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이 죽어도 지키는 사소한 습관
스가와라 게이 지음, 노경아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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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목이 약간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겠다.

여기 소개된 습관들을 실천하면 당장에 돈이 생긴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인데,

부자가 되는 마음가짐이라기에는 무리가 있고,

가난해지는 마음가짐을 피해보자는 쪽에 가깝다.


││ 여기까지 읽고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뭐야, 절약에 관한 책이었어? 티

끌 모아 태산이라고 푼돈 아껴서 돈을 모으라는 거였군.”

이렇게 단정 짓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원래 꼼꼼한 성격이 아니다.

그래서 ‘티끌 모으기’는 오히려 내게 제일 맞지 않는 방식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편의점이나 균일가 매장에서 생각 없이 푼돈을 쓰는 것은 마음이 해이해져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우리 생활도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느슨해져 있을지 모른다.  ││ p. 52


마음가짐만으로 부자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소한 습관에 드러나는 흐트러진 마음가짐의 예를 보다 보면

저렇게 살다가는 가난할 수밖에 없겠구나 싶어진다.

가난하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구질구질하다’는 말이 아쉬운 대로 가장 근접한 표현 같다.

실제로 그렇게 살면 돈이 줄줄 세고 모이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가난한 사람의 원인이 사실은 가난한 마음에 있다고

주장하고, 품격 있는 고상한 사람을 지향하자고 말한다.

당장 부자는 될 수 없지만, 부자처럼 품위 있게 살 수 있다는 주장.

그래서 제목만 보고 다른 걸 기대하다가는 실망감이 클 것 같다.


││ 그렇다. 행복은 돈으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돈에 대한 시선도 크게 달라진다. 

이러한 변화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부자보다 더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 p. 177


하지만 부자들이 모두 고결한 것은 아니다.

천박한 부자도 널리고 널렸다.

최근에 벌어진 재벌가의 사건들을 보고 있으면

오히려 부자들의 격이 일반인보다 더 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저자의 주장은 가난뱅이의 마지막 자존심 같은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품격에는 돈이 안 든다. 


││ 풍족하게 살기를 바란다면 

우선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따라 해보는 게 어떨까? 

돈 한 푼 들지 않는 방법이니 지금 바로 실천해보자.  ││ p. 62


저자라면 천박한 부자들을 가리켜 그들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부자가 아니라고 주장할 것 같다.


단점이라면 모든 주장이 저자 개인의 주관적인 가치관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가치관이기도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때로는 다분히 미신적이기까지 하다.

(출판사도 마케팅 방향을 그쪽으로 잡았는지 부자 되는 부적을 부록으로 껴줬다)


││ 지폐 방향에 관해서는 

초상화의 머리가 아래를 향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위를 향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사람을 물구나무 세우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머리를 위로 두는 편이다. 

그걸 보고 어떤 부자가 “그렇게 하면 서 있는 자세라서 돈이 나가기 쉬워. 머리를 밑으로 해야지.”라고 말한 적이 있다. ││ p. 156


그저 중요한 건 ‘기분’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부자가 되고 있다는 기분. 이미 부자가 될 준비가 됐다는 기분.

인간은 기분에 크게 좌우된다.

계속해서 돈을 벌고, 희망을 가지고 생계를 이어나갈 힘을 얻는다면,

스스로를 속이는 거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그리고 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속이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이 사소한 생활 태도들이 정말 중요한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또 모르는 일이다. 이 책이 진짜로 누군가를 부자로 만들어 줄지도.

자꾸 그런 ‘혹시나’ 하는 생각 때문에 신중하게 페이지를 넘기게 되는 것이다. (→제일 슬픈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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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의 현자 - 왜 세계 최고의 핫한 기업들은 시니어를 모셔오는가?
칩 콘리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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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정년의 개념이 무색해지는 백세 시대가 왔다. 

아직 충분히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이전의 기준에 맞춰 은퇴 시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 책은 은퇴시기의 일꾼들이 계속 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이 갖추지 못한 덕목을 갖춘 꼭 필요한 인재들임을 증명하려고 애쓴다.

저자 본인이 뒤늦게 에어비앤비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증명에 절실함이 느껴진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이 많은 일꾼들은 현자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젊은 일꾼들, 특히 어린 나이에 많은 권한을 부여받은 관리자나 CEO들을 위해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터의 현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쌓아올린 경력과 경험은 현자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자산이다.

특히나 젊은이들이 갖지 못한 자산이라는 면에서 나이 많은 사람들만이 가지는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핵심은 현자의 위치가 보조적인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제 조언자의 위치로 내려가려는 그 사람들도 한때는 젊은 주역이었다.

이는 확실히 젊은 인재들 위주의 업무 환경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굴욕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이 책은 먼저 젊은이들을 설득해야 하는 곤란한 조건을 전제한다. ‘당신들은 우리 은퇴 세대의 조언이 필요하니, 어서 우리를 쓰시오!’)


││ ​솔직히 말해 과거에 나는 주목받길 좋아했다. 하지만 이제는 무대 뒤에서 주연배우들에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고 있었다. 한때 인기배우였던 내가 연기코치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p. 119 ││



하지만 이것은 그런 상하의 개념이 아니라 상보적인 개념에 가깝다.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젊은이를 더 이상 경쟁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젊은이를 돕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도움을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도움을 받기도 한다.

오랜 경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현자들은 젊은이의 에너지와 아이디어, 동시대성을 배울 수 있다.


이것은 수평적이고 연대적인 발상의 전환이다.

세대 간에 경쟁할 필요가 없다. 서로 도우면서 파이를 더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 이제는 세대 간에 서로 욕하는 것을 멈추고 우리 모두 서로에게서 배울 게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때다. p. 102 ││



젊은이의 패기와 노인의 지혜.

둘의 결합은 이상적인 인간상을 떠올리게 한다.

고대 서사시에 등장하는 영웅 ‘베오울프’는 종종 노인의 얼굴에 젊은이의 육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지혜와 힘 모두를 가지고 있는 존재. 저자가 생각하는 신구 세대의 조화는 바로 그런 강력함을 표방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직관적으로 떠오르는 건 ‘꼰대’라는 단어다.

현자가 되기 위해선 모든 걸 내려놓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책 속에서 종종 언급되는 영화 <인턴>에서처럼, 인턴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이 선행되어야 한다.


││ 자기가 하던 역할을 모두 떨쳐버리고, 모든 옷을 벗어 던지고, 관습까지 포기해 버리면 가장 순수한 형태의 자신만 남는다. 그리고 그때부터 일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p. 112 ││


││ “경영진으로서의 책임을 내려놓고 인턴으로 일하자, 오랫동안 눈치도 못 챘던 여러 가지 일들을 곰곰이 생각하거나 궁금해 할 수 있었어요. 가끔은 예전에 회사에 다닐 때 누렸던 권력과 특권, 위신이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의 이 자유롭고 스트레스 없는 생활에 감사하고 있어요.” p. 130 ││



그래서 책을 읽다 보면, 꼰대만이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은퇴 세대의 재취업은 당사자들 보다 젊은 인재의 노력과 개방성에 더 많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 (...) 안타깝게도 나이 든 노동자들에 대해 양면적인 감정을 가진 고용주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들의 양면성은 대부분 증거도 별로 없는 일련의 꾸며낸 이야기와 고정관념의 산물이다. 생산성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아직도 산업시대에 매여 있다. p. 275 ││



꼰대는 당연히 문제지만, 모든 조언을 꼰대 짓으로 치부하는 젊은이에게 일터의 현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무작정 꼰대를 혐오하는 건 젊은 꼰대가 돼 버리는 지름길이다. 그건 기업에 어떤 이익도 가져다주지 못하는 태도다. 오히려 치명적인 손해다. 


이 책은 일터의 현자에게 필요한 소양을 알려주는, 나이 많은 일꾼만을 위한 책은 아니었다. 

현자가 필요한 일터의 상황들은, 젊은 리더와 젊은 직원, 젊은 기업의 문제점을 보여주는 반면교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변화무쌍한 사회적 변화에 적응해야 하는 건 나이 많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직업인들이 변화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변화에 적응하는 베테랑처럼 무서운 존재가 있을까.

젊은 사람들은 긴장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우리는 모두 늙는다.

젊은이는 지금의 은퇴세대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모른다.

지금은 그들을 경쟁자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 남의 일이 아닌 이유다.


││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조상에 뿌리를 두고 있고, 여러분과 나는 단순히 훈련 중인 원로일 뿐만 아니라 훈련 중인 조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후손들에게 어떤 선물을 남기게 될까? p. 311 ││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나이 많은 사람을 고용해서 잔소리를 사서 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공유경제 시대가 내세울 수 있는 진정한 공유 가치다.


││ 여러분이 자신의 지혜를 혼자서만 간직한다면, 여러분의 죽음과 함께 그 지혜도 사라져 버린다. 하지만 세월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선물을 나눠준다면, 그 지혜는 절대 늙지 않을 것이다. 이 세상에 오래 머물수록 뭔가를 남길 기회가 더 많이 생긴다. 우리가 그렇게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모두 계속 발전 중인 ‘현자’들인 것이다. p. 3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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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디까지 행복해봤니? - 네 마음이 반짝반짝 빛나는 곳으로 너를 데려다줄게
곽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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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여행을 다니며 현자들에게 지혜와 조언을 구한 내용이 

사실과 허구를 동원해 구성돼 있다.

인도 델리 대학교 힌두철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았다는 

저자 이력을 고려해 봤을 때 

적임자를 만난 내용 같다는 생각도 든다.


현자들이 의례히 그렇듯이 이 책의 내용도 선문답이 난무한다.

때로는 모순되는 주장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단어의 정의가 모호하게 사용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자면서 꾸는 꿈’과 ‘장래에 대한 꿈’)

그래서 초중반까지는 확실하게 작가의 주장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게다가 굳이 지혜를 구하러 

오지의 소수민족을 찾아간 것도 조금은 신경이 쓰인다.

서구중심적인 오리엔탈리즘을 답습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것이다.

서구와 동양, 오지와 도시 등의 이분법도 

지나치게 그들의 가치관을 신성시 하는 건 아닌가 싶고.


물론 도시와 자본주의에 익숙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과 발상의 전환을 주기 위해서는

전혀 외딴 곳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것이 적당한 선택 같기는 하다.


항공사 광고 카피를 연상시키는 제목과는 다르게 

의외로 이 책은 여행을 말리는(?) 책이다.

여행의 낭만과 도피성에 적당히 현학적인 선문답을 

얹어놓은 그런 무책임한 책은 아니다.


마음 가는 대로 살다가는 어디로도 못 간다. 

내가 가고 싶은 곳에 마음이 가도록 해야 한다. 

누군가는 흐름에 몸을 맡기고 살라고 한다. 

하지만 먼저 당신이 그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말해주지 않는다. 

p. 172


저자가 여행 대신 처방해 주는 것은 ‘꿈’이다.

저자는 말한다. 

여행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대신 꿈이 만들어 준다.

꿈이 있다면 여행은 크게 중요한 게 아니다.

꿈은 일상을 곧 여행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여행이 순간적인 쾌락이라면, 꿈은 지속적인 기쁨이다.


쾌락은 면역이 된다. 

쾌락의 양을 늘려가지 않으면 처음 같은 감흥을 주지 못한다. 

(...)

반면 기쁨은 익기를 기다렸다가 나무에 올라가서 딴 열매이다.

계획했고, 정성을 들였고, 땀 흘려 나무를 탔고, 

내 마음에 들어서 눈독 들여왔던 바로 그 과일을 딴 것이다.

과정이 있고 성취가 있다. p. 161


저자는 해답을 찾아 멀리 돌고 돌아 자기 마음으로 다시 돌아왔다.

사실 문제와 해답은 아주 가까이, 즉 자기 마음속에 있었던 것이다.

젊은 독자들이 자기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굳이 떠날 필요가 없다고, 

내가 필요한 말을 미리 듣고 왔다고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찾아가려고 애쓰지 말고, 

지금 있는 그 자리를 의미 있게 만들어라. p. 180


자기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어딜 가도 지금 이곳과 다를 바가 없다.


꿈은 미래를 상정한다. 

미래는 우리 삶에 맥락을 만들어 준다.

맥락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삶에 의미를 부여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맥락 없이는, 의미 없이는 살 수 없기 때문에 

꿈은 중요하다.


우리는 길게 이어진 의미와 맥락의 복도를 

거닐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그곳은 모든 일들에 앞뒤가 있고 사연이 있으며, 

우리 안에서 끄집어내는 기억이 있는 세계다. p. 176


저자는 여러 번 꿈을 가진 사람을 ‘우편물에 붙여진 우표’에 비유한다.

어디로 가는 지 아는 사람은 혼란스럽지 않다.

힘든 일이 있어도 참아낼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의미를 잃어버린 세상에 살고 있다.

그리고 현자들이 모든 인생의 의미를 다 찾아 줄 수는 없기에

우리는 우리 안에서 꿈이라는 의미를 각자가 알아서 찾아야 한다.

방향을 잃어버린 시대에 꿈이라는 각자도생을 제시하는 것이다.


저자가 여행 중에 우리에게 보낸 엽서에는 선문답처럼 

얼핏 아무 내용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거기 붙은 우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저자의 애정 어린 응원이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젊은 영혼들이여, 꿈을 가져라!

그 꿈을 갖고 나가 패배하라.

그리고 그 깨어진 꿈의 조각들을 

하나도 흘리지 말고 삼켜라.

그리고 기다려라.

여기에 인생의 마법이 있다. p.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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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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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핵심은 역시 인간에 대한 이해다.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고 마는 편향된 행동 양식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인간 본성을 ‘이용하는’ 것과

‘충족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접근법이다.

이 책은 충족시키는 데서 시작한다. 그게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용하는 쪽은 자기중심적이고

충족시켜주는 쪽은 상대방 중심적이다.

(책에는 ‘섬긴다’는 말과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저자는 마케터 본인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상대방의 생각이 중요하다.


││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그것이 자신을 위한 것인지,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 p. 217


(그런 면에서 예술가와는 정반대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요즘은 예술가들도 대중의 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케팅 없는 예술가는 생계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 본성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오류나 편향을 극복하려는 게 아니라, 그걸 적극 활용하자는 거니까.

어차피 그건 극복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여기서도 예술과는 다른 지점이 느껴진다)


││ 우리는 모든 것을 판단하며, 사람들은 그에 대응하여 우리를 판단한다. 이 판단은 종종 편향적이고, 부정확하며,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부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p. 225-226


마케팅은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도구다.

그저 누구의 손에 들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을 도울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도구.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저자는 마케터의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케터로서 자신과 자기 직업의 품격도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고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도구를 선하게 사용할 것인가, 악하게 사용할 것인가.

결국은 그걸로 무엇을 할 것인가.


││ 모든 강력한 도구처럼 효력은 도구가 아니라 장인에게서 나온다. 현재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멀리 전파된다. 더 적은 돈으로 10년 전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정적인 질문, 당신도 자문하기를 바라는 질문은 ‘그 효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 p. 356


어떻게 보면 그건 설득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얼마든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선한 힘이다. 

그리고 그건 마케팅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이다. 

하지만 그전에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던 그 좁은 범주를 벗어난다면 

(책 제목처럼) 이것은 마케팅이다.


││ 나의 경험에 따르면 대다수 마케터들은 사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성공하는 것,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존중받는 것, 눈에 띄는 것, 인정받는 것,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이익을 내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존재 이유다. 당신이 일하러 가는 이유다. ││ p. 213


우리 중에 그러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우리는 모두 마케터다.


저자는 마케팅으로 도를 닦는 사람 같다. 구루라고 불릴 만하다.

(스토리로 도를 닦았던 로버트 맥기가 떠오른다. 맥기도 구루로 불린다)


이익을 내기 바쁜 마케팅 시장에서 무슨 윤리를 논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실질적으로 봐도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저자는 이제 소비자가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사기 치거나 강요하는 냄새가 날라치면 그들은 금세 알아챈다.

프로파간다식의 속임수는 (설령 그것이 통한다고 해도)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렇다면 외면과 내면을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천박한 장사치가 아닌 외면을 내세운다면, 실제로 내면까지 그래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가짜를 금세 알아보기 때문이다.


││ 좋은 소식은 내가 사악한 것과 사악하지 않은 것을 판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신, 당신의 고객, 당신의 이웃들이 판별한다. 더 좋은 소식은 도덕적이고 공익적인 마케팅이 결국에는 어둠에 의존하는 마케팅을 이긴다는 것이다. ││ p. 356-357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선한 편에 서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똑똑한 소비자가 선한 마케터를 만든다. 

선한 선택을 위해 용기를 내도 좋은 것이다.

이것은 정말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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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청소일 하는데요? - 조금 다르게 살아보니, 생각보다 행복합니다
김예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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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처음에는 자신의 직업을 납득시키기 위해 시작한 만화 같다. 

그 납득은 다른 사람을 향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어떤 직업은 납득이 필요하다)


자신에 대한 의심과 불확실에 대한 불안감은

서서히 이 납득에 의해 안정을 되찾는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반복해서 납득시킬 필요가 있다! 

불안감은 없어졌나 싶으면 어디선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오기 마련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꿈이란 무엇인지, 어른은 무엇인지, 

어른이 되어 자기 삶을 책임진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묻는다.


아무리 어른이라 불린다고 해도 

꿈과 어른 됨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오히려 그 성찰을 생략하고 어른이 돼 버리고, 꿈을 이루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사람이 많다. 

대부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반드시 젊은이만을 위한 것일까, 생각하게 됐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은 우스갯소리가 됐지만,

아플 정도의 고민 없이 어른이 되는 것은 확실히 위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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