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제국 - 거대 기술기업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훔쳤는가
루시 그린 지음, 이영진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실리콘밸리, 오늘날 미국을 이끌어가고 있는 산업의 중추가 모여 있는 곳이며, 전 세계 인재의 블랙홀로 IT나 산업에서 뛰어난 인재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일을 하거나 그곳을 거친 경우가 많다.

아래는 10년전인 2009년과 2019년의 시가총액 순위다. 

10년 전 1위는 미국 석유기업 엑슨 모빌이었다. 석유, 천연가스 시추 및 판매가 주력이었다.

왜 미국 영화나 뉴스에서 바다 한가운데에 석유 굴착선이 있고, 불이 계속 나고 있는 것 본 적이 있다면 바로 그 기업은 엑슨모빌일 가능성이 높다. 9위의 로열 더치 쉘도 석유관련 회사다. 페트로차이나도 중국 국영 석유공사다. 

다음으로 월마트나 차이나 모바일, AT거의&T 같은 유통, 통신 서비스업이고, 나머지는 GE, P&G, 폭스바겐, 존슨앤존슨 같은 제조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유일한 IT기업은 마이크로 소프트 정도다. 세계 PC 첫 화면인 윈도우를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2019년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1~5위는 전부 실리콘밸리의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이다. 흔히 GAFA라고 불리는 기업들이다. 

(포노 사피엔스_최재붕 지음, 쌤앤파커스, p.117 인용)

우리는 좋든 싫든 오늘을 사는 지금 미국인이 아니지만 이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선 세계 스마트폰 시장 OS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거의 매일 매순간 사용하고 있고, 세계 스마트폰 2위의 아이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많다. 아마존의 상거래를 직간접적으로 이용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같은 SNS를 활용하고, 이 채널을 이용해 광고를 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가 실리콘밸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저자 루시그린은 세계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제이월터톰슨(JWT)의 이노베이션 그룹에서 글로벌 디렉터를 맡고 있다. 미래 혁신 싱크탱크인 이노베이션 그룹의 연구 활동을 통해 미래 트렌드를 강연하고, 연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와 밀접한 관련을 맺을 수 밖에 없다.

 

실리콘밸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가인 워싱턴이나 금융가인 월가보다도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은 실리콘밸리가 거욱 영향을 미친다. 이곳에서 뜨는 스타트업과 기업문확, 또한 다양한 산업문화, 인터넷 시대에 따른 IT기업의 영향력의 증가 등으로 산업계를 넘어선 막대한 영향력과 부와 권력을 가진 하나의 집단으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저자가 말하는 실리콘밸리는 디지털 기술의 문화와 산업을 구현한 기업집단을 말한다.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구글, 애플, 스냅챗, 테슬라를 한꺼번에 지칭한다.

이 기술기업 집단이 지금 세계에서 가장 막대한 야심과 힘을 지니고 우리의 미래를 형성해가고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실리콘밸리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한데 어우려져 유사한 권력, 영향력, 가치 체계를 구현하고 있어서 묶었다.

애플의 부활 이후 기술기업들은 막강한 신세대인 밀레니얼 소비자에게 보조를 맞추며ㅡ디지털 소셜화, 모바일 사용의 확대, 생활의 모든 측면에 구현된 인터넷을 통해ㅡ대중시장으로 침투했고, 지역을 초월해 엄청난 규모의 국제적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앞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밀레니얼들이 주문형 자율 비행 자동차에 올라 하늘을 날아다니고, 기게가 발권과 수화물을 나르고, 패스트푸드는 기계가 만드는 세상이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결과는 그 일에 종사하던 인구층을 싹둑 잘라내는 가슴 아픈 대대적 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러한 변화를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은 스스럼없이 '진보'라는 말로 합리화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실리콘밸리 거물 기업들은 힘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과거 미국 증시 최상위를 차지하던 전통산업군인 월마트나 유니레버, 네슬레 등은 설립후 글로벌 기업이 되는데 수십년씩 걸렸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은 불과 수년안에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빠른 성장을 이뤘다.

같은 맥락으로 아주 짧은 기간에 이들 기업가들은 중산층에서 초부유층으로 이동했다. 그러는 사이 경제적 기반이 제조업체와 전통기업에서 벗어나 알고리즘과 데이터로 이동했다. 이런 구조적 변동으로 이들 테크놀로지스트들이 이룬 업적과 발상은 항상 최고의 가치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요즘 실리콘밸리 기업과 리더들은 한층 완숙해진 모습으로 깊은 성찰적 사고를 한다. 그러면서 문화, 정부, 학계 등을 넘어 보건, 인프라, 에너지, 우주여행, 교육, 우편 시스템 분야 등 미국내 라이프스타일을 장악하거나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스스로를 자랑하기 위해 도시에 웅장한 사옥을 건설했다. 그들만의 제국을 실현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2018년 한 때, 실리콘 문화가 후퇴할 조짐도 있었다. 구글과 페이스북이 디지털 광고 판매의 투명성에서 부족하다며 거대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와 그것의 CMO 키스 8위드는 디지털 '수렁,(Swamp)'이라고 까지 했다. 

특히 페이스북에서 8,700만건의 데이터 유출 사건이라는 대형 스캔들도 터지면서 더욱 말들이 많았다. #DeleteFacebook 이 해시태그로 널리 공유되기도 했고, 저커버그의 라이벌인 귀술 기족 일론 머스크는 자기 회사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삭제했다. 애플 팀 쿡은 그 와중에 애플의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자랑했다.

팀 쿡은 페이스북이 사전 예방적 자체 규제를 하지 않아서 이 소셜네트워크 거물이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지르게 된 것이라고 논평했다.

저커버그 뿐만 아니라 피터 틸이 주주로 있는 펠런티어를 비롯해 여러 기술기업과도 연계되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조금의 타격은 입었지만 페이스북의 자회사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의 건재, 유럽에는 청문회 출석도 하지 않는 위세를 발휘했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성공비결은 사실 소비자들이 매일 매순간 사실상 무심하게 개인 데이터를 허용해 주는 행위로부터 나온다.

그들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 없다.

 

또다른 문제점은 실리콘밸리의 아젠다를 대개 부유하고 교육받은 백인 남성집단에 의해 설정된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거주민들은 새로운 상아탑의 주인이다. 그들은 문화를 형성하고 있지만 또한 일반적인 편견도 가지고 있다. 이 기업들은 대개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남성들을 직원으로 두고 그들에게 날마다 무제한의 음식과 음료와 서비스를 사옥에서 제공하고 있다.

또한 통근버스로 실어 날라주기까지 한다. 결국 길을 가다 마주칠 수 있는 실리콘밸리 외 대다수의 보통사람과는 거리가 먼 그들이 세계의 아젠다를 좌우하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겉으로는 평등주의를 지향하는 친근한 민주주의자로서 자신들을 훌륭하게 제시해왔다. 이 집단은 대체로 긍정적인 가치관을 견지하면서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의 첫글자를 딴 '성소수자'를 의미한다), 환경, 사회적 선을 옹호한다. 하지만 그들만의 조건과 규정에 부합할 때만 그렇다. 

 

실리콘밸리 출신들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또 정부의 기관으로 가서 일하면서 더욱 그들의 영향력은 확대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편집자" 이말은 저커버그가 몹시 떨쳐내고 싶어하는 그의 별칭이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에 페이스북이 일조했다는 의혹은 전 세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실리콘밸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확연히 달라진 계기였다. 정치와는 철저히 무관해 보이는 그들은 사실 정치 및 정부와 긴밀하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2017년에 로비 활동으로 1,800만 달러 이상을 썼다. 아마존은 1,280만 달러를 지출했고, 페이스북은 1,150만 달러를 썼다. 애플까지 합하면 전체적으로 2017년에만 5,000만 달러 정도가 정치권에 지원되었다. 2016년 대선 경쟁에서 그들의 최고 수혜자인 힐러리 클린턴이 4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실리콘밸리 기업이 새로운 분야를 개쳑하는데 있어 가장 큰 장벽인 규제는 막대한 자금을 가진 그들이 시민의 마지막 보호막인 규제를 걷어내는데 사용하면서 무력화 시키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일련의 흐름이 거대 기술기업이 편협한 관점으로 세상을 대변할 때 정치와 사회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흔히들 소셜 플랫폼을 제 5계급이라고까지 이야기하면서 그들이 저널리즘을 넘어 세상에 새로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또 SNS를 활용한 가짜 뉴스도 판을 피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앞으로 우주, 민간의료, 무인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더욱 그들의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다.  

이 힘의 규모가 어느 정도까지 커질지는 완전히 파악하기가 힘들다. 그들의 진화는 계속 진행중이니까. 사람들도 대부분 이 사실을 알지만 그들은 노트북의 카메라가 혹시나 자신들의 사생활을 감시할까봐 그위에 스티커를 붙이는 소극적 행동에 불과하다.

정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이제 우버 차량이나 그들이 제공하는 응급실을 이용해야 할 판이다. 맥북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보접근에도 불리하다.

 

특권적인 백인 남성들에 의해 우수하계 설계된 기술들이 주는 비전은 미래지향적이라는 포장을 쓰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과 별 차이가 없거나 더욱 나빠진 상황을 예정하고 있다. 그들이 그리는 미래는 포용성의 부족으로 인해 사회의 소수 집단에만 유리해 질 것이다.  ---p.390

 

저자는 많은 기업 리더와 유명 벤처기업가, 학자, 언론인들과 인터뷰하면서 실리콘밸리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특히 그 안에 내재된 심도있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있다.

테크 거물들이 우리의 미래를 바꾸려고 하고 있다.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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