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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 정확하고 설득력 있는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울대 글쓰기 특강'
박주용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우리가 소셜미디어에 새벽 감성으로 쓰는 글이 아니라, 논리적 설득력을 가진 글을 한편 쓰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에 어느 출판사 관계자가 말하길, 요즘 들어 책이 많이 출간되긴 하는데, 수준이 낮은 책들이 너무 많이 출간된다는 식으로 말한 적이 있다. 여기서 수준이 낮은 책들이란, 소셜미디어에서나 봐줄 만하지, 종이로 출판되어서는 안될 책들을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글은 쓰면 쓸수록 쉽지 않다. 특히 논리적 일관성을 가지는 글을 쓰는 것은 더 어렵다.
그렇기에 서울대 심리학과의 박주용 교수가 2020년에 집필한 쓴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는 대학생 뿐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글을 항상 써야 하는 사회인에게도 유용한 책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총 8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부터 5장까지는 글을 쓰기 전에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서 6장부터는 8장까지는 글의 초고부터 평가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 한 권으로 백지상태에서 설득력 있는 글을 한 편 쓰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저자는 책을 시작하며, 철학자 베이컨의 "독서는 지식이 많은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 사람을, 글쓰기는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라는 문장을 인용했다. 이 문장은 또한 정확한 글쓰기를 위해 독서와 토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다. 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시를 많이 읽고, 소설을 잘 쓰기 위해서는 소설을 많이 읽어야 하듯이, 논문을 잘 쓰기 위해서는 논문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러나 가끔 졸업 논문 때문에 끙끙대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을 보면 논문을 전혀 안 읽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논문을 안 읽고 어떻게 논문이 나올 수 있을까? 결국 학기 내에 논문을 마무리하는 사람은 타인의 논문을 읽으며 논문 쓰는 법을 체화한 사람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글쓰기를 할 때 초고를 빨리 쓰라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초고가 일단 나와야 그것을 수정하며 더 좋은 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글쓰기 시간이 여섯 시간 정도 있다면, 절반은 초고를 쓰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퇴고하는 데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 책의 결론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지적 탐구 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우리 자신과 세상을 더 잘 이해하는 동시에 이들을 더 낫게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적 기초 체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노력해야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이 지적 기초 체력을 다니는 데 사용되어 많은 독자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멋진 선수가 되길 바란다. 선수가 경기장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발휘하려면 연습, 연습, 그리고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쓰고, 고치고, 다시 쓰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러니, 지금부터 쓰자." (291쪽)
솔직히 이 책을 오늘 낮에 다 읽고 피곤한 저녁에 서평을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저자의 말을 한번 실천해보았다. 일상 가운데서 항상 쓰고, 고치고, 다시 쓰자. 글쓰기는 끝났으되 탐구는 끝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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