌아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충분히 그럴 나이가 된 것이다. 이야기를 복잡하게 하지 않으려면 ‘진실‘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 p11





도쿄 대공습의 폐허 속에서 자신들의 죄과를 치르는 단 한 사람의 미국 군인으로서, 고아 소녀를 비호해 준 마거섁 교수는 사쿠라 씨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을 거야. p146



- 오랜 세월 동안 나의 내부에 살아 숨 쉬던 히나쓰 고노스케 번역의 [에너벨 리]가 하얀 관의로 몸을 감싼 소녀의 사진을 통해 리얼리티를 띠고 문체화되었던 것처럼 ....... 나는 새로운 감정의 몰입을 맛보았다. p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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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천연균과 마르크스에서 찾은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와타나베 이타루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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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전부터 지리산에 모여들던 이들, 그리고 귀농, 귀촌 등등과 더불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나 지역사회 여러 장소에서 열리던 프리마켓에 관해서 여러 생각들을 하고는 있었다.
  
인간극장이란 프로에 등장하는 고학력의 대기업 또는 전문가 조직에 속한 화려한 스펙과 능력을 자랑하는 사람들 중 행복하지 않다며 시골로 가서 좌충우돌하지만 자급자족 하는 삶을, 시청자의 관점으로 들여다보며 특히나 그 세대가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 어쩌면 나보다도 어리구나~ 하는 생각들에 초조함마저 들기도 했었다.
  
골에서의 삶은 더 이상 도시생활에 부적응자 가 또는 실패한 사람들이 도피하는 곳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에 처음엔 놀랍 기도 했지만 무한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는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그런 관심과 응원의 논리를 찾았다.
너무도 반갑고 소중한 마음에 이 책을 선물해줄 명단을 작성하는 중이기도 하다.
  
진정한 삶의 가치
그리고 노동의 숭고함과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또한 올바른 먹거리에 대해
순환과 행복에 대해
아이를 키우는 일에 대해
천연균에 대해, 돈에 대해...
  
은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주는 책이었고
편의점 알바가 직업이 될 수도 있는 요즘 친구들에게 삶의 방향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추천한다.
  
텔레비전에서 본
아버지를 따라 농부가 되겠다고 농과 대학을 들어간 어느 농사짓는 여학생과 어린 부부가 부모님 밑에서 고기잡이를 또는 농사를 배우거나, 가업을 잇는 기술을 배우겠다는 결심을 한 이야기들.. 부모의 경험과 노하우에 다음 세대의 창의에 빛나는 아이디어가 결합해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밝고도 당찬 미소를 화면 가득히 채운 프로그램들을 보며
행복은 별거 아니라는 거
그래,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 이란 말처럼
작고 소소한 것에서 찾는다는 거
어떤 이는 젊은 사람들이 그런 말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합리화하느라
미래가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회의, 자본주의의 시스템이 그렇게라도 행복을 찾을 줄 아는 지혜라도 없으면 버티기 더 힘들까 봐, 청춘들이 더 아플까 봐
나는 괜찮다고 응원하고 싶은 거다.
아파서 청춘이 아니라, 청춘이라 당연히 아파도 되는 게 아니라고
경쟁하지 말고, 적게 벌어서 적게 써도 되는 삶을 찾아보자고
말해주고 싶은 거다. 
  
책에서처럼 우리는 모두 흙으로 돌아가고 썩어서 없어지는 존재라고..
유한한 삶을 사는 동안 내 몸과 내 가족과 내 행복을 최고의 가치로 두고 살아봐도 나쁘진 않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다.
우리들의 부모들은 그렇게 살지 못했으므로...
그분들 삶의 구조에선 그렇게 살 수가 없었으므로...

시간에 의한 변화의 섭리로부터 벗어나 있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돈이다. 돈은 시간이 지나도 흙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영원히 ‘부패하지 않는다‘라는 말이다. 부패는커녕 오히려 투자를 통해 얻는 이윤과 대금 업을 통해 발생하는 이자로 인해 끝없이 불어나는 성질마저 있다. 곰곰이 따져보면 참 이상하지 않은가? 바로 이 부패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다는 내용이 내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은 내용의 절반을 차지한다. p80

- 돈은 부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경제 안에서 이윤을 낳고 금융을 매개로 하여 신용창조와 이자의 힘으로 점점 불어난다. 형태가 있는 물질은 언젠가 스러져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계의 거스르기 어려운 법칙임에도 불구하고, 돈은 애초에 그 법칙에서 벗어나 한없이 몸집을 불리는 특수한 성격을 가진다. p82

- 당분을 이산화탄소와 알코올로 분해하는 ‘효모‘, 전분을 포도당으로 분해(당화) 하며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 감칠맛을 내는 ‘누룩균‘, 알코올을 초산으로 분해하는 ‘초산균‘, 당류를 유산으로 분해하는 ‘유산균‘ 등이 그 대표적인 존재다. 이들 균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혜택을 발효라 한다. 발효란 균이라는 생물의 생명유지 활동인 것이다.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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