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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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장의 만남으로 문학의 깊이가 더해진 작품!
말해 무엇하랴, 무조건 소장하고 싶은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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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박물관 순례 1 -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국토박물관 순례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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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애책, 지금 내 서가에 꽂힌 수천권의 책 중에 다 정리하고 10권만 남기라고 한다면 정말 어렵겠지만, 나는 5권 정도는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그 자리에 채우고 나머지 5권의 책을 고를 것이다. 사실 나의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가 한국편 12권, 일본편 5권, 중국편 3권, 기타 특별판 등이 있어서 이미 10권을 넘지만 그 중에서 추리고 추려서 소장할 것을 찾을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책은 인생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세상에 나온지 어언 30년이 지났고, 내 나이도 마흔을 넘겼으며 교수님은 어느덧 70대를 넘겼다. 

교수, 공직자, 학자, 이후의 공적인 일로 또 누군가의 가족 등 사인의 역할까지 누구보다 다사다난하게 살아오시면서 이 대작업을 진행해 주신 교수님꼐 감사드린다. 하지만 중국편을 쓰면서 그것을 내비췄는데 우리의 국토와 문화유산은 국토 곳곳에 산재되어 있고 또 영원하겠지만 우리의 인생은 유한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넓디넓은 우리 국토박물관을 답사기로 담아내려면 책을 써 낸 만큼 더 써내야 하는데, 그간의 속도나 교수님의 상황을 봤을때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교수님이 생각한 방법이 바로 이 책의 서술 방식인 것 같다. 

국토박물관 순례는 그동안 안 가본 지역을 책으로 담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한편으로는 시대순으로 문화유적을 나열해서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을 시대순으로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책을 발간할 것이다. 

이 책은 그 첫 번째로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 다루고 있고, 이 책은 나의 실질적 고향이라 할 수 있는 울산과 처가가 있는 부산 등이 나온다. 

연말 집에 가게 되면 이 책을 벗삼아 그동안 익숙했던 부산, 울산을 다시 답사 할 생각이다. 

 

책의 시작은 우리나라 구석기 시대 유적지 중 대표격인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유적부터 시작한다. 국사 시험에도 많이 나오는데, 이 연천리 유적은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꾸어 놓은 대발견이다. 발견된 유물만 약 8천점이라고 한다. 

동두천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그레그 보엔은 아슐리안 주먹도끼를발견했다. 아슐리안 주먹 도끼는 약 1백만년 전 아프리카에서 처음 나타나 유럽, 중동, 인도까지 퍼져 나갔다. 

이에 반해 동아시아의 자바원인, 베이징원인 등은 '찍개(Chopper)'를 사용했다. 그러던 것이 우리나라에서 아슐리안 도끼가 발견된 것이었다.

우리 고고학계에 이름이 알려진 서울대 김원용 교수 주도하에 연천리는 무려 30여 년을 발굴했다. 그 속에서 안타까운 피해자도 나왔지만, 김원용 교수 역시 그 마지막을 보지 못해 유언으로 연천 전곡리 일대 자신의 유골을 뿌려 달라고 했을 정도라고 한다. 

삼불 김원용 교수에 대해서 지면을 할애해서 소개하고 있다. 나도 고고인류학을 전공한 사촌동생이 있어 그 이름은 익히 들었다. 물론 나 자신도 역사와 고고학을 좋아해서 알고 있기도 했다. 

미수 허목의 묘가 민통선 안에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지금 용인에 살면서(용인에는 정몽주, 이종무, 조광조, 채제공 등 많은 명사들이 묻힌 곳이다) 선인들의 묘를 방문을 많이 하는데(사실 와이프는 이게 이해가 잘 안 간다고 했다) 통일이 되고 기회가 되면 미수 허목의 묘도 가보고 싶다. 

 

다음은 신석기 시대로 부산 영도로 간다. 신석기 시대 유적지도 시험에 많이 나온다. 특히 구석기랑 신석기를 섞어서 어디가 맞냐? 는 식의 문제가 많았다. 역사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나도 가끔은 헷깔렸다. 신석기 유적지는 서울 암사동, 웅기 굴포리, 강원도 양양 오산리, 부산 영도 동삼동 유적 등이 유명하다. 

부산 영도구는 원래 절영도였다. 지금은 발전한 도시지만 1934년 영도다리가 개통하기 전에는 말 그대로 부산 외곽의 낙후된 섬 절영도였다.

이 곳의 말이 유명해 절영마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국지 조조의 말이 절영마 인 것은 맞지만,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고 하는데, 사실 관련이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문자로 그림자가 끊어지는 빠른 말이라는 뜻이 우연히 겹쳤으리라. 

영선동 패총 유적지 푯말과 동삼동 패총 전시관도 꼭 보러 가리라. 사실 고래와 해양생물을 좋아하는 아이 때문에 국립해양박물관은 종종 갔는데 미쳐 동삼동 신석기 유적지까지는 갈 생각을 못했다. 

 

패총은 신석기인들의 쓰레기 하치장이었다. 그 때문에 여기는 생활 쓰레기로 깨진 토기 파편,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 있는 것이다. 패총 곁에는 당연히 살림집 터가 발견되는데 여기에서는 연장을 비롯한 생활 도구와 팔찌를 비롯한 장신구가 발견된다. 

동래에 복천동 고분군 역시 처가가 동래인데도 미쳐 못 가봤는데 꼭 가보리라. 교수님이 부산시민의 문화적 소양을 복천동 고분군을 아느냐, 모르느냐로 평가한다는데 꼭 가봐야겠다. 

 

다음은 내 실질적 고향 울산으로 가서 신석기와 청동기, 초기 철기 시대를 말한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사실 나 역시 언양은 언양이라는 표현이 더 맞다. 언양은 울주군의 중심 역할을 하는 말그대로 읍내였고, 울주군의 해당 지역을 대개 언양이라 불렀다. 언양은 조섢시대까지는 엄연히 다른 지역이었다. 포은 정몽주가 귀양온 곳도 언양이었다. 언양의 작천정 개굑에 가면 그 흔적이 남아있다. 

울산도 꽤 많이 다녀가셨던데, 나도 같이 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해 보았다. 

언양읍성은 솔직히 울산이 고향이면서도 어디 있는지만 알았지, 나 역시 가보지 못했다. 한 번 가보리라. 사실 내가 살았던 스무살까지는 복원이 안됐을 것이고, 그 뒤 울산의 여러 유적이 복원을 많이 해서 내가 살았던 20년 전과 지금의 울산은 많이 달라졌으리라. 다시 한 번 울산 답사도 제대로 해야겠다.

울산에 살면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은 모를 수가 없다. 학교 다니면서 너무나 많이 들어서 알고 있고, 그 교과서에 나오는 유명 지역이 바로 울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연댐에 수몰된 반구대 암각화를 실제 본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근처까지는 가본적이 있지만 보지는 못했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울산 앞바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고래가 그려져 있다. 울산 하면 또 고래가 유명하다. 작살을 맞은 고래가 있는데 인도네시아의 고래잡이 부족 라마파와 라스코 동굴벽화까지 이어지는 해박함과 연결성에서 나의 문화답사기 아니 국토박물관 순례 책의 진가를 여실히 볼 수 있었다. 

 

다음은 고구려 1~3편인데, 재미있게는 봤지만 사실 갈 수 없는 지역에 대한 글이라 안타까운 마음에 역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따라가며 읽었다. 

중국 만주족의 중심 심양에서 시작해 봉황산성을 거쳐 단동, 호산장성을 지나 압록강의 아름다움을 만나는 과정이다. 봉황산성과 호산장성은 각각 고구려 오골성과 박작성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고구려 산성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곳이라 할 수 있다.

고구려 건국전설이 살아있는 환인지역과 환도산성 등을 답사한다. 고주몽 설화도 다시 볼 수 있다.  

고구려의 여러 왕들과 광개토 태왕릉과 태왕비가 나온다. 

 

국토박물관 순례를 쓰신 목적이 "즐겁게 여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도 겸하는 답사기를 쓰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책은 그런 목적에 매우 충실한 책이다. 

역사를 좋아하고, 우리 땅, 우리문화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읽어보면 좋겠다. 

 

나는 가제본을 받게되서 1권은 안 사도 되겠다 하는 생각에 2권만 구입했는데, 역시나 책을 소장하고 싶은 마음에 1권 역시 곧 사게 될 것 같다. 사실 요즘 책값이 많이 비싸져서 나같은 직장인이까지야 그래도 괜찮은데(물론 직장인도 나처럼 책을 많이 사면 도서가격도 많이 올라 한 권, 한권이 부담스럽다), 학생들은 좀 많이 부담스러울 것도 같다.

더 많은 사람들이 널리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이 책의가격을 조금 낮춰서 출간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작은 바람도 드려본다.

 

* 창비의 국토박물관 순례 가제본 책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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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정치를 꿈꿉니다 - 초보 보좌진의 국회 일기
한주원 지음 / 폭스코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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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양명, 스티브 잡스처럼 우주까지는 아니더라도, 대한민국에 왔다갔다는 흔적은 남기자.

나는 이 논제가 마흔살의 평범한 대기업 직장인으로 십수년을 아니 두 아이의 아빠로, 속 안 썩이는 평범한 착한 아들, 사위로 적게는 5년에서 길게는 40년을 살아왔으면서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월요일 새벽 역시 내일 출근이 걱정되고, 마음이 아프다. 내 인생을 여기에 박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나는 사실 내 사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들으면 아~ 하는 경북 시골 촌놈이다. 물론 태어나자마자 광역시 대도시에 자랐고, 대학을 진학하며 서울로 와서 이제는 수도권에서 산 세월이 지방에서 산 세월보다 길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동네 출신이라 그래요. 라고 한다. 

나는 돈 100억 할래? 안동시장 할래 하면 단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안동시장을 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래서 정치는 내 입신양명의 머슬로우의 욕구 이론도 비켜가는 내 최상위 욕구요, 꿈이었다. 작금의 정치 세태를 보면 더욱 그렇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명예를 가지면 부를 멀리하고, 특히 자식한테 그것을 대물림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으면 아름다운 정치를 할 수 있고, 내 이름을 청사에 남길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정치인이 한 명도 안 보이는 것 같다. 

 

저자 한주원은 정치 분야에서 일하길 갈망했던 정치외교학 전공에 국회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했다. 국회의원실, 상임위원장실, 주요 대표실을 두루 경험하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정치적 지형을 목도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망은 정치에 있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세상에 바꾸고 싶은 게 많았던 저자가 꿈을 이루기 위해, 생계를 위해 직업으로 정치를 선택해서 어느덧 삼년을 지내왔다고 한다. 국회는 생각보다는 역동적이었고, 정체되었으며, 복잡했고, 좋은 일이 많았다. 애매모호한 마음은 매번 모양을 바꿔가며 속에 들어앉았다고 한다.

때론 기쁨, 때론 슬픔, 때론 분노, 때론 만족. 처음이라 너무 서툴렀지만, 그래서 빛났던 순간들도 있었다. 국회에서 사계절을 보내며 그 아름다움에 빠지기도 했다. 

 

하루종일 연락 한 번 없고, 화장실도 안 갔냐는 여자친구와의 다툼, 하지만 실제 일과 관련된 전화를 하느라 화장실도 한 번 못갔다고 한다.

사실 선생님이든, 또는 나처럼 기업에서 인사를 하는 사람이든 저자의 말처럼 퇴사하면 하고 싶은 것이 휴대폰 바꾸기와 카카오톡 탈퇴하기라는데 덕지덕지 붙은 카카오톡 추천친구와 얼굴 모를 사람들의 번호를 털어내고 싶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사람들만 챙기면서 사는 것은 사실 재벌 회장님이라도 하기 힘들때가 많다. 

우리 사회는 그렇다. 

 

글쓰기를 좋아해서 여러 글(메시지)을 썼던 것은 나도 그랬다. 나 역시 내가 모시는 상위 임원의 글을 대신 쓴 적이 많아서 충분히 이해가 갔다. 

 

요즘 정치판엔 세 가지가 실종되어 있다. 철학, 정도 그리고 사람. 철학이 있는 정치가가 없다. 정치를 하고 싶은 사람만 있지, 정치로 무엇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정치를 기술로 한다. 아무리 선거가 중하다고는 하지만, 목적을 상실한 수단이 그 자체만으로 의미를 지닐 수는 없다.

정도가 없다. 지켜야 할 선이 없다.  매우 공감했다. 

모두가 알지만 고칠 수 없는 현실이 또한 슬프다. 비단 정치판 뿐이랴! 한국의 모든 사회 시스템이 그런 것 같아 슬프다. 

 

사실 나는 정치를 좋아해서 대학생 정책 자문단 활동도 해봤다. 그래서 국회도 꽤 가봤다. 지금은 약간 이상한 정치인의 대명사처럼 된 사건사고에 많이 올라온 3선 이상의 꽤 중량감 있는 의원실의 정책자문단으로 활동하며, TV에서 보는 유명 정치인을 꽤 많이 봤다. 

국회의원 상임위원회 의원석에도 앉아봤다.  

거기서 같이 활동했던 얼굴만 아는 사람은 나중에 보좌관도 됐다. 그때는 부러웠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구나. 하지만 몇 년 전 안 좋은 사건으로 언론에 보도가 됐다. 

평범한 길을 가는 내가 다행스러웠던 하루였다. 

 

저자는 직접 현장에서 정치 밥을 먹으면서 일해온 보좌진의 경험을 살려 국회의원을 비롯해 국회 안에 있는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말하고 있다. 물론 그런 곳이 국회뿐이랴. 첫째로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기업은 매년 위기와 싸우면서 많은 업무를 해야하고, 또 한편으로는 한국사회 특유의 하지 않아도 될 문서작업을 수도 없이 하느라, 또 '알아서 기는'문화로 인해 윗사람 의전에 바쁘다.  

공무원, 은행, 하다못해 모든 대한민국의 일터는 바쁘고 전쟁터 같다. 더군다나 요즘은 사람들도 날이 서 있는 사람이 많다. 경제 수준은 그래도 꾸준히 발전하는 것 같은데, 왜 사람들 삶은 날이 갈 수록 팍팍해지는 걸까? 

국회라고 해서 TV에서 보는 것 처럼 늘상 싸우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상대당 의원이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도 해 깜짝 놀랄 때도 있다고 한다.

또 정말 필요한, 빨리 통과되어야 할 법안이 왜 그렇게 늘 늦게 제정될 수밖에 없고, 정치인들의 메시지가 왜 그렇게 심심하게 또는 공격 받지 않게 나갈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경험자로서, 내부자로 설명하고 있다. 

 

또 한가지, 내년이면 또 총선이 다가온다. 작금의 정치 실태가 매우 불만족스럽고,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는 너무나 많다. 

이런 책을 통해 정치를 조금이라도 덜 무겁게 접근하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 폭스코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공감하며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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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워드
조나 버거 지음, 구계원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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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야' 이 한 줄의 카피로 어떤 미국 대선은 끝나버렸다. '너 자신을 알라.', '신은 죽었다.' 같은 명언부터 '꺼진불도 다시보자.' 같은 올드한 카피가, '연결의 힘을 믿습니다.', '진심이 짓는다.', 우리의 대표 브랜드, 삼성.', '잘자, 내꿈꿔.' 같은 광고카피, '그런 마누라를 버리라는 말입니까?' 의 노무현대통령의 사자후까지...

명언부터 광고의 강렬한 카피 한 문장, 대통령선거에서 내뱉는 웅혼한 사자후, 혹은 공익포스터까지 한 마디의 말이 모든 것을 끝내버린다. 오래 기억에 남고, 강렬한 이미지를 만든다. 

언어는 마법이다. <매직워드>의 저자 조나 버거는 일과 삶에서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는 마법 같은 여섯 가지 말하기 기술을 마케팅 대가의 관점에서 알려주고 있다.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사이의 관계는 항상 논리적 설득이자 감성적 유혹이 있게 마련이다. 

아침에 눈뜨고 일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가족과 대화하며 설득한다. 어떤 옷을 입을까? 양치해야 이가 안 썩는다 등 누군가를 설득하는 가장 큰 힘은 언어다. 

일터에서 아이디어를 팔고, 내 관점을 설득시키려 애쓰고, 마음을 얻고 싶은 상대에게도 나의 흥미로운 면을 보여주며 앞으로 이 사람과 함께하면 좋겠다는 기대를 끌어내게 하는 것이 바로 언어의 힘이다. 

심지어 점심 메뉴를 고를 때에도 언어의 힘, 누군가를 설득하는 과정이 들어간다. 짜장면이 먹고 싶다. 아니 어제 술을 많이 마셔서 해장국을 먹자는 등 말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보다 어려운 것이 바로 말이다. '말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는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말 한마디에 천냥을 잃을 수도 있고, 빼앗길 수도 있다. 말의 힘은 강력하지만 무섭기까지 하다.


 

『매직 워드』에서 조나 버거는 실증적 데이터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같은 내용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영향력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예시와 사례를 통해 우리에게 언어의 힘을 말해준다.

수많은 TV 프로그램 대본 및 수천 편의 영화 대본, 25만 곡 이상의 노래 가사와 고객 서비스 상담 녹취, 언론 기사 등 엄청난 양의 문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키워드를 만들어냈다. 또한 수만 개의 학술 논문을 연구하고 수백만 개의 온라인 리뷰를 분석하면서 지난 몇십 년간 이 분야에서 진행된 놀라운 연구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저자 조나 버거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 마케팅학 교수다. 최고 권위의 학술지에 수십 편에 달하는 글을 발표했으며, 2017년에는 미국마케팅협회에서 지난 5년간 마케팅이론, 방법론, 실무에 가장 중요하고 오랜 공헌을 한 논문에 수여하는 윌리엄 F. 오델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100만 부 이상 판매된 세계적 베스트셀러 『컨테이저스 전략적 입소문』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리는 하루에 1만 6천개 정도의 단어를 사용하고, 이메일을 쓰고, 고객을 만나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친구나 동료, 부모님과 이야기한다. 이렇게 많은 시간을 언어에 할애하는데도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에 대해서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데이트나 결정적 순간 등을 제외하면 말이다. 물론 전달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이를 전달할 때 사용하는 특정한 단어는 그만큼 신경쓰지 않는다. 

 

하버드대 연구팀의 무엇이 타인을 설득시키느냐에 관한 연구다. 

복사기를 사용하는 장소에서 "실례합니다. 제가 다섯 장만 복사하면 되는데요. 먼저 써도 될까요?" 와 "실례합니다. 제가 다섯 장만 복사하면 되는데요. 먼저 써도 될까요? 왜냐하면 제가 좀 바쁘거든요." 라고 이야기하게 했다. 

두가지 접근법은 거의 차이가 없다. 단지 후자가 '왜냐하면'이라는 단어를 한마디 덧 붙였다. 

그러자 먼저 복사하라고 양보하는 경우가 5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딱 한 단어 때문에 50퍼센트나 많은 사람이 설득당했다니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뒤에 바쁘다는 이유를 들어서 그랬다고 할 수 있다. 

세번째 부탁은 이렇게 했다. "실례합니다. 제가 다섯 장만 복사하면 되거든요. 먼저 써도 될까요? 왜냐하면 복사를 해야 하거든요." 

이 말은 앞의 말의 중복으로 사실 복사기를 먼저 사용해야 하는 의미가 없다. 그냥 복사해야 하는데 또 '왜냐하면'이라고 하고 한 번 더 이야기했다. 

하지만 의미없는 이유를 추가해도 설득 당하는 빈도가 더 늘었다. 결국 "왜냐하면"의 힘이 상대방을 설득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여섯가지 유형의 매직워드를 다룬다. 

1) 정체성과 능동성을 북돋우는 단어, 2) 자신감을 전달하는 단어, 3)올바른 질문을 던제는데 효과적인 단어, 4) 구체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단어, 5)감정을 자극하는 단어, 6)유사성(과 차별성)을 활용하는 단어다. 

 

예를 들면 1) 정체성과 능동성을 북돋우는 단어에서는 "돈을 절약하는 다섯가지 팁"이라는 게시물이 눈에 들어올 경우, 그게 내게 참고할만한 내용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여기애 "당신"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당신이 돈을 절약하는 다섯가지 방법"으로 바꾸면 갑자기 게시물은 훨씬 개인적으로 연관성이 높은 내용처럼 느껴진다. 일반적인 정보가 아니라 당신이 유용하게 참고할 만한 내용으로 보인다. 게시물에 담긴 정보 자체는 전혀 바뀌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당신"이라는 단어는 관심을 끌고, 관련성을 높이며, 누군가가 직접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P.62  

2) 자신감을 전달하는 언어에서 어떤 식당의 음식이 "맛있었다." 와 "맛있다."라고 과거형과 현재형으로 말할 때 듣는 사람이 후자일 때 더욱 그 식당에 갈 확률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4) 구체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단어에서는 홈쇼핑 방송 등에서 그냥 '상의'보다 '회색 티셔츠'라고 칭하면 판매량이 올라간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식이다. 

 

유명한 연설가를 들라고 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들지는 않을 것이다. 로마의 유명한 대 정치가 키케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가로 꼽힌다. 

좋은 연설가란 신중하면서도 유창한 어조로 절도있고 위엄있게 논지를 전달해야 한다. 에이브러햄 링컨이나 윈스턴 처칠같은 연설가도 명확하고 논리적인 주장, 설득력있는 사고, 합리적 아이디어로 칭송받았다. 

하지만 트럼프는 아니다. 중언부언하고, 핵심이 없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하지만 그가 결국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왜 그럴까? 트럼프는 사실 사업가요, 영업 전문가다. 

그의 연설은 비록 단어나 수준이 고상하지는 않지만 확신에 차 있고 설득력이 뛰어나고, 특히 원하는 행동을 하도록 청중을 독려하는 데 놀라운 효과를 발휘한다. 

더 좋은 글을 쓰고 조리 있게 말하려면, 즉 명확한 의도와 배려를 담아서 소통하려면 올바른 단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상대방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고 관심을 가지며 무언가를 행동에 옮기도록 설득하기란 무척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상상력을 북돋우며 사회적 유대감을 쌓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단어는 놀라운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단어가 언제, 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이해하면 누구나 단어를 활용하여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단어를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싶은 독자든, 단순히 단어의 작동 기제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매직 워드는 “아브라카다브라” “열려라, 참깨!” 같은 마법의 주문이 아니다. 인간 행동과 심리에 기반을 둔 강력한 영향력의 말이다.

청중을 대상으로 한 말하기, 비즈니스 협상 및 고객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으로 성공하기(스티브 잡스를 벤치마킹 해보자), 까다로운 상황에서 설득하기, 낯선 사람과 빠르게 친밀감 형성하기 등 상황과 맥락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하는 한 단계 높은 응용 기술 등을 알려준다. 

 

끝으로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다”
약 25만 건의 아마존 도서 리뷰를 분석해 보면 현재시제로 작성된 리뷰의 영향력이 더 높았다. 과거시제로 작성된 의견은 특정 개인이 특정 시기에 경험한 일을 바탕으로 하지만 현재시제는 그보다 일반적이고 지속적일 것이라고 믿게 만든다. 현재형의 표현이 의견에 대한 확신을 더 줄 수 있다. 

이 책은 매우 "좋은 책"이다.


#매직워드 #조나버거 #문학동네 #비즈니스분야 #마케팅 #설득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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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수업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공부와 그의 시대
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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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너무나 유명한 책이지만, 제대로 읽을 엄두가 안 났는데 이 책과 고전을 같이 읽으며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닌 생각하는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북펀딩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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