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이순신 - 전8권 세트
김탁환 지음 / 황금가지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불멸의 이순신...얼마전 TV에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의 원작 소설이다...이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전 후로 하여 대통령의 독서와 관련되어서 그리고 일본의 역사왜곡과 맞물려 한창 많이 이순신 붐이 일었었다...에전 내가 어릴때만 해도 그저 당대 최고의 영웅 백전백승의 패배란 없던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남달렀던 성웅으로만 그려졌었는데, 그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서 나온 작품들(김훈-칼의 노래, 고정욱-원균 그리고 원균 등)도 많이 선보였다. 물론 이작품도 그런 류의 작품으라고 볼 수 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아직까지도 세종대왕과 함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인기 높을 수 있는 원래 정적인 이미지 보다 전쟁의 영웅-게다가 마지막전투에서 장렬한 전사까지 드라마틱한 삶으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전기 소설이다.

 그러나 나는 이작품에 대해서 약간의 불만같은 것이 있다. 작가가 너무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혹은 소설로써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니게 작가가 그렇게 믿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이순신 장군을 상상, 변형, 가공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 예로 첫째로 이순신 장군이 류성룔과 원균 이렇게 세명이서 한동네에 살았다는 설정이다. 물론 서애 류성룡은 이순신과 어릴때의 많은 일화가 남아있고, 실제로 같이 살았다고 한다. 이 일을 계기로 후에 류성룡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원균과 같은 동네서 형, 동생 사이로 지냈다는것은 어느 사료에서 나온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그시대에 안가본 이상 그렇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왠지 좀 찜찜한 설정이다. 물론 이 책은 어디까지나 소설이니까 그러한 장치를 둘 수도 있지만...그래도 온 민족이 다 알고 존경하는 분에 대한 조금의 왜곡도 안 되는 그런 심리랄까...왠지 찜찜해진다.

 다음으로 이순신이 젊었을때 상인들을 따라다니면서 상단에 속했다는 일화는 상도나 객주 기타 소설에서 빌려온 장치같아서 조금은 그렇다. 실제로 이순신이 젊었을때 그런 일을 했다는 증거도 모호하고,  비록 역적집안의 몰락한 집안이기는 했지만, 율곡과도 먼 친척뻘인 당대의 명문 덕수이씨 집안으로 그것도 문반의 집에서 그러한 일을 하고 돌아다녔다는 것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내 생각이다.

 이순신은 154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이정으로 가난한 선비였으며, 할아버지 이백록은 조광조의 기묘사화때 희생된 인물로 이때부터 이순신의 아버지와 이순신의 출사길은 막혀버린다. 이순신은 그로 인하여 상대적으로 진출이 쉬운 무관으로의 길로 생각을 결정하게 된다. 어릴때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고관대작이어서 상대적으로 문관으로의 진출도 쉬웠고, 뛰어난 재능과 주위 도움으로 벼슬자리도 순탄히 밟은 류성룡이 그는 부러웠으리라...28세때 무과 시험에 말을 타다가 떨어져 다리를 부러뜨려 낙방한 일화는 너무 유명해 말할 것도 없다. 32세때 식년무과에 급제 예나 지금이나  능력만으로는 힘든 우리사회에서 몇해간 허송세월을 보내다 겨우 동구비보 권관이라는 변방의 말직으로 출사한다. 그래서 건원보 권관 등을 지내다 녹둔도 전투에서 상관 북병사 이일에게 잘못 보임으로써 녹둔도 전투의 피해를 뒤집어써 결국 백의 종군하게 된다. 그러다 공을 세우고 나중에 복직하여 훈련원과 사복시 주부를 지내다 또 탐욕스러운 상관 서익에게 동헌의 오동나무를 베어 바치라는 명령에 불복종하여 삭직당한다.

 그러다 45세때 겨우 전라도 관찰사 이광의 천거로 조방장으로 다시 관직에 진출한다. 그러다가 그 유명한 그리고 유일하게 선조가 임진왜란 대비로 해놓은 일인 류성룡과의 합작 작품으로 이순신의 벼슬 올리기가 시작된다. 정읍현감에서 절충장군, 진도군수를 거치면서 전라좌수사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다가 1592년 임진왜란을 맞이하여 옥포해전, 당포해전 당항포해전, 한산도대첩(임진왜란 3대 대첩이면서 세계 4대해전)을 거치면서 가선대부, 정헌대부등으로 관작이 오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명한 전공탈취(장계를 원균과 합의하에 나중에 보내기로 했으나 먼저 보냄)사건과 군과 인생의 선배인 원균을 제치고 관작이 오르면서 둘의 반목이 시작된다. 요즘만 해도 군이나 법조계에서 후배기수가 상관이 되면 서내기수가 줄줄이 옷을 벗듯이 예전에는 더 심했으리라....그러면서 마찰이 발생하였으나 둘은 전쟁에서는 베테랑답게 전공을 세운다. 하지만 가토기요마사의 술책과 선조의 의심, 신하들의 무함으로 결국 이순신은 두번째 백의종군하게 되고 원균은 칠천량에서 전사한다. 다시 12척의 배로 그 유명한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있습니다. 라는 말로 유명한 명량해전 그리고 그가 전사한 노랭해전까지 그의 일대기를 유려하고 뛰어난 구성으로는 잘 그리고 있으나, 중간중간 역사 왜곡과 작가의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있다는데 아쉬움을 느낀다.

 뛰어난 장수에 대한 그리고 자신의 무능함으로 부터 정권을 지키기 위한 선조의 의심과 시대를 앞서나간 식견의 소유자 이순신이 빚는 갈등 또한 이 소설의 백미다.

 여튼 원래 4권짜리를 개작하여 새롭게 내놓은 이소설로 인간 이순신에 대한 다른 면모를 느끼게 해준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