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간, 한마음과 이지성은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서로 말은 안 했지만 함께 수사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53쪽
한마음이 부리나케 일어나 핀셋을 가져다주었다. 그러자 이지성은 펜의 몸통 안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핀셋을 집어넣고 무엇인가를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건 꼭 담배처럼 길쭉했는데, 하얀색 가루를 비닐로 싼 것이었다. 한마음이 흥분해소리쳤다.-61쪽
이지성의 말에 한마음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제 공항에서부터 간간이 느껴졌던 이상한 느낌. 그건 범인이 자기를 쫓는 시선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한마음은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음을 깨달았다.-64쪽
이 책을 몇달 전에 받았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민음사에서 서비스로 받은 것 같은데처음엔 열심히 읽다가이해할 수 없어 자동적으로 멀리하게 되었던 것 같다.오래전에 읽어서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이거 하나만은 확실하다.'나에게는' 맞지 않는 책이다.역시 이 책을 이해하기에는 아직인가 보다.
카시기야가 떠난 뒤 세넨무트는 창밖으로 상반신을 반쯤 내밀었다. 서늘한 저녁 바람이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스치듯지나갔다.-57쪽
하지만 그가 누더기 바랑을 여는 순간 왕궁 전체는 흥분에 빠졌다. 낡고 초라한 바랑 속에는 황금으로 만든 아름다운불상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활짝 핀 연꽃 위에 가부좌를 틀고 있는 금동석가상은 그때까지 야마토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형태였다.-62쪽
겸사복청 숙소 뜰에는 달빛이 은가루를 뿌린 듯 깔려 있었다. 채윤은 반들반들 닳은 돌 축대를 올라 툇마루에 걸터앉았다. 지난 닷새 동안의 피로가 물살처럼 밀려왔다. -94쪽
자신의 신음소리에 놀란 채윤은 흠칫 정신이 들었다. 제일 먼저 숙직각의 높은 대들보와 서까래가 눈에 들어왔다. 이어 가물거리는 눈꺼풀 너머로 아리따운 여자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건 분명 대전 나인 소이였다. 그런데 소이가 어찌 겸사복 숙직각에 있단 말인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