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식증을 겪는 미국인 소녀 데이지가 이모가 사는 영국으로 온다. 배경은 최근으로 추정. 편하게 읽어나가는데 으잉 전쟁이 일어난다? 이건 뭐지. 세계 2차 전쟁은 이미 끝난지 오래인데 그럼 지금 이건 새로운 전쟁?

미국 소녀의 자아찾기 정도를 기대했던 나는 당황하며 책에 손을 떼지 못한다. 데이지는 사촌 에드먼드와 사랑에 빠지고 전쟁과 상관없이 한적한 시골의 삶을 즐긴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눈 깜박이는 사이 데이지, 파이퍼와 개 재트 셋만 떠나게 된다.

생각지도 못한 설정으로 이야기가 격정적으로 끝까지 전개된다. 거식증을 앓던, 새엄마를 미워하던 초반의 데이지는 롼벽하게 변모한다.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가 영국으로 돌아오는 데이지. 많은 생각이 드는 작품이다.

작가의 이 과감한 설정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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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을 왜 못쓰는가의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벼농사체제로 살아온 우리의 눈치문화, 협력문화는 높은
생산성을 가지고 왔지만 거기서 빠지기는 쉽지 않는법이라는 설명. 사기업에서 육아휴직이 영원한 휴직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 알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점이 좋았다. 그리고 이어서 제안하는 모두에게 (비혼, 딩크에게도)안식년처럼 휴직을 준다는 정책도 아주 좋다. 이것은 국가가 설득하고 시작해야하며 여성의 주체적 결정로만 출산율은 결정되니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강력하게 애써야한다는 내용도.

이주노동자를 어떻게 포섭해야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엑시트 할 수 있을지 다양한 길로, 명확한 언어로 설명해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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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에서 읽게된 신일숙님의 작품. 외계인의 침공을 받은 지구에서 1999년생들 중 80프로가 초능력이 있음을 알게되고 인물들은 어릴때부터 훈련을 받은 군인으로 자라난다.

로맨스를 잘 버무린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학원물 성격이 더 강하다. 신일숙님의 작품은 믿고 보는데 이 작품도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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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입양했습니다 -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 탄생기
은서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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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다지도 애써야하는구나.

책의 초반은 귀촌을 향한 작가의 열정과 의지가 저세히 그러난다. 귀촌은 했지만 외로움을 견디지 못힌 작가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친구를 만나 살게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정상가족(?) 아니면 가족이 될 수 없는 나라. 그녀는 다섯살 어린 친구이자 동반자를 입양한다.

예민하고 까탈스럽기 그지 없는 작가의 혁신적인 이 선택이 흥미롭다. 책을 잡자 마자 몽땅 읽어내려갔을 정도. 서란과 어리의 공동생활을 응원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이여, 누구나 가족구성해서 살 수 있게 좀 만들어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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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다음 - 어떻게 떠나고 기억될 것인가? 장례 노동 현장에서 쓴 죽음 르포르타주, 2025 한국출판문화상 교양 부문 수상작
희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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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란에 희정은 자신을 기록노동자라고 소개한다. 소개에 걸맞에 이 책은 성실한 노동으로 집필된 결과물이다. ‘장례’에 대한 전방위적인 르포르타주이다. 분야가 워낙 광대하여 읽는데 한참이 걸렸다. 처음 알게되는 사실들이 많아서 소화하는데 시간이 걸린탓이다.

제일 인상깊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픈 사람은 자기 자신을 잃는다.”
질병 경험자이자 그 자신이 의료인인 아서 프랭크의 말이다. 주어를 바꿔 ‘아픈 사람’ 자리에 우리 생애주기의 어떤 순간을 놓는다고 해도 어색할 것이 없다. 임신부들은 차가운 수술대에 누워, 노인들은 요양 시설 병실에 누워 자신의 것이 아니면서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몸에 절망한다. 장례에는 ‘엔딩 플래너’가 등장하게 되었다. ……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사별자가 해야 하는 일이 상품 선택과 문상객 맞이뿐이라는 것도 쉽게 수그되진 않는다. 현대인들은 자신이 마들어내는 생산품(노동)에서만 소외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애에서 소외되고 있다. 233쪽 중

결혼과정에서 느꼈다. 내가 원하는 결혼을 하기위해선 돈이 아주 많거나, 손품과 발품을 아주 많이 들이거나 그 두개 밖에 없다는 것. 임신 후 내가 원하는 출산방식도 병원이 내민 선택지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혼과 임신 뿐만이 아니거였다. 우리는 모두 상품안에서 선택할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건 편리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내 생에에서 나를 소외시키는 행위라는 것도.

방관자적 사별자의 입장만 가져봤을 뿐이라 책의 앞부분도 많이 생소했다. 뒷부분의 무연고자 장례는 생각지도 못한 문제라 눈이 크게 떠졌다. 생전에 몰랐던 사람의 상주가 될 수도 있다니. 사회장 명장 장례지도사의 이야기, 동물 장례지도사의 이야기도 신선하고 새로웠다. 모두 다 죽고 나도 죽을텐데 어쩜 이런 이야기를 하나도 몰랐다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끝까지 읽었다.

나는 어떻게 죽게될까? 사실 내가 죽고난 이후로 별 걱정은 안되지만 나의 부모와 남편의 죽음을 장례를 나는 어떻게 대면하게 될까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이 책에선 장인들의 인터뷰가 많이 나온다. 그리고 작가 희정은 마찬가지로 장인정신으로 이 르포를 써내려갔다.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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