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권력의 비밀, 지도력(地圖力) - 지도를 읽으면 부와 권력의 미래가 보인다
김이재 지음 / 쌤앤파커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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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부터 지리를 좋아했다. 라떼 이야기긴 한데 내가 8~9살 무렵에는 컴퓨터도 없던 시절로 집에 백과사전이라도 없으면 그야말로 정보를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다. 

나는 전해들은 지식과 나보다 10살 가까이 많았던 형이 가져온 사회과부도라는 책을 힐끔힐끔 보고 그걸 기억해서 나만의 세계지도를 만들고는 했다. 

그때만 해도 놀이문화가 많지 않았기에 친구들과 노는 시간을 빼고 혼자서는 그런 놀이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이제는 스마트폰, PC 안에 세계 곳곳의 지도가와 거리뷰가 있고 나 역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지리를 실제 익혔지만 '지도력(地圖力)'이라는 말은 조금 생소했다. 

한가지 지적할 부분은 책이 너무 중국 책 같다. 디자인 하신 분한테는 죄송하지만 표지가 강렬하기는 한데, 조금 다르게 세련되게 뽑았으면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지도의 중요성을 이렇게나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한 책은 없었다는 추천사처럼 지도를 통해 세계를 들여다보고 마케팅, 경영, 경제 등으로 연결하는 탁월한 내공을 보여주는 책이다. 

 

오늘 뉴스에도 나왔지만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탈출에 가장 적극적인 두 나라, 영국과 이스라엘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바로 현장 중심의 지도를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물론 영국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집단 면역에 어려운을 겪고 있다고는 했지만 다른 나라들 보다는 빠르게 백신을 맞고, 집단 면역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국은 전통적인 지도 강국으로 1800년대 콜레라가 창궐했을 때도 지도를 통해 솔루션을 찾았다고 한다. 유럽 대륙에서 떨어진 섬나라로 전 세계를 지배하는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이 지도력을 갖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이스라엘 청소년들은 어려서부터 ‘스트리트 스마트’를 배우고 ‘빅 트립’으로 세계 무대를 미리 체험하며 지리적 감각을 익힌다고 한다. 

 

Part1.은 역사로 시작한다. 지도를 그리며 발달한 문명, 지도를 소유한 통치자들로 알렉산더 대왕과 그의 스승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손자병법 역시 천시와 지리, 인화를 중시한 인문지리적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패권을 쥐었던 에스파냐, 네덜란드 등의 지도력을 통해 지도가 보여주는 강점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회책에서 많이 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에 아프리카까지 표시가 된 지금 봐도 비교적 정확한 지도가 나오고 김정호와 제임스 쿡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 영국인과 유대인(이스라엘)이 솔루션을 지도로 찾는 것을 보며 지도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반복 설명하고 있다. 

 

Part. 2는 지도를 통해 보는 부의 흐름을 연결하고 있다. 로스차일드 가의 정보력과 지도를 통해 이뤄 온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백만장자들의 성공 방식에 대해서 미국 <포브스> 웹사이트(2010년 8월 2일)에 의하면 미국 억만장자들의 첫 번째 직업은 신문 배달부가 가장 많았고, 그 외에도 이들은 주유소나 상점 등 저임금을 받는 직장에서 비즈니스를 처음 경험했다고 합니다. 토머스 에디슨, 데이비드 사노프, 잭 웰치, 워런 버핏,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팀 쿡 등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인들은 모두 어린 시절 신문 배달을 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길렀습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마틴 루터 킹, 허버트 후버, 월트 디즈니, 존 웨인, 톰 크루즈, 데이브 토머스 등 미국 출신의 쟁쟁한 인물들도 마찬가지였죠. 세계 최대 증권사로 유명했던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창립자 찰스 슈왑은 고향인 새크라멘토에서 호두, 계란, 닭 장사를 하며 비즈니스 감각을 기르기도 했습니다. 
《왜 부자들은 모두 신문배달을 했을까》라는 책도 있는데, 그 책에서 저자는 ‘신문 배달이야말로 춥고 어두운 골목에서 배우는 진짜 비즈니스’라고 이야기합니다. 추운 겨울, 일단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나간다면 모든 일의 반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고 신문을 배달하든, 전단지를 돌리든, 잔디를 깎든, 베이비시터를 하든, 자동차를 청소하든 자신의 힘으로 돈 버는 경험을 빨리하면 빨리할수록 좋다는 겁니다.

에르메스와 루이비통, 버버리와 구찌 등의 명품을 통해 지도와 공간의 의미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 지리적 상상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성장한 샤넬과 샤넬 No.5 향수의 성공에 대해서 알아보는 내용은 너무 신선했다. 

마케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한국의 스타벅스와 배달의 민족 등을 통해 공간의 의미를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의 대표적인 글로벌 인재 육성책인 지역전문가에 대해서도 나온다. 1993년 신경영 선언 이후 80여 개국에 총 5,000여 명이 파견되며 글로벌 삼성을 만든 주춧돌이 됐습니다. 지역전문가 제도가 삼성의 현지 마케팅 근간이 됐기 때문입니다. 지역전문가들은 현지에서 ‘파라과이의 술 마시기 좋은 곳’, ‘미국에서 주택을 싸게 얻는 법’ 등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도 현장에 가지 않으면 얻기 힘든 정보들을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삼성은 해당 보고서를 사내에 전파해 누구든 자유롭게 관심 지역을 살펴볼 수 있게 했습니다. 삼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사소한 정보라도 수천, 수만 건이 모이면 해당 지역에 대한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된다”며 보고서를 읽어보면 어느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해당국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Part.3는 미래의 지도로 실제 지도가 아닌 웹상의 공간, 지도를 말하고 잇다. 

실리콘 밸리의 '2시간의 법칙', 구글을 초격차 기업으로 민들어준 지도력, 지도를 그리며 혁신을 거듭한 넷플릭스와 실리콘밸리와 바로 연결되는 실리콘 와디 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 미래의 지도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커넥토그래피와 실리콘 사바나, 중국 심천(선전), 동남아, 인도 등 새롭게 부상하는 핫플레이스에 어떻게 접근할지도 소개하고 있다. 

 

지리학을 전공해 누구보다 지리의 중요성을 먼저 깨달은 저자는 “금융 문맹은 부자가 될 수 없지만, 이제 지리 문맹은 부자는커녕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라고 역설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미래의 부와 권력이 이동할 곳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지도력’이 필수가 되고 있다. 

또한 지리는 이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인적 자원, 에너지의 이동, 웹상의 가상 공간 등 모든 것이 연결된 새로운 질서다. 코로나19로 공간의 중요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 시기 가장 시의 적절하면서도 필요한 책이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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