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돌콩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0
홍종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 자음과 모음의 청소년 책이 이렇게 재밌을 줄 몰랐다.

지난 번 <시간을 파는 상점>에 이어 두번쨰로 읽고 있는 청소년 도서이다.

예전엔 청소년 도서라고 하면 공부에 지친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대학을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는 모습으로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이렇게 많고 다양한 주제로 한 아이들의 이야기구나 싶어 새삼 놀랍기도 하면서 재미가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제각각 성격이나 재능이 다르 듯, 한권 한권마다 빨강, 파랑, 노랑, 녹색 등 다양한 빛깔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달려라 돌콩>도 어떤 내용일까....궁금했지만 지나친 기대는 책에 대해 쉽게 실망할 것 같아 지나친 기대를 줄이려고 이틀 정도를 책상에 둔 뒤에 읽었다.

 

한번은 엄마에게 왜 이름을 그렇게 지었냐고 따졌다.(중략)

나중에 알고 보니 아버지는 토요일을 반공일, 일요일을 공일이라고 불렀다. 그러니까 나는 일요일에 태어난 것이다. 이름까지도 참 무성의하게 지었다.(p.57)

 

501?? 오공일?? 주인공의 이름이다.

요즘 아이에게 이런 무성의(?)이름을 지어주었다가는 놀림의 표적, 왕따의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이름의 전설(?)에서 풍기는 분위기로 알겠지만 공일이의 부모님은 '반공일, 공일'이라는 단어를 쓰는 시대에 살아오신 분들이다. 그러니까 공일이는 부모님의 늦둥이로, 그것도 부모님의 재혼으로 태어났다. 그러다 보니 이복형의 아들보다도 나이가 어린 공일은 아무래도 늙은 부모님보다는 형이 뒷바라지를 해야했다. 게다가 공일이는 형과는 다르게 작고 외소한 체형에 성격까지 내성적이라 아이들의 따돌림의 대상이 되기 쉬웠다. 그리고 공부에 취미도 없어 더욱 아이들의 좋은 놀림감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학교 짱에게 놀림을 받다 도망을 간다. 그런데 하필이면 길가에 세워져있던 양계장차를 몰고 도망가는 바람에 일이 커지고 만다.

소목장을 하고 있던 형과 목장 아르바이트생 금주까지 나서 겨우 트럭기사와 합의를 본다.

크게 사고를 친 공일은 학교를 그만 자퇴하고 형의 목장에서 소를 돌보며 형수의 눈치를 받는다.

 

이 정도까지는 아무래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것 같다.

학교의 집단 따돌림, 공부나 특기가 달리 없는 평범한 아이, 거기다 꿈까지 없어 매일이 무기력하고 질풍노도 탓에 자신의 존재감을 비관하는 청소년.

 

여기서 이야기가 큰 반전없이 흘러간다면 재미가 없겠지만 우연히 들은 한 마디에 공일의 운명이 바뀌게 된다.

 

"아저씨, 말 타세요?" (p.74)

 

조카인 도민이를 만나러 가는 중 버스안에서 만난 또래 여학생이 한 말이다.

가지고 있던 채찍(은 왜 가지고 있는지 책에서 확인하길~)을 보고 공일을 말타는 기수로 착각한 것인다.

 

만 16세 이상.....신장 168cm이하, 체중 49kg 이하......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시킨 공일은 기수학교에 입학한다.

공일이가 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나는 것이 아니다. 더 많은 일이 공일이에게 아직 남아있다.

그 나머지 이야기는 책으로 확인해 보기를~~~^^

 

 

고등학교 1학년 자퇴생, 아무런 재주도 특기도 없던 아이가 어느날, 하늘에서 내려온 계시를 받은 것 같이 뭔가 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

아마 이제는 공부만을 강요하는 시대는 끝난것 같다.

아이들에게 자신이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도와주는 것이 부모님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방황하고 나약한 아이가 아닌 건강하고 강한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돌콩이처럼~!!

 

초겨울 햇살에 넝쿨이 마르고 있었다. 실뭉치처럼 뒤엉킨 넝쿨은 줄기 중간에 보잘것없는 꼬투리를 다닥다닥 매달았다. 넝쿨을 당겨보았다. 뚝 끊어진다. 시에서처럼 끊어지고 남은 넝쿨이 철사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 금주가 꼬투리 몇 개를 따서 깠다.

"이게 돌콩이야." (p.111~1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입학사정관제, 멘토를 만나다 - 자기소개서작성, 포트폴리오준비, 학교생활기록부관리, 입학사정관제 합격수기 입학사정관제, 멘토를 만나다 1
전용준.박민호.임정현 지음 / 미디어숲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지인이 자신의 딸이 중학생이 되는데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정보가 있냐며 물어보았다.

신문에서 몇번 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말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주위 엄마들은 이런 저런 정보로 아이들의 대회 출전이나 상장 수집(?)에 대해 대단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하셨다.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에 대해 말했다가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줄까봐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아이들에 관한 교육 문제 아닌가.

엄마들에게 아이들에 관한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이 있을까 싶다.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며 아이들을 돌보는 워킹맘들은 정보를 얻거나 찾아볼 시간이 적을 것 같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에게 필요한 이것저것들을 챙길 수 없고 그러다 보면 준비 기간도 짧고 미숙해

시간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워킹맘들에게 이 한권의 책이 어쩌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 같다.

그런데 책이 자세해도 너무 자세한 것 같다. 어쩌면 다른 책은 혼란만 가중될 뿐, 별로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입학사정관제'는 수치화된 성적만으로 선발하던 대입제도에서, 학생-학교, 심지어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까지 다양한 면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로서 도입된 것이다. (p.4)

그렇다보니 학교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대외 활동이 아주 중요해졌다.

 

 

우선 자기 소개서. 요즘 취직을 할때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기소개서'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첫인상'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자기 소개서를 쓰는 것은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1장에서는 자기 소개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나 연습방법, 서울대학의 예시문까지 있어서 좀 더 쉽게 쓸 수 있을 것 같다.

 

2장부터는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있다.

독서활동이나 봉사활동, 특기적성활동과 공모전황동에 대해 제대로 알게 해 준다.

준비 방법이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심지어 이과와 문과까지 나누어 자세히 알려준다.

 

3장은 학교생활기록부 관리에 관한 관리 가이드이다.

생활기록부에 관한 모든 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너무 자세한 사항과 예시들이 가득해 천천히 읽어본다는 아무 큰 도움을 줄것 같다.

 

마지막장은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유명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수기가 실려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고 엄마들에겐 어렵지만은 않은 제도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부록까지 있어 더욱 실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제도를 보다 잘 알고 자신의 아이에게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게 준비를 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 스완 & 불굴의 역동성 - 2013 다보스포럼 리포트
박봉권.안명원 지음, 손현덕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블랙스완(Black Swan)"이라는 단어가 유행을 한 적이 있었다.

'백조는 반드시 희다'라는 통념이 진리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8세기 호주에서 검은색 백조가 발견되자 기존 통념은 완전히 무너졌다. 수천년간 이어온 믿음과 진리가 호주에서 발견된 검은 백조에 의해 깨진것처럼 '블랙 스완'은 과거의 경험으로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이례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블랙 스완"에서 파생된 말이 "그레이 스완(Gray Swan)"이다.

전혀 예측 할 수 없는 블랙스완과는 달리 이미 시장에 알려진 악재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리스크를 말한다.

 

경제 용어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레이 스완&불굴의 역동성>이라는 책은 2013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다보스 포럼(Davos Forum)의 중요 내용들을 알기 쉽게 쓴 책이다.

민간 재단이 주최하는 회의이지만 세계 정계, 재계의 여러 인물들이 모여 각종 정보를 교환하고 세계 경제 발전의 방안등을 논의한다.

 

올해 초에 닷새간 열린 경제포럼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이 약 3개월이 지난 지금에 매일같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은 남들보다 한발 바쁜 감각을 지닌것 같기도 하다.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가졌던 것은 최근에 가장 많은 화제가 되고 있는 두 사건이다.

 

첫번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선언이다.

얼마전 뉴스에서 본 내용으로 관심있게 읽었다. 영국의 캐머론 총리는 2017년에 영국인들에게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토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것이다. 그 선언에 영국에서도 찬반 논란이 거세고 많은 우려와 이슈, 세계 경제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려는 이유는 매년 엄청난 파운드를 유럽연합 분담금으로 내고 있어 재정적자를 가중시킨다는 의견이다. 그 분담금은 영국의 재정적자를 줄이거나 인프라 투자 등 경제 회생을 위한 제정지출로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다.

그리고 유로존 재정위기가 3년째로 접어들면서 EU 운영시스템에 대한 영국 국민들의 반감이 상당히 커진 상태이다. 유럽의 국가들이 연합을 만들어 유럽의 큰 덩어리로 만들어 보려고 했지만 유럽 연합에 가입한 많은 나라들이 파산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깝게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등은 높은 실업률에 국민들이 수위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파산하는 나라는 더 생겨날 것이다.

 

두번째는 '아베노믹스'이다.

일본의 새총리 아베 신조가 무제한 돈 살포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대적인 경기 부양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일본 국민들이 지출을 늘이고 있다는 뉴스 역시 얼마 전에 본 뉴스 중 하나다. 20년간 이어온 일본 경제 침체의 사슬을 끊는 묘책이 될지는 아직 더 두고봐야 하겠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 보니 더욱 관심이 생긴다.

 

어려울 것 같은 경제 문제가 알고보면 지금 우리 주위에서 가깝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관심만 가진다면 얼마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뉴스로도 봤던 내용들이라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

 

이 책의 현재의 핫한 경제문제들을 꼬집어 이야기하고 있지만 초보자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장점은 바로 한 주제가 끝날 때마다 누구나 알기 쉽게 설명한 <용어 설명>이라는 부분이다.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정의해 놓아 꼭 해답지의 설명을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깔끔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을 전부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이 용어들만 알고 있어도 경제상식을 넓히는데 큰 도움을 줄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다는 어떨까? 시간을 꼭 사고 싶다.

정해진 하루의 24시간보다 몇 시간을 더 사서 책을 읽을 여유를 만들 것 같다.

아님 피로에 지친 몸에 휴식을 주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구나에게 하루는 24시간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온조는 실제로 시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뭔가 후회하는 일이나, 시간을 과거로 돌려 바꾸고 싶은 일이 있다면 대신 해 준다며 시간의 신 '크로노스'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사람들의 의뢰를 받는다.

 

참 특이한 소녀이다. 이름도 '온조'로 낯설지만 성격 또한 그렇다.

평범해 보이지만 온조는 다른 아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시간을 판다니.....창의력이 있다. 무척이나!

 

온조가 이런 생각을 하며 학교 생활을 하는데에는 남다른 부모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참 자유로운 영혼 같았다. 공부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찬 행동에 책임까지 지는 것.

사실 이런 10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부에 지치고 사회적인 잣대에 이리저리 비교되면서 어두운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아이들. 그러다 보니 20대가 되어도 역시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온조의 부모님은 사실 특별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온조를 교육시키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평범한 엄마와 아빠. 아빠는 소방관으로 순식하셨다.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매일 불길속을 뛰어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소방관이었다.

그런 아빠의 딸이다 보니 온조 역시 아빠의 영향을 받은 듯, 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는 10대로 보인다.

 

 

 
 

 

온조는 머리를 벅벅 긁은 뒤 쑥스러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어머? 웬일이니? 우리 온조, 제법이다. 벌써 그런 생각을 다 하고. 그래서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도 알았겠네?" (p.37)

 

온조가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의 개념에 대해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이 때부터 온조는 '애어른'같아 보였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고 성장해간다.

온조의 특별한 점은 이 정도일 뿐, 다른 또래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상황을 겪는다.

 

온조에겐 친한 친구인 난주가 있다. 난주는 같은 학교 남학생을 짝사랑한다.

짝사랑 남학생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만 받아주지 않자 온조가 나선다.

그리고 반에서 제일 얼음공주에 공부만하는 혜지는 온조가 '크로노스'라는 것을 알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제의를 안 받아들이면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보면 학교 생활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들인 것 같다.

예전에 고민했던 고민들이 지금의 아이들도 같이 고민하고 있구나 싶어 살짝 옛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언제나 같지만) 10대들은 공부 이외에도 많은 고민들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친구들과의 문제, 장래의 일, 자신과의 고민 등등.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어른들이 작고 하찮다고 여기는 것들이 10대들에겐 세상의 전부이다.

 

그런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온조와 친구들을 보면서 너무나 맑고 건강한 아이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언어"다.

난 이 책을 청소년들도 읽으면 좋겠지만 엄마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언어영역 문제집이나 논술 지침서에서 배울 수 없는 예쁜 우리말이나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와 함께 나누면 더욱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 가지 비밀과 한 가지 거짓말
방현희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네 가지 비밀이 나온다. 네 사람이 주인공이다.

주인공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이다.

그래서 심하게  이야기니 호기심으로 읽지 말기를.

이 책의 깊은 뜻을 이해하고 알아챌 수 있는 사람만이 읽기를 권합니다.

 

마르셀은 프랑스 여자다. 금발에 푸른 눈. 너무나 이국적인 그녀가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남자 장 때문에. 장과 마르셀은 깊은 남녀관계를 가지는 사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애인이거나 남자친구는 아니다. 왜? 장의 마음을 잡지 못했으니까.

그녀는 끝없이 장을 그리워하고 갈망하고 욕망하지만 장은 알 수 없는 사람이다.

그녀를 떠났다 다시 돌아오고 또 다른 '그녀'와 관계를 끊지 못하고 있고.

언젠가부터 마르셀은 장과 관계를 가지면서 장이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것이 꼭 자신을 죽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1장 '마르셀'에서 마르셀은 아주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 장이 떠날까봐. 자신이 장의 손에 죽을까봐.

그러면서 자신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한다. 지금 그녀의 그 불안함은 부모님의 파경과 평탄하지 못했던 엄마의 모습에서 내재되어 있던 깊은 슬픔이었다.

어린시절부터 쌓인 그녀의 불안정한 남자관계가 지금의 장과의 관계에서 더욱 불안하고 그녀를 힘들게 만든다. 집착과 구속을 원하듯 장을 끝까지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마르셀은 그녀의 불안한 심리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하고 싶어 정신과 의사 '닥터 정'을 만나 상담을 받는다.

 

이야기는 이제 '닥터 정'의 시선으로 옮겨간다.

애로틱의 끝을 보여주었던 '마르셀'과는 달리 '닥터 정'은 세 남녀를 눈에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는 중심적 인물로 의사의 책임감과 윤리,도덕관을 모두 망각하고 인간 본성에 충실한 남자이다.

 

닥터 정은 자신의 진료실로 들어오는 마르셀에게 반해버린다. 전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환자를 다독이며 얘기를 듣가 깊은 관계가 되어 대학병원에서 쫒겨났다.

그런데 이번에도 환자인 마르셀에게 반한다. 그녀가 상담을 받으러 올 때엔 옷이며, 머리, 향수까지

모든 것이 신경이 쓰인다. 마르셀이 사랑하는 장의 이야기를 듣가 보니 예전에 자신의 상담소에 왔던 다른 환자가 생각이 난다. 그녀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오래된 진료기록을 찾아 보니 그녀의 이름은 '마쓰코'였다. 재일교포로 자신의 국적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닥터 정은 마쓰코를 기억해내지만 이야기는 세번째 주인공이자 두 여자를 불행(?)하게 만드는 장본인인 장에게 옮겨간다.

 

장의 어머니는 일본인이었다. 할아버지는 친일파였고 빼돌린 재산으로 집안을 일으키고, 그 돈으로 아버지는 일본으로 유학가 일본인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일본인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한국으로 돌아와 장을 낳는다.

하지만 장의 어머니는 본처가 되지 못하고 아버지는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한다.

따로 집을 얻어 살게 된 어머니와 떨어진 장. 눈에 보이는 구박은 아니지만 집안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다. 일본인처의 아들이니까.

 

자라면서 장 역시 보통의 유년을 보내지 못한다. 자신을 일본인처의 아들로 바라보는 눈빛에서 장은 광기를 느끼며 괴롭힌다. 그들이 괴로워하며 찌푸린 얼굴에서 희열을 느끼는 장.

어른이 되어도 그들이 괴로워 할때 느끼는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다.

 

마지막장은 장과 마쓰코의 만남이다. 방송 프로그램 PD인 장과 외국인 출연자로 만난 마쓰코.

마쓰코는 자신이 재일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누구보다 조선인을 싫어하니까. 가족 모두가 그랬다. 어렸을 때부터. 

어쩌면 그래서 조선인이 많이 살지 않는 삿포로로 이사 갔는지 모른다.

 

마쓰코의 할아버지는 일본 정부에서 일을하며 공을 세워 일본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전혀 의심할 수 없이 완전한 일본인이 된다. 그래서 가족도 몰랐던 것이다.

그런데 마쓰코가 쌍둥이 자매를 만나고 그 자매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폭탄발언을 하고 한국으로 떠나는 것을 보며 마쓰코도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자신은 누구란 말인가.

그런 물음에 한국으로 오고 장을 만난다.

 

초반의 마르셀 이야기는 애로티시즘이지만 후반부의 장과 마쓰코의 이야기는 역사적인 부분이 많다.

전쟁은 생명을 앗아가고 자연을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 뒤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러 모양의 상처들을 남겼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일본과 한국이라는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이다. 그들의 혼란은 방황을 낳고 해결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혼란은 계속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