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설계, 초등부터 시작하라 -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알려주는 입시 맞춤형 공부법
진동섭 지음 / 포르체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이었다. 교육열은 아마도 세계 최고 수준일 것이다. 조선시대 평민 부모는 옆에서 농사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는 그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민화가 있다. 부모들은 자신은 힘들게 일을 해도 아이는 공부를 시켜 그렇게 만들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나 역시 비평준화 고등학교를 다니고, 경쟁을 거쳐 서울에 있는 대학을 진학했지만, 거의 20년이 다되어 가는 오늘에도 여전히 한국사회는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

그리고 그 학벌이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또 나처럼 소위 말하는 SKY명문대를 가지 못해서 어딘가 모르게 불리함을 느낀 적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공부 잘했으면 좋겠고, 나보다는 좋은 대학에 갔으면 좋겠다. 비록 (예전에는 펜대를 굴리면서 일을 한다고 했는데, 요즘은 PC로 일한다가 맞을 것 같은) 화이트칼라도 나름의 고충이 있는지 너무나 잘 알지만 화이트칼라 나아가서는 교수님 같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 

 

저자 진동섭 국어 교사로 1986년 첫 고3 담임을 맡으면서 입시에 뛰어들었다. 교과서 편찬, 논술 교과서 드을 만들고 학교에서 교감선생님까지 하고 2013년 서울대 입학사정관이 됐다. 대입제도 간소화 정책연구팀원, 자기소개서·추천서 공통양식 개정 연구위원으로 활동했고, 2015개정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연구위원으로 참여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교육부 교육과정심의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교육 전문가다.

사실 JTBC 드라마 <SKY 캐슬>에서 보여준 장면이 과장일 수는 있어도 우리사회의 정확한 한 단면임은 분명하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법무장관 임명은 야당의 개혁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발도 분명 있지만 온 국민이 두 편으로 분열된 데에는 결국 그의 자녀가 우리가 전국민이 보편적으로는 할 수 없는 입시 혜택을 입었기 때문이다. 그 자녀의 성적과 인턴증명서, 활동서 등이 하나하나 다 까발려진데에는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교육에 민감하고 내가 또는 내 자식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좀 더 잘 살 수 있게 될 수 있다는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그 교육에 대한 기회의 불평등함이나 불공정함을 말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내 주변에(우리집을 비롯해 내 가까운 주변은 교수님이나 더 잘나가는 그런 분이 없다) 아버지가 일하는 최고의 학부에서 인턴을 하고, 흔히 말하는 입시스펙을 쌓는 절차를 경험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있기 힘들다.

물론 이것이 불법도 아니었고, 내가 좀 더 잘 아는 사실을 내 자식을 위해 사용했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무엇보다 아이들이 겪는 입시에서만큼은 차별을 맛보지 않게 우리가 해주어야 한다.

"쟤네 아빠가 교수라서 이번 방학에 OO대에서 인턴했대." 이런걸 어린 아이들한테 보여준다는 자체가 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도 항상 정의를 책에서 SNS에서 이야기하던 분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일반적 국민 눈높이에서 그렇게 좋은 대학을 가고 의대를 가는 것은 거의 없기 떄문이다 (참고로 나는 유시민빠, 조국빠였다. 우리집에 이분들 저서가 거의 다 있고 거의 다 읽었다. '좌파라고 다 가난하란 말인가? 좌파도 부자가 될 수 있고, 또 좋은 대학 가야한다'에도 동의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은 분명 합법이었을지라도 편법이었다. 이제는 -빠 까지는 아닌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입시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이제 4당 5락이 아니다. 부모의 정보력이 사실이다. 제도가 그렇다면 거기 맞춰야 된다.

이 책은 향후 10년간의 대학 입시 전형의 큰 틀을 알려주고, 입시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현재 초등학교 1학년부터 당장 내년 입시를 앞둔 초중고 학부모의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나는 아직 2살짜리 부모라 이 책이 100% 와 닿지는 않았다. 왜냐고? 우리나라 입시는 3년앞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때 되면 분명 또 입시가 바뀌어 있다.

이런 것도 솔직히 문제다. 제도가 길게 이어지고, 또 그에 기반한 안정적 있는 학습을 해야 하는데 제도가 조령모개 하니 아이들이나 학부모 모두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제 1장은 입시 첫걸음, 공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 이다.

책을 읽는 것을 저자는 정말 강조하는데, 나는 집에 많은 책과 특히 고전류를 가지고 있는데 아이가 많이 읽고 생각하는 힘이 길러졌으면 좋겠다.

나는 어릴 때 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도 거의 없는 환경에서 누가 나에게 고전을 읽으라는 말을 해줄만한 사람이 없었다. 그 점이 늘 아쉽다.

 

"고등학교나 대학이나 선생님들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에서 하는 공부는 고등학교 공부와는 좀 달라요. 고등학교 때는 주어진 것만 열심히 하면 됐는데, 대학에서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할 수 밖에 없죠. (중략) 배운게 뭔지를 확정하는 것도 어려운 거예요. '동양에서의 한류 문화의 역할과 확산 가능성'에 대해 공부했는데 그러면 동양문화와 한류 문화 전반에 대해 알아야 하잖아요.

게다가 간단한 주제에 대한 리포트도 15매 정도는 써야 하고, 다음 시간까지 읽고 요약해 오라는 책은 150쪽이나 되고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얕게 공부해 온 친구들은 엄청 고생해요."

이렇듯 대학이 원하는 학업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독서는 필수불가결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발행한 '학생부종합전형 안내' 책자에서도 독서를 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p.29

 

하지마 독서는 비단 아이뿐만이 아니다. 그래도 명색이 대기업을 다니는 내 주변에도 '서애 류성룡'을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역사를 좋아해서 또 어떤 주제에 대한 보고서를 쓸 때 류성룡의 징비록 이야기를 했다가 류성룡이 누군지 설명하는데 한참 걸렸다. 요즘은 '이순신 베프'로 설명한다. 주변에서 책읽는 사람을 본 기억이 점점 옅어진다. 다들 여유시간에 스마트폰을 본다. 어른들도 독서가 필요한 세상이다.

 

공책정리하기부터 고교학점제, 2020년 전면 도입된다는 자유학년제까지 공부방법과 입시제도의 변형에 대해서 많이 설명해 준다.

나도 입시를 놓은지 꽤 오래되서 많이 배웠다.

공책 정리하기는 지금도 잘 못한다. 회사에서 업무 메모할 일이 많은데, 내 노트는 언제나 뒤죽박죽이다. 그런 습관이 잘 들었다면 지금 더 일하는데 편했을 것 같다.

 

제 2장은 달라지는 대입제도에 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실 나와 내 아이에는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 넘겼다. 조카들에게는 좀 필요할 것 같아서 나중에 이 책을 고1과 초6이 아이로 있는 누나에게 선물할 생각이다.

 

제 3장과 제 4장은 구체적 입시 Skill이다. 입학사정관만 알고 있는 비밀을 알려준다.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학생부 종합전형 평가의 비밀 등을 알려준다.

한가지는 대학은 발전가능성을 보고 선발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런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발전가능성을 거짓말이 최대 50%에 달하는 서류와(혹은 다른사람이 대필해준 서류) 하루,이틀 정도의 면접으로 분명 판단할 수 있는지 나는 그것이 항상 의문이다. 

내가 회사에 입사할 때도 한 번의 평가와 특히 좌우하는 것이 하루에 보는 면접인데 사실 사람을 길어야 1시간 내외의 면접으로 30년 일 할 사람을 선발한다는 자체가 아이러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말주변 좋은 '사기꾼 유형'이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입시제도를 좀 더 길게 보고 전인적인 학생을 선발하는 그런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그게 안된다면 나는 사법시험이나, 수능시험처럼 적어도 공정하게 평가만으로 선발해서 공정성시비만큼은 없었으면 한다는게 솔직한 바람이다.

 

저자는 결국은 학교 공부라고 주장하며 글을 마치고 있다. 학생부 종합전형을 준비한다는 말은 결국 학교 공부에 충실하게 임하고 있다는 말과 같은 뜻이다. 대학은 고등학교 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전형을 설계하려고 한다. 물론 이 전형이 100%이것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결국은 책을 많이 읽고 사고력이 풍부하고, 면접 때 자신의 논리를 잘 펼 수 있고, 교과과정에 관련된 면접문제를 풀이하는데에는 기본적인 학습능력이 있어야 한다. 

학생부 종합전형이나 최근의 수시를 한 방이라고까지 표현하는데 그런 것은 절대 아니길 바래본다.

 

최근의 입시트렌드를 잘 알 수 있는 고마운 책이었다. 지금 중고생을 두고 있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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