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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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의 핵심은 역시 인간에 대한 이해다.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행동하고 마는 편향된 행동 양식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짜는 것이다.

이 책 또한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인간 본성을 ‘이용하는’ 것과

‘충족시키는’ 것은 엄연히 다른 접근법이다.

이 책은 충족시키는 데서 시작한다. 그게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든다.


이용하는 쪽은 자기중심적이고

충족시켜주는 쪽은 상대방 중심적이다.

(책에는 ‘섬긴다’는 말과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저자는 마케터 본인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고 끊임없이 말한다.

상대방의 생각이 중요하다.


││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신경 쓰지 않는다. 단지 그것이 자신을 위한 것인지,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 p. 217


(그런 면에서 예술가와는 정반대의 사고방식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요즘은 예술가들도 대중의 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케팅 없는 예술가는 생계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인간 본성을 이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인간의 오류나 편향을 극복하려는 게 아니라, 그걸 적극 활용하자는 거니까.

어차피 그건 극복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여기서도 예술과는 다른 지점이 느껴진다)


││ 우리는 모든 것을 판단하며, 사람들은 그에 대응하여 우리를 판단한다. 이 판단은 종종 편향적이고, 부정확하며, 비효율적이다. 그러나 부정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p. 225-226


마케팅은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도구다.

그저 누구의 손에 들리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사람을 도울 수도, 죽일 수도 있는 도구.


그걸 잘 알기 때문에 저자는 마케터의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마케터로서 자신과 자기 직업의 품격도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고객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한다. 도구를 선하게 사용할 것인가, 악하게 사용할 것인가.

결국은 그걸로 무엇을 할 것인가.


││ 모든 강력한 도구처럼 효력은 도구가 아니라 장인에게서 나온다. 현재 마케팅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멀리 전파된다. 더 적은 돈으로 10년 전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결정적인 질문, 당신도 자문하기를 바라는 질문은 ‘그 효력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 p. 356


어떻게 보면 그건 설득의 영향력이기도 하다.

얼마든지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선한 힘이다. 

그리고 그건 마케팅의 범주를 넘어서는 일이다. 

하지만 그전에 마케팅이라고 생각했던 그 좁은 범주를 벗어난다면 

(책 제목처럼) 이것은 마케팅이다.


││ 나의 경험에 따르면 대다수 마케터들은 사실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다. 바로 성공하는 것,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존중받는 것, 눈에 띄는 것, 인정받는 것, 같은 일을 반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이익을 내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존재 이유다. 당신이 일하러 가는 이유다. ││ p. 213


우리 중에 그러지 않은 사람이 있던가? 우리는 모두 마케터다.


저자는 마케팅으로 도를 닦는 사람 같다. 구루라고 불릴 만하다.

(스토리로 도를 닦았던 로버트 맥기가 떠오른다. 맥기도 구루로 불린다)


이익을 내기 바쁜 마케팅 시장에서 무슨 윤리를 논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것은 실질적으로 봐도 효과적인 접근법이다.

저자는 이제 소비자가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사기 치거나 강요하는 냄새가 날라치면 그들은 금세 알아챈다.

프로파간다식의 속임수는 (설령 그것이 통한다고 해도)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그렇다면 외면과 내면을 일치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천박한 장사치가 아닌 외면을 내세운다면, 실제로 내면까지 그래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가짜를 금세 알아보기 때문이다.


││ 좋은 소식은 내가 사악한 것과 사악하지 않은 것을 판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신, 당신의 고객, 당신의 이웃들이 판별한다. 더 좋은 소식은 도덕적이고 공익적인 마케팅이 결국에는 어둠에 의존하는 마케팅을 이긴다는 것이다. ││ p. 356-357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선한 편에 서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똑똑한 소비자가 선한 마케터를 만든다. 

선한 선택을 위해 용기를 내도 좋은 것이다.

이것은 정말 좋은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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