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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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이 있다는 어떨까? 시간을 꼭 사고 싶다.

정해진 하루의 24시간보다 몇 시간을 더 사서 책을 읽을 여유를 만들 것 같다.

아님 피로에 지친 몸에 휴식을 주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구나에게 하루는 24시간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 온조는 실제로 시간을 파는 것이 아니라 뭔가 후회하는 일이나, 시간을 과거로 돌려 바꾸고 싶은 일이 있다면 대신 해 준다며 시간의 신 '크로노스'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사람들의 의뢰를 받는다.

 

참 특이한 소녀이다. 이름도 '온조'로 낯설지만 성격 또한 그렇다.

평범해 보이지만 온조는 다른 아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시간을 판다니.....창의력이 있다. 무척이나!

 

온조가 이런 생각을 하며 학교 생활을 하는데에는 남다른 부모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참 자유로운 영혼 같았다. 공부보다는 자신의 신념에 찬 행동에 책임까지 지는 것.

사실 이런 10대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부에 지치고 사회적인 잣대에 이리저리 비교되면서 어두운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아이들. 그러다 보니 20대가 되어도 역시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온조의 부모님은 사실 특별한 교육철학을 가지고 온조를 교육시키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평범한 엄마와 아빠. 아빠는 소방관으로 순식하셨다.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매일 불길속을 뛰어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한 소방관이었다.

그런 아빠의 딸이다 보니 온조 역시 아빠의 영향을 받은 듯, 한 인간으로 성장하려는 10대로 보인다.

 

 

 
 

 

온조는 머리를 벅벅 긁은 뒤 쑥스러운 웃음을 띠며 말했다.

"어머? 웬일이니? 우리 온조, 제법이다. 벌써 그런 생각을 다 하고. 그래서 시간은 금이다,라는 말이 왜 나왔는지도 알았겠네?" (p.37)

 

온조가 고등학생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시간'의 개념에 대해 깨닫게 되는 부분이다. 이 때부터 온조는 '애어른'같아 보였다. 어린 나이에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고 성장해간다.

온조의 특별한 점은 이 정도일 뿐, 다른 또래 아이들과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상황을 겪는다.

 

온조에겐 친한 친구인 난주가 있다. 난주는 같은 학교 남학생을 짝사랑한다.

짝사랑 남학생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지만 받아주지 않자 온조가 나선다.

그리고 반에서 제일 얼음공주에 공부만하는 혜지는 온조가 '크로노스'라는 것을 알고 친구가 되고

싶다는 제의를 안 받아들이면 학교에 알리겠다고 협박한다.

 

이런 에피소드들을 보면 학교 생활에서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들인 것 같다.

예전에 고민했던 고민들이 지금의 아이들도 같이 고민하고 있구나 싶어 살짝 옛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언제나 같지만) 10대들은 공부 이외에도 많은 고민들을 안고 사는 것 같다.

친구들과의 문제, 장래의 일, 자신과의 고민 등등.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

어른들이 작고 하찮다고 여기는 것들이 10대들에겐 세상의 전부이다.

 

그런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온조와 친구들을 보면서 너무나 맑고 건강한 아이들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 소설의 매력은 바로 "언어"다.

난 이 책을 청소년들도 읽으면 좋겠지만 엄마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언어영역 문제집이나 논술 지침서에서 배울 수 없는 예쁜 우리말이나 단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아이와 함께 나누면 더욱 좋은 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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