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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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한겨레 신문에 소설을 연재한다는 것을 보고 잘 보지 않던 신문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신문을 매일 받아보는 것이 아니고, 도서관에서 혹은 어디 갔을때 있으면 보게 되니까 소설의 흐름이 중간중간에 끊기고 또 신문으로 보면 감질나게 부분, 부분으로 나와서 보기를 중단하고 출간되기를 기다렸다.


드디어 2007년 7월 작가의 책이 출간되면서 출간되자마자 역시 이름값있는 작가답게(우리나라에서 이름값만으로 책을 수 만부 이상 팔 수 있는 작가는 황석영, 조정래, 김훈, 공지영등 몇 명 안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나 움베르토 에코, 폴 오스터 등의 유럽 작가와 최근 오쿠다 히데오로 대표되는 일본 작가들의 연합공격에 힘들어하던 한국 소설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매우 많이 팔리는 것을 보며, 나도 그에 동참했다. 한국소설은 서사가 없다는 주위의 말을 일축이라도 하듯 그의 소설엔 깊은 서사가 있었다. 김훈 작가의 소설이 짧은 편의 서사에 내면의 심리를 함축시키고, 한없이 아름다운 문장으로 유명하지만 황석영 작가는 반면에 길고 깊은 서사에 우리나라의 설화나 현실을 적절히 반영하여 소설을 만들어 나간다. 심청이나 오래된 정원, 무기의 그늘, 한씨 연대기 등을 보면 그의 소설 형태를 잘 알 수 있다. 리얼리즘에 민족 전통의 조화라고나 할까?


이번 바리데기도 우리 민족 설화인 버려진 아이 바리데기 설화와 북한에서 탈북한 여성 바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아픔과 고난을 대변한다. 이는 작가 자신이 북한 방북 이후 망명과 투옥, 세계 여러 나라를 체류한 작가의 삶이 동시에 투영되는 듯 하다. 딸만 많은 지방 관료의 일곱째 딸로 태어나 버려지지만 다시 흰둥이에 의해 집으로 돌아오게 된 그녀는 심하게 앓고 난 뒤부터 영혼, 귀신, 짐승, 벙어리 등과도 소통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소련이 무너지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북한의 정치경제는 급속히 나빠지고 기근과 홍수로 죽는 이들이 늘어난다. 중국과 무역업을 하던 외삼촌은 결손이 나자 몰래 탈북해 남한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들린다. 외삼촌 때문에 집안은 풍비박산이 나고 뿔뿔이 흩어지게 된다. 바리는 조선족의 도움으로 할머니, 현이 언니, 흰둥이의 새끼와 두만강을 건넌 뒤 아버지와 재회한다. 가족들이 하니씩 죽게 되면서 바리는 다시 북으로 들어가 식구들을 찾아보려 하지만, 굶어 죽었거나 죽어가는 사람, 귀신들만 목격하고 혼자가 된다.

연변의 발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다가 빚을 지고 밀항선을 타게 되고, 지옥같은 밀항선의 생생한 묘사를 통해 고통을 받는 그녀의 삶이 잘 드러난다.

생지옥을 겪고 런던에 도착한 뒤 바리는 식당일을 하다가 발 마사지 업소에 다시 취직한다. 빈민가 연립에서 살게 된 바리는 건물을 관리하는 파키스탄인이자 무슬림인 압둘 할아버지와 그의 손자 알리를 만나게 된다. 바리는 이들과 친해지고, 바리는 알리의 아이까지 겪지만 9.11과 아랍인의 고통이라는 세계적인 재앙에 또 다시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되고, 아이까지 죽게 되면서 서천에 생명수를 가지러 다녀오면서 고생을 하는 등 현실과 꿈이 분간할 수 없게 교차된다. 마지막에 가서 알리와 다시 재회하고 두 번째 아이를 가지면서 끝은 행복하게 시작하는데서 이 긴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황석영 작가는 우리의 이야기-있음직한 사실을 잘 버무리고 또 그에 맞는 우리의 전통 설화를 잘 찾아서 버무린다. 또 여기에 실천하는 지성인의 힘으로 자기 자신이 여러 가지 고통을 겪었고, 진리를 위해 민족을 위해 삶을 치열하게 고민한 것이 소설 속에 베어 나온다. 나는 노벨문학상 후보로 누구보다 어울리는 사람이 황석영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의 글은 우리나라 전통과 현실이 반영되어 세계 속의 우리 문학성과 우리 글을 누구보다도 잘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문학의 보편성을 찾아가는 서사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노벨상이 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의 작품이 더 잘 번역되어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을 세계인이 느끼게 된다면 당연히 노벨상을 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노벨상에 목 메는 것은 아니다. 이미 황석영 그의 글로 인하여 우리 민족이 치유받고, 우리 민족이 그 속에서 나아갈 길, 현실을 발견 할 수 있으므로.

그의 소설을 읽으면 재미있고, 무언가 얻을 수 있지만 한없이 '한'을 안고 살아가야 할, 한을 떨쳐낼 수 없는 우리 한국인을 만날 수 있어서 슬프기도 하다.

앞으로도 황석영 작가님의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보면서 부족한 나의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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