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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3세대 전쟁과 평화
김성회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3월
평점 :
작년 한해 인기 있었던 '90년생이 온다' 이후에, 국내 출판계에서는 세대 담론에 관한 책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 김성회 작가가 쓴 '3세대 전쟁과 평화' 역시 세대 담론에 관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특징은 '90년생이 온다'처럼 특정 세대만 분석하는 게 아니라, 베이비부머세대와 X세대 그리고 MZ세대를 동등한 기준에 따라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대조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한 조직 내에 세대별로 얼마나 다른 가치관과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분석한다.
그러나 세대 담론은 일반적으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특정 세대에 속하는 사람이 꼭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책을 통해 특정 세대의 전반적인 특징을 파악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이것을 실제 인간관계에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조금 무리수가 있을 수 있다. 사람은 모두가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조직의 문화와 회사의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전적으로 동의했던 부분은 세대별로 직장에 대한 개념이 많이 다르다는 것이다. 평생직장 개념을 가지고 살았던 기성세대와 얼마든지 자신의 역량에 따라 직장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음 세대는 당연히 회사에서 머무는 시간과 행동에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세대별로 직장에 대해서 너무나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주요한 요인이 아닐까 싶다.
"선배세대에게 일은 커리어(career)라면 MZ 세대에게 일음 잡(job)이다. 커리어의 어원은 '마차가 지나는 길'이다. 즉 오랜 기간 길을 닦아나가듯이 평생 한 우물만 판다는 뜻이 강하다. 반면 잡은 짐수레로 실어 나르는 한 덩어리의 물건을 의미한다. 한 곳에서 평생 일하고 퇴직할 수 있었던 과거에는 개인의 '직업'으로서 일이 의미를 가졌다. 그리고 경력을 한곳에서 꾸준히 쌓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퇴사가 빈번한 시대에 일자리로서의 일은 언제든 마차 위에 올리고 내리고 바꿀 수 있는 일시적 짐, 화물일 뿐이다." (114쪽)
2년 전에 나는 출판사에서 일을 할 기회가 있었다. 나는 사실 그 출판사에 뼈를 묻을 생각도 없었고, 결혼을 준비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출판사에서는 나에게 아주 무거운 짐을 맡겼고,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입사했다가 그 짐의 무게가 내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나는 입사한지 두 달 만에 출판사를 그만두었다. 고리타분한 직장문화가 나를 너무 답답하게 만들어 뛰쳐나왔다고 하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나는 한 번도 그 퇴사를 후회한 적이 없다. 그러면 내가 떠난 지 2년가량 되었는데, 그 직장은 내가 있던 자리에 새로운 사람을 채용했을까? 얼마 전 우연히 구직 게시판에서 내가 일했던 출판사에서 사람을 뽑는 게시글이 올라와서 확인해봤다. 그런데 내가 했던 일 그대로 그 출판사에서 새로운 사람을 뽑고 있었다. 2년이 지났지만, 그 출판사에서는 내가 하던 그 일을 할만한 사람을 아직까지 구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확신한다. 그 출판사의 고리타분한 직장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나와 같은 젊은 세대가 결코 그 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말이다. 내 생각에 앞으로도 다음 세대는 눈에 보이는 기업 간판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업문화를 보고 취업과 이직과 퇴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더욱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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