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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체를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 - 국내 최고 필적 전문가 구본진 박사가 들려주는 글씨와 운명
구본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1월
평점 :
처음엔 제목을 보고 피식하고 웃었다.
글씨체와 인생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조금 더 잘 쓰면 보기 좋고 깨끗한 글씨체를 보면 첫인상이 좋아지는 등의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요즘처럼 글씨 쓸 일 자체도 많지 않은데 글씨체에 인생이 바뀐다는 말에 조금은 갸우뚱했었다.
물론 과거 붓글씨를 쓰던 시절, 또 멀리 있는 사람들과 필담으로 교류하던 시절에는 신언서판이라고 해서 글씨체가 정말 중요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날까지도 하는 의문을 가지고 책을 펼쳐들었다. 하지만 읽다보니 빠져들었고, 나도 글씨 연습을 해야겠다고 책을 덮을 때는 생각했다.
저자 구본진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법학박사에 21년간 검사로 근무한 엘리트다. 역술인이거나 붓글씨 연구가인가? 했는데 검사님이다. 필체와 사람 사이에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구를 시작했다는데 그러다 보니 문득 '세상에 이런 일이' 같은 프로그램에 나왔던 기억이 난다.
물론 그 프로그램을 다 보지는 못했는데 채널을 돌리다 필체 이야기를 하던 검사님을 본 적이 있었는데 책까지 내셨구나 하고 책을 펼쳤다.
낮에는 검사, 밤에는 독립운동가 친필 컬렉터로서 활동했다. 필적학의 세계에 입문한 후 친필을 1,000여 점 모으다 보니 이 분야에서 최고의 컬렉션을 이루었다. 필체가 의미하는 것을 찾아 필적학을 연구한 지 15년이 넘다 보니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정받게 됐다.
2017년 10월 국방부의 요청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씨 분석 의견서를 작성해 한반도의 정세를 예측했다고 한다. 글씨로 앞으로의 정세까지 알 수 있다니 대단하다 해야하나, 믿지 못하겠다고 해야하나.
여러 신문사에서 칼럼을 연재했고, 각종 언온사와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저자는 말한다.
글씨는 손이나 팔이 아닌 뇌로 쓴다고. 즉 글씨는 바로 '뇌의 흔적'이기 때문에 글씨로 사람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글씨는 운명이라고 이야기한다. 20년 넘게 검사로 일하면서 살인범, 조직폭력배들의 글씨에는 특이한 점이 있는 것을 보고 글씨와 사람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1998년 미국 연수 시절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프릭컬렉션 등에 자주 다니면서 미국인들의 기증 문화에 감명을 받았다. 저자도 의미 있는 수집을 해서 기증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독립운동가 친필을 수집했고, 독립운동가 600여 명, 친일파 250여 명의 친필을 수집했고 독립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에 차이가 있는 것을 알게 되고, 글씨체에 성격, 성장과정, 취향, 질병, 빈부가 집약돼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글씨와 사람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주장한 사람은 저자가 처음이 아니란다.
놀랍게도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가들인 공자, 주자, 이황, 송시열, 아리스토텔레스, 괴테, 아인슈타인, 셰익스피어, 보들레르 등이 주장했다고 한다. 동서양 막론하고 글씨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한 것이다.
심지어 셰익스피어는 "내게 손글씨를 보여주면 그 사람의 성격을 말해주겠다."라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다.
글씨 연습을 통해 사람의 내면을 바꾸는 방법은 동양에서 3천년 동안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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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첫 부분은 저자의 직업인 검사답게 글씨를 통해 살인범과 폭력배의 특성을 알게 된 것과
저자의 경험담이 펼쳐진다.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적이 있다. PD가 글씨 한 점을 보여주면서 어떤 성향의 사람이냐고 물어 연쇄살인범의 글씨라고 답했다. 알고보니 1975년 55일 동안 17명을 살해했다가 사형당한 연쇄살인범 김대두의 글씨였다 ---p.25 |
글씨를 통해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 하루에 20분 이상 매일 연습하라. - 줄 없는 종이에 연습하라 - 평소에 쓰는 필기구를 이용하라 - 자신의 이름부터 시작하라 - 좋아하는 문장이나 글을 써라 - 하루도 빠짐없이 40일 이상 연습해라 - 미리 써둔 것을 보고 베끼지 마라. - 천천히 써라 -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바꾸려고 하지 마라 |
와 같은 원칙하에 연습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부자가 되고, 성공하는 사람들의 글씨체를 통해 성공으로 나아가는 방법도 알려준다.
예를 들어 큰 부자들의 필체는 공통점이 있어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ㅁ’의 오른쪽 윗부분을 둥글게 쓰고 마무리를 확실하게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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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람들은 빈틈이 없기 때문에 일을 확실하게 끝맺고 근검절약하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책에는 기업의 CEO부터 독립운동가, 학자, 대통령, 연예인, 스포츠 스타까지 유명인의 필체 도판 약 40점과 그 사람의 운명을 읽어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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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 선생님의 글씨다. 유려하면서도 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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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이완용의 글씨다. 사실 이완용은 변절하기 전까지 명문가 자제로 우수한 교육을 받았고, 관료생활도 순탄했다. 하지만 그 글씨에서 변절의 기운이 느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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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글씨와 성격도 분석해 준다.
박정희 대통령은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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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대통령은 글씨로 꽤 유명한 대통령으로 대도무문을 자주 썼다.
내가 어릴때만 해도 김영삼 대통령이 혼자서 대도무문을 쓰거나 자신들의 참모들에게 붓글씨 나눠주는 것을 방송으로 자주 봤었다.
두뇌가 빠르고, 결단력이 있으며 영리함이 글씨에서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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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이야기한다. 글씨 연습을 통해 인생을 바꿀 수 있고, 저자 스스로 글씨 연습을 통해 인생을 바꿨다고 한다.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그 논문을 출간한 책이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디고, 유명 유튜버, 초빙교수, 신문사 논설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찾아왔다고 한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의심하지말고 필체를 글씨를 바꾸는 연습을 하다보면 인생마져 성공적으로 변화한다고 말이다.
더 나은 삶을 꿈꾸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필체 연습을 시작해 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 쌤앤파커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재미있게 읽고 정성스럽게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